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박근혜 인수위' 출신 실세 기관장, 야당 의원 협박 논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박근혜 인수위' 출신 실세 기관장, 야당 의원 협박 논란

[국감] 곽병선 장학재단 이사장, 정진후 의원에게 전화로 압력

박근혜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간사 출신인 교육부 산하 기관장이 국정감사 내용과 관련해 야당 국회의원을 협박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인수위 교육·과학 분과 간사를 지낸 곽병선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이 재단의 업무추진비 사용 실적에 대한 지적을 취하해 달라며 전화를 걸어 해당 의원의 전교조 활동 경력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실세' 기관장이 국회의원을 우습게 보는 것 아니냐는 야당의 반발을 낳고 있다.

정의당 정진후 의원은 18일 오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신상발언을 신청해 "곽 이사장이 어제 우리 의원실 보좌관에게 국정감사 지적사항을 (지적)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전화를 걸어 왔다"면서 "더 황당한 건 저를 두고 이러쿵 저러쿵 말씀을 많이 하셨다"며 곽 이사장의 발언을 문제삼았다. 다음은 정 의원이 공개한 곽 이사장 발언 내용이다.

"우리 정 의원님은 다 아시는 것처럼 요새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전교조 활약하신 분 아닌가? 긍정적으로 좋은 이미지가 형성돼 있는 우리 사회의 지도급 인사들을 깎아 내리는 것은 일종의 기존 질서 체계나 권위를 무너뜨리는 것에 일조하는 일이 될 수 있다. 정 의원님의 의정활동에 있어서 오해의 소지도 없지 않아 있을 수 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을 말씀드리는지 모르겠는데 우려도 좀 있다. 최근에 그렇게 전교조를 놓고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것도 좀 내가 걱정이 되기도 하고, 그래서 두루두루 단순히 제 입장에서 저의 이기적인 욕심만 생각해 가지고 말씀드린 건 전혀 아니다."


정 의원은 전교조 위원장 출신이다. 그는 "장학재단 실무자가 '정 의원실 보좌관이 통화 내용을 녹음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 쪽지를 넣자 그 이후부터 곽 이사장의 통화 태도는 돌변했다"며 "목소리가 급격히 떨리기 시작하더니 '참고하라고 이야기한 것이지 압력을 넣으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나는 새누리당에 상당히 비판적이다. 평소 정 의원의 의견이 저의 의견과 같다고 생각했다'는 말을 남기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 의원은 "제가 이 모든 통화 내용을 글로 보고 믿어지지가 않아서 녹취내용을 들어보기까지 했다"며 "제 이력까지 들추어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이 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추궁했다. 그는 "자신의 기관을 감사하는 감사위원을 상대로 전교조 활동한 인물이라면서 저의 의정활동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이야기 하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인수위 간사 출신인 곽 이사장의 경력을 거론하며 "곽 이사장은 박근혜 대통령과도 잘 아시고 입김도 그만큼 센 분이니, 말만 잘 하면 국가조직 정도는 움직이게 하실 수 있는 분 아니냐"면서 "그런 분이 전교조 위원장 출신 소수 정당 국회의원을 협박하신 것"이라고 비판했다.

상임위원장도 "사과하라" 요구…야당 "곽병선 사퇴해야"

민주당 소속 신학용 교문위원장도 "국회의원 직무에 대해 공공기관 수장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말을 했다"고 곽 이사장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곽 이사장은 "그런 통화를 한 데 대해 이 자리에서 사과드린다"며 "제 선의가 의도했던 것과는 다르게 의원들을 불편하게 해드린 것은 제가 생각이 부족했다 생각하고, 깊이 사과드리고 앞으로 이런 점에 유의해서 국감 질의에 성실히 응대하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정진후 의원과 교문위 민주당 간사인 유기홍 의원이 나서 곽 이사장의 사과 태도를 지적했다. 유 의원은 "'선의였다, 불편하게 했다면 죄송하다' 했는데 이는 사과일 수 없다.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려는 태도"라며 정회를 요청했다. 신 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였고, 교문위 국감은 한동안 중단됐다.

민주당 및 정의당 소속 야당 교문위원들은 정회 중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피감기관의 장인 곽 이사장이 국정감사 위원의 과거 경력을 거론하며 협박에 가까운 내용의 사전 압력을 넣은 것에 대해 규탄한다"며 "곽 이사장은 사과하고 즉각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곽병선의 '어린쥐' 이경숙 구하기…정의당 "MB-박근혜 인수위, 무슨 관계?"

곽 이사장이 당초 정 의원실에 전화를 걸게 된 계기는 이경숙 전 장학재단 이사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에 대한 정 의원의 지적이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이 전 이사장은 4년 간 업무추진비로 총 560여 차례 1억여 원 규모의 꽃과 화분을 발송했는데 그 중 313회 3000만 원 가량은 개인 관계자에게 발송했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해 "개인 인맥 관리용"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심지어 자신 본인의 생일에 '셀프 꽃 선물'을 한 것도 밝혀졌다"고 했다.

정 의원실과의 통화에서 곽 이사장은 "이 전 이사장은 모든 직원으로부터 깊은 감사와 존경의 대상"이라고 감싸며 "자연인이 된, 평범한 인물이 된 사람 등 뒤에다가 감사 표시는 못할지언정 폄하나 매도성 공격을 가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라고 정 의원실 보좌관에게 말했다.

곽 이사장이 변호하려 한 이 전 이사장은 이명박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던 인물로, 영어 조기교육 중요성을 강조한 '어린쥐'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정의당 김제남 원내대변인은 <프레시안> 기자와 만나 "곽 이사장은 박근혜 인수위원회 인수위원이고 이 전 이사장은 이명박 인수위원회 위원장인데, 무슨 관계이길래 비호하느냐"며 이른바 야권의 '이명박근혜 정권' 공세를 상기시켰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