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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자원 자주개발로 자원부국 이룰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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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해외자원 자주개발로 자원부국 이룰 터"

박인규의 집중인터뷰[10/23] 대한광업진흥공사 이한호 사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최근 국제원자재 값이 폭등하면서 세계 각국의 자원전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석유와 광물 등 에너지 자원 가운데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들보다 위기의식이 더 절박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런 가운데 최근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경협의 일환으로 북한의 자원에 대한 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입니다. 또 국내에 묻혀져 있는 자원개발을 위해 금속광산을 중심으로 한 국내 광산 재개발도 추진되고 있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대한광업진흥공사 이한호 사장과 함께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논의된 광물자원 개발 사업에 대한 전망과 세계 각국의 자원 개발 경쟁 속 우리의 대응전략에 대해 알아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대한광업진흥공사 이한호 사장입니다. 이한호 사장은 1947년 울산 출생으로 1969년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했고 88년 미국공군대학을 졸업했습니다. 공군 제19전투비행 단장과 공군 전투발전단 단장 공군 작전사령관과 제28대 공군 참모총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부터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박인규 : 바쁘신데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근 평양에서 열린 2007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갔다 오셨죠? 그 자리에서 북한의 지하자원 개발에 대해서도 상당한 논의가 있었다고 들었는데요, 이번 회담에서는 주로 어떤 성과가 있었습니까?

이한호 : 이번 회담에서는 구체적으로 지하자원 개발과 관련해서 어떤 지역의 어떤 자원을 개발하겠다는 등의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정상회담의 성격상 구체적인 사안까지 논의되기는 어려웠지만 남과 북은 경제협력을 위한 투자를 장려하고 기반시설 확충과 자원개발을 적극 추진한다는 원칙에 합의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진행돼왔던 여러 가지 지하자원 개발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아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박인규 :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 자격으로 가셨으니까 북측에서 상대역이 되실 분도 만나보셨을 것 같은데 북한의 지하자원 개발에 대한 북한 측의 관심, 반응, 어떻던가요?

이한호 : 북한은 많은 지하자원이 부존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 자원들을 대단히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과거 상당한 수준의 지하자원 개발이 있었습니다만, 최근 여러 가지 설비가 노후화되고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오히려 전성기 때보다 많은 생산량이 감소돼 있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장비를 새로 사거나 인프라를 보충하거나 새로 설비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금이 필요한데 그렇기 때문에 남측 자본과 기술이 투입되는 방법으로 생산을 재개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서 남북경협의 원칙으로 유무상통이다. 서로 있고 없는 걸 나눠서 서로 이익을 보자는 원칙이 세워졌다던데, 북한의 지하자원 광물이 많다는 건 많이들 알고 있습니다만, 우리측 입장에서 봤을 때 북한에 매장돼 있는 것 중에서 관심있는 것들, 전반적으로 북한의 광물자원 현황이 어떻습니까?

이한호 : 잘 알려진 대로 북한에 광물자원이 상당히 풍부하게 부존돼 있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종류로 보면 약 2백여 종 있는데 그 중에서 적어도 43개 정도는 개발할 경우 경제성이 있지 않겠는가 판단하고 있고. 특히 철광, 마스네사이트 등은 수십억 톤 정도가 매장돼 있어서 그 매장량이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흔히 남쪽에 비해 북쪽이 가진 지하자원은 약 24배의 잠재가치가 있을 거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이 사장님이 어떤 신문에 쓴 칼럼을 보니까 우리나라가 연간 수입해 들어오는 광물자원이 한 20조원이라고 말씀하셨던데요. 특히, 비금속광물은 좀 덜한데 금속광물의 경우 99%인가를 수입하고 있다고 하셨어요. 북한에 있는 광산자원을 개발해서 우리가 들여올 경우 우리한테 어떤 현실적 이득이 있는지, 어떻게 전망하고 계십니까?

▲ ⓒ프레시안

이한호 :
그런 부분은 아주 쉬운 논리라고 생각합니다. 남쪽은 말씀하신 대로 경제성장과 더불어 많은 원료광물들이 필요한 반면 부존자원은 없습니다. 북쪽은 자원이 많은 반면 자본과 기술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우리 자본과 기술을 투입해서 그쪽 자원을 개발해서 남쪽에서 활용할 수 있다면 남쪽은 당연히 애로를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이고, 북쪽은 지하자원을 개발하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할 수 있겠죠.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소요되는 광물의 양이 만만한 게 아닙니다. 대단히 많은 광물을 필요로 하죠. 철 같은 경우 약 4천만 톤 이상이 필요한 실정이라서 이것을 북측에서 개발해온다 하더라도 그 양은 그렇게 많다고 볼 순 없겠죠. 그러나 아까 말씀드렸던 그런 효과가 있고 아울려 남북경협에 있어서 활력소가 될 수 있겠죠. 북측이 유무상통의 원칙에 의해서 남측으로 갚아줄 능력이 생기는 거고 거기서 그런 시너지효과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박인규 : 남측의 기술과 자본이 들어가서 북측의 광물자원을 개발하면 상생의 협력이 된다는 말씀이신데, 하지만 또 일각에서는 북한이 최고의 장비나 운송을 위한 도로라든가 여러 가지 인프라가 미비해서 오히려 경제성이 없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시는 분도 있는 것 같아요.

이한호 : 자원이 풍부하다고 해서 모든 광산이 다 경제성이 있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만약에 항만, 발전, 도로, 철도까지 함께 건설해야 되는 상황에 있다면 그건 아주 대규모의 고가광산일 경우에만 가능한 일입니다. 그렇지 못한 경우는 기존 설비가 있어야지, 그렇게 많은 막대한 자금을 동시에 투자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개별광산을 개발할 때는 각각 철저한 사업타당성 검토를 통해서 할 것이고, 또는 다른 경제협력사업과 병행해서, 예를 들어 해주 지역에 전기가 들어가고 특구가 설정된다면 그 인근 지역의 광산개발은 아주 쉽게 저렴하게 할 수 있다, 그런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계획을 추진할 방침입니다.

박인규 : 지금 이 순간 광업진흥공사 차원에서 북한과 함께 개발하고 있는 자원이 있습니까?

이한호 : 그렇습니다. 2003년 북측과 합의해서 점촌 지역에 흑연광산을 개발한 바 있습니다.

박인규 : 점촌이라는 데가 어딥니까?

이한호 : 황해남도 지역인데, 연안의 인근에 있고 해주에서도 가깝습니다. 북측 입장에서 볼 땐 상당히 전방이고, 한 가지 문제는 북측의 수력발전소들이 주로 북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전기 사정이 가장 나쁜 곳 중 하나라는 애로사항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 광산의 설비가 작년에 완공됐습니다만 전기사정이 여의치 못해서 그동안 생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작년 11월에 처음으로 전기의 전압이나 주파수 문제를 해결하고 시험가동을 했는데 금년 4월부터는 정상적인 생산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생산량이 확보돼서 이달 중으로 남측으로 생산된 흑연을 반입할 계획입니다. 곧 들어올 겁니다.

박인규 : 아직 들어오진 않았고요. 앞으로 들어오게 되면 대략 월간 어느 정도가 들어오게 됩니까?

이한호 : 지금 계획은 연간 생산량 3천 톤으로 보고, 그 중에서 우리가 투자한 걸 회수하기 위해서 1800톤은 우리가 갖는 조건인데 생산량 전체는 우리나라로 들어와서 판매되고, 판매금액은 일정한 비율로 나누는 형태가 되겠습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남북 합작으로 생산된 광물자원이 처음 이달 중으로 남측에 들어오는 거군요?
그 외 또 다른 사업은 없습니까?

이한호 : 지금 말씀드린 점촌 흑연광산 지역에 있는 원광을 분석해 보니까 품위가 그리 높지 못합니다. 그런데 그 인근 지역에 훨씬 좋은 원광이 있다고 그쪽에서 주장하기 때문에 저희가 시추장비를 보내서 시추를 해서 좀 더 좋은 원광을 캐내서 품질을 높이고 생산량도 높일 계획이고요. 또 그 인근 지역에는 석회석, 그리고 비료의 원료가 되는 인광석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도 함께 개발해나갈 계획입니다.

박인규 : 그것 외에도 단천에서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들었는데요.

이한호 : 그렇습니다. 단천 지역의 사업은 잘 알려진 것처럼 남북경추위를 통해서 우리가 경공업자재를 제공하고 북측에선 지하자원 개발을 위한 개발권리를 우리에게 부여하거나 생산품을 제공한다는 사항이 합의된 바 있지 않습니까? 그 합의사항을 추진하기 위한 일환으로 지난 8월에 1차 조사를 다녀왔고 또 2차 조사단이 들어갈 겁니다. 그 조사할 대상 광산은 금덕 아연, 대흥 마그네사이트, 뭐 이런 광물들이 되겠습니다.

박인규 : 2005년도인가 중국에서 북한의 무산 철광을 50년 조치하겠다. 그런 얘기가 나오면서, 그 뿐만 아니라 중국이 북한의 지하자원을 싹쓸이해간다는 말이 나오면서 우려가 많았는데... 중국의 북한 진출, 걱정스러운 건 아닙니까?

▲ ⓒ프레시안

이한호 :
그렇습니다. 중국은 비단 북한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 활동하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잘 알려져 있는 바죠. 가까이 위치한 북한의 자원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건 당연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북한 입장에서야 중국이 제일 큰 무역 상대국이니 그쪽으로 수출도 하고, 수출하는 과정에서 보면 서로 협조할 일이 생겨서 그쪽에선 자금이나 설비를 제공하고 북측에선 생산된 광물을 제공하고 그런 일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겠죠. 그러나 순수한 의미에서 광업을 할 수 있는 권리, 광업권을 넘겨줬다는 차원에서 볼 때는 대단히 불확실하다고 저는 생각하고요. 그런 것이 공식적으로 발표되거나 집계돼 있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외신보도들에 의하면 상당한 양이 더 있을 거라고 추측은 하지만, 그렇지만 북측에서는 그 지하자원을 상당히 아낀다고 할까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할까 그렇게 돼 있습니다.

박인규 : 이 사장님 말씀하시면서, 남측의 광물자원 소비량이 간단치가 않다, 대단히 많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런 거라면 사실 북한의 지하자원 개발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고. 해외, 아프리카라든가 다른 나라에서도 필요할 것 같아요. 지금 광진공에서는 어느 쪽으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까?

이한호 : 지금 현재로는 저희 공사가 가장 많이 진출해 있는 곳이 호주입니다. 호주에서 석탄을 개발하는 사업이 가장 많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중국에서도 일부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등에서 현재 탐사 및 개발사업들을 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자원개발을 적극 추진할 생각입니다. 그래서 저도 바로 다음달에 아프리카를 방문할 계획인데 그곳을 3,4개월 방문해서 그 지역에서 니켈, 구리, 우라늄 등의 자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합의서를 맺고 돌아올 계획입니다.

박인규 : 우리가 해외자원을 '자주개발'하는, 자주개발이란 말을 쓰시는데 그 중에서 전략적으로 6대 품목이 중요하다고 하신 걸로 기억하는데 그 6가지 광물자원이 어떤 것들입니까?

이한호 : 우라늄.

박인규 : 우라늄은 원자력 발전 때문에 필요한 거죠.

이한호 : 구리, 니켈, 철, 아연, 석탄, 이런 것들입니다.

박인규 : 이렇게 6대 전략상품을 정하고 해외 여러 군데에 나가서 자주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호주의 석탄을 빼놓고 최근에 성과를 보고 있는 데가 있습니까?

이한호 : 그렇습니다. 최근에 가장 큰 성과를 이뤘다고 저희가 자부하고 있는 사업은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라는 나라의 암바토비 니켈광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니켈의 자주개발률은 전혀 없습니다. 0%입니다.

박인규 : 그럼 전량을 외국에서 수입한다는 얘기네요.

이한호 : 그렇죠. 그런 상황이었는데 우리가 암바토비에서 개발하고자 하는 니켈이 세계 4대 니켈광에 속할 만큼 큰 규모의 광산입니다. 총 투자액이 37억 불에 달하는데, 우리 공사와 한국 업체 컨소시엄이 27.5%의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그럼 연간 약 12만 톤의 니켈을 거기서 생산하게 되는데 우리 지분은 27.5%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거기서 생산되는 니켈의 50%를 확보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해 두고 있어서, 여기서 연간 3만 톤을 확보하게 되면 우리나라에서 1년 쓰는 니켈의 25%를 단일 광산에서 확보할 수 있는 그런 규모의 사업이 되겠습니다.

박인규 : 니켈을 아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되는 거로군요.

이한호 : 그렇습니다. 25%만 확실히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대단히 큰 비중이고 그동안 이 사업을 쭉 검토 추진해왔고 투자가 시작되지만 다음달에 바로 기공식을 할 계획입니다.

박인규 : 37억 달러에 27% 지분이면 거의 10억 달러가 넘을 것 같은데, 10억 달러면 1조원 정도인데, 그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십니까?

이한호 : 우리 공사 입장에선 대단히 큰 자금이죠. 그래서 사업 자체가 70%는 프로젝트파이낸싱으로 빌려 쓰는 걸로 하고.

박인규 : 민간투자자들을 모으는 거군요.

이한호 : 은행으로부터 빌리는 거구요. 그리고 실제 주주들... 캐나다, 일본, 우리나라, 이렇게 있는데 주주들은 30%를 현금으로 부담하는 걸로 돼 있죠. 그런데 27.5%인 우리 지분을 공사가 전부 갖고 있는 건 아니고 대우인터내셔널, 경남기업, STX, 이런 업체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어서 분담이 됩니다. 그리고 또 펀드를 조성해서 약 2천억 정도 규모의 펀드를 발행할 계획으로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면 자금 확보에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박인규 : 방금 니켈의 경우를 말씀하신 것처럼, 예전에는 해외에 누군가 개발해 놓은걸 우리가 수입해왔는데 지금부터는 우리가 직접 나가서 자원을 개발해서 안정적으로 공급한다. 그걸 자주개발이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렇다면 자주개발에 관해서 나름대로 목표치를 세우신 걸로 아는데 어떻습니까 지금?

이한호 : 그렇습니다. 자주개발률이 작년 말 기준으로 보면 아까 말씀드렸던 6개 전략광종에 대한 자주개발률을 16.6%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걸 금년도에는 22% 수준까지, 그리고 2016년까지는 38%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이런 귀중한 산업의 원료가 되는 광물자원들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건 좋은 거고 자주개발을 해야 되는데, 지금 그렇게 해외에 나가시다 보면 정보력이나 자금력, 외교력이라든가 그런 측면에서 아쉬움이나 어려움은 없으십니까?

이한호 : 사실 애로를 많이 느낄 때가 있습니다. 제가 광업진흥공사에 와서 여러 가지 상황을 판단해 보면 90년대 중후반 경 우리나라도 상당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외국에 자원을 확보했거나 광업권이나 탐사권을 갖고 있었는데, IMF 때 외환위기를 맞으니까 각 업체들이 자기 주력사업을 제외하고 이런 광업권이라든지 하는 것들을 매각해 버린 상황입니다. 그때부터 만약 진척돼 왔다면 지금 상당한 수준에 와있을 텐데 그때 다 대부분을 매각해버렸기 때문에 그 이후에 2천년대 들어와서 시작하니까 이때는 이미 중국 같은 나라가 자원을 수출하다가 수입하는 나라로 바뀌어 버렸고. 인도, 일본 할 것 없이 전 세계적으로 자원 확보를 위해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우리가 투자할 수 있는 공간이 좁아졌다고 볼 수가 있죠. 그리고 또 광물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것은 지금 투자하기에는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한다고 볼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지만 저희 공사는 그렇다고 해도 광물자원이 손에 잡히는 물건으로 있는 게 아니고 땅에 묻혀있기 때문에 어딘가는 숨어있는 자원이 아직도 있을 거고 반드시 틈새가 있다고 생각하고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이런 지역으로 손을 뻗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조금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자주적인 광물자원 개발을 위해서 노력해야겠다. 예, 기대를 해보겠습니다.

요즘 원유가 90달러 선을 육박한다는 말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여러, 구리라든가 광물자원들이 세 배, 일곱 배, 열배까지 뛰었다고 해요. 물론 중국이나 인도 같은 신흥경제강국들의 원자재 수요가 많아서 그렇다고 하는데, 이런 원자재 상승추세가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십니까?

이한호 : 여러 가지 분석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자원 수요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구리 소비량을 보면, 일본, 미국 등 선진국은 1인당 연간 10킬로그램의 구리를 소비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중국은 현재 3킬로그램. 인도의 경우는 0.4킬로그램 내외로 소비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중국과 인도 같은 나라가 경제가 발전해서, 또 국민소득이 높아져서 구리 소모율이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간다고 하면 어마어마한 양의 구리가 필요하게 되겠죠.

박인규 : 앞으로도 구리 소비량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이한호 : 그렇죠. 구리뿐 아니라 다른 광물도 비슷한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상당 기간 소모량이 엄청나게 늘어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박인규 : 이런 식으로 계속 국제원자재 값이 상승하다 보니 그동안 남측에 있던 광산들 중에서 많은 부분이 경제성이 없다고 폐광됐는데 요즘 그걸 다시 한 번 살려보자는 기운이 있다고 해요. 국내 광산의 현황은 어떻습니까?

이한호 : 국내 광산들이 대부분 1980년대 중후반부터 금속광산들이 거의 문을 닫고 폐광이 됐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금속 가격도 상당히 낮았고 우리 광업계의 여러 가지 자금사정도 어려웠던 시기라고 보여집니다. 그랬기 때문에 지금 현재 폐광된 광산이라고 해서 광물을 완전히 다 캐버리고 없기 때문에 폐광됐다기보다는 개발을 하고 생산하던 중간의 어느 시점에서 경제성이 없어서 문을 닫았던 것이죠.

박인규 : 캐봐야 돈이 안 남으니까

▲ ⓒ프레시안

이한호 :
그렇죠. 그런데 그때와 지금하고 비교해 보면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가격이 심지어는 10배나 뛴 광물들이 있지 않습니까? 몰리브덴의 예를 들면 88년에 파운드 당 3.5불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현재 가격을 보면 32불이거든요. 10배 뛰었죠. 그럼 그때 준비했던 광산들을 다시 개발하면 충분히 경제성이 있을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일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우리 공사에서도 이 점에 착안해서 여러 지역에 그동안 갖고 있던 광산 관련 자료를 재검토하고 시추를 해서 더 정밀하게 분석해서 지금 시점에서 경제성이 있다면 다시 개발하자는 방침하에서 다시 활용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최근에 언론보도를 보니까 전국의 광업인들이 모여서 그 자리에서 한 분이 정말 감개무량하다고 말씀하셨다던데, 그럼 실제로 광진공이 지원해서 다시 생산이 재개된 광산이 지금 있습니까?

이한호 : 리브덴의 경우 울진 지역에 있는 몰리브덴 광산, 그리고 제천에 있는 금성 몰리브덴 광산, 이 두 광산이 가행에 들어갔고 그 외에도 정선, 밀양, 제천, 영덕, 삼척 이런 지역에 대해서 정밀조사를 하고 있는데 적어도 몇 개 광산은 재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말씀 듣고 보니까 광업진흥공사가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는 것 같은데 지금 직원이나 1년 예산규모는 어느 정도 됩니까?

이한호 : 직원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한 350명 정도 규모고 예산도 많은 편은 아닙니다. 그런데 저희 공사도 지금까지 주로 거의 대부분을 국고보조나 정부출자에만 의존해왔는데, 앞으로는 아까 말씀드린 펀드나 사채발행, 외국은행으로부터의 차입이라든지 이런 부분까지 자금확보 능력을 갖춰서 좀 더 대규모로 투자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최근 언론보도를 보니 광업진흥공사 신입사원 모집에 90대 1인가, 공기업 중에서는 최고경쟁률을 기록했다던데요.

이한호 : 그런 점이 있습니다. 그것이 아마 최근의 석유값 폭등이나 기타 자원개발의 중요성 등이 언론에 많이 보도되고, 또 이번에 신입사원을 뽑으면서 면접을 해보니까 본인들도 역시 언론보도를 통해서 앞으로 대단히 유망한 직종이다 혹은 직장라고 생각해서 지원한 사람이 꽤 많이 있더군요.

박인규 : 90대 1인가...라고 들었는데 모집인원이 30명인가 20명인가 그랬죠? 한 100명쯤 뽑아야 되는 거 아닙니까

이한호 : 우리 정원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350명 수준이지만 앞으로 해외자원개발이 지금 탐사 단계에 있는 것이 생산단계로 들어가고, 이렇게 본격화되면 더 많은 인원을 필요로 하겠죠. 그때 되면 정원을 대폭 늘려야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이한호 사장님은 광업진흥공사에오시기 전에 공군 파일럿으로 계셨고 참모총장까지 하셨어요. 그런데 공군 파일럿하고 광물자원개발하고는 별로 좀 안 맞는 것 같은데 어떻게 광진공에 오시게 됐습니까?

이한호 : 일하는 영역으로 보면 3만 피트, 4만 피트 하늘에서 활약하다가 이제는 5백미터, 천 미터, 땅속에서 활약하는 모양이 돼서 아마 차이가 나도 보통 차이가 아니죠. 큰 차이가 있는데, 사실은 자원개발이라는 것이 워낙 중요하다 보니까 평소에도 제가 좀 관심을 갖고 있었고. 또 내가 무슨 금속에 관해서 혹은 지질에 관해서 전문성은 없지만 그래도 어떤 조직을 운영한다든지 중장기계획을 수립하고 우선순위에 따라 결정하는 과정들은 군에서 군을 지휘하던 방식이나 여기서 자원을 개발하는 전략이나, 그런 면에선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관리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박인규 : 지금 광진공 사장으로 한 10월 되신거죠? 일해보시니 어떤 느낌... 전혀 새로운 영역에서 일하시는 건데, 광물자원이라든가... 그런 부분에서 많은 느낌이 있으실 것 같아요. 어떤 느낌이 많이 드시던가요?

이한호 : 상당히 활발하고 진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광업진흥공사 그런 이미지가 풍기는 것은 이제 우리나라에 광물 없지 않느냐, 할 일이 뭐 있겠냐 이렇게 인식하고 느낌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고. 저도 한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다른 공사나 일반 회사들이 이미 안정된 사업을 지속해 나가는 부분이 대단히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지금부터 새로 개발하는 분야, 새로 개발하는 나라, 광물 이렇게 확장해나가기 때문에 대단히 활발하고 진취적인 기업이라고 제가 자부를 하고 또 그런 인식을 직원들에게 심어줘서 성취해나갈 수 있는 방식으로 경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이 사장님 임기가 3년이신가요? 이제 3분의 1도 안 지났는데 하실 일이 많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이나 혹시 청취자에게 하실 말씀이 있으시면 부탁드리겠습니다.

이한호 : 국영기업체로서 정부로부터, 국민으로부터 주어진 소임을 다하는 것이 제 책임 아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하는 사업은 어디까지나 정부의 정책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고. 그래서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자주개발률을 높여나감으로 해서 우리나라에는 자원이 없지만 해외에서 많은 자원을 개발해서 결코 자원빈국이 아닌 자원부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사업을 이룰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나갈 방침입니다.

박인규 : 사실 요즘에는 총칼로 하는 전쟁보다 자원전쟁이 훨씬 중요하고 어렵다고 합니다. 광업진흥공사 참모총장으로서 광물자원 자주개발에 많은 역할을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한호 : 예. 앞으로도 많은 관심 가져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대한광업진흥공사 이한호 사장과 함께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논의된 광물자원 개발에 대한 전망과 세계 각국의 치열한 자원 개발 경쟁 속 우리의 전략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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