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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선거는 날아가버렸고 아주 이상한 선거가 돼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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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정책선거는 날아가버렸고 아주 이상한 선거가 돼버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11/26] 한국 매니페스토 실천본부 강지원 대표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어제부터 대선 후보 공식 등록이 시작되면서 제 17대 대통령 선거전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습니다. 특히 이번 대선은 역대 대선 사상 가장 많은 후보가 등록하는 기록을 세워 그 어느 때보다 후보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하지만.. 대선을 20여일 남겨둔 지금 BBK 공방이나 범여권 단일화 등 각종 정치적 이슈들만 넘쳐 날 뿐 후보들의 공약은 제대로 검증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책선거와 참공약을 선택하는 매니페스토는 실종되고 각종 네거티브만 난무하고 있다는 지적인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참공약 선택 운동인 한국 매니페스토 실천본부 공동대표, 강지원 변호사를 초대해.. 매니페스토 운동의 의미가 뭔지 알아보고 제17대 대선후보들의 공약과 정책을 평가해 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한국 매니페스토 실천본부 강지원 대표입니다. 강지원 대표는 1949년 생으로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72년 제12회 행정고시에 합격했고, 1976년에는 제 28회 사법고시에 수석 합격했습니다. 전주와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를 지냈고 이후 서울보호관찰소장을 맡으면서 청소년문제에 관심을 가져 청소년보호위원회 초대위원장을 역임했습니다. 또, 청소년인권보호법률지원단 단장과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제6기 위원장을 지냈으며 현재, 어린이청소년포럼 대표, 푸르메재단 공동실행 대표로 활동하고 있고 한국 매니페스토 실천본부 공동상임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이제 대선이 한 달도 안 남았어요. 굉장히 바빠지실 것 같은데, 우선 매니페스토운동이 뭔지 간단하게 소개해 주시죠.

강지원 : 매니페스토라는 말은 영어기 때문에 아직 익숙하지 못한 점이 있어요.

박인규 : 뭔가 선언한다는 의미 같은데

▲ ⓒ프레시안

강지원 :
그렇죠. 영어사전을 찾아보면 선언한다든가 약속한다, 서약한다든가 이런 용어죠. 이걸 정치에서 선거에서 사용할 때는 후보자들이 공직에 선거 출마를 했을 때는 반드시 공약을 내놔라. 정책공약을 내놔라, 국민들과 약속이다. 또 한 가지는 국민들이, 유권자들이 딴 거 보지 말고 정책공약을 보고 투표하세요,라는 거죠. 한 가지 더 말씀드린다면, 나아가서 당선된 사람이 생길 거 아닙니까? 그 사람은 자기가 선거 때 내놨던 공약을 반드시 지키세요, 하는 것이 매니페스토운동이죠.

박인규 : 우리나라에서는 매니페스토운동이라는 게 언제부터 시작된 겁니까?

강지원 : 지난해 5.31 지방자치단체선거에서 처음으로 매니페스토라는 운동을 해보자고 해서 시작된 거죠. 그래서 작년 5.31 지방선거 때 적용해본다고 했는데 그땐 시간이 너무 짧아서 이런 거다라고 홍보가 되는 정도에 불과했고요

박인규 : 말하자면 연습게임을 하시고 본게임을 하시는 거군요.

강지원 : 그렇죠. 사실 금년 대통령선거를 굉장히 노리고 있었습니다. 왜냐면 대통령선거는 아무래도 전국적인 관심사 아닙니까. 이때에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를 정착시키면 내년 4월에 있을 총선, 그 이후 선거에서도 이걸 다 뜯어고칠 수가 있을 거다, 그런 차원에서 굉장히 기대했는데. 앞에서도 말씀하셨습니다만 도대체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는 날아가 버렸고 아주 이상한 선거가 되고 말았거든요. 지금 우리나라 선거에서 고쳐야 할 마지막 단계입니다. 왜냐면 과거에는 아시다시피 고무신짝 선거, 막걸리 선거, 돈봉투 선거가 수도 없이 많지 않았습니까. 게다가 또 지방바람에다가 이미지 선거가 횡행했기 때문에 과거의 부정부패선거 이런 것들을 일소한 후에는 이제 남은 것은 정책선거에요. 그런데 이 마지막 단계에 우리가 성숙한 민주주의로 가는 마지막 단계에서 우리가 크게 기대하고 있는데 어렵네요.

박인규 : 정책선거의 단초가 되길 기대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사실 강지원 변호사께서는 청소년 문제에 굉장히 관심이 많으셔서 저희 프로그램에서도 청소년 관련 잡지, 그렇게 해서 모신 적이 있었는데 매니페스토운동에 관심가지시고 뛰어들게 된 계기는 어떤 겁니까?

강지원 : 청소년사업을 하다 보면 정책적인 문제에 관여하게 되죠. 그리고 많은 후보자들이 자신의 정책을 가지고 뭘 얘기를 해줘야 장래예측도 가능하고 사업도 할 수 있게 되는 거니까 정책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거고. 그건 우리 국민들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저는 또 정치를 싫어하니까요, 정치판이 선거판이 나빠진 것 이 점에 있어서는 판을 좀 바꾸는 역할은 좀 해야겠다 해서 참여하고 있죠.

박인규 : 현재와 같은 정치를 싫어하시고 좀 더 나은 정치로 끌어가기 위해서

강지원 : 정치판이 좀 바뀌어야 청소년사업 하는 사람이든 기업하는 사람이든 노조활동을 하는 사람이든 사람들이 장래예측가능성을 보고 약속을 보고, 그리고 행동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박인규 : 현재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에는 어떤 분들이 같이 일하고 계신가요?

강지원 : 여러 대학교수 분들이 참여하고 있고 사회운동하시는 분들이 쭉 참여하고 계시죠. 예를 들면 직능단체들, 어떤 사회단체들에서 이번 대통령선거 때 자신들의 공약을 반영하고 싶다, 또는 제안하고 싶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여러 단체들과도 활동을 같이 하기로 했고, 그래서 그 분들이 정책공약집이라는 것도 만들어서 대선캠프에 제출도 하는 그런 역할도 했습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후보들의 공약을 검증할 뿐만 아니라 정책도 제시하는군요.

강지원 : 네. 경기도하고 부산 같은 데서는 아주 광범위하게, 주민들의 선거공약이 되어줬으면 좋겠다는 의사들도 취합하는 공모활동도 했고요. 또 토론회도 했고, 그런 자료들을 각 캠프에 전달도 했습니다.

박인규 : 이번 대선 같은 경우에는 지난 2월에 대선매니페스토 출범식이 있었고 또 10월에는 실천협약식까지 있었어요. 많은 후보들이 참여하겠다고 약속했는데 현재 참여상황은 어떻습니까?

강지원 : 다 약속했죠. 각 정당대표들이나 후보들까지도 나와서 서약하다시피 약속을 다 했어요. 사진도 다 찍고, 그래서 다 보도도 되고 그랬는데 실제 선거국면에 들어가니까 정책 얘기는 자꾸 쏙 들어가버리고 여권은 여권대로 야권은 야권대로 엉망진창인 선거를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제가 각 캠프의 이야기 좀 들어봤어요. 각 캠프에는 정책팀들이 있습니다. 정책팀에서는 정책선거를 하자고 해요. 그런데도 전략을 세우거나 여러 가지 공격 방어를 해야 되는 팀이 있잖아요. 이런 데서는 그게 우선이고요. 또 한 가지, 언론에서도 정책에 관한 이야기들을 주로 이슈를 내세워서 1면 톱으로 내놓는다든가 해야 되는데 1면 톱은 늘 이런 겁니다. 어디와 어디가 붙었다 헤어졌다. 어디에 위조문서가 있다 없다. 이러니까 정책선거가 아주 실종되는 거죠.

박인규 : 그렇다 하더라도 매니페스토 실천본부에서 계속 선거로 이끌어가야 될 것 같은데, 오늘 대선후보 등록이 끝나거든요. 앞으로 매니페스토 실천본부의 활동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강지원 : 저희들은 그동안 각 캠프에 대해서 이렇게 요구했습니다. 어제와 오늘 사이에 대통령후보등록을 할 때, 이제나마 늦었지만 앞으로 정책선거운동기간에는 정말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를 해봅시다, 해서 정책공약집들을 다 발표해 주세요, 이렇게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여러 군데서들 발표들을 했어요. 우선 지금 대통합민주신당에서도 곧 할 것 같고 한나라당은 오늘로 날짜가 잡혀있고. 민주당이나 창조한국당이라든가 민주노동당 이런 데서는 몇 대 공약, 해서 자료집이 나와있거든요. 군소후보라는 표현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거기서는 아직 소식이 없어요. 그래서 저희들은 내일 아침 기자회견을 해서 오늘 저녁까지 마감된 공약집 발표현황 이런 것들을 공개하고 아직 발표가 안 된 쪽에는 좀 촉구를 하고요. 그리고 또 더 중요한 것은 이렇게 발표된 공약들이 국민들에게 전달돼야 됩니다. 3700만 정도의 유권자가 투표하게 되는데 그 분들에게 공약집을 다 나눠줄 수가 없거든요. 그리고 그게 현재 법으로는 불법으로 돼 있습니다.

박인규 : 불법선거운동입니까?

강지원 : 그렇죠. 선거 때는 유권자들에게 선거공고라고 해서 선관위에서 나눠주는 16쪽짜리 쪽지만 나눠줄 수 있게 돼 있고 다른 유인물을 나눠줄 수 없게 돼 있어요.

박인규 : 선거법상 좀 불합리한 거네요.

강지원 : 그래서 사실 지난 5.31 지방선거 때는 지방의회나 지방자치단체선거 때는 그 공약집을 배포할 수 있도록 법이 통과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번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 때도 적용하도록 법을 고치라고 법안이 제안돼 있거든요. 그런데 국회의원들이 안 움직이는 거예요. 이거 무슨 심보인지 대충 짐작을 할 수 있겠는데

박인규 : 정책선거를 별로 하시고 싶지 않은 모양이죠...

강지원 : 보나마나 속셈은 뻔하지 않겠나 싶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국민들에게 전달하려는 노력을 꼭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이 분들의 정책공약집을 국민들에게 전달도 해야 될 것이고 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차원에서는 나름대로 평가를 하셔야 될 텐데요...

강지원 : 저희들이, 오늘까지 공약들이 나오고 또 며칠 더 기다려 봐서 공약들이 취합되면 방금 말씀드렸지만 국민들이 아실 수 있는 기회가 없거든요. 우선 알 수 있는 방법은 각 캠프 후보자들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건 또 각자 자기주장만 해놓은 것이기 때문에 다 여러 가지를 비교해볼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저희들이 여러 각 분야별로 공약들을 비교해서, 저희들이 좋다 나쁘다는 식의 평가는 안 합니다. 예를 들어 어느

박인규 : 이른바 상대평가, 누구 것이 누구 것보다 낫다, 이런 건 안 하신다

강지원 : 안 하죠. 그건 잘못하면 불법선거운동이 되는 셈이거든요. 또 당선운동이나 낙선운동이 되기 때문에 안 되고, 저희들은 다만 이런 걸 할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어디다 다리를 놓는데 돈이 얼마나 든다, 그럼 그 재원을 어디서 조달해서 할 거냐. 복지예산을 몇 조로 늘린다, 그 예산을 어디서 조달할 거냐. 그 조달예산이 있어야 되거든요. 그런 걸 빠뜨렸다든가, 말하자면 그런 요건을 빠뜨린 거예요

박인규 : 내세운 공약에 대한 현실적 가능성을 점검하시는 거군요

▲ ⓒ프레시안

강지원 :
그렇죠.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코멘트를 하긴 할 겁니다. 중요한 것은 여러 후보들의 공약을 비교할 수 있게 도와드리겠다는 거죠. 그런데 그것을 현실적으로 국민들에게 전부 나눠드릴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들이 언론에 배포할 뿐만 아니라 저희들 홈페이지에 비교표를 공개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그렇게 하지 않겠나 싶어요.

박인규 : 참고로 혹시 관심있으신 분들이 각 후보들의 공약을 비교해보려면 매니페스토 실천본부의 홈페이지 주소는 어떻게 됩니까?

강지원 : 매니페스토를 치시면 바로 나오고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그 작업을 할 것 같아요. 지금은 아주 간단한 내용,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것들 취합한 정도의 비교표는 들어가 있는데요, 그건 너무 취약하고요. 구체적인 정책이 나오면 좀 더 자세한 비교표들이 탑재될 겁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그런 평가, 코멘트하는 내용들이 언제쯤부터 발표됩니까?

강지원 : 다음주에 우선 개괄적인 발표를 드리고 분야별로 매일 한 개씩 발표를 하려고, 그래서 한 일주일 정도 걸릴 겁니다.

박인규 : 아직 각 당의 공식적인 공약이 안 나왔습니다만,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 있지 않습니까? 각 후보들의 공약을 보시면서 매니페스토 실천본부에서는 어떤 일반적인 특징이랄까요, 문제점이랄까... 어떻게 보십니까?

강지원 : 저희 매니페스토 쪽에서 요구하는 것은 구체적인 내용들이거든요. 예를 들어 복지예산 몇 펴센트 올린다. 문화예산은 어느 정도 하고 어디다 뭘 짓는다. 이런 것들이 있다면 그걸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떤 일정으로 하겠다. 거기에 소요되는 재원은 어떤 예산으로 채우겠다. 이런 구체적인 것들을 요구하거든요. 그런데 지금까지는 정책공약집을 발표한 게 아니고 상당히 상징적인, 이미지에 보탬이 된다고 생각하는, 또는 일종의 슬로건이나 캐치프레이즈 같은 공약들을 내놓은 상태기 때문에 우선 구체성이 결여돼 있고. 그리고 도 굉장히 선심성이다. 역시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한 거겠죠. 다소 현혹시키기 위한 듣기 좋은 말들만 아주 다 총동원해서. 요즘은 공약이라고 대통령후보들이 하는 말들 보면 세상에서 제일 좋다는 말은 다 골라서 쓰는 것 같아요. 좋은 얘기는 다 모아놨는데 구체성이 없어요.

박인규 : 지금 이번 대선 같은 경우는 모든 분들이 경제가 문제다, 경제 살려야 된다고 하는데. 각 후보들이 747이다, 500만 일자리다 해서,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어떻게 보면 선심성 공약이 많다고 얘기되는데 각 후보들의 경제공약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계십니까?

강지원 : 경제가 그만큼 어려우니까 경제를 살리겠다고 하는 것은 다 옳은 얘기겠죠. 그리고 각 후보들마다 죽이겠다는 사람이 어딨겠습니까. 그런데 경제성장률도 보면 6%다, 7%다, 8%다 이렇게들 공약하고 일자리를 몇 백만 개씩 막 만들겠다고 하는데, 제가 웃기는 얘기 하나 해드리겠습니다. 작년 5.31 지방선거 때 각 시, 도의 단체장들 시장, 군수들이죠. 이 사람들이 우리 동네에서 일자리 몇 십만, 몇 만 자리를 만들겠다 공약을 했어요. 어떤 하실 일 없으신 분들이 다 합쳐봤대요. 그랬더니 4800만이 넘더래요. 그래서 지금 각 후보들이 일자리다, 경제성장률이다, 복지예산이다 자꾸 발표하는데 그렇게 국민들을 속이거나 일시적으로 현혹시키려고 하는 공약들은 자제하세요, 그런 것들을 저희들이 지적하고 싶은 거죠.

박인규 : 하나라도 실현 가능하고 구체적인 공약을 내놔라. 지금 말씀하셨지만 사실은 이제 대선후보등록이 끝나고 나서야 겨우 공식적으로 정책이 나오고 있거든요. 미국 같은 경우는 벌써 한 2년 전부터 나름대로 후보가 대충 결정돼서 공약을 내세우고 해서 검증에 시간적 여유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굉장히 시간이 없는 것 같아요.

강지원 : 그러니까 지난 1년 동안 허송세월했다는 거죠. 미국 같은 나라의 예를 한 번 들어보죠. 거기는 당내 경선을 일 년 내내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들의 정책공약을 해서 그거 가지고 경선을 하거든요. 그래서 만일 어느 당의 후보로 결정되면, 그 다음단계가 또 있습니다. 당의 공약과의 조율이 있어야 됩니다. 어디까지나 당내 후보로서의 공약이기 때문에 전당대회를 열어서 그걸 전부 수용할지, 아니면 수정할지, 이런 절차를 다시 한 번 밟게 되는 과정이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지난 1년 동안을 되돌아보면 한 번 생각해보자구요. 범여권을 보자구요. 그동안 당이 얼마나 많이 탈당을 하고 신당을 만들고 창당했습니까. 합당을 하고 말이죠. 이게 지금 번지수가 어디로 가서 붙어있는지 알 수가 없어요. 이런 나라가 어딨습니까 도대체. 그 다음 야당도 마찬가지죠. 당내 경선 한다고 해서 치고 받고 해서 후벼 파기, 험담 했거든요. 이렇다가 느닷없이 또 탈당해서 출마하신 분이 있어요. 그러니까 한 마디로 해서 우리나라에 정책정당이 실종됐다. 그리고 당이 몇 개가 생겼습니까. 정당설립의 자유가 있는 나라기 때문에 정당을 만드는 것도 자유고 탈당, 합당하는 것도 자유입니다. 그런데 원래 정당정치라는 것은 이념과 비전과 정책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모임이기 때문에 그 정당이 세팅이 돼 있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바뀌어야 되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사람들에 따라서 정당이 왔다갔다 하는 겁니다.

박인규 : 당 만들기가 정책 만들기보다 훨씬 쉬운 것 같아요

강지원 : 당 만드는 걸 차라리 좀 어렵게 만들거나 돈을 한 몇 백억 내놔야 당을 만들 수 있게 하거나... 이런 제도를 만들지 않으면, 이건 우스갯소린데요 그렇지 않으면 이런 현상을 막을 수가 없는 것 같고, 이번 대선이 정말 우리 정치에서 이건 마지막이 돼야 됩니다.

박인규 : 많은 분들이 유권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선거가 돼야 한다고 말은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게 안 되고, 어떤 정치공학적인 또는 이미지만 앞서는 그런 선거운동만이 판을 치게 되는 건 왜 그럴까요?

강지원 : 권력적인 욕망 때문에 그렇죠. 정치인들이 우선 자신들이 왜 정치를 하는지, 정치를 통해 자기가 무엇을 구현하고 싶은지. 또 사람들이 같이 모일 때도 정책과 정강이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야 됩니다. 그런데 때가 되면 국회의원 자리 한 자리 준다고 해서 이 사람 저 사람 긁어모았거든요. 그래서 잡탕정당이 돼버린 겁니다. 이념적인 스펙트럼에 너무나 차이가 큰 사람들이 한 정당에 모여 있어요. 이런 정당은 반드시 깨집니다. 어떤 위기에 부딪히면 반드시 서로 손가락질하고 쪼개지게 마련이거든요. 그래서 이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는 결국 정책정당운동과 바로 일맥상통하는 것이고, 정당이 바로서서 정책을 구현하도록 해야 됩니다. 물론 우리나라 헌법이나 정당법은 무소속도 가능할 수 있기 때문에 자유는 있습니다. 어쨌든 간에 무소속이라 하더라도 정당정치의 구색에 맞출 정도의 그런 자격을 갖춰야지요.

박인규 : 지금 대선후보들의 정책공약을 평가하시면서 매니페스토 실천본부에서 보기에 이건 정말 구체성이나 실현가능성에서 정말 문제가 있는 공약이라는 게 발견되면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 ⓒ프레시안

강지원 :
저희들이 좋은 정책이다 나쁜 정책이다 평가를 하게 되면 이건 낙선운동과 같은 결과를 가져오겠죠. 그래서 저희 매니페스토 실천본부가 출발할 때 우리는 네거티브선거가 아니고 포지티브운동을 하자는 것이었거든요. 그래서 좋다 나쁘다 평가는 안 하고요, 다만 그것이 어떤 요건에 결여됐는지 어쨌는지, 라고 하는 것은 지적할 생각이죠. 그리고 정말이지 헛공약인지 뻥치는 공약인지, 실현 불가능한 것인지는 유권자들이 판단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해서 유권자운동을 저희들이 병행하는 겁니다.

박인규 :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도 굉장히 중요하겠군요.

강지원 : 지금 매니페스토 선거의 핵심은 정치인들, 특히 후보자들이 나와서 정책공약을 내놓고 풍토를 만들어나가는 게 한 축이라면 다른 한 축은 우리 유권자들이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이제는 투표를 제대로 하자는 거죠. 이제 자기와 같은 동네에서 태어났다든가 잘생겼다든가 말 잘한다든가 이거 가지고 투표하지 마세요. 오로지 정책 하나만 보고 투표합시다. 뭐 이런 호소들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후보들의 공약을 평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만 그 중에서 당선되신 분들이 그 공약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가를 검증하는 것도 중요한 거 아닙니까?

강지원 :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예를 들어 작년 5.31 지방자치단체선거에서 당선되신 분들이 8월 1일에 취임했거든요. 그래서 1년이 된 지난 8월에 16개 시,도에 대해서 평가를 해봤어요. 1년마다 앞으로 평가를 계속해나갈 거거든요. 그런데 해보니까 의외로 성과가 있어요. 당선된 16개 시도지사들이 지금 추진 중인 것, 추진 완료한 것을 표로 만들었거든요. 하여튼 대부분이 90점 이상이 나왔어요. 그리고 일부 지자체에서는 매니페스토 팀을 만들어서 자기 공약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안 되고 있으면 독려하고 이런 시스템까지 갖췄더라고요. 그래서 그 점에서 굉장히 좋은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적어도 지자체 차원에서는 매니페스토운동이 뭔가 실효를 나타내고 있다. 그런 얘기군요.

강지원 : 청신호이긴 한데요, 아직도 정착됐다고 보긴 어려운데 그런 점이 있고. 앞으로 대통령선거의 경우에도 1년마다 대통령이 당선된 후 1년 된 시점에서 과연 자신이 낸 공약을 얼마나 실천했는지 평가하는 작업도 해나갈 예정입니다.

박인규 : 앞으로는 그럼 이번에 대통령 되시는 분의 공약이행도를 평가하시겠군요. 작년에 시작됐기 때문에 사실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하긴 뭐하긴 합니다만

강지원 : 못했어요. 사실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이번 대통령선거에서는 그 정당이 존재한다면 평가를 받는 거거든요. 그런데 정당이 다 사라져 버렸어요. 그리고 왔다갔다 했잖아요. 하여튼 어려운 혼란스러운 땝니다.

박인규 : 제가 알기로는 이 매니페스토운동이 19세기 영국에서 나왔다고 들었는데요, 매니페스토운동이라는 게 유럽이나 가깝게는 일본이나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강지원 : 매니페스토라는 용어를 처음 쓴 사람이 누군가 찾아봤더니 1834년으로 기록돼 있어요. 영국 보수당의 로버트필이라는 노동당 당수가 정책선거를 해보자로 해서 제안했어요. 왜 이런 얘기가 나왔느냐. 그것도 뻔합니다. 여러 자료에 의해서 증명되는데요, 영국이란 나라도 지금 정치선진국이고 선거선진국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1800, 1900년대에는 거기도 매수선거 부정선거가 아주 판을 쳤어요. 그래서 의원 당선된 사람들 잘리고 한 경우가 굉장히 많았거든요. 그래서 바꾸자고 해서 매니페스토라고 하는 말을 처음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에 얼마 후에 나온 게 소위 공산당선언이에요. Comunist Manifesto라고. 매니페스토라는 용어가 익숙하신 분들은 그 용어가 먼저 기억나실 텐데 사실 영국에서 그 전부터 썼던 용어거든요. 그리고 최근에는 토니블레어 같은 사람이 자기 정당에 매니페스토를 잘 만들어서 당선되는 데 에 덕을 봤고, 일본에서도 아주 덕을 보고 있고요

박인규 : 적어도 정치인들이 거짓말을 하거나 선심성 공약을 하는 건 막을 수 있겠군요. 운동본부에서 하시더라도 그 운동에 유권자들을 많이 참여시키는 게 중요할 것 같은데요 혹시 그런 부분에 대한 나름대로의 대책이 있으십니까?

강지원 : 아니 그래서, 정치인들은 저 모양 저 꼴이라고 해도 우리 유권자들이 정말 앞으로 5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정책을 펴줄 사람이 어떤 정책을 갖고 있는지, 어떤 정책이었으면 좋겠다라는 것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었으면 좋겠거든요. 그래서 정말 유권자혁명이 일어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젠 딴 거 보지 말고 그 사람의 정책을 봐라, 그리고 정책을 이행할 능력과 자질이 있는가, 그걸 보세요. 이렇게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 매니페스토운동에 참여해주실 분들은 저희 홈페이지 같은 데 들어오셔서 참여해주시면 감사하겠고요. 그보다 중요한 것은 유권자가 3700만이나 되니까요, 많은 분들이 스스로 어깨를 두드려가면서 정책투표합시다, 이렇게들 서로 격려했으면 좋겠습니다.

박인규 : 유권자들이 매니페스토 실천본부에 참여하신다면 어떤 일을 하실 수 있나요?

강지원 : 매니페스토라는 것을 홍보하는 일이죠

박인규 : 쭉 말씀하셨지만 이번 선거가 사실은 정책선거의 시작이 돼야 되는데 사실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강지원 : 네. 아주 미흡하다고 저희들은 자평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렇다 하더라도 계속 정책선거를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될 것 같고요, 그런 측면에서 유권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면 마지막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강지원 : 정말 간곡하게 부탁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정치인들 자신은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를 제대로 못했다고 해도 우리 투표자들, 유권자들이 정말 매니페스토 투표를 해야겠다고 결심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다시는 이 땅의 사람들을 동서로 갈라놓는다든가 지역바람을 불게 한다든가, 이런 것들로 인해 서로 상처받는, 갈기갈기 찢어진 이런 나라가 돼선 안 되겠다. 그래서 이제는 같은 동네 태어난 거, 잘생긴 거, 노래 잘 하는 거, 말 잘하는 거 이런 거 보지 마시고 그 분의 정책을 잠시 시간을 내서 꼼꼼하게 따져봐 주세요. 홈페이지를 참고하시거나 또는 언론에서도 매니페스토 검증팀이라든가 정책자문팀 같은 걸 만들어서, 많은 학자들, 교수들도 참여하고 있고요. 그래서 좋은 보도들을 하고 있거든요. 눈길이 잘 안 가서 그렇지, 그런 것을 비교해보면서 투표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박인규 : 우리의 혼탁한 선거문화를 정치인 스스로가 고치지 못한다면 유권자가 나서서 고쳐보자. 그런 측면에서 또 매니페스토 실천본부에서 한 역할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강지원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참공약 선택 운동인 한국 매니페스토 실천본부 공동대표인 강지원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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