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與, 비대위 출범 합의…'전권' 부여키로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與, 비대위 출범 합의…'전권' 부여키로

결국 '김근태 체제'로…비대위 구성 이후가 더 문제

열린우리당은 7일 오후 의원-중앙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향후 위기를 수습할 비대위에 중앙위원회의 권한을 포괄적으로 위임해 실질적 지도부로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인사권, 재정권, 당헌개정권 등 중앙위원회의 권한이 대폭 이월돼 조만간 출범할 비대위가 명실상부하게 전권을 가진 지도부로 기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비상대권을 부여해야만 위기 돌파할 수 있다"
  
  우상호 대변인은 "전체적인 의견이 정세균 비대위원장 체제 출범 당시 보다 더 비상한 상황이라 새 지도부에 그 이상의 비상대권을 부여해야만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는 쪽으로 모아졌다"며 "그렇지만 (합당 등) 아주 중요한 정치적 합의가 필요한 사항을 비대위가 무리해서 처리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당은 지난해 10.26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당시 원내대표였던 정세균 의원에게 임시 당의장 직도 맡겨 강력한 권한을 부여한 바 있다.
  
  다만 관심의 초점인 김근태 최고위원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을지 여부에 대해선 결론을 내지 않았다. 우 대변인은 "비대위 인선위원회가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지도부 구성을 완료하기로 했다"면서 "8인 인선위원들께서 당내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며 수시로 모여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 대변인은 "비대위원장을 먼저 뽑고 나머지 비대위원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한번에 인선을 완료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며 "인사에 관련된 사항이라 언제 어디서 모일지는 나도 알 수 없고 아무도 배석하지 않은 채 8분만 모여 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우 대변인은 "너무 늦어지면 '당이 삐걱거린다'는 소리가 나올 테니 그렇게 늦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늦어도 이번 주 내로는 완료되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비대위원 면면 구성이 분수령
  
  비대위 인선위원회의 위원장은 8인의 위원 가운데 최연장자인 이용희 의원이 맡기로 했다. 이 외에 문희상 신기남 유재건 이부영 임채정 등 전직 당의장과 김덕규 전 국회부의장 김한길 원내대표가 각각 인선위원에 포함됐다.
  
  인선위원들 다수가 김근태 체제의 불가피성에 동의하고 있어 김 최고위원의 비대위원장 취임은 사실상 확정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재건 의원, 김덕규 부의장 등이 여전히 계파색을 배제한 중립적 체제를 주장하고 있어 막판 변수로 꼽힌다.
  
  또한 비대위원 구성 논란도 불가피해 보인다. 대권주자이면서 재야파의 수장인 김 최고위원이 비대위원장을 맡을 경우 나머지 비대위원은 계파나 지역, 성별에 따른 배분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정계파가 전권을 갖게 되는 비대위에 대해선 독식을 견제하는 목소리가 파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다시 계파별 나눠먹기식 인선으로 매듭돼선 안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한 의원은 "비대위가 당의 헤게모니를 잡고 실질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구성이 되어야지 권한은 비대한 대신 '나눠먹기'식 인선을 해버리면 죽도 밥도 안 되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은 그 나눠먹기식 인선이 될 가능성이 높아서 걱정이다"고 말했다.
  
  인선위는 8일 오전 국회에서 첫 번째 모임을 갖고 비대위원 인선 작업에 착수키로 했다.
  
  비대위 출범 이후가 더 문제
  
  결국 이날 의원총회와 국회의원-중앙위원 연석회의를 통해 '김근태 체제'의 출범은 기정사실화됐지만 본격적인 논란은 이제부터라고 보는 시각이 다수다. 비대위 구성이라는 형식에만 합의했을 뿐 선거 참패의 원인 진단과 이에 따른 우리당의 진로에 대한 시각차는 모두 비대위 구성 뒤로 넘겼기 때문이다.
  
  이는 노선 갈등으로 번질 개연성이 크다. 개혁 부진이 아니라 민생 실패가 선거참패의 원인이라고 진단하는 보수성향의 중진들과 경제통 의원들은 '중산층 잡기'로의 방향 전환을 주문한다. 반면 선거 패배 직후부터 재야파와 친노계 일부 등 일부 개혁성향 의원들은 개혁노선의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정책적 갈등 관계는 논란의 초점으로 떠오른 부동산.세금 정책, 국민연금 개정 방향을 비롯해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한미 FTA 문제 등을 계기로 재충돌 할 개연성이 높다. 이미 최근 부동산 및 세금 정책의 수정 여부를 두고 갈등이 표출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날 비상의총에서 정덕구 의원이 "정부여당이 시장을 무시하고 시장에 오만했다. 특히 대통령의 경제정책 기조를 성역시함으로써 시장과 화합하지 못했다"며 중도시장주의로의 정책 전환을 주문한 것이 단적인 예다.
  
  또한 김근태 체제가 등장할 경우 사회 양극화 해법과 재벌 정책 등 사회경제적 이슈 등도 노선 갈등과 맞물려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한두 번의 선거 패배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고 밝힌 노무현 대통령과의 갈등이 확산돼 탈당 논란으로까지 번질 경우 우리당이 사실상 공중분해 상태로 빠질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처럼 지극히 불투명한 전망 하에서 출범하게 된 비대위가 내년 대선까지 이어지는 헤게모니 쟁투 성격으로 확산된 당내 노선 갈등의 파고를 넘어 정계개편 등 당 안팎의 격변기에서 구심력 있는 지도부로 기능하려면 수많은 난관을 거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