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우 금융위원장 "대기업 선제적 구조조정 가능성"

"산업은행 통해 수시 모니터링"

"산업은행을 통해 중견그룹과 대기업 유동성 문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상반기 경기가 더 나빠지면 필요에 따라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1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이슬람금융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이야기다.

이런 발언을 놓고 금융위 주변에서는 대기업에 대한 금융당국과 채권은행단의 구조조정이 곧 본격화되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쌍용차 협력업체, 차등지원하겠다"

그리고 전 위원장은 이날 쌍용자동차의 법정관리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쌍용차 협력업체 지원방안을 지식경제부와 협의 중에 있다"며 "200여 개 쌍용차 협력업체 가운데 쌍용차에 전속된 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는 다르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쌍용차의 1차 협력업체 가운데 실질적으로 쌍용차에 전속된 업체는 44개, 쌍용차에 일부 매출이 있는 협력업체들은 모두 213개로 알려졌다. 이들에 대해 각각 차별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게 전 위원장의 입장인 셈이다.

전 위원장은 "협력업체 지원은 쌍용차 처리문제 등과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지경부에서 협력업체들과 면담을 가진 뒤 구체적인 내용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BIS 비율 억지로 맞추지 말라"

그리고 그는 국내 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에 관한 의견도 내놓았다. "은행의 BIS 비율은 높을수록 좋지만 소극적인 경영을 통해 BIS 비율을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는 것. "은행이 BIS 자기자본비율 12% 유지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금융감독원의 최근 권고에 힘을 실어준 발언이다.

이어 전 위원장은 "은행들이 자본확충을 통해 쌓은 자기자본을 활용해 대출을 늘리고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실을 털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