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전원위원회에서 갑작스레 사의를 표명한 조영황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26일 낮까지 인권위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 조 위원장의 행동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인권위 안팎에서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인권위 "위원장 사의, 이념적 해석은 삼가달라"
위원장의 갑작스런 사의를 접한 인권위 관계자들은 사의를 밝힌 배경에 대해서는 대체로 함구했다. 특히 그간 인권위의 주요한 결정들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도해 온 매체들에게 비판의 빌미를 주지 않으려고 경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한 인권위 관계자는 "어떤 신문은 '인권위가 너무 진보적이라 진보적인 조 위원장조차 견딜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며 "모든 사안을 이념적인 편 가르기로 파악하는 매체들이 이번 사태에 대해서도 과도하게 해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정략적 시선을 벗어나 보편적 인권과 합리성의 관점에서 인권위를 바라보는 태도가 아쉽다"고 덧붙였다.
인권위 관계자들은 조 위원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사의 철회'를 요구하는 쪽으로 입을 모았다.
25일 저녁 인권위 상임위원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위원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업무수행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위원회의 발전을 위해 위원장 직무를 계속 수행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 26일 오전에는 인권위 사무처 간부들 공동 명의로 낸 성명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 구성원 모두의 단합된 힘이 필요한 때"라며 "위원장님이 바라시는 '인권이 상식이 되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위원회에 맡겨진 소명을 다해내기 위해 부디 업무에 복귀해 주시길 진심으로 요청 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조 위원장의 사퇴 이유는 아직 분명히 드러나지 않았다. 인권위 안팎에서는 북한 인권 등과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한 견해 차이, 인권위원들이 적절한 권한을 행사하기 힘든 구조에서 비롯된 갈등, 조 위원장의 리더십 부재 등이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하중근 씨 사망 사건 등은 2주 후 논의
조 위원장은 현재 연가를 낸 상태이며 언제 사표를 제출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최영애 상임위원의 위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인권위는 공식적인 일정을 정상적으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25일 전원위원회에서 논의하기로 돼 있던 포항 건설노동자 하중근 씨 사망 사태에 대한 안건은 2주 후 열리는 전원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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