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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희 "잘못은 했지만 사퇴는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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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희 "잘못은 했지만 사퇴는 못해"

잠적 24일 만에 모습 드러내…법적공방 뒤로 거취표명 미뤄

술자리 성추행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최연희 의원이 〈동아일보〉 측의 검찰 고발에 대한 법적 판단 이후로 자신의 거취 등에 대한 판단을 유보해 달라는 취지의 입장을 20일 직접 밝혔다.

***"언론을 통해 죽일 놈이 돼 버려…"**

잠적 24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최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주 동아일보 기자 분들이 검찰에 고발을 했다고 들었고, 그에 따른 판단을 따르겠다"면서도 "다만 국민의 공복으로서 항상 최선을 다해 왔던 '국회의원 최연희'에 대한 최종 판단을 그때까지 잠시 유보해 줄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측과의 법적 공방을 정면으로 전개해 나갈 것과 의원직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최 의원은 "나를 아는 모든 분들께 한번만 물어봐 주길 바란다. 지금까지 결코 그런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살아 오지는 않았다"고 억울함을 강하게 토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최 의원은 "60평생 온갖 정성을 다 쏟아 지역과 사회를 위해 쌓아 온 공든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지경이 됐고, 언론 보도를 통해 어느새 나는 파렴치한 인간이 됐고 죽일 놈이 되어 버렸다"며 자신을 향한 언론의 비판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 의원은 또 "평소 일하면서 나를 잘 알고 있는 동료 의원들에 의해 사퇴촉구 결의안이 발의됐다는 사실을 들었다"며 "왜 정치를 시작했는지 후회도 든다. 무엇을 위해 일에만 묻혀 살아 왔는지 깊은 회한도 든다"고 결의안을 주도한 한나라당에 대한 서운함도 강하게 표했다.

그는 "내가 정치를 시작한 이후 나의 모든 열정과 애정을 다 바쳐 일해 왔던 한나라당을, 당직도 모두 내어놓고 눈물을 삼키며 제 스스로 떠나야만 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수도 없이 죽음의 문턱도 다녀왔다"**

최 의원은 한편 "지난 몇 주간 혼자서 심적인 공황상태를 벗어나보고자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등 뼈를 깎는 아픔과 회한의 눈물을 흘리면서 수도 없이 죽음의 문턱도 다녀왔다"고 동정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그럴 때마다 저를 항상 격려해 주셨던 지역 주민들이 떠올랐고 주말도 없이 일에 묻혀 애비 노릇 한번 제대로 못했던 자식들과 가족들이 눈에 밟혀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회한의 눈물만 흘려야 했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한편 "당사자인 여기자분에 대해선 아무리 술자리에서의 과음 상태라고 하더라도 나의 큰 잘못과 과오로 견디기 힘든 어려움을 드려 이 자리를 빌어 진정으로 머리 숙여 사죄 드린다"며 "여기자분께는 시간을 허락해 준다면 정중히 다시 사죄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또 "음식접 주인 운운으로 본의 아니게 마음의 상처를 입으셨을 모든 분들께 그것은 결코 내 진심이 아니며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최 의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사죄드립니다'라는 제목의 A4 용지 1장 분량의 짤막한 기자회견문만 낭독한 채 기자들의 질문공세를 뒤로 하고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최 의원의 기자회견장에선 일부 민주노동당 여성 당직자들이 "최연희는 사퇴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다음은 최 의원 기자회견문 전문

***사죄드립니다**

공인으로서 물의를 일으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저를 그토록 아껴주신 지역주민 여러분께도 용서를 빕니다. 무엇보다 당사자 분인 여기자분에 대하여는 아무리 술자리 과음 상태라고 하더라도 저의 큰 잘못과 과오로 견디기 힘든 어려움을 드려 이 자리를 빌어 진정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지금까지 국민의 공복으로서, 지역의 대변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스스로를 채찍 하며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보좌진들에게도 국민의 세금으로 살아가는 우리 공무원들은 월급에 부끄럽지 않게 항상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독려하면서 살아 왔습니다.

지난 몇 주간 제 혼자서 심적인 공황 상태를 벗어나보고자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동안 뼈를 깎는 아픔과 회한의 눈물을 흘리면서 수도 없이 죽음의 문턱도 다녀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항상 저를 격려했던 지역주민들이 떠올랐고, 주말도 없이 일에 묻혀 애비 노릇 제대로 못했던 자식들과 가족들이 눈에 밟혀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 회한의 눈물만 흘려야 했습니다.

제가 정치를 시작한 이후 내 모든 열정을 다 바쳐 일해 왔던 한나라당을 당직도 모두 내어놓고 눈물을 삼키며 제 스스로 떠나야만 했습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평소 함께 일하면서 저를 잘 알고 계시는 동료 의원들에 의해 사퇴촉구 결의안이 발의됐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왜 정치를 시작했는지 후회도 됩니다. 무엇을 위해 일에만 묻혀 살아 왔는지 회한도 듭니다.

60평생 지역과 사회를 위해 쌓아 온 공든탑은 하루아침에 무너지게 됐고, 언론을 통해 어느새 저는 파렴치한 인간이 되었고 죽일 놈이 되어 버렸습니다.

더 이상 흘릴 눈물도 없습니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그 눈물로 호소 드립니다. 저를 아시는 모든 분들께 한번만 물어봐 주기시기를 바랍니다. 여태까지 결코 그런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살아 오지는 않았습니다.

지난 주 동아일보 기자 분들이 검찰에 고발을 했다고 들었습다. 그에 따른 판단을 따르겠습니다. 다만 국민의 공복으로서 항상 최선을 다해 왔던 국회의원 최연희에 대한 최종 판단을 그때까지만이라도 잠시 유보해줄 것을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과 여기자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특히 여기자분께는 시간을 허락해준다면 정중히 다시 사죄토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음식점 주인 운운으로 본의 아니게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된 모든 분들께 그것은 결코 제 진심이 아니며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본인의 부덕으로 동아일보와 기자분 모두에게 누를 끼쳐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하며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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