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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측 "박정희 묘소 참배, 잘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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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측 "박정희 묘소 참배, 잘한 일"

안철수, 새해부터 여야에 맹공…"1월만이라도 막말 없는 정치 약속"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의원이 새해 벽두부터 기성 정치권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꺼냈다. 안 의원은 2일 '국민과 함께하는 새 정치 추진위원회(새정추)' 회의에서 "지난해 정치가 1년 내내 국민을 실망시키고 불신을 자초했다. 제 역할을 못하는 정치에 국민의 불신은 당연하다"면서 "새해에는 정치다운 정치의 모습을 볼 수 있기 기대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안 의원은 다만 철도노조 파업을 국회가 나서 중재한 것에 대해 "정치의 본질과 역할이 그런 게 아닌가. 정치가 삷의 현장, 갈등의 현장에 있어야 한다"며 "철도발전소위의 노력이 의미 있고 생산적 합의로 이어져 우리 정치의 가능성을 보여주기 기대한다"고 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진영, 막말, 증오, 배제, 무책임 등으로 나타나는 낡은 정치 행태들이 새해에는 없어져야 한다"며 "새해에는 먼저 상호 비방이 없었으면 한다. 1월 한 달만이라도 막말 없는 정치의 모습을 여야 지도부가 약속하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법정스님 말씀이 '모두가 입 안에 도끼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하셨다. 날선 공방은 서로를 증오하게 만든다"며 "막말을 하며 화해를 외치는 건 위선"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2월 국회부터는 여야가 민생은 협력하고 정치개혁은 치열하게 경쟁한다면 정치가 바뀔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서는 "정치인은 국민을 대하는 사고와 태도가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약속"이라며 "화려한 말의 성찬 뒤에서 지켜지지 않는 공약에 국민은 절망하고 분노한다"고 했다. 그는 "어제 단배식에서 여야가 6.4 지방선거 승리를 다짐했는데, 정치세력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의 승리이며 국민의 삶을 일으켜 세우는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여야 정치권에 대한 비판에는 송호창 의원도 가세했다. 송 의원은 "올해도 국회에서 밤을 샜다"며 "여야가 '쪽지 예산'이나 '카카오' 메시지를 통해 예산 흥정을 했다. 국민 세금으로 만들어진 예산 배분을 갖고 흥정했고, 그 때문에 시간이 지연되고 정치 쟁점이 제대로 해결되지 못한 게 현재 정치 수준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송 의원은 "정치가 장사꾼들처럼 이해관계로 힘 겨루기를 하는 게 아니라, 국가 비전과 민생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가지고 경쟁하고 그것 때문에 날을 새는 거라면 1주일이라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예산 흥정으로 날밤 샜다는 것에 억울한 심정"이라며 "새정추에서는 이해관계가 아니라 정책을 통해 기존 다른 정당들과 차별화하고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박정희 묘소 참배 비판에 "전직 대통령 예우"

이날 회의에서 김효석, 이계안 새정추 공동위원장은 전날 현충원의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에 대한 비판 여론을 적극 반박해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묘역 참배를 두고 여러 말이 많은 것 같은데, 저는 지금 생각해도 저희가 잘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다. 참배했다고 우리가 그 분의 리더십을 따라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그 분(박정희)의 리더십을 따라 하려고 하지 않나"라며 "우리는 그것을 극복하는 게 새 정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박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비정상의 정상화'를 강조한 것을 두고 "그 분에게는 철도 파업도 비정상으로 보이고, 국정원 댓글 문제를 제기한 것도 비정상으로 보이는것 같다"면서 "'비정상의 정상화' 한 마디에 그 분의 철학과 시대를 보는 시각이 담긴 것 같다. 무엇이 '정상'인지 국민과 유리된 상태에서 집권세력이 결정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비판헀다. "국민을 통치 대상으로 보고, 국민 위에 서서 가르치고 끌어가려는 철인정치를 생각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전날 안 의원과 새정추 위원장단은 서울 동작구 현충원을 찾아 김대중,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순으로 묘역을 참배했었다. 안 의원은 방명록에 "열어주신 길, 우직하게 나아가겠다"고 서명했고, 기자들을 만나서는 "역대 전직 대통령들에게는 공과가 같이 있다. 공은 계승하고 과는 극복하는 게 후손의 역할"이라고 했었다.

이계안 위원장도 나서 "전혀 예상 못한 것은 아니지만 놀랐다. '안철수 씨, 박정희 묘에 절하는 게 새정치냐'고 비판한 일부 언론 뿐 아니라 적지 않은 분이 SNS로 날선 글을 올리는 것을 보고 있다"면서 "세 분이 돌아가신 후에도 국민통합을 이루는데 도움을 주는 게 아니라 여전히 편 가르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게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가진 신년 오찬 간담회에서도 박 전 대통령 묘소 참배와 관련해 "그렇게 야단치는 사람들이 숫자적으로 많을까?"라며 "무슨 '빠'라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 아닐까"라고 이른바 '친노'에 날을 세우기도 했다.

회의에서 이 위원장은 "에드워드 카는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역사란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는데, 새정추가 현충원을 찾고 세 분 대통령에게 헌화한 것 또한 잘한 것과 잘못한 역사적 사실을 해석해서 더 자유롭고 정의롭고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마음"이라고 했다.

새정추 회의에서도 <변호인>은 화제

이때 김효석 위원장이 이 위원장의 말 끝에 이어 "<역사란 무엇인가>는 불온서적"이라며 농담을 건네 회의장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이는 영화 <변호인> 중의 내용을 언급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앞서 자신의 발언 순서에서도 "어제 <변호인>을 봤는데, 울컥한 장면이 몇 군데 있었다"며 "(극중 고문 피해자의 변호인이 고문 경관에게) '국가를 위해 고문을 했다는데 누구를 위한 국가냐'고 묻는다. 새 정치의 중심 개념 '국민과 함께'가 여기 있다"고 했다.

송호창 위원장도 영화 제작 과정에 자신이 법률 자문을 했다고 밝히면서 "영화가 많은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고 아픈 가슴을 순화시켜 주는 역할을 하게 돼 참 다행이고 고마운 마음"이라고 했다. 송 위원장은 "수십 년 전의 법정 현실, 인권변론 과정에 많은 국민이 공감하는 것에 감사하지만, 한편 수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인권 상황, 법적 정의가 예전과 다를 바 없다는 점에서 우리가 무엇을 했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탄식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우리가 모든 문제를 바꿀 수 있는 힘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찬 기자 간담회에서도 이 영화는 화제가 됐다. 이 위원장은 "영화는 '아트'로 만든 건데, 사람들이 '프로파간다'로 이야기해 걱정"이라고 했고, 김 위원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도 있지만, 이 영화는 인권과 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의 인식을 높여준 영화"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날 안 의원 측에서는 "영화가 노 전 대통령을 숭배하면서 만들었다(고 보)는 게 싫다. 그건 작품을 만든 사람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노 전 대통령을 위한 길도 아니다", "노 전 대통령 따르는 사람들이 참 바보다. 가만히 있으면 입소문 타고 온 국민이 같이 한 번 볼 텐데, 너무 떠든다"는 말도 나왔다.

한 인사는 기자들과 만나 "(관객 수) 500만이라고 하지만 그 중에 두 번, 세 번 본 사람들이 엄청 많을 것이다. 노 전 대통령 조문객이 800만이라고 하면 5000만 중 그런 건지 200만 명이 4번 간 건지 모른다. 5000만 중에 그렇다고 믿고 싶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한편 윤장현 공동위원장은 지난해 마지막 날 서울역 고가도로에서 분신한 이모 씨 사건을 언급하며 "저희 새정추 위원장단과 안 의원이 '가서 조의를 표하고 어려움을 살피는 게 좋겠다'고 해서 어제 빈소가 차려질 때까지 상황을 함께했다"며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었다면 죽음에까지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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