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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우린 다시 만났었지"
[나도원의 '대중음악을 보다'] 거리가 만든 노래, 거리에서 만난 노래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우린 다시 만났었지." 번잡한 도심 정거장은 이렇게 시작하는 노래와 함께 순간 낭만적인 공간으로 변모한다. 옷자락에 내려앉은 네모난 빛처럼 특정 장소에 색을 입힌다. 이런 노래를 부르는 것은 손으로 햇빛을 담아 쥐는 행위와도 같다. "작은
나도원 대중음악평론가
2008.07.14 08:46:00
"그들의 앨범 속지에 가사가 없는 까닭"
[나도원의 '대중음악을 보다'] 비둘기우유
"느낌으로…" "느낌처럼…" 얼마 전 데뷔앨범을 발표한 '비둘기우유'의 이종석(39)은 소파에 등을 살짝 기댄 채 유난히 '느낌'이라는 단어를 자주 섞어가며 말을 이어갔다. 명확함 대신 형체가 잡히지 않는 환각과 모호함이 지배하는 앨범 [aero](2008)는 그
2008.06.22 15:14:00
거리에서 함께 부를 노래가 없는 시대의 역설
[나도원의 '대중음악을 보다'] 민중가요에서 시민음악으로 (下)
얼마 전 재불 여성작가의 자전적 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페르세폴리스>가 조용히 개봉했다. 한국에선 '재불'이란 말이 어딘지 그럴 듯한 포장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이란 출신으로 저항과 혁명, 그리고 억압을 경험한 그의 삶은 꽤나 팍팍했다. 하지만
2008.06.06 17:05:00
"지금도 뜨거운 피가 필요하다"
[나도원의 '대중음악을 보다'] 민중가요에서 시민음악으로 (中)
트럼펫이 아련히 울리고 차분한 목소리가 들린다. "한번쯤은 뜨거웠던/ 혼자보다 여럿이 함께/ 우리의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던/ 오월이면 피가 끓는." 이렇게 시작하는 '386'은 '오래된 정원'으로 연결되고, 문익환 목사의 육성으로 마무리되는
2008.05.18 14:08:00
"여전히 불러내길 기다리는 소망들이 있다"
[나도원의 '대중음악을 보다'] 민중가요에서 시민음악으로 (上)
노래는 삶에서 나오고, 삶은 세상과 따로 떼어지지 않는다. 중립이나 방관도 사회의 자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 음악은 어떤 식으로든 세상과의 대화일 수밖에 없다. 민중음악은 사회와 역사 그리고 공동체로서의 세상과 적극적인 대화를 시도해왔다. 1970년대에 자생
2008.05.11 12:09:00
"그의 음악인생은 40년간 '진행 중'"
[나도원의 '대중음악을 보다'] 한대수와 헌정앨범 <물 좀 주소>
1968년.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그 해를 특별하게 기억한다. 현대사에서 68혁명이 점하는 위치 때문에도 그렇지만 같은 해, 한국에는 "외국물 먹은 히피청년"으로 불리며 모던 포크와 싱어송라이터의 개념을 알린 젊은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대수이다. 그는 훗날 '먼
2008.04.25 17:07:00
"그들은 스스로를 마모시키지 않았다"
[나도원의 '대중음악을 보다'] 故 이영훈을 말하다 (下)
연못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돌멩이 하나를 집어 수면 위에 던지면 된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동심원이 홀로 넓게 퍼져나가던 시대는 지나갔으며, 작은 파장들이 여기저기에서 끝없이 만들어지고 사라지길 반복하고 있다. '깊이에의 강요'에서
2008.04.13 13:02:00
이영훈과 이문세, 80년대 복판서 만난 두 사람
[나도원의 '대중음악을 보다'] 故 이영훈을 말하다 (上)
손때 묻은 음반들을 남기고 훌쩍 떠난 이가 있다. 그가 투병 중이던 지난 2007년에 공교롭게도 어느 일간지와 문화예술신문에 그와 관련된 글을 연이어 썼고, 어느 시상식을 위한 회의에서는 공로상을 그에게 주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8년 2월 14일 이후에는 아무
2008.04.04 18:2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