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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ㆍ보리 이모작 재개하고 해외 식량기지도 개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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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쌀ㆍ보리 이모작 재개하고 해외 식량기지도 개발해야"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4/29] 작물과학원 김제규 원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최근 곡물값이 폭등하면서 식량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작년 3월 이래 밀은 135%, 쌀은 75%나 가격이 상승했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식량위기는 소리 없는 쓰나미라고도 불리는데요 특히 얼마 전 제주도에서 열린 제5차 세계작물학회에서는 쌀의 자급률이 높아 그나마 안심이었던 우리나라도 식량 위기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농촌진흥청 작물과학원 김제규 신임원장과 함께 식량위기의 심각성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장기적인 대책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작물과학원 김제규 원장입니다. 김제규 원장은 1950년 경북 영주 출생으로 77년 건국대 농대를 졸업했고 88년 국립 필리핀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79년 농업연구사로 농촌진흥청 영남작물시험장에서 농업연구사를 시작으로 30여 년간 벼 육종과 재배분야에서 전문가로 연구했으며 작물생리생태과장, 본청 국제기술협력과장, 영남농업연구소장을 역임했습니다. 지난 11일 농촌진흥청 작물과학원 신임 원장으로 취임했습니다.

박인규 : 얼마 안 지났지만 취임 축하드리고 요즘 식량위기가 한창이어서 어깨가 무거우실 것 같긴 한데 취임소감과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서 간단히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제규 : 안녕하십니까? 저는 농촌진흥청 작물과학원의 김제규 원장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농산업과 농촌진흥청은 그 어느 때보다 아주 어려운 시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작물과학원의 전 직원들과 더불어 국민들에게 품질 좋고 안전성 높은 먹거리를 충분히 제공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인규 : 작물과학원이 뭐하는 곳인지 모르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서 농촌진흥청에 몇 개 연구기관이 있고 작물과학원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 ⓒ프레시안

김제규 :
작물과학원을 소개하기 전에 농촌진흥청을 먼저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농촌진흥청에는 8개의 연구기관과 한 개의 전문대학이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에선 작물, 원예, 축산, 농업환경 등 농업 여러 분야의 연구와 지도, 교육을 총괄하는 국가기관입니다. 작물과학원은 농진청에 속하는 연구기관으로서 쌀, 보리, 밀, 콩, 옥수수 등 식량작물과 약용작물의 새로운 품종과 재배기술을 개발하는 국가연구기관입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70년대 보릿고개가 한창일 때 저희 작물과학원은 통일벼를 개발해서 민족의 숙원이었던 쌀을 자급했던 주역입니다.

박인규 : 통일벼. 저도 기억이 나는데 77년도에 쌀 자급했다고 해서 쌀막걸리 처음 나와서 먹던 기억이 나는데, 통일벼를 만든 데가 작물과학원이군요.

요즘 곡물값이 엄청나게 치솟으면서 일부 국가에선 폭동까지 일어나고 있어요. 최근 세계작물학회, 세계 농업올림픽이라고도 한다는데 제주도에서 열렸죠? 어떤 학회였습니까?

김제규 : 세계작물학회는 세계농업연구의 올림픽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작물연구의 국제적 상호이해와 협력을 논하는 학회입니다.1992년도에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에서 창립돼서 4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국제학술대회입니다. 미국, 인도, 독일, 호주에서 개최됐고 이번에 5번째로 우리 제주에서 열렸으며 55개국에서 약 1700명이 참석해서 성황리에 진행됐습니다. 이번 학회에선 주로 연구에 대한 주제가 있었습니다만, 선언문에 나왔듯이 전 세계적 식량위기에 공동으로 대처하자는 선언문이 발표됐습니다.

박인규 : 시기가 시기인 만큼 아무래도 식량위기에 대해서 뭔가 역할을 해야되겠다. 어떻게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김제규 : 식량작물 연구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품종을 만들고 재배기술을 개발해서 농가에 보급해서 충분한 국민의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후진국을 지원하고 R&D를 지원하고 기술을 보급하는 쪽으로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최근에 식량위기 관련해서 농촌경제연구원 원장님도 모시고 말씀을 나눈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가 일단 쌀은 자급자족 가능하죠?

김제규 : 쌀은 거의 100% 자급자족이 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렇지만 밀이나 옥수수, 콩은 5%라고 들었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학회에서도 우리나라도 식량위기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다고 들었습니다. 어떻습니까?

김제규 : 지금 식량위기의 세계적 현황을 보면, 언론보도를 보면 필리핀 같은 경우는 식량부족으로 쌀을 수입하고 있고 국제시장에서 곡물가격이 상당 부분 오르고 있습니다.

박인규 : 필리핀이란 나라가 제가 알기론 다수확벼의 선구적인 나라라고 들었는데

김제규 : 벼 연구소가 있죠. 그래도 국가적인 농업기반이 취약해서 자급하지 못하고 쌀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우리는 필리핀에 비해서 적어도 쌀에 관한 한 상황이 좋은 거네요.

김제규 : 전반적으로 좋다고 볼 수 있고 아까 말씀하신 대로 세계적인 식량부족의 원인에 대해서는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우선 전 세계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또 기상이변에 따라 식량생산이 감소되고 있기 때문에. 두 번째는 개발도상국에서 경제성장에 따른 식량과 육류소비가 증가하는 게 원인이 되고. 세 번째로 최근 많은 양의 곡물이 바이오에너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부늗ㄹ이 식량을 부족하게 하는 요인이 되겠습니다.

박인규 : 최근에 외국에서 나온 칼럼을 보니 식량에서 사람이 먹는 건 실제로 전체 생산량 중 반 밖에 안 되고 나머지는 자동차와 가축이 먹는다는 지적까지 나왔더라구요

김제규 : 네. 그래서 앞으로는 저희가 기본적으로 식량이 확보돼야 될 것 같고 초대 세계작물협회 회장을 한 넬슨 박사는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곡물은 인간의 식량과 가축사료로 우선 제공돼야 되고 바이오디젤이나 이런 것들이 인간의 식량을 위협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박인규 : 일단 사람과 가축이 먹어야지 그걸 차에까지 주는 건 문제가 많다. 아무리 에너지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식량은 돈 주고 해외에서 사오면 된다는 얘기가 많았는데 이젠 돈 주고 사기도 힘들어졌어요. 국내에서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게 중요한 과제가 됐는데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해서 대책이 어떤 게 있을까요?

김제규 :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전체적으로 27%밖에 안 됩니다. 쌀을 제외하면 5%라고 합니다. 식량자급률 제고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먼저 국내 생산과 비축을 늘리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봅니다. 쌀이나 보리, 밀, 콩, 옥수수 이런 주요 작물들에 대해서는 단위면적당 수량이 높은 품종과 재배기술을 개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고, 두 번째로는 한정된 경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으로, 겨울철에 대부분 논과 밭을 놀리고 있는데 6,70년대처럼 겨울에도 보리마 밀을 재배하면 상당량의 식량생산이 가능하고 토지이용도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또 세 번째로는 겨울철 논 일부에 우리가 사료용 귀리나 호밀을 심으면 수입사료를 대체할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먹을 먹거리를 가능한 많이 생산하고 해외로부터 안정적으로 곡물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들이 우리 안정적인 식량확보의 핵심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인규 : 겨울에 보리나 밀, 사료용 귀리를 논에서 키워보자. 그동안 그걸 안 했던 건 쉽게 말하면 경제성이 안 맞아섭니까?

김제규 : 사실 과거엔 우리가 밀, 보리를 논에 심어 이모작을 해서 식량을 충당했지만 지금은 밀, 보리에 대한 경제성이 상당히 낮습니다. 그래서 농업인들이 실제로 잘 심지 않고 있죠. 그래서 안정적으로 식량을 공급하기 위해선 아마 미맥이모작 체제가 다시 도입돼야 되고 정부에서도 이런 부분에 대해 일정 부분 지원해야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박인규 : 어쨌든 국내 식량자급이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등장했는데 일부에서는 쌀을 우리가 자급한다지만 앞으로 통일에 대비해서 쌀 증산도 필요하지 않느냐는 말씀도 하세요. 작물과학원에서 벼품종도 계속 개발하고 계신 거죠?

김제규 : 네. 작물과학원에선 벼품종을 처음부터 개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녹색혁명 관련해서 통일벼를 만들었습니다만 92년도 이후에는 맛이 떨어진다고 해서 농가에서 전부 재배를 중단했습니다. 그래도 농촌진흥청에선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해서 내부적으로 다수확풍종 개발을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현재까지 8개의 다수확품종을 개발했는데 그 중에서 한아름벼는 단보당 쌀수량이 약 753킬로 나오는데 이 수량은 일반벼 품종보다 약 40% 정도 수량이 높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단보당 1000킬로까지 낼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단보면 300평입니까? 요즘으로 하면 1000평방미터. 지금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 있는 쌀품종은 대략 몇 가지나 됩니까?

▲ ⓒ프레시안

김제규 :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품종은 전부 292개가 됩니다. 1906년도에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인 농업연구기관인 권업모범장이 설계됐습니다. 그 이후 전부 292개 품종이 개발됐고 농가에서 실제 재배되는 품종은 약 160개가 재배됐습니다. 많습니다. 그 중 상위 10개품종이 전체 재배면적의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 개 품종이 연속해서 재배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시대에 따라서 소비자나 농민들이 좋아하는 품종이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품종이 몇 년간 재배되고 또 다른 품종으로 대체되고 해서, 품종은 시대와 소비자 요구에 따라서 계속 새로운 모습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박인규 : 예전엔 다수확이 중요했지만 요즘 쌀에 관해서는 사실 쌀소비량도 줄고 있고 맛있는 쌀을 찾으시는 분들이 많아서 품질 좋은 쌀을 만드는 것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요즘 우리나라에서 밥맛 좋은 쌀은 어떤 게 있을까요?

김제규 : 95년 이후 우리는 다수확하던 품종육성을 맛 좋은 쌀 육성으로 바꿨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나라에서 육성되는 품종 대부분이 맛이 좋습니다만. 특히 5년 전부터 고품질 최고품질표라고 개발했습니다. 그래서 운광벼라든지 호품벼 이런 품종들은 맛뿐 아니라 외형도 보기 좋고 도정수율이라고 해서 대단히 좋습니다.

박인규 : 벼를 깎았을 떄 나오는 양이 많다는 건가요?

김제규 : 좋은 쌀이 나오는 양이 많은 걸 얘기합니다. 이런 최고품질벼 위주로 우리가 앞으로 농가에 보급함으로 해서 더 좋은 양질의 맛 좋은 쌀품종을 보급하겠습니다.

박인규 : 예전에는 논을 공장부지라든가... 바꾸면 땅값이 오르니까 뭐하러 농사 짓냐고 농사를 안 짓는 논이 많다던데 이모작을 하기위해서는 다시 놀고 있는 논을 활용시켜야 할 텐데 문제는 없습니까?

김제규 : 우리나라의 휴경논은 2006년도 통계를 보면 전국적으로 약 2만 ha 정도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전국 논면적의 약 0.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약 10만 톤 정도 쌀을 생산할 수 있는데, 이 정도로는 국내 쌀수급에 큰 영향을 준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휴경지에는 경관작물을 심는다든지 해서 필요시 언제라도 벼를 심을 수 있는 논의 형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논의 형태가 유지돼야만 필요할 때 바로 벼를 심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논의 형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쌀 제외한 곡물 자급률은 5%다. 특히 밀 같은 경우는 0.2%다. 밀이나 옥수수, 콩 이런 다른 작물에 관한 연구도 하십니까?

김제규 : 저희 작물과학원에선 쌀뿐 아니고 밀, 보리, 콩, 옥수수 등 주요 식량작물에 대한 연구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쌀은 현재까지 주로 품질 좋고 친환경적인 품종을 만들고, 기타 곡물들은 용도에 맞는 품종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보리의 경우는 현재 농가수량이 약 300킬로 정도인데 중장기적으로 400 내지 500킬로까지 높일 예정이고, 식이섬유 함량이 10%까지 높은 보리를 개발 예정이고. 콩은 용도가 다양합니다. 그리고 콩의 원산지는 우리 한반도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자원이 세계적으로 가장 많습니다. 예를 들어 두부용 콩이나 간장 된장 만드는 장용 콩이나 콩나물콩이라든지. 밥에 넣는 콩이라든지, 이런 다양한 콩의 특성에 맞는 품종을 개발하고 있고. 옥수수는 맛 좋고 당도 높은 찰옥수수와 수량이 많은 사료용 옥수수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세계적인 식량위기 속에서 농업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고 있습니다. 최근 정부에서는 농진청을 민영화하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는 걸로 아는데 농진청에 계신 분의 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제규 : 대단히 어려운 질문인데, 농업은 다른 분야에 비해서 산업화가 아주 미흡한 분야입니다. 경제성이나 수익성이... 그리고 생산기간도 많이 걸립니다. 그러나 농산물은 국민의 기초식량이고 음식, 부산물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반드시 자급하고 공급해서 지켜야 할 부분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만약 이런 부분으로 간다면 산업화가 가능한 일부분은 점진적으로 우리가 기능을 넘겨줄 수 있는 부분이 있고. 그러나 기초분야나 식량안보분야, 이런 부분들은 국가에서 장기적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지원해야만 국민식량과 국민식량안보를 위해 꼭 필요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박인규 : 우리가 아무리 식량자급률을 높이려고 노력한다고 해도 인구밀도가 높고 경작지가 적기 때문에 국내에서만 아무리 해봐야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어요. 최근에 정부에서 몽골에 대규모 식량기지를 건설하겠다고 했는데 식량기지라는 게 어떤 겁니까

김제규 : 해외식량기지는 국내에서 식량이 부족할 때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법으로, 해외에서 식량을 생산해 들어오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선 해외식량기지를 건설하려면 정부에서 관련정보를 조사하고 외교적 지원을 받아야 될 것 같습니다. 아울러 수요자금과 기술지원이 제도적으로 마련돼야 될 것 같습니다. 우리 농촌진흥청에선 해외식량기지를 구축하게 되면 해외농업자문단을 구성해서 기술적 지원을 충분히 할 계획입니다.

박인규 : 몽골을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일부에서는 몽골은 너무 북쪽이어서 쌀농사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던데요

김제규 : 몽고는 상당히 기온이 쌀재배는 맞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몽골의 할흐골이라는 지역에서 논의되고 있는 걸로 아는데, 이 지역은 인근에 바이르 호수와 할흐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연간 강수량도 270밀리 정도 돼서 벼재배는 사실 좀 어렵습니다. 그러나 관개시설이 좀 준비되면 밀이나 옥수수, 감자, 고구마 이런 작물들의 재배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입지조건과 경제성에 대해서 전문가와 치밀한 조사와 전략적 접근이 우선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무엇보다 식량기지를 건설하려면 경제성이 맞아야 될 것 같은데 식량기지를 건설하면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까?

김제규 : 우선 국내보다 낮은 임차료. 낮은 현지임금으로 생산비를 대폭 감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 식량재고량 관련해서 계획생산이 가능합니다. 흉작에 대비해서 국내생산량 감소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대처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서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김원장께서는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에 한국농장이 있는 지역을 가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김제규 : 지난번에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 ⓒ프레시안

박인규 :
일본 같은 나라는 남미에 일본 국토만큼 되는 농토를 갖고 있다, 해외식량기지가 상당히 잘 돼 있다고 들었는데, 1960년대에 우리가 아르헨티나나 브라질로 농업이민을 많이 보냈고, 78년도에는 쌀생산을 위해서 아르헨티나에 2만 ha 이상 땅을 샀다던데 실제로 농사 짓는 분은 안 계신 걸로 알고 있어요. 왜 어려울까요?

김제규 : 아르헨티나에 78년도에 식량기지를 준비했습니다만 그곳 토양 등 입지조건이 맞지 않아서 당시 농업이민을 많이 가셨는데 현지 정착과정에서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였고 또 현장에 적응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서 농업을 포기하신 분이 많고 다른 의류산업 이런 쪽으로 직장을 옮기신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해외식량기지건설은 무엇보다 면밀한 사전의 타당성조사가 필수라고 봅니다. 예를 들면 재배대상작물과 토양, 기후, 수자원 이런 자연여건이 우선 충분히 안정적으로 준비돼야 되고. 다음은 물을 대는 관배수시설이나 농지규모, 또는 운송거리를 고려한 경제성이 준비돼야 합니다. 아울러 정부 상호간의 투자유지조건도 따져봐야겠죠.

박인규 : 우리가 몽골을 식량기지 후보지의 하나로 거론하고 있는데 실제로 그 지역에 대한 사전조사가 상당히 된 건 아니라고 봐야겠죠?

김제규 : 그 부분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앞으로 몽골 쪽을 식량기지로 활용한다고 하면 농업관련 전문가와 정책 하시는 분들이 충분한 조사를 해서 좋은 성과를 볼 것으로 생각합니다.

박인규 : 무엇보다 치밀한 사전조사가 중요하다.
혹시 작물과학원에서도 해외식량기지에 관한 사전조사나 사전연구 같은 게 돼 있습니까?

김제규 : 저희 농촌진흥청에는 국제기술협력과가 있습니다. 거기를 중심으로 해서 지금 준비단계인 걸로 압니다.

박인규 : 물론 아주 초보적인 연구겠지만 지금 몽골을 많이 얘기하고 있는데, 제가 듣기론 호주도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작물과학원에서 알아본 중에 해외식량기지 중 이러저러한 국가나 지역이 유망하다. 그런 데가 어디가 있을까요?

김제규 : 정확히 국가를 지적하긴 어려운 부분이 있고 임금이나 기후조건이 잘 맞는 동남아 지역이나 아프리카, 대규모 생산이 가능한 남미, 호주 이런 부분도 충분히 가능성이 많은 지역으로 봅니다.

박인규 : 어떤 분들은 우리가 직접 나가서 농사를 짓기보다는 현지 농장과 장기계약을 해서 독점공급하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제안하시던데요

김제규 : 아마 실제 추진하는 과정에서여러 방법이 있겠습니다만 우리가 나가서 농사짓고 하는 것들은 우리가 안정적으로 생산량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고, 또 우리 기술을 그쪽에 전달하는 국제적 교류에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결국 우리가 돈을 주고 사오는 게 되는데, 우리가 나가서 농사를 짓고 기술을 전수하고 또 그쪽에서 필요한 많은 농업정보 토양정보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일단 그쪽 지역에 생산을 맡기기보다는 직접 나가서 농업기술을 수집하고 접하는 게 유리하다. 식량안보라는 말이 저희 사전에서 사라지는 것 같다가 다시 중요해졌어요. 우리나라 식량자급도는 농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장기적으로 이런 방향이 중요할 것 같다. 그런 마무리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제규 : 식량자급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선 우리 농산업은 민간기업의 참여가 매우 어려운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수익성이 낮아서. 그래서 국가 차원의 R&D 투자를 장기적으로 지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두 번째로는 농산업이 국제적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원천기술이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서는 전문연구인력을 지속적으로 양성하고 이런 사람들이 좋은 연구성과를 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로 우리 농산업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품질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기능성 식품개발 또는 고품질 품종개발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게 중요하겠고요. 마지막으로 국내생산량을 최대한 높일 수 있도록 품종과 기술을 개발하는 게 중요하겠지만 우리의 20% 밖에 안 되는 자급도를 감안할 때 보다 안정적인 식량공급선을 확보하기 위해선 해외에 식량기지를 구축할 필요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는 농업전문가뿐 아니라 국제협력분야에도 역할이 크게 기대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지금까지 농업은 시대에 뒤떨어진, 거의 필요 없는 산업이라고 생각했는데 먹지 못하면 사람이 살 수 없죠.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 농업, 곡물자급률을 높이기 위해서 많은 고민과 대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작물과학원의 활약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제규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농촌진흥청 작물과학원 김제규 신임원장과 함께 식량위기의 심각성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장기적인 대책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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