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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위, 무상급식 예산 절반 '싹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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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위, 무상급식 예산 절반 '싹둑'

'스승의날' 교사 밥값은 27억 원…도 넘은 '김상곤 발목 잡기'?

무상급식, 혁신학교, 학생 인권 조례 제정 등 지난 4월 당선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의 핵심 공약이 경기도교육위원회의 '발목 잡기'로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 23일 경기도교육위원회는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했다. 도교육위는 여기에서 애초 171억 원이 배정됐던 초등학교 무상급식 예산을 절반인 85억5000만 원으로 삭감했고, 28억 원이었던 혁신학교 예산은 전액 삭감했다. 또 학생 인권 조례 제정 및 인성 교육을 위한 예산 5970만 원도 절반 수준인 3000만 원으로 깎였다.

도교육위는 전날인 22일 예결산소위원회를 열고 예산 심의에 들어갔지만 팽팽한 논쟁 속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23일 저녁까지 3차에 걸친 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결국 예산은 삭감된 채 의결됐고, 곧바로 이어진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져 찬성 7표, 반대 2표, 기권 2표로 삭감안이 통과됐다.

이로써 오는 2학기 기존 저소득층 자녀를 비롯해 농산어촌 학교, 도시 지역의 300명 이하 학교부터 시작해 2010년까지 경기도내 모든 초등학교로 확대할 계획이었던 무상급식 정책에 차질이 예상된다. 또 초등학생들에게 아침 급식을 제공하는 사업의 타당성 조사를 위한 연구용역비 3000만 원도 전액 삭감됐으며, 광명시, 성남시 등 무상급식 확대 움직임을 보이는 지자체와의 협조 또한 예산 삭감에 따른 차질이 불가피하다.

뿐만 아니라 농촌 및 도시 내에서 인기가 적은 학교를 대상으로 과대학교·과밀학급을 전면적으로 재편하고 한 학년 5개 반 이하, 학급당 25명 이내로 규모를 줄여 운영할 계획이었던 '혁신학교' 역시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도교육청은 이를 위해 지난 22일 공청회를 마치고 오는 7월 말까지 25개 학교를 지정할 예정이었다.

▲ 22일 오전 '친환경 학교급식을 위한 경기운동본부' 회원들이 경기도교육위원회의 무상급식 예산 삭감 움직임에 우려를 표하며 예결산소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경기도교육청에서 방청을 요구하고 있다. ⓒ뉴시스

예산 삭감에 반대했던 최창의 교육위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삭감해야 한다는 의원들의 주장은 객관적 근거 보다 김상곤 교육감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앞선 것이었다"며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본회의장에서 신상 발언을 통해 "김상곤 신임 교육감의 공약이나 핵심 추진 사업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성 질의와 독설에 가까운 비난이 계속됐다"며 "전임 교육감 시기에는 전혀 볼 수 없던 교육위원님들의 활약에 허를 내두를 정도였다"고 질타했다.

이어 최창의 의원은 "감정에 치우친 예산 삭감으로 새로운 미래형 혁신학교에 대한 실험은 맥없이 무너졌다"며 "또 2009년 6월 23일 경기도교육위원회 본회의에서 농산어촌 아이들의 무상급식비를 싹둑 잘라버리고 정말 떳떳한가"라고 지적했다. 역시 예산 삭감에 반대했던 이재삼 위원은 회의 석상에서 "어떤 논리적 명분보다 더 중요한 게 배고픈 아이들이 학교에서 선생님이나 행정실의 눈치를 안 보고 당당하게 밥을 먹도록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예산 삭감을 주장한 유옥희 위원 등은 "무상급식보다 시급한 사안이 많고 부유한 학생들에게까지 무상으로 급식을 제공하는 것은 예산상 어렵다"고 반박했다. 또 혁신학교 예산을 두고 조돈창 위원은 "혁신이란 뜻을 가죽을 벗겨 새롭게 한다는 뜻으로 학교들이 그런 고통을 겪게 할 수는 없다"며 "교육은 연습이 아니라는 생각에서 면밀한 검토 후 시행하라는 뜻이지 김 교육감의 의지를 꺾기 위한 예산 삭감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도교육위원회에서 의결된 예산안은 다음달 열리는 경기도의회에서 다시 한번 심의와 의결 과정을 거치게 된다. 지역 내 교육단체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교직원들의 맞춤형복지 예산 350억 원과 지난달 스승의 날에 교사 1인당 1만 원의 점심값 총 27억 원 등의 예산 지출을 결정한 도교육위원들이 어려운 처지에 있는 초등생의 무상급식에 인색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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