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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대법원"…남성ㆍ보수ㆍ엘리트 시대로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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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대법원"…남성ㆍ보수ㆍ엘리트 시대로 회귀

MB 정부 출범 후 대법관 구성 다양화 퇴보

노무현 정부 시절, 대법원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사상 첫 여성 대법관이 탄생했고, 40대 고법 부장판사가 대법관에 발탁됐다. 아울러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줄줄이 대법원에 입성하면서 '독수리 5형제'라는 별칭도 생겼다. '대법관 구성 다양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반영된 결과였다.

그러나 이들의 6년 임기가 끝났거나 끝나가면서 다시 '보수 성향의 남성 엘리트 법관'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7일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는 2월 27일 퇴임하는 양승태 대법관 후임으로 김수학 대구지방법원장, 이상훈 법원행정처 차장, 이재홍 서울행정법원장, 이진성 서울중앙지법원장 등 4명을 추천했다.

이를 두고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18일 논평을 통해 "4명이 하나같이 남성·서울대 법대·현직 법관 출신 일색에, 연공서열의 틀을 전혀 벗어나지 않았다"며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라는 사회적 합의를 거듭 외면한 대법관 후보 인선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취임한 양창수, 신영철, 민일영, 이인복 대법관 역시 전부 서울대 법대 출신 남성이다. 양창수 대법관이 법원장급 현직 법관이 아니라 처음으로 학계(교수)에서 발탁이 됐지만, 그 역시 서울대 법대 교수였다. 사상 첫 여성 대법관이었던 김영란 전 대법관의 후임엔 남성인 이인복 대법관이 발탁돼 여성 대법관은 1명(전수안 대법관)으로 줄어들었다.

판결 성향도 이인복 대법관이 그나마 진보 진영에서 "합리적이고 개방적인 태도를 취했다"는 평가를 받을 뿐, 나머지 인물들은 주류적 법해석을 벗어나 본 적이 없는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신영철 대법관은 서울중앙지법원장 시절 '촛불 재판 개입' 논란을 겪었던 인물이기도 하다.

'기수 파괴'의 바람도 잦아들고 있다. 김영란, 김지형, 박시환 등 사법연수원 11~12기 인사들이 임명 당시 '선배'들과 함께 나란히 법대에 앉았으나, 4~6년이 지났음에도 최근 임명되는 대법관들은 이들보다 선배이거나 동기인 사법연수원 6~11기 출신들이다.

판결 성향 측면에서도 보수 성향이 강화될 전망이다. '독수리 5형제'라 불리던 김영란, 김지형, 박시환, 이홍훈, 전수안 대법관 중 김영란 대법관이 이미 퇴임했고 5월에 이홍훈, 11월에 박시환, 김지형 대법관이 퇴임한다. 전수안 대법관의 임기는 2012년 7월 까지다. 14명의 대법관 중에서는 소수였던 이들은 대법원 전체의 보수적 성향을 바꾸지는 못 했지만 소수의견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용훈 대법원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안정' 위주로 인사를 실시했고, 9월 대법원장이 교체되면 보수 바람이 더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회, 대통령, 대법원이 추천 몫을 나눠 갖는 헌법재판소 역시 권력의 추가 바뀌면서 마찬가지 현상을 빚고 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2003년 6월 외부인사까지 참여토록 한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가 만들어진 취지는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인사,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꾀하는 인사를 통해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겠다는 것이었다"며 "그러나 헌법재판관, 대법관 후보자들 또한 특정 성별과 학벌로 이루어진 엘리트 법조인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사법감시센터는 "이명박 정부 들어 단행된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인사는 전 정부에서 사회적 합의에 이른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며, 다시 획일화되고 있다"며 "올해와 내년에 이용훈 대법원장을 비롯해 대법관 9명과 헌법재판관 7명의 교체를 앞두고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의 인선 기준이 발전은커녕 후퇴를 거듭하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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