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3일 2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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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치산 소년의 꿈"
김민웅의 세상읽기 <149>
<"총 들고 그러지 말고 공부나 하는 게 어떻겠소?" 이해룡은 귀여운 아이 보듯 조원제를 쳐다보았다. "날 보고 그런 말 허지 말고 동무나 총 우리헌테 넴기고 집에 가서 쉬는 것이 으쩌것소? 빨치산 환갑나이 볼쌔 지낸 것 같은디." 조원제가 야무지게 쏘아붙였고, 그들 일행
김민웅 프레시안 기획위원
교장 선생님 vs 대학 총장님
김민웅의 세상읽기 <148> 정치꽁트
평소에 박정희를 하늘이 이 나라에 내린 최고의 지도자로 존경해 왔던 아무개 씨는 조간 신문에 난 기사를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국정홍보처의 국정 브리핑 관련 기사였다. 이럴 리가 없지 하면서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어보았지만, 기사의 내용이 그가 원하는 대로 갑
"저 앞을 보라!"
김민웅의 세상읽기 <147>
"저 앞을 보라!…텅 빈 흑판, 텅 빈 교단, 텅 빈 교탁, 저것을 학생이란 이름의 너희들과 교사라는 이름의 내가 지금 지켜보고 있다. 똑똑히 봐둬라! 이것이 오늘날 남한의 교육실정이다." 이 대사의 대목은 작가 이병주의 소설 <관부 연락선>에 등장하는 주인공 유태림이 동
"우리의 줄리아는 어디에?"
김민웅의 세상읽기 <146>
1938년 런던의 연극계를 무대로 펼쳐지는 영화 <줄리아로 산다는 것(Being Julia)>은, 배우 아넷트 베닝의 다져질 대로 다져진 연기의 경륜을 벅차게 목격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녀가 연기한 관록 있는 미모의 여배우 줄리아 램버트는 자신이 평생을 몰두해온
잃어버리지 않은 계절
김민웅의 세상읽기 <145>
두터운 옷을 껴입은 겨울의 전령이 어느새 긴 그림자를 드리우며 문턱까지 다가 온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잠시 마음을 풀고 있던 계절의 수문장이 당황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늦가을의 날씨치고는 아침저녁으로 싸늘한 공기가 몸을 움츠러들게 하는 것은, 이제부터인가
"시온의 공포가 지배하는 밤"
김민웅의 세상읽기 <144>
"시온의 영광이 빛나는 아침", 이렇게 시작되는 찬송이 있습니다. 교회를 다니시는 분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가사입니다. 여기서 시온은 고대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야훼 하나님의 거처로 여겨지는 성스러운 산으로 알려진 곳입니다. 따라서 이 찬송은 그 성산의 영광으로 열
그해 10월 "내 몸이 식으면 세상에 봄은 오는가?"
김민웅의 세상읽기 <143>
대통령은 유신을 결행한 일이 매우 흡족했다. 역시 지도자는 결단의 용기가 있어야 해. 아니었다면 지금쯤 비상시국을 어떻게 감당하고 있을 것인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그는 아무리 좋게 봐주어도 세련미는 떨어졌지만 자신을 최선을 다해 섬기는 차를 불렀다. "임자,
"식민지 정신의 찬가"
김민웅의 세상읽기 <142>
"인도가 영국에 식민지가 되어 안락을 누리고 있으며, 필리핀은 미국에게 통치를 받고 베트남은 프랑스의 식민지가 되어서 다들 안전한 생활을 하고 평화롭게 지내고 있다." 이 말은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이었던 이승만이 미국에서 운영하던 <태평양잡지>에서 언급한 내용입
"미완성인 채 우두커니 서 있을 때"
김민웅의 세상읽기 <141>
가을이 깊어가는 때에 예기치도 않게 문득 비가 오면 마음이 유난히 우울하고 쓸쓸해지는 이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창밖을 스치듯 지나는 빗소리가 일상의 속도를 잠시 중단시키면서, 지금 한참 몰두하고 있던 바로 그 일상과는 구별되는 예외적인 시간을 마치 마저 읽지 못
"결국 누가 재판받게 되는 걸까?"
김민웅의 세상읽기 <140>
1946년 뉘렌베르그 재판은 2차 대전을 마무리하면서 미국이 기소자가 되어 전범처리를 했던 역사의 현장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독일 나치스 지도부는 학살과 생체실험, 그리고 전투과정의 범죄 등에 대한 심판을 받았습니다. 인류에게 대재앙을 가져왔던 침략전쟁을 주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