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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황 인권위원장 왜 사표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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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황 인권위원장 왜 사표냈나

인권위원들과의 갈등 누적 탓

조영황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26일 오후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했다. 현재 청와대는 조 위원장의 사표 수리 여부에 대해 분명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조 위원장의 사퇴 의사가 완강해 곧 수리되리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22일 워크숍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나?
  
  조 위원장은 임기를 1년7개월이나 남겨둔 시점에 왜 갑자기 사의를 표명한 것일까.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은 지난 22일 인권위 워크숍에서 벌어진 인권위원들과의 언쟁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성북구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인권위원과 사무처 팀장 이상 4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이날 워크숍은 제2기 인권위원회의 실적을 점검하고 위원회 위상강화 방안과 향후 업무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었다.
  
  인권위 관계자는 2004년 말 제2기 위원회가 시작된 이후 한 번도 내부 워크숍을 개최하지 않아 인권위원들이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의견을 교환할 필요성을 느껴 마련한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2시30분 전체 워크숍에 앞서 오전 10시∼12시30분에는 위원장과 상임ㆍ비상임 위원 7명만 참석해 전반기 업무성과를 평가하고 후반기 업무전략을 논의하는 비공개 워크숍이 먼저 열렸는데 이 자리에서 위원장과 인권위원들 간에 언쟁이 벌어졌다는 후문이다.
  
  위원장과 인권위원들은 그간 업무를 평가했는데 위원들이 인사문제를 비롯한 조 위원장의 인권위 운영방식에 대해 '쓴소리'를 계속하자 워크숍 시작 후 2시간 쯤 지났을 무렵 조 위원장이 "나를 성토하려는 것이냐"며 자리를 박차고 떠났다고 한다.
  
  인권위원들은 당시 조 위원장에게 "인권위 위상에 걸맞은 결단력이 부족하다", "인사권을 독단적으로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질책성 의견을 잇따라 내놓았고 지난주 국회의장 면담시 조 위원장이 인권의원들과 동석하지 않은 부분도 문제로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워크숍에 대해 인권위원들은 공식적으로는 "통상적인 워크숍이었고 인권위 운영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가 오고갔으나 별 문제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일부 위원은 나중에 "위원장이 흥분해 위원의 발언을 저지하는 등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몇 달 전부터 "젊고 똑똑한 사람이 맡아야지" 말해 와
  
  하지만 조 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배경이 이날 워크숍에서 벌어진 언쟁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조 위원장의 부인 현 모 씨는 조 위원장이 몇 달 전부터 "젊고 똑똑한 사람이 (위원장을) 맡아야지"라는 말을 종종 했다고 전했다. 조 위원장이 오래 전부터 사퇴를 고민해 왔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같은 언급은 22일 워크숍 이전부터 누적돼 온 인권위원들과의 불화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인권위원들은 평소 "위원장과 사무총장이 예산ㆍ인사 등 주요 업무에서 의견도 묻지 않고 우리를 무시하려 한다"고 불만을 토로해 온 반면 조 위원장은 '위원들의 간섭'으로 인권위 통솔에 어려움을 느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인권위가 지난 7월18일 청소년 인권 보호증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청소년위원회와 체결했을 때도 위원들은 전원위원회에 먼저 의견을 묻지 않은 점을 강하게 문제 삼았었다.
  
  그간 알려진 정황을 종합해 보면 조 위원장은 22일 워크숍에서 자신을 질책하는 위원들의 태도에 충격을 받고 사의를 굳힌 뒤, 25일 전원위원회에서 한 위원이 '워크숍 사건'의 경위를 따지자 곧장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권위 관계자들은 조 위원장의 사의 표명과 관련해 "이념과 노선에 따른 갈등보다는 위원장과 인권위원들 간의 불신, 불화합이 더 큰 문제였던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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