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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리퀘스트' 시청자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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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사랑의 리퀘스트' 시청자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1/07] 어린이재단 김석산 회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우리 주위 불우한 이웃이나 난치병으로 고통 받는 이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그들에게 시청자들의 ARS 성금을 모아 전달하는 KBS 1TV '사랑의 리퀘스트'가 방송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지난 연말.. 경기침체에 대선 정국까지 맞물리면서 사회복지시설을 찾는 온정의 손길이 오히려 줄어들었고 구세군은 모금을 시작한 지 79년 만에 처음으로 모금 목표액을 채우지 못해 활동기간을 연장하기도 했었는데요 이런 가운데서도 KBS 1TV '사랑의 리퀘스트'에선 사랑의 전화 한 통화 한 통화, 1000원의 작은 정성이 모여 지난 10년간 자그마치 605억 원의 결실을 맺었습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사랑의 리퀘스트' 운영위원장인 어린이재단 김석산 회장을 초대해 '사랑의 리퀘스트' 10주년의 성과와 의미를 되짚어보고 우리 사회에서 나눔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어린이재단 김석산 회장입니다. 김석산 회장은 1941년 일본 교토 출생으로 1963년 경희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고 2001년 숭실대에서 사회사업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63년 한국복지재단에 입사해 사무총장과 부회장 등을 거쳐 95년 회장으로 취임했습니다.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 회장과 사단법인 We Start 운동본부 대표도 맡고 있습니다. 또, 1997년부터 방송된 KBS 1TV '사랑의 리퀘스트'의 후원금 운영위원장으로서 사연접수 및 검증, 후원금 지원 등의 운영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우선 축하드립니다. 사랑의 리퀘스트가 10주년을 맞았는데,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

김석산 : 감회가 특별하죠. 전 감동의 연속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시청자들이 TV앞에 나와서 주말마다 전화 한 통을 돌려서 수많은 아동들을 지원하는 그야 말로 세계에 유례없는 방송에 제가 파트너로서 10주년을 맞았다는 것. 도움받은 사람들한테나 전화 거신 분들, 모든 분들한테 대단히 의미가 있는 10년이라고 생각했고. 그걸 담당하는 입장에서 서는 그야 말로 감동을 늘 느끼면서 살아왔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박인규 : 사랑의 리퀘스트 첫 방송이 1997년 10월인가였고 행사는 지난 연말에.. 행사가 굉장히 많았다고 들었습니다만 소개를 좀 해주시죠.

김석산 : 그때, 그동안 모아진 돈에 대해서도 보고를 드렸고. 또 수혜자들 대표들이 나와서 자기들 재활된 걸 자랑스럽게 국민들한테 보고도 했고, 최불암씨 등 많은 연예인들이 나와서 협조를 해주셔서 그 날 행사를 통해서 10년 동안 이룩한 KBS 사랑의 리퀘스트 업적을 되새기는 감동적인 시간이 있었고. 특별히 고통 속에서 재활한 사람들이 나와서 자기들이 사회적으로 훌륭한 사람들이 됐다는 걸 시청자들한테 직접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 ⓒ프레시안

박인규 :
방송이 주체가 돼서 어려운 분과, 또 그 분을 돕고자 하는 분들을 연결시키는 프로는 세계에서 사상 유례가 없다. 이런 말씀을 해주셨는데 어떻게 해서 사랑의 리퀘스트란 방송을 하게 됐는지 시작이 궁금하네요.

김석산 : 오락프로그램에 사회봉사, 사회공헌을 접목시키면 어떤가. 그런 아이디어가 떠올랐던가 봐요. 그래서 그 분들이 모임을 주선하시고 그런 아이디어를 아주 새로운, 그야 말로 세계에 유례없는 오락과 사회공헌이 접목된 프로그램을 만들어냈죠. 시청자들이 노래를 들으면서 노래 신청곡도 접수하고 나오는 가수들한테 즐거움을 느끼면서 또 다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한테 전화를 걸어서 후원금을 준다는, 그야 말로 독특한. 아마 저는 모금을 하는 입장에서 모금사례도 발표하고 공부도 해봤지만 이런 모금방법은 세계에서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지난 연말 10주년 기념행사에서 그동안의 성과도 보고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ARS 성금으로 1000원씩 내신 게 지난 10년간 605억 원. 구체적으로 605억 원의 도움을 받으신 분들은 몇 분이나 되나요?

김석산 : 5000 명이 넘습니다. 정확하게는 5020명 되시는데 그 분들 유형을 보면 난치병을 앓고 계신 분, 학업이 어려운 분들, 주택에 문제가 있는 분도 있고, 특별히 암, 소아암이라든지 암으로 치료를 못 받는 분도 있고. 우리 정부나 도와야 될 그런 분들을 골라서 도와드렸죠.

박인규 : 주로 난치병, 백혈병이라든가 그런 환자들에 대한 지원이 제일 많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김석산 : 그렇습니다. 의료비 지원이, 수술비. 물론 수술할 때 친척한테 피를 받는다든지 여러 가지 그런 건 있었지만 그야 말로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도저히 재활할 수 없는 분들한테 사랑의 리퀘스트가 목숨을 구해주고 사회 재활을 시켜줬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박인규 : 김석산 회장께서는 사랑의 리퀘스트 후원금 운영위원장을 10년 동안 맡아오셨는데, 궁금한 건 그럼 도움을 받아야 될 사람들을 골라서 사연을 소개하고 ARS성금이 들어오면 전달하는 거 아닙니까? 그 과정이 어떻게 돼 있는지 궁금하네요.

김석산 : 저희들이 우선 KBS하고 이 사업을 파트너로서 하게 됐다는 데에 대단히 자부심을 갖고 있고요. 전국의 모든 조직을 동원해서 KBS 사랑의 리퀘스트의 후원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그야 말로 물밀듯 쇄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를 빌어서 말씀드리면 죄송하게 생각하는 게, 많은 분들이 혜택을 못 받는 경우가 있거든요. 아주 긴급하고 아주 심각한 분들을 도와주기 때문에, 그래서 한때는 사랑의 리퀘스트가 문턱이 높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만. 그러나 전국에 있는 병원, 시설, 사회복지기관 등에서 후원받을 분들을 모으면 저희들이 기초심사를 해서 사회사업가들이, 또 KBS와 상의해서. 그래서 그 중에서 뛰어난 분들은 특별히 도움이 필요한 분들은 방송에 내보내고, 방송에 나가진 않지만 저희들이 도와줄 사람들을 또 사랑의 리퀘스트 운영위원회가 구성돼 있지 않습니까. 운영위원회에서 아주 투명한 심사를 거쳐서 객관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우리 정신은 치료를 통해서 그 사람이 재활할 수 있어야지, 아픈 분한테 무조건, 내일모레 돌아가실 분들을 지원하진 않습니다. 재활이 가능하신 분들한테 줘서 후원금이 생산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그런 기준에서 도와주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러니까 방송에 나간 분들한테만 후원금이 가는 건 아니군요.
안 나간 분들한테도 가는군요.

김석산 : 그렇습니다. 방송에 나간 분들은 극히 소수고요 그 외 많은 분들이 심사위원들 통해서 도움을 받고 그렇게 하고 있죠.

박인규 : 방송에 사연이 소개되는 사람들을 어떻게 고르느냐. 지금 심사위원 말씀을 하셨습니다만 약간 공정성이나 투명성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시는 분들은 없습니까?

김석산 : 혜택을 못 받으신 분들이 가끔 전화를 해요. 나는 왜 혜택이 안 되느냐. 나도 딱해 죽겠고 나도 내일모레 목숨이 간당간당한다. 그런 말씀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희는 기준이 있습니다. 말씀드린 대로 귀중한 후원금을 투입해서 효과가 있어야 되는데, 의학적 사회적으로, 그런 쪽으로 우리가 집중해서 도움을 주기 때문에 그건 심사위원들이 우리가, 거기는 회계사도 계시고 변호사도 계시고 사회사업가도 계시고 그런 분들이 아주 여러 방면으로 공정하게 심사하시고 의사선생님도 두 분 계셨어요. 그래서 신청도 물론 정확하게 되고 우리 재단에서 기초심사도 하고. 그 다음 본심사, 운영위원회 심사에서 굉장히 까다롭게 투명하게 해서. 국민들한테 보답하는 게 바로 그거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재활가능성이 높은 분들에게 우선 지원한다면 아무래도 어린이들이 많을 것 같아요. 그동안 사랑의 리퀘스트의 지원을 받아서 재활에 성공한 어린이랄까 환자들은 대략 몇 분쯤 되십니까?

김석산 : 저희들이 아까 말씀드렸던 한 5천 명 넘게 후원을 받았지 않습니까? 그 아동들이 거의 다 재활이 됐다고 저는 보고요. 물론 치료 도중에 돌아가신 분도 있고 , 어떤 분은 후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는데도 불구하고 수술하기 전에 돌아가신 분들도 계십니다만. 그 분들이 소아암이라든지 백혈병, 암, 또 가난해서 집이 없어서 쫓겨나실 분들. 여러 사회의 모든 분야에 걸쳐서 우리가 도움을 줬습니다.

박인규 :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는데, 한 5천 명 가까이 지원하시다 보면 여러 기쁜 사연도 있고 슬픈 사연도 있을 테고. 기억에 남는 분들이 꽤 있을 것 같은데요 한두 분 소개를 해주시죠.

김석산 : 그렇습니다. 어떤 분들은 꼭 도움을 주고 싶은데 소위 말하면 의료적인 지원을 해서 효과가 없는 분들은 또 우리가 못 도와줄 때 눈물이 나고요. 특별방송에서 소개됐지만, 화재로 두 부모를 잃고 할머니와 어렵게 살아가는 승수와 민수 형제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화상으로 손가락과 두 팔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었는데도, 치료과정을 통해서 그런 어려움을 극복해서 지난번 특집방송 때 와서 피아노를 연주해 줬어요. 그런 천 원의 기적을 실증적으로 국민들한테 보여줬다. 또 인천에 사는 1.5kg 세 쌍둥이가 건장하게 성장해서 이제 지난번 초등학생이 돼서 10주년 방송에 나와서 방송을 시청을 하기도 했고요.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여동생에게 조혈모세포를 이식해 주고 넉넉하지 못한 살림이지만 학업에 전념해서 이번에 서울 모 대학에 약학과에 입학한 진수 아동이 있거든요. 이런 아동들을 제가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인규 : 김회장께서는 처음 방송부터 10년간 쭉 보아오셨겠지만, 그렇게 도움을 받는 분 말고 방송이나 복지재단 쪽에서 도움을 주는 일을 하시는 분들 중에서 특히 꼽으실 만한 분은 안 계십니까?

김석산 : 훌륭한 분이 많습니다. 매주 천원 돌리시는 분들도 귀중하시만, 남대문에서 안경점을 운영하시면서 그 분이 이름 잘 안 밝히시는 분인데 자기 재산 30억을 사랑의 리퀘스트에 기증하셨고. 어떤 분은 택시기사 하시는 분인데 2500회에서 매번 한 번도 안 빼고 전화를 해주시는. 가수 현숙씨는 여기 나와서 제일 많이 노래를 불러주신 가수이신데요, 매년 4천만원의 기금을 주셔서 시골의 독거노인들, 목욕탕이 없는 동네에 들어가서 목욕차량을 기증해 줘서, 네 번째나 차를 사주셨거든요. 이번에 2008년에도 차량을 사주겠다고 결정을 해줬습니다.

박인규 : 그 분이 효녀가수로 알려져 있는데 참 좋은 일 많이 하시는군요.

김석산 : 예. 그리고 택시기사 이병일씨도 좋은 일을 하셨습니다.

박인규 : 지난 10년 동안 605억 원을 모금했다면 연 평균 한 60억 원을 모금한 건데 추세를 보면 98년도인가에 72억 원으로 최고였고 지금은 많이 줄어들어서 한 2,30억이라고 해요

▲ ⓒ프레시안

김석산 :
모르겠습니다. 아마 국민들이 우리 사회가 조금 좋아져서 도움을 받을 사람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하시는지 모르지만요. 어떻든 방송 시간대도 조금 빨라졌고.

박인규 : 말하자면 골든타임에서 조금 당겨졌나요?

김석산 : 그렇습니다. 토요일 5시면 어중간하잖아요. 가정에서 TV 보시기에. 그런데 국민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건 여전히 우리가 도와줘야 할 사람이 많이 있고. 사실 그 전에는 한 통화에 천 원씩만 했거든요. 지금은 세 통화까지, 3천원까지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후원금이 줄어들었다는 건 걱정되는 부분이 없지 않은데요. 그러나 저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국민들의 자선의 마음을 믿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사랑의 리퀘스트가 계속 그런 역할을 하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방송을 타신 김에 사랑의 리퀘스트 참여하려면 방송 때 ARS 전화만 해야 되는 겁니까? 아니면 어떤 방법으로 참여할 수 있는 겁니까?

김석산 : KBS도 하지만, 전화 서울번호 2065-9933으로 전화하시면 자세한 안내가 되고요. 기금을 내신다든지 방송 외에 도움을 주시는 다양한 방법이 있고 안내가 되죠.

박인규 : 반대로 사랑의 리퀘스트를 통해서 도움을 받고 싶다, 그런 분도 이 전화로 하면 됩니까?

김석산 : 물론이죠. 이 전화로 하시면 전문가들 상담을 하고 만나 뵙고 경제적인 요건 같은 걸 조사하고 해서 적극적으로 사랑의 리퀘스트의 도움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02-2065-9933. 사랑의 리퀘스트에 도움 주실 분, 받으실 분. 이쪽으로 전화하시면...
김회장님 모셨으니까 어린이재단에 대해서 말씀을 나눠보죠. 저희가 소개를 한국복지재단이라고 소개를 드렸는데, 어린이재단이라고 이름을 바꿨다고 해요.

김석산 : 네. 우리 재단이 사실 미국 CCF의 도움을 받아서 CCF한국지부였는데요. 기독교아동재단. 그런데 외국기관이거든요. 한국동란 때 여기서 150개 기관이 일을 했어요. 그런데 CCF는 뿌리를 남기고 한국을 떠났어요. 우리한테 무교동에 건물도 남겨주고 독립을 우리한테 시키면서, 이름을 정할 때 우리가 한국어린이재단으로 독립을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장애아도 돕고 노인도 돕고 사업이 확장되니까 한국복지재단이라고 그랬었는데요. 그래도 아동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이 꼭 필요하다. 정부에서 노인, 장애인들에 대해서 지원이 많아졌어요. 그런데 아동은 오히려 비교적 소외되고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 희망이 아동한테 더 집중하고 싶다. 또 국민들이 저희 재단을 이해하는데 이름하고 하는 사업하고 같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어린이재단, 아.. 어린이 돕는 기관이다. 할 수 있어서, 금년 1월부터 하기로 했습니다만 사실 가정에 어린이도 있고 노인도 있고 장애인도 있는데 어린이만 따로 떼어서 도와줄 순 없지 않습니까. 가정과 지역사회를 다 같이 도와주니까 아무래도 중심이 어린이한테 가겠지만 저희들이 여태까지 해온 일에는 큰 변동이 없습니다.

박인규 : 한국어린이재단으로 출발해서 한국복지재단이 됐다가 다시 한 번 어린이 쪽으로 집중하자, 어린이재단으로 이름을 바꾸셨는데. 물론 어린이를 돕다 보면 부모도 돕게 되긴 합니다만, 그래도 어린이재단으로 이름을 바꾸시면서 올해에 특별하게 역점을 두는 사업 같은 게 있으면 소개해 주시죠.

김석산 : 저희들이 우선은 과거에 미국 후원자들의 도움을 받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세계 여러 나라에 못 사는 나라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에티오피아도 6.25 때 우리나라에 군대를 보내줬는데 거기 GNP가 125불이에요. 우간다도 그렇고 스리랑카, 그러니까 외국의 영양실조에 걸려서 죽어가는 어린이들을 돕는, 해외아동 지원에도 특별한 관심을 가지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해방 이후, 그리고 6.25전쟁 이후 저희가 외국으로부터 받은 도움을 이제는 돌려주겠다. 그런 의미로 볼 수 있겠네요.

김석산 : 네. 우리나라가 또 세계 경제대국 10위권에 들었는데 나름대로 지구촌에서 역할을 해야 되거든요. 도움받았다는 어떤 빚 갚는 것도 있지만 우리 스스로도 인류사회를 위해서 뭔가 공헌하는 나라가 돼야 된다 하는 의미에서, 정부에서 하겠지만 민간까지 나서서 하는 게 대단히 중요하거든요

박인규 : 물론 에티오피아나 우간다라든가, 그런 외국의 어려운 어린이들을 돕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바로 우리 북쪽에도 굉장히 어린이들이 영양실조라든가 질병으로 고통을 많이 받고 있다는데. 어린이재단에서도 북한아동돕기운동을 많이 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김석산 : 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북한아동 돕는 게 정치적으로 간단하진 않습니다. 또 북한이 어려운 것에 대해서 우리가 적나라하게 얘기하는 것도 북조산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으시고. 그런 점이 있지만 사실 거기 어린이들이 굶고 헐벗고 있다는 건 사실이고. 그래서 저희 재단에서는 우선, 거기 육아원이라고 합니다만, 영아원인데 영아원 중에서 1년에 200불에 해당되는 물자를 지원해 줬고. 평양에 있는 아동병원의 의료시설을 도와주고 있기도 하고

박인규 : 지금 말씀하신 육아원은 한 군데 보내신다는 겁니까?

김석산 : 아닙니다. 다섯 개 하고 있습니다. 하나 동 당 200불에 해당되는 물자를. 그런 육아원이 14개가 있는데 저희는 그 중에 5개만 하고 있는 거고. 그 다음에 저희가 북한 평양에 식료공장을 세웠습니다. 1층에 빵공장, 2층에 과자공장, 3층에 사탕공장인데 거기서 하루에 10000개의 빵을 생산해서 육아원 아동들 유치원 아동들에게 나눠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루에 10000개 생산하는데 한 달에 한 2000만원 정도의 원료가 들어가거든요. 모든 원료를 저희들이 공급해주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 빵은 주로 어린이들에게만

김석산 : 네. 어린이들한테 주는데요, 저희들이 먹어보면 남쪽의 빵 못지않게 맛있습니다.

박인규 : 김회장님은 그동안 북한에 몇 번이나 다녀오셨습니까?

김석산 : 한 열댓번 갔다온 것 같습니다.

박인규 : 가시면 주로 어린이들을 보셨을 텐데 어린이들 상황을 보시면서 어떤 도움이 가장 필요한 것 같으세요?

김석산 : 제가 2001년도에 북쪽을 가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가고 있는데, 아동들의 모습이나 길거리 모습이 좋아지는 건 사실이지만, 그러나 거기 영양실조 문제가 있고 의료적인 시설문제가 있고. 그런데 가장 중요한 건 넉넉한 영양을 받을 수 있도록.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 애들이 잘 못 자라서 나중에 우리가 통일된 다음에 건전한 시민이 못된다면 우리 조국의 문제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영양 문제가 있고 의료 문제가 있고, 교육에 대해서는 거기는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북한 어린이 돕기를 사랑의 리퀘스트에서 하긴 어렵겠죠?

김석산 : 사랑의 리퀘스트를 통해서 북한사업을 하는 건 저는 괜찮다고 보는데요, 아마 방송국 정책도 있을 테고 국민들도 있으니까, 그런 것이 다 합해지면 아마 사회적인 분위기가 좋아지면 국민들이 아, KBS 사장님께서 잘 한다, 그렇게 용서해 주시겠죠 뭐

박인규 : 언젠가는 사랑의 리퀘스트를 통해서 북한 어린이 돕기 성금도 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김회장님은 63년도에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한국복지재단의 평직원으로 입사해서 45년 동안 계속 이 일만 하고 계시고. 특히 평직원 출신으로 회장 맡으신 건 거의 처음이라고 들었습니다만. 본인께서도 일찍 부모를 잃으시고 보육원 도움을 받고 자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김석산 : 예. 아까 소개하실 때 제가 교토 부근에서 출생한 걸로 돼 있는데, 사실 해방돼서 고국에 온 다음에 부모님을 다 여의고요

박인규 : 몇 살 때 돌아가셨습니까?

김석산 : 제가 아마 7살, 8살 때

박인규 : 정확하게 기억도 안 나실 정도로

김석산 : 네. 그래서 정확하게 말해서 대전 유성에 있는 천양원이라는 시설에서 보호를 받았고, 그 전에도 여러 곳을 전전했습니다만, 도움을 받아서 어머니께서 특별한 사랑을 해주셔서 공부를 했는데

박인규 : 어머니라면 천양원에서

김석산 : 천양원 원장님이십니다. 전 어머니라고 부르는데 어머니께서 그 어려운 가운데,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어려운 가운데 대학교를 보내주신다고 하셔서 열심히 공부를 했는데 제가 서울대학교를 떨어졌어요. 그래서 경희대학교에서 장학금을 받고.

박인규 : 말하자면 2차를 가신 거군요.

김석산 : 예. 그래서 열심히 공부했는데, 그 당시 우리 어린이재다 CCF는 우리 어머니한테 우리한테는 하나의 구세주였습니다. 정부지원이 적을 때 후원금을 줬기 때문에. 그런데 그 도움을 받은 기관의 직원이 된다는 건 저로선 처음에 상상도 못했을 거예요. 어쨌든 저는 시험을 봐서 거기 들어가서 제가 도움을 준 기관에서 열심히 일할 수밖에 없었을 거 아닙니까? 성심껏 정직하게 일했더니 회장에까지 이르게 돼서 오늘날 이 자리에서 방송을 통해 국민들한테 개인에 대한 이야기도 하게 됐습니다.

박인규 : 대학에 들어가실 때부터 사회복지를 하겠다고 마음먹으신 겁니까?

김석산 : 그렇죠. 어차피 저는 원조기관의 도움을 받았는데 그런 일을 하는 것을 전 자연스럽게 필생의 사명으로 여기게 됐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CCF에 들어갔는데 거기서 처음에는 임시번역사 일을 했고요. 제가 물론 영문과를 대학에서 나왔습니다만, 사회사업을 공부 안 할 수 없지 않습니까. 사회사업 공부도 해서 지금은 나름대로 사회복지사로서 일하고 있고. 제가 받은 큰 은혜, 정부로부터, 학교로부터, 미국 후원자로부터 받은 은혜를 보상하는 길은 누군가를 위해서 성심껏 일하는 길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그런 정신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보육원의 도움을 받고 자라서 복지재단의 평직원으로 시작해서 회장까지 올라가신 일생을 보면 우리나라 사회사업의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나라 사회복지사업의 성장? 어떻게 보세요?

▲ ⓒ프레시안

김석산 :
사실 우리나라가 사회복지가 지금은 상당히 잘 돼 있는 나라 중 하나라고 보지만. 한국동란 전에는 외국 선교사들이 일부 사회복지기관을 운영했지만 우리나라에서 나름대로 사회복지가 꿈틀대기 시작한 건 결국 한국동란입니다. 수많은 외국원조기관들이 한국에서 사업을 했고, 그러다 보니 그 사람들이 미국식 사회사업에 대한 뿌리를 한국에 내리기 시작했고. 한국 정부와 국민이 그것을 본받아서 이제는 스스로 남의 나라를 돕는 사회복지기관으로 발전됐습니다만, 사회복지사업 중에서 가장 먼저 발달한 게 시설복지, 아동복지. 사실 외국에선 시설복지가 처음 오는 건 아니거든요. 우리는 한국동란이라는 역사적인 큰 사건 때문에 시설복지 중심이 됐다가 차차 사회복지가 발전돼서 지역사회복지라든지 여러 가지 복지사업으로 발전돼가고 있고. 그래서 미국 원조를 받던 기관들이 자생해서 독립한 기관이 됐기도 하고 자생적으로 한국에서 사회복지기관들이 설립돼서 우리나라 사회사업이 꽃을 피우고 있다.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박인규 : 6.25전쟁 직후에는 부모 잃은 어린아이들을 거둬 키우는 게 가장 큰 일이었다면 아직도 복지수요는 많이 있거든요. 특히 노인이라든가 독거노인이라든가. 그런데 우리나라 사회복지사에 대한 대우가 좀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고 또 기업에서 좀 더 역할을 해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주문들도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김석산 : 우선 말씀을 드리면, 우리 경제적인 욕구가 있는 사람들한테 빈곤의 문제를 해결해 주면 오히려 사회사업의 역할이 간단해질 수 있을 겁니다.

박인규 : 자립할 수 있으면

김석산 : 그런데 사회가 변하면서 시민사회적인 문제가 돼서 경제적 힘으로도 해결 못하는 무수한 대상이 생겨요. 아동학대 문제가 생긴다든지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거든요. 그런 문제를 우리가 해결하는 게 큰 과제기도 한데요, 그런 과제를 해결하는데 정부 힘 가지고는 안 되지 않습니까. 사실 정부에서 국민들에게 많은 세금을 내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게 소위 복지국가개념인데 그런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관료화되기도 하고, 국민들 스스로가 정부하고 더불어 좋은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많은 대기업들이 요즘 소위 기업의 사회공헌 같은 것에 눈을 뜨기 시작해서 지원을 해준다는 것에 대해서 저는 우리나라 사회복지의 앞날이 밝다고 생각하고요. 물론 정부에도 예산을 올려서, 사회복지 부분의 정부예산은 과거 5년 동안 꽤 많이 인상됐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사회사업 종사자들의 대우가 어느 정도 돼야만 자기들도 스스로 힘을 내서 서비스를 줄 텐데, 저희들 봉급 수준이 아마 교사 봉급 수준, 공무원 봉급의 한 70% 밖에 안 됩니다. 그걸 우리들이 요구하는 거죠. 사실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자기들도 어떤 생계의 위협이 없어야 마음을 열고 친절히 베풀 거 아니겠습니까? 가장 우리가 핫이슈라고 하면 사회복지사들에게 대우를 잘 해주십시오. 그럼 그 분들이 더 좋은 서비스를 국민들에게 할 겁니다.

박인규 : 경제성장하고 개발하는 것도 좋지만 서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사람답게 사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런 사회를 위해서 마지막으로 청취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석산 : 사회사업기관의 대표 입장에서 청취자들한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 사회복지사업에 근무하는 모든 사람들은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고, 국민들과 후원자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수혜자들의 복지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그런 거거든요. 그런데 가끔가다 사회복지 하는 쪽을 불신하는 국민들이 있긴 합니다만, 더불어서 사회복지는 정부와 국민 이 중간에서 사회사업을 하고 있는 전문기관이 더불어 같이 힘을 합해서 우리나라에서 사회사업을 일으킬 수 있다, 발전시킬 수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의 빈곤가정아동도 돕도록 해야 된다고 생각했을 때... 저는 국민 여러분, 특별히 사랑의 리퀘스트 시청자 여러분께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책임감을 느끼면서, 잘 해야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우리 사회에서 고통받고 아프고 힘든 사람이 없어질 때까지 많은 역할 하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김석산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오늘은 방송 10주년을 맞은 KBS 1TV '사랑의 리퀘스트' 운영위원장인 어린이재단 김석산 회장을 초대해 '사랑의 리퀘스트' 10주년의 성과와 의미를 되짚어보고 우리 사회에서 나눔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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