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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트레킹...바람의 언덕에서 산상 화원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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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해피트레킹...바람의 언덕에서 산상 화원을 만나다"

[인문학습원] 8월의 <백두대간걸작선>

백두대간학교(교장 최창남)의 <백두대간걸작선> 8월 산행(제33강)은 <두문동재∼매봉산∼피재 구간>입니다. 8월 24일(토요일), 고려 망국의 아픔을 간직한 두문동재에서 산으로 들어갑니다. 야생화 가득한 임도(불바라기능선)를 따라 산행을 시작합니다.

▲ 바람의 언덕 ⓒ백두대간학교

산상의 야생화원으로 봄, 여름, 가을 형형색색의 야생화와 한계령풀, 하늘다람쥐, 꼬리치레도룡룡 등 멸종위기종동식물들이 자생하고 있는 생태경관보전지역입니다. 불바라기능선에서 금대봉을 향해 오른쪽 숲으로 들어갑니다. 울창한 숲이 하늘을 가립니다. 조금 올라가면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봉 금대봉입니다. 하늘의 봉우리입니다.

앙증맞은 표지석이 반겨주는 금대봉을 지나 우측 숲으로 백두대간은 이어져 있습니다. 쑤아밭령을 향해 숲길은 부드럽게 흘러내립니다. 오기종기 모여 점심을 나누고 비단봉을 향해 오릅니다. 비단봉에서 바라보는 함백산은 손에 닿을 듯합니다. 추전역도 아스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숲을 벗어나면 고랭지 채소밭 넓게 펼쳐져 있고 풍력발전기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고랭지 채소밭 가장자리를 따라 길은 이어져 있습니다. 자작나무숲과 함께 걷습니다. 구불구불 채소밭을 따라 이어진 길은 매봉산을 향해 급하게 솟구칩니다. 거친 쉼을 내쉬며 참나무 숲을 지나면 바람의 언덕 천의봉입니다. 거대한 풍력발전기와 수많은 바람개비가 바람 속을 유영하는 듯합니다. 바람 시원한 바람의 언덕입니다.

피재를 향합니다. 연이어진 고랭지채소밭을 따라 걷다 숲으로 들어가 조금 내려가다 보면 낙동정맥 표지석이 보입니다. 이곳에서 분기하여 부산 몰운대 바닷가까지 이어진 낙동강의 동쪽을 가르는 정맥입니다. 자작나무 이어진 길을 따라 걷다보면 삼수령(피재)입니다. 세 갈래의 물줄기가 갈라지는 곳으로 이곳에 내린 비는 흐르는 방향에 따라 한강, 낙동강, 오십천으로 흐릅니다. 삼수령휴게소에서 산행을 마칩니다. <두문동재∼매봉산∼피재 구간> 산행은 8월 24일(토) 아침 6시 서울을 출발하며 당일 산행입니다.

▲ 구름 아래 태백 ⓒ백두대간학교

[교장선생님의 산행지 설명]

우리가 몸 기대어 사는 이 땅에서 백두대간이 중요한 것은 단순히 큰 산줄기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이 땅의 시작이고 모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지리산까지 이어진 하나의 산줄기는 13개의 정맥을 또한 품어 이 땅의 형상을 만들었습니다. 뻗은 산줄기의 모양을 따라 이 땅은 형성되었습니다. 비 내려 마루금의 동과 서로 갈리고 산줄기와 산줄기 사이로 흘러내린 물들은 그대로 강이 되었습니다.

강줄기 따라 사람들이 모여 들어 마을을 이루었습니다. 사람들이 모여 살자 강은 이름을 갖게 되었고 산줄기도 더불어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름 없이 흐르던 강줄기가 한강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자 산줄기들도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한강의 북쪽으로 뻗어나간 산줄기는 한북정맥이 되었고, 남쪽으로 흐르는 산줄기는 한남정맥이 되었습니다. 강을 흐르게 한 것은 백두대간과 정맥들이지만 그 이름을 얻은 것은 강이 먼저입니다. 백두대간과 정맥들은 그대로 물을 나누고, 강줄기를 나누는 분수령입니다. 그 강줄기를 따라 마을이 생기고 도시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것이 이 땅에서의 백두대간이 갖는 의미입니다. 모든 강줄기들의 출발지요 생명의 근원입니다. 오늘날 백두대간의 의미가 많이 알려지고 백두대간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대다수 많은 분들이 백두대간을 큰 산줄기 이상의 의미로 생각하지 못합니다. 가치 있는 것은 쉽게 잃어버린다는 말처럼 백두대간을 잃어버리고 살아온 세월이 꽤나 두텁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 풍력발전기와 함께 걷는다. ⓒ백두대간학교

8월의 산행은 백두대간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찾아 나서는 여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인 금대봉을 지나 한강과 낙동강과 오십천을 가르는 삼수령까지 걷습니다. 가는 길에 낙동정맥의 출발지를 지나기도 합니다. 처음 시작된 지점들을 지나며 '처음' '첫사랑' '첫 마음가짐' 그리고 '근원' 혹은 '뿌리' 등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산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산행이라고 보다는 해피트레킹이라 하는 것이 더 적당하겠습니다.

두문동재에서 발걸음을 뗍니다. 두문동은 잘 알려진 대로 고려의 유신들이 숨어든 곳입니다. 이들을 회유하려 하다 실패한 조선의 태조는 두문동에 불을 질렀다고 합니다.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요즘의 세태에서 보면 어리석어 보일지 모르겠으나 생명을 버리면서까지 자신의 신념과 믿음과 가치를 지키고자 했던 고귀한 정신이 살아 있는 땅입니다.

금대봉을 향합니다. 금대봉이라는 이름의 어원은 그 옛날 정암사를 세울 당시 모셨던 금탑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들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그런 것 같지 않습니다. 금대봉이라는 이름은 깊은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금'은 '검'이고 '검'은 '신'(神)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금대'는 곧 '검대'와 같은 말입니다. '검대'는 '신이 사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금대봉은 '신(神)이 사는 대(臺)'라는 뜻입니다.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가 있고 야생화 온 산에 흐드러져 산 아래에서는 볼 수 없는 천상의 화원을 이루었으니 옛사람들이 이곳을 '신이 사는 곳'이라 생각했던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또한 이 금대봉은 태백과 함백 그리고 청옥, 두타의 가운데 있으니 그 의미로 볼 때 금탑의 이름을 빌러 지어졌다는 것은 너무나 천박한 발상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태백산은 '큰 지혜를 품은 산', 함백은 '지혜를 널리 펴는 산'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두타산은 '세속의 모든 번뇌를 버리고 부처의 가르침을 따라 수행한다는 의미'이고 청옥산은 '극락'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금대봉이라는 이름이 금탑에서 비롯되었다는 저간의 주장은 대간의 산줄기에 붙은 이름들의 의미를 살필 때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의미 깊은 이름에도 불구하고 금대봉의 정상은 그저 그런 작은 봉우리와 같은 모습입니다. 한강과 낙동강이 발원하는 '양강발원봉'이라는 표지목도 초라하기 그지없습니다. '신이 머물던 산'이라며 경외하던 산의 모습도 보잘 것 없어 보입니다. 산이나 강, 자연 그리고 그것을 베푼 하늘과 땅에 대한 경외심이 사라진 오늘이 세태 탓이겠지요. 환경운동이든 생태운동이든 자연에 대한 경외심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인데, 이 경외심이 사라진 탓이겠지요. 그저 운동을 위한 운동인 경우가 많으니 말입니다.

▲ 천의봉 정상 ⓒ백두대간학교

쑤아밭령 지나고 비단봉에서 내려서면 매봉산입니다. '하늘 다음 태백, 바람의 언덕'이라는 간판이 서 있는 매봉산풍력발전단지가 눈앞입니다. 매봉산은 옛날 어느 때인가 강릉 일대에 해일이 일어 산봉우리에 매 한 마리만 앉을 수 있는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침수되었다고 합니다. 그 후 이 봉우리의 이름이 매봉산이 되었다고 합니다. 원래 이름은 천의봉입니다. 하늘의 뜻이 서린 봉우리인 셈입니다. 하늘에서 떨어진 빗물이 한강과 낙동강, 오십천으로 흘러들도록 물줄기를 만들어주는 산이니 그런 이름을 지닐만합니다.

또한 백두대간 상에 있는 이 산은 또 하나의 산줄기를 흘려보냅니다. 이 산줄기가 부산 몰운대까지 흘러드는 낙동정맥입니다. 지리산에서 매봉산에 이르는 백두대간 산줄기와 매봉산에서 몰운대에 이르는 낙동정맥 산줄기 사이에 낙동강이 흐르고 영남지방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두 산줄기가 만들어준 터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몸 부비며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이 산은 <산경표>에는 '수다산(水多山)'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산줄기에서 세 개의 강줄기 흘러내리고 있으니 수다산이라는 이름은 가장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 하겠습니다. 매봉산에서 삼수령으로 가는 산길에 낙동정맥은 흐르기 시작합니다. '낙동정맥 예서 갈래 치다'라고 적힌 표지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표지석을 지나 내려가면 삼수령입니다.

삼수령은 '피재'라는 다른 이름으로도 불립니다. 삼척 지방 백성들이 난리를 피해 이상향으로 알려진 태백 황지로 들어가기 위해 이곳을 넘었던 데서 기인한 이름입니다. 난리를 '피해 오는 고개'라는 뜻입니다. 이곳으로 떨어지는 물줄기는 각각 낙동강과 한강과 삼척의 오십천으로 흘러듭니다. 삼수령은 이름 그대로 세 강의 발원지입니다. 고갯마루에 떨어진 빗물이 북쪽으로 흐르면 한강을 이루어 황해로 들어가고, 동쪽으로 흐르면 삼척의 젖줄 오십천을 이루어 동해로 들어가고, 남쪽으로 흐르면 낙동강을 이루어 남해로 흐릅니다. 그러니 삼수령은 이 세 강의 발원지이며 분수령입니다.

8월의 산행에는 천상의 화원을 걷는 즐거움도 있지만 발원지들을 만나는 설렘도 있습니다. 8월의 산행 구간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 땅의 시작이자 물줄기의 분수령이며 모든 강줄기의 발원지인 대간과 정맥의 의미를 가장 잘 담고 있는 구간입니다.

천상의 화원 펼쳐진 이 산길 걸으시며 여러 '처음'들을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처음도 기억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 삼수령 ⓒ백두대간학교

▶구간소개

- 산행코스 : 두문동재-금대봉-쑤아밭령-비단봉-매봉산-피재
- 산행거리 : 약 10km
- 소요시간 : 5시간 20분 (휴식 및 식사시간 포함)
- 난 이 도 : 하상(★)

[산행계획]

여유 있는 산행을 위해 일찍 출발합니다. 모든 산행은 전문산악가이드 두 분이 '안전제일'로 진행합니다. 산악가이드 이철승 선생님은 백두대간 종주 등 산행경력 30년의 공인 숲길체험사이고, 엄재용 선생님은 백두대간을 3회 종주한 공인 숲길체험사입니다.

<버스운행>

출발 10분 전에 도착하여 버스에 탑승하세요. 버스 앞에 <백두대간학교> 표지가 붙어 있습니다. 김종선 기사님 전화번호는 010-4152-1055입니다.

06:00 덕수궁 대한문 앞 출발(지하철 1,2호선 시청 2번 출구)
06:30 양재역 출발(지하철 3호선 12번 출구)
06:45 경부소고도로 죽전 버스승차장(하행)
아침식사는 버스 이동 중 미리 준비한 깔끔하고 맛있는 김밥

<산행일정>

09:30 두문동재 도착 - 산행준비, 스트레칭 후 출발
10:00 금대봉
11:10 쑤아밭령 -점심식사
12:30 비단봉
13:50 매봉산(천의봉)
14:30 낙동정맥 갈림길
14:50 피재 - 산행마감/스트레칭
15:20 태백닭갈비(태백시 황지동/033-553-8119)
산나물과 약초를 넣어 전골 형태의 국물이 자작한 닭갈비와 막걸리로 뒤풀이
17:00 서울로 출발
20:00 서울 도착 예정


*상기 일정은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 <두문동재∼매봉산∼피재 구간> 산행로 ⓒ백두대간학교

[산행준비물]

등산복, 장갑, 등산모, 방풍의, 우의, 스틱, 물통, 여벌 옷, 간식, 자외선차단제, 헤드랜턴 등, 그리고 반드시 점심도시락을 가져오세요.

<백두대간걸작선> 제33강 <두문동재∼매봉산∼피재 구간> 참가비는 9만원입니다(왕복 교통비, 2회 식사와 뒤풀이, 강의비, 가이드비, 운영비 등 포함). 버스 좌석은 참가 접수순으로 지정해드립니다. 참가신청과 문의는 백두대간학교 홈피 www.huschool.com 전화 050-5609-5609 이메일 master@huschool.com을 이용해주십시오(산행에 관한 문의는 이철승 선생님에게 해주세요. 010-8727-0202). 아울러 백두대간학교 카페에도 많이 놀러오시고 회원 가입도 해주세요 (http://cafe.naver.com/baekdudaeganschool)^^.

☞참가신청 바로가기

▲ 고들빼기 ⓒ백두대간학교

[9월 산행 안내]
- 산행일 : 9월 28(토)
- 산행지 : 설악산
- 산행코스 : 한계령-서북릉삼거리-끝청-중청-대청-중청-소청-봉정암-수렴동 대피소-
영시암-백담사-(버스이동)-용대리
- 출발시각 : 27일 오후 11시 덕수궁 출발
- 참가비 : 10만원


[특집-10월 제주도 산행]
*가을맞이 특별산행이 10월 제주도에서 2박3일간 열릴 예정입니다. 제주도까지는 각자 항공편(또는 배편)으로 이동해서 제주공항에서 모일 계획입니다. 특히 항공편으로 참가하실 분은 지금부터 예약을 서둘러주시기 바랍니다. 예약은 빠를수록 편리하고 이점이 많다고 합니다. 10월 말 주말편은 특히 예약이 어려우니 서둘러주십시오. 제주도 특별산행 참가자는 먼저 반드시 항공편을 예약하시고 참가신청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제주도 산행일은 10월 25(금)~27(일)일(2박3일)이며 10월 25일 김포에서 제주로 출발하는 항공편은 오전 6시 15분에서 8시 사이에 50여 편이 있고, 27일 제주에서 김포로 귀항하는 항공편도 오후 6시 이후에 50여 편이 있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다음 달에 공지하겠습니다.
-산행일 : 10월 25(금)~27(일)일(2박3일)
-주요일정 : 1일차 : 윗세오름 산행(영실-윗세오름-남벽-윗세오름-어리목)
2일차 : 한라산 산행(성판악-백록담-관음사)
3일차 : 사려니 숲길, 돌문화공원 탐방
-참가비 : 33만원(2박8식 비용, 가이드비, 강의비 등, 도내 교통비 등 포함, 항공료 불포함)

-집결시각/장소 : 10월 25일 오전 9시 30분 제주공항
-해산시각/장소 : 10월 27일 오후 5시 30분 제주공항


▲ 달맞이꽃 ⓒ백두대간학교

[산행자료]

[두문동재] 싸리재. 1,268m. 두문동(杜門洞)은 본래 북녘 땅 개풍군의 지명이다. 개성 송악산 서쪽 자락 만수산과 빈봉산에 각각 두 곳의 두문동이 있었다. <개풍군지>를 들추어보니 만수산의 서두문동에는 고려의 문신 72인이 은둔했고, 빈봉산의 동두문동에는 무신 48인이 숨어 살았다 한다. 전설을 따르자면, 회유에 지친 조선의 태조는 끝내 그 두 곳의 두문동에 불을 질렀다. 많은 이들은 그렇게 불에 타 죽고 살아남은 일곱 충신이 흘러간 곳이 바로 정선의 고한 땅이었다. 또한 변함없이 두문불출하였으니 이름 역시 두문동이다. 고려왕조를 섬기던 신하들이 불사이군으로 충성을 다짐하며 정선 두문동으로 숨어들어 마지막 공양왕을 그리며 읊은 시가 정선아리랑의 시원이라고 한다.

[금대봉] 1,418.1m. 두문동재 북쪽에 위치한 '양강발원봉'이다. 서쪽 물은 검룡소를 출발해 한강으로 흐르고, 동쪽 물은 용수골에서 시작해 낙동강 천리 물길로 이어진다. 정상 부근은 '산상의 야생화원'으로 불린다. 금대봉과 북쪽의 대덕산 일대 126만평은 환경부가 '자연생태계보호지역'으로 지정할 정도로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정상에서의 전망도 좋다. 인근의 태백과 고한의 시가지가 산자락 사이로 보인다.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을 표시하는 나무목과 전망시설이 있다. '금대(金臺)'라는 말은 원래 '검대'로 '신(神)이 사는 곳'이라는 뜻이다. 신이 사는 곳이 오늘날 야생화원으로 조성되어 의미가 더해진다.

[양강발원봉]

"이 봉을 양강 발원봉이라 함은, 북쪽으로는 한강이 남동쪽으로는 낙동강이 비롯하여 흐름이라" 써 있는 '양강발원봉'(兩江發源峯) 나무 표지목이 서 있다.
금대봉(1,418m) 북쪽 계곡의 검룡소(儉龍沼)는 '한강(漢江) 발원지'로 알려진 곳이다. 예전엔 조선 시대에 최상품의 샘물로 인정받던 평창 오대산 우통수가 한강의 발원지로 알려져 있었으나, 1980년대 정밀측정 결과 검룡소에서 흐르는 물줄기의 길이가 32km나 더 길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묻혀 있던 검룡소는 일약 한강의 발원지로 화려하게 등장했다. 검룡소는 오랜 세월 동안 솟아 흐른 물살로 인해 깊이 1~1.5m, 넓이 1~2m의 석회암반이 푹 파였는데, 곧바로 20m에 이르는 와폭이 계단을 이루며 용틀임한다. 원시림이 잘 보존된 이곳에는 고목나무샘, 제당굼샘, 예터굼샘 등지의 물길이 땅속으로 스며들어 다시 검룡소에서 솟아나 520여 km에 이르는 남한강의 발원을 이룬다고 한다. 물줄기는 정선을 거쳐 영월까지 아름다운 '동강'으로 굽이치며 흐르고 흘러 단양과 충주, 여주, 양평으로 그 흐름을 계속한다.
또 검룡소에서 솟은 검룡수(儉龍水)는 사계절 내내 9℃를 유지하기 때문에 물이 흐르는 주변 바위엔 한겨울에도 푸른 이끼가 자라고 있다. 물맛 역시 그윽하게 혀끝을 감돈다.
전설에 의하면 서해에 살던 이무기가 용이 되기 위해 한강 상류를 향해 거슬러 오르다가 검룡소에 이르러 더 이상 거슬러 올라갈 곳이 없음을 알고 그 자리에서 용이 되는 수업을 쌓았다고 한다. 이때 이무기가 못으로 들어가기 위해 몸부림친 흔적이 검룡소에서 쏟아지는 와폭으로 남아있다. 그런데, 검룡소에서 머물며 용이 되는 수업을 쌓던 이무기가 부근에서 풀을 뜯다가 물을 마시러 오는 소들을 잡아먹자 화가 난 마을 사람들이 검룡소를 메워버렸고, 이무기는 결국 용이 되지 못했다고 한다. 검룡소는 1980년대에 복구되었다.
국립지리원에서 검룡소를 한강 발원지로 공식 인정하자, 산판작업 때문에 묻혀있던 못을 복원하고 검룡소라는 이름과 전설을 지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한 태백 시내 한복판에 자리한 '황지(黃池)'는 영남 땅을 적시며 흐르는 낙동강의 발원 연못으로 유명하다. '낙동강(洛東江) 1,300리의 첫여울'로서, 사시사철은 물론 가뭄이 들거나 장마가 져도 연못의 물이 줄거나 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깊이를 알 수 없는 물굴에서 솟는 폭 20여 m의 연못 주위를 돌아볼 수 있도록 커다란 바윗돌이 놓여 있으며, 물 속의 황금빛 잉어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다.
백두대간 은대샘(너덜샘)에서 발원한 낙동강 물줄기는 황지에서 숨을 고른 뒤 낙동강 1,300리를 흘러간다. 황지의 옛 이름은 '하늘 못'이란 뜻의 천황(天潢). 세월이 지나면서 황지(潢池)라 부르다 나중에 삼수변이 떨어져나가면서 지금의 이름이 되었다. 원래 이 부근은 수만 평의 땅이 질퍽한 늪지대를 이뤄 버드나무와 물푸레나무 등이 우거진 천혜의 늪이었다. 여기엔 시주를 청하는 스님에게 쇠똥을 퍼주었다가 집터가 꺼지면서 큰 연못으로 변하는 화를 당한 노랭이 황부자 전설이 전해져온다. 마당늪, 방깐(방앗간)늪, 통시(변소)늪의 세 연못과 굴뚝소가 전설의 흔적이다.

▲ 투구꽃 ⓒ백두대간학교

[태백] '천년병화 불입지지'(千年兵禍 不入之地)라는 이상향, 태백 160리. 태백(太白)은 <정감록>에 '이상향'으로 지목될 만큼 첩첩산중의 고원에 자리 잡은 곳으로, 사실 내륙지방에서 백두대간을 넘지 않고서는 그곳을 갈 수가 없다. 현재 사양 산업이 되어버린 탄광지대에서 화려한 카지노 업계를 유치하여 경제적 발전을 꾀하고자 애쓰는 태백과 사북, 고한, 정선 지역 주민들의 고난과 모순이 길거리에서도 역력하게 보인다.
태백은 자타가 공인하는 전국 제1의 광도(鑛都)이다. 일제 무렵, 삼척개발주식회사가 조선총독부 보유 탄전의 광업권을 인수하여 장성의 석탄을 캐낸 것이 탄광의 시작이다. 태백의 연감을 들추어보니 1981년의 광부 수가 무려 19,375명에 달했다 한다. 집계되지 않은 숫자까지 합치면 2만 명을 훨씬 웃돌았다. 1987년 태백의 석탄 생산량은 640만 톤이나 되어 전국 생산량의 30%에 이르렀다. "지나는 개도 입에 만 원짜리를 물고 다녔다"는 말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태백에 시가지가 형성되고 1981년 장성·황지읍이 삼척군에서 갈라져 나와 태백시로 승격된 것은 오로지 탄광 덕분이었다. 그러나 그 영화는 이제 흉물스럽게 버려진 탄광과 빈집을 뒤로 한 채 저마다 진폐를 쿨럭이며 대처로 떠난 광부들의 비극으로 막을 내렸다. 또한 시내 중심부의 연화산 자락에 세워진 산업전사위령탑에는 광산에서 일하다가 죽어간 수많은 광산노동자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쑤아밭령] 노루목이다. 과거에 대간을 넘나들던 고개였는지는 모르지만 지금의 모습으로는 전혀 아니다. 잡목 사이로 대간길만 반듯하게 지나간다. '쑤아밭'은 지금의 '소나무밭'에 해당한다. '솔(松)밭'이 소리 변화된 말이다. 일부에서는 '사리밭'으로 보기도 한다. 단풍나무가 많아서 '축치(槭峙)'라고도 부른다.

[비단봉] 추전마을 고랭지채소 단지의 서쪽 봉우리다. 채소밭의 경계에서 능선길로 들어와 15분 정도면 도착한다. 남쪽 아래로 추전역이 아스라하게 보인다. 정상에는 잡목이 많아 전망이 좋지 않다. 정상에서 서쪽으로 내려서면 직벽에 가까운 암릉이 나타나는데 높지는 않다. 멀리서 보기에 비단처럼 부드러운 곡선 형태여서 붙여진 이름 같다. 우리말 지명이다.
[매봉산] 1,303m. 매봉산은 '매(수리의 일종)가 사는 봉우리'인데 한자어로 표기하면서 음차한 것이다. '봉산(峰山)'은 봉우리의 이중표현이다.
원래 이름은 천의봉, 하늘의 봉우리라는 뜻을 가진 지명이라고 한다. 하늘에서 떨어진 빗물이 한강과 낙동강, 오십천으로 흘러들도록 물줄기를 만들어 주는 산으로 부산 몰운대로 이어지는 낙동정맥을 떨구어 내는 산이기도 하다. <산경표>에는 '수다산(水多山)'으로 표기되어 있다.

[삼수령(三水嶺)] 피재. 920m. 강원도 태백시 적각동에 있는 한강·낙동강·오십천의 분수령. 백두대간 낙동정맥의 분기점이며 삼강(三江, 한강·낙동강·오십천)의 발원지이다. 이곳에 떨어지는 빗물이 북쪽으로 흘러 한강을 따라 황해로, 동쪽으로 흘러 오십천을 따라 동해로, 남쪽으로 흘러 낙동강을 따라 남해로 흐르는 분수령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또 하나의 이름이 전해지는데, 삼척 지방 백성들이 난리를 피해 이상향으로 알려진 황지로 가기 위해 이곳을 넘었기 때문에 '피해오는 고개'라는 뜻으로 '피재'라고도 한다.
삼수령에서 북류하는 골지천은 정선 아우라지를 거쳐 남한강으로 이루어 황해로 이르게 되고, 남류하는 황지천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천천동굴(하천수가 바위를 뚫어 생긴 동굴)인 구문소를 거쳐 낙동강을 이루어 남해에 이르며, 동류하는 오십천은 청정해역 동해에 이른다.
하늘이 열리고 우주가 재편된 아득한 옛날 옥황상제의 영으로 빗물 한 가족이 대지로 내려와 아름답고 행복하게 살겠노라고 굳게 약속을 하고 하늘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이 빗물 한 가족은 한반도의 등마루인 이곳 삼수령으로 내려오면서 아빠는 낙동강으로, 엄마는 한강으로, 아들은 오십천으로 헤어지는 운명이 되었다. 한반도 그 어느 곳에 내려도 행복했으리라. 이곳에서 헤어져 바다에 가서나 만날 수밖에 없는 빗물 가족의 기구한 운명을 이곳 삼수령만이 전해주고 있다.

최창남 교장선생님은 백두대간 전문가이며 작가, 작곡가이기도 합니다. 2008년 백두대간을 종주하며 인문학적 산행기를 <프레시안>에 연재했습니다. <백두대간 하늘길에 서다> 등 다수의 책을 출간하였으며 <노동의 새벽> <저 놀부 두 손에 떡 들고> 등 민중가요들을 작곡하였습니다.

교장선생님은 <백두대간12걸작선> 3기를 시작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때로 많은 사람들이 묻습니다.
"왜 백두대간을 걸어야 하나요?"


백두대간이 아니더라도 산은 지천이고 발 닿는 곳마다 길인데 굳이 힘들게 백두대간을 걸을 필요가 있느냐고 묻습니다. 산길을 걷는다는 것은 본래 산길 따라 걷는 것이 아니라 마음길 따라 걷는 것이니 굳이 백두대간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대답합니다. 백두대간이 한반도를 하나로 잇는 큰 산줄기이기 때문에 굳이 걸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또 그럴 필요도 없다고 말합니다.

백두대간을 걷는 사람들, 걸을 수 있는 사람들은 그 길 따라 걷기를 마음으로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입니다. 백두대간이 부르고 들어올 수 있도록 허락한 사람들입니다. 그들만이 백두대간 1,625km, 남한 구간 684km의 깊은 산길로 들어설 수 있는 것입니다.

백두대간은 이 땅의 모든 생명을 품어 키운 생명의 땅입니다. 생명을 품어 키운 자비심과 지혜가 깃든 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땅에 있지만 하늘에 속한 신성하고 거룩한 땅이었던 것입니다. 그것이 백두대간의 머리가 되는 산의 이름이 백두산이어야만 하고, 남쪽 끝인 동시에 또 다른 시작인 산의 이름은 지리산이어야만 했던 이유입니다. 백두산(白頭山)은 '지혜의 머리가 되는 산'이라는 의미이고, 지리산(智異山)은 '머물면 사람 사는 세속과는 다른 종류의 지혜를 얻게 되는 산'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백두대간은 발로 걷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걷는 길입니다. 프랑스에서 스페인까지 이어진 신심과 평화의 길 '산티아고'를 걷는 것처럼 제각기 마음에 담긴 신심으로 걷는 하늘길이다. 평화를 얻고 누리고 지키는 생명길입니다. 그러니 어찌 아무나 들어올 수 있겠습니까. 그런 마음을 품고 걷는 자만이 백두대간과 하나 되는 기쁨을 누리고 지혜를 얻게 될 것입니다. 백두대간의 속살을 보며 사랑을 나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백두대간12걸작선> 3기를 시작합니다.
<백두대간12걸작선>이라는 이름으로 도반들과 함께 산길 걸어 온지 벌써 2년이 지났습니다. 백두대간 남한구간 약 684km 중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비법정탐방로로 지정하고 있는 79.9km를 제외하면 걸을 수 있는 구간은 약 604km 정도입니다. 지난 2년 동안 제법 많이 걸었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3기를 마치면, 비법정탐방로와 험난하고 힘든 코스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걷게 되는 것입니다. 걷지 못한 다른 구간들을 걷고 싶으신 분들은 대간 종주를 꿈꾸시기 바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백두대간12걸작선> 3기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백두대간12걸작선> 3기의 산행 코스를 정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원칙을 세웠습니다.

첫째, 초보자 코스와 중상급자 코스를 철저히 분리하였습니다.
둘째, 초보자들을 위한 산행을 늘렸습니다. 산행거리도 이전보다 짧게 조정하였고 상대적으로 쉬운 코스를 선택하였습니다. 트레킹 여행의 의미를 담아 겨울의 끝인 2월에는 초급자들을 위한 1박2일 산행도 계획하였습니다.
셋째, 중상급자들을 위해 1박2일 산행을 3회로 늘렸습니다. 평소에 혼자서는 산행하기 쉽 지 않은 종주 산행을 포함했습니다.(설악산, 덕유산, 지리산 종주 등)
넷째, 산행 구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구간별 난이도 표시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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