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軍 사이버사령부, 국정원과 연계? 'MB 스타일' 올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軍 사이버사령부, 국정원과 연계? 'MB 스타일' 올려

"사이버사령부 요원 최소 15명"…하루만에 흔들리는 국방부 조사

지난 대선을 앞두고 인터넷 공간에 강한 정치색을 띤 글을 올린 군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이 최소 13명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민주당 김광진 의원도 요원 2명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최소 15명이 정치 개입 행위를 한 것. 국방부 합동조사단이 중간발표에서 '요원 4명의 개인적 일탈'이라는 진술을 받았다고 한 지 하루 만이다.

23일 <한겨레>는 국방부의 발표에 포함된 4명 외에 최소 9명이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와 블로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정치적 글을 올린 것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분석자료의 출처로 국회 국방위원회 및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실을 댔다.

신문에 따르면, 사이버사령부 소속 군인 한 명은 '숟가락(@spoon1***)'이라는 트위터 아이디를 사용하며 이명박 당시 대통령을 찬양하는 내용의 동영상 '오빤 MB 스타일'을 온라인 공간에 퍼날랐다.

또 커뮤니티 사이트 '오늘의 유머(오유)'에서 34개 아이디를 사용해 야당 비판 글 등 707건의 게시물을 작성한 최소 8명의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의 존재도 확인됐다. 이들은 같은 아이피(IP) 주소를 사용했다.

신문은 '군무원 8명을 포함한 34명'이라며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26개 아이디의 주인도 동일 아이피를 사용한 점 등으로 미루어 사이버사령부 요원일 가능성이 크다고 풀이했으나,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아이디를 만들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광진 의원도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내어 "사이버사령부 530단(사이버심리단) 소속 심리요원들이 2012년 총선 및 대선기간 대형 포털사이트 블로그 활동을 통해 정치에 개입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신문과 김 의원 등이 각각 밝힌 1명(트위터), 8명('오유'), 2명(블로그)은 서로 겹치지 않는 다른 인물들로 알려졌다. 결국 국방부도 인정한 4명까지 총 15명이 온라인 정치 활동을 한 셈이어서, '개인적 일탈'이라는 단정은 빛이 바랬다.

국정원-국방부 '고리'는 'MB스타일?'

이들이 작성한 게시물의 내용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이디 '숟가락'이 퍼나른 '오빤 MB스타일'이다. 이 동영상은 국정원 심리전단 요원들이 상부의 지시로 조직적으로 배포한 것이다. 지난달 30일 열린 원세훈 전 국정원장 6차 공판에 증인 출석한 이규열 전 심리전단 5파트장은 "대통령 비판에 대한 반박글 게시 차원에서 해당 영상을 올리라는 지시가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전달됐다"고 법정 증언한 바 있다.

따라서 'MB스타일' 동영상을 고리로 군 사이버사령부와 국정원이 조직적인 활동을 벌였을 정황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이 국정원 직원이 작성한 글과 오타까지 완전히 똑같은 내용의 글 44건을 작성한 것도 이런 의혹을 부채질한다. 지난 17일에는 국정원 직원들의 트위터 게시글 12개 계정 22건을 리트윗한 사실도 밝혀졌다.

또 사이버사령부는 2012년 45억 원, 2013년 57억 원의 국정원 예산을 받아 쓰고 있고, 사이버사령부 핵심 보직인 1처장과 530단장은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핵심 피의자인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과 같은 시기, 같은 부서(합참 민군심리전부)에 근무했었다. 전날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이들 3명이 2011년 1월 1일부터 같은달 24일까지 같은 부대에 근무했던 것이 밝혀졌다.

국정감사장에서 이 사실이 확인되기 불과 몇 시간 전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종명 전 차장의 민군심리전부 근무 시작 시점을 "2011년 2월 22일부터"라고 브리핑했다가 '거짓 브리핑' 논란을 낳았다. 사이버사령부 1처장이 민군심리전부를 떠난 1월 24일까지 이 전 차장과 같은 부서에서 근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한편 '오유'에서 활동한 최소 8명의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이 작성한 글의 내용은,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후보에 대한 비난을 "북한의 술수"로 묘사하거나 북한 어선의 북방한계선(NLL) 침범을 "북한의 대선 개입"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이다. 이정희 당시 통합진보당 대선후보를 "친북 성골", 심상정 의원 등 현재 정의당으로 갈라져 나온 진보정치 세력을 "친북 잡골"이라고 폄하하는 내용도 있다.

김광진 의원이 밝힌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의 활동 내역을 보면, 'psy304***'라는 아이디를 사용한 강 아무개 요원은 대선 전인 지난해 10월 "김광진 의원은 종북주의자" 등의 글을 작성했고, 새 정부 인사청문회 시기인 올해 2~3월에도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 임명 반드시 관철돼야", "김병관 내정자 임명을 지지한다"라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 이는 이들의 정치 개입 활동이 현 정부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는 정황이다.

'lsh_p***'라는 아이디를 사용한 박 아무개 요원 역시 지난해 9월 야당을 비판하고 박 후보를 옹호하는 글을 올리는가 하면, 올해 1월에도 강정 해군기지 건설을 조속히 해야 한다는 글을 썼다고 김 의원은 밝혔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