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3일 2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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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메쉬의 깨우침"
김민웅의 세상읽기 <120>
고대 수메르의 <길가메쉬 신화>는 인간의 운명에 대한 매우 원초적인 깨우침이 기록된 구전(口傳) 문학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적어도 5천년 전에 메소포타미아 지역 근방에 세워진 수메르 문명의 건설과정에서 어떤 인간적 쟁투와 고뇌, 그리고 역정이
김민웅 프레시안 기획위원
아이다, 그리고 역사의 여신
김민웅의 세상읽기 <118>
1869년 이집트의 국왕 이스마일 파샤는 수에즈 운하 개통을 축하하기 위한 오페라 공연을 작곡가 베르디에게 부탁합니다. 1871년 카이로 국립극장에서 초연된 베르디의 작품 <아이다>는 이렇게 해서 세상에 태어나게 됩니다. 고대 이집트 제국의 장수 라마데스와 이집트가 점
"권력의 소음을 잠재울 종소리는?"
김민웅의 세상읽기 <117>
도시 중앙 높이 세워지거나 건물에 박힌 시계가 사람들의 일상을 지배하기 이전, 유럽에서는 교회의 종소리가 그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기도하는 시간에서부터 야간통행금지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소집을 알리는 신호 등 각종 다양한 종소리를 통해서 그 사회의 운행방식이
'성문 밖에 버려진 사람들'
김민웅의 세상읽기 <116>
여전히 놀라운 건축술의 미학(美學)을 드러내는 중세 유럽의 성채(城砦)를 보면, 성 밖과 그 안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제대로 된 큰 성의 경우에는 적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내기 위해 주변을 물이 둘러쳐서 흐르도록 설계되어 있었고 사방에 높은 망루
"뉴올리언스, 미국 양심의 심판자"
김민웅의 세상읽기 <115>
1789년, 프랑스혁명이 일어났던 시기, 카리브 해의 "산 도밍고(San Domingo)"는 프랑스가 지배하고 있던 서 인도 제도(諸島)의 한 식민지였습니다. 당시 이 섬의 동부는 스페인이, 그리고 서부는 프랑스 영(領)이었는데, 특히 이곳은 유럽 노예무역 최대의 단독 시장이었고
'생각의 작동이 멈춘 사람들'
김민웅의 세상읽기 <112>
낡은 것은 아직도 철벽같은 성채를 장악하고 있고, 새것은 제 자리를 찾지 못한 채 거리에서 기를 펴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을 때, 그 혼돈의 지점에서 17세기의 유럽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이 세상에서 무엇이 가장 확실한 것일까? 이에 대해 데카르트는 "사
"계절의 회전문을 열고"
김민웅의 세상읽기 <111>
열기가 한껏 솟아오른 뒤에, 기다리던 손님처럼 찾아오는 바람의 신선함은 계절의 신비입니다. 그건 누구도 가로막을 수 없는 시간의 약속이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제대로 지켜내기 어려운, 우주 궤도의 침착하고도 어김없는 일정관리인 셈입니다. 인간의 삶에서
어느 숲속에서 실종된 권력의 슬픔
김민웅의 세상읽기 <110>
인생의 역정 절반쯤 되는 지점에서 단테는 자신이 어떤 어두운 숲 속 한 가운데서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똑바로 나 있는 "진리의 길"에서 그만 벗어나 헤맨 결과였습니다. 그 숲은 너무도 쓸쓸하고 황량했으며, 빛이 좀체 보이지 않는 깊고 깊은 계
"맥아더, 그 핏줄 속에 흐르는 제국의 영혼"
김민웅의 세상읽기 <109>
19세말 스페인은 이제 노쇠한 제국이 되었습니다. 유럽의 동과 서 경계선에서 중동의 아랍지역을 지배하고 있던 오스만 터어키 제국도 "유럽의 병자"라는 비아냥이나 받고 있는 지경이었습니다. 과거의 웅대했던 위용은 한낱 빛바랜 신화나 전설이 되어버렸고 이제 조만간 이
"파괴되는 로렌조의 밤"
김민웅의 세상읽기 <108>
영화 <로렌조의 밤>은 2차대전이 마무리지어가는 시기, 이태리 한 농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입니다. 전쟁이 막바지로 가면서 패퇴하는 나치스와 이태리 파시스트 부대는 성당을 빼놓고 마을 전체를 폭파시키겠다고 위협합니다. 성당의 주교신부는 어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