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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는 되고 '송파신도시'는 안되는 이유,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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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는 되고 '송파신도시'는 안되는 이유, 뭔가?

[윤재석의 '갑론을박']<7> 국방부의 고무줄 잣대

국방부가 안보상의 문제를 들어 제기한 송파(위례)신도시 재검토 요구는 아무리 뜯어봐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국방부에 따르면 "송파신도시의 4분의 3이 국방부 땅이고, 수도권 방어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특수전사령부 등 7개 군부대가 주둔하는데도 군과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신도시 개발계획이 확정됐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참여정부 시절이던 2005년 8월31일 발표된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 때 확정된 지 3년 6개월 동안 꿀먹은 벙어리처럼 가만히 있다가, 작년 4월 이전 합의각서를 체결하고 사업시행자를 선정한 것 등을 전면 부인하고 이제 와서 이의를 제기하는 저의는 뭔가?

비겁한 '커밍 아웃'은 코드 맞추기?

국방부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특전사는 지금 자리에 꼼짝 않고 있어야 한다. 예정된 대로 이천으로 특정사를 옮길 경우 휴전선에서 40여㎞에 불과한 수도권이 북한의 장사거리포와 대량살상무기에 대책없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신도시가 들어서면 성남비행장 이전이 불가피해져 수도권 방어는 더욱 취약해진다. 그런 국방부가 올해 초부터 성남비행장의 동편 활주로 3도 이전을 전제로 112층 제2롯데월드 건설에 손을 들어준 행태는 또 뭔가.

일각에선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국방부가 이명박 대통령과 코드를 맞추려 노선을 바꿨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직 시절 송파신도시보다는 강북 개발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앞세워 정부(건설교통부)에 뉴타운특별법 조기 제정을 요구했고, '불요불급한' 송파신도시 건설은 2012년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히 상습투기지역인 강남의 '미친 부동산열기'를 잠재우기 위한 대체재로서의 송파신도시의 기능에 대해 당시 이 시장은 회의적 입장이었다. 지금도 이 대통령은 도심에 신도시급 주택의 대량 공급을 선호하고 있다.

전 정권에서 결정된 사항을 묵묵히 이행하는 듯 하다가 돌연 태도를 바꾼 것이 지금 집권자인 이 대통령과 코드를 맞추면서 군에게도 유리한 꽃놀이패로 만들겠다는 것인가?

꽃놀이패? 하지만 비논리!

실제로 남성대 골프장 존속 주장을 보면 그런 냄새가 풀풀 풍긴다. 미군 골프장으로 대체하려던 계획이 미군의 평택 이전 연기로 지지부진하자 국방부는 남성대 골프장을 유사시 물류기지 역할은 물론, 비상활주로 역할을 맡기기 위해 계속 보유하겠다는 주장이다. 각종 해저드로 울퉁불퉁한 골프장을 비상활주로와 물류기지로 활용하겠다는 발상? 참으로 기발하다.

그럼에도 국방부의 막무가내와 비논리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특전사령부가 경기도 이천, 국군체육부대가 경북 문경, 종합행정학교와 중앙군사학교가 각각 충북 영동과 괴산으로 이전키로 함에 따라 이미 송파신도시 예정지와 현지에선 동시에 토지보상 등이 진행되고 있다. 송파신도시는 전체 부지의 4분의 3에 대한 토지보상이 끝났고, 특전사가 옮겨갈 경기도 이천 부지 역시 절반 이상 토지보상이 진행되고 있다.

松坡 바벨탑 지원으로 기여

국방부의 돌연한 입장 변화에 이 대통령이 호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제2롯데월드 건설 요소도 게재돼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제2롯데월드 신축의 전제조건인 성남비행장 각도 변경이 신도시의 소음 및 안전 피해를 야기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방어논리로 송파신도시를 반대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공교롭게도 25일 국무총리실장 주재 행정협의조정위원회 실무회의는 제2롯데월드 건설을 사실상 허가했다. 그것도 제2롯데월드 신축 시 성남비행장의 비행안전성을 미리 꿰어 맞춘 정황이 날림 보고서를 토대로 비행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낸 것이다).

일견 어불성설인 것처럼 보이는 관측이지만, 국방부의 단호한 태도를 보면 수긍이 간다. 국방부는 송파신도시 건설계획 백지화를 주장한다. 국토부는 폐지는 있을 수 없으며, 건설 유보나 축소도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청와대가 국방부의 주장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는 만큼 송파신도시 건설계획은 중단되거나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세계일보 강갑수 기자의 시각이다.

건교부의 후신인 국토해양부는 맥이 빠졌다. 민간주택업체의 주택건설이 부진한 가운데 공공주택 공급 확대가 절실한 상황에서 송파신도시 건설이 불투명해짐으로써 부동산시장은 또 한 차례 북새통을 겪게 됐다. 그리고 제2롯데월드 건설은 더욱 힘을 받게 됐다.

이래도 모순 저래도 모순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또 하나의 모순을 발견하게 된다. 국방부가 송파신도시 부지 내에 있는 특전사의 이전 불가 이유 중 중요한 요소가 바로 활주로가 갖춰진 성남 비행장의 존재다. 그런데 이젠 상식처럼 되었다시피 성남 비행장은 제2롯데월드 건설과 관련해서 비행 안전에 심대한 문제를 안고 있고, 제2롯데월드가 들어서면 종국에 가선 '방을 뺄 수밖에 없다'는 게 거의 확정적인 시나리오 아닌가.

우리의 자랑스런 군, 다음 수순에서 또 어떤 변신을 할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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