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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료 인상, KBS가 먼저 변화의 모습을 보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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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료 인상, KBS가 먼저 변화의 모습을 보여야"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9/03] 언론개혁시민연대 김영호 대표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오늘은 제44회 방송의 날입니다. 요즘 뉴미디어의 등장과 방송시장의 개방 등 방송 환경이 빠른 속도로 변하면서 우리 사회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고 디지털화 되는 과정에서 기존 미디어의 역할과 공영방송의 책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방송의 공영성 확보를 위해서 콘텐츠 개발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언론개혁시민연대 김영호 대표를 초대해 우리 방송계의 주요 현안과 대선을 앞둔 요즘 방송의 역할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언론개혁시민연대 김영호 대표입니다. 김영호 대표는 1972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기자생활을 하다가 80년 5공 군사정권에 의해 강제해직 됐고 84년 주간한국 기자로 복직된 이후 세계일보 경제부장과 편집국장을 역임했습니다. 현재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이며 내일신문 등의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오늘이 제 44회 방송의 날인데요. 신문의 날 같은 경우는 4월 7일입니다. 독립신문이 창간된 날을 기념해서 정한 건데, 방송의 날은 어떤 날을 기념해서 정한 겁니까?

김영호 : 방송의 날은 1947년 9월 3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개최됐던 국제무선통신회의가 한국의 무선통신호출부호를 HL로.... 그 전에는 JO라고 일본호출부호를 썼죠.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전파주권을 실질적으로 회복한 날이다, 이렇게 봐야겠지요.

박인규 : 우리나라에서 방송이 시작된 게 올해가 80년이라던데, 1927년 5월이라고 하던데 그때는 일본에 의해서 방송됐기 때문에 말하자면 인정할 수가 없다. 오히려 우리의 전파호출부호를 받은 그 날을 방송의 날로 정하겠다는 것은 방송에서도 주권이랄까 공익성이랄까 이런 게 중요하다는 걸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요즘 방송환경, 2000년 이후 들어서 신문의 위기란 말이 상당히 많이 쓰였는데 이제는 그 말이 거의 사라졌고, 오히려 요즘은 방송도 위기상황 아니냐. 예를 들면 케이블방송이나 위성방송, DMB, IPTV다 해서 뉴미디어가 나오고 게다가 한미FTA를 통해서 방송시장이 개방되면 방송이 상당히 어려워지는 거 아니냐, 이런 예측들이 나오고 있는데 김영호 대표께서는 어떻게 보세요?

김영호 : 제가 할 말을 박 대표가 다 하셔서 할 말이 없는데, 어쨌든 1995년에 케이블TV가 도입되지 않았습니까. 2002년에는 위성TV가 들어오고 2005년에 DMB가 들어오면서 뉴미디어들이 등장하는 거죠. 그러니까 다매체 다채널이죠. 정보유통경로가 넓어진 거죠. 전파뿐만 아니라 인쇄매체도 그렇고 인터넷도 있고. 그러니 방송에만 의존할 이유가 점점 줄어드는 거죠. 그러니까 지상파의 사회적 영향력이 줄 수밖에 없는 거죠. 독점체제가 깨지면서. 또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면서 수용자 입장에서도 그동안 TV수상기라는 고정수상기를 통해서만 방송서비스를 받았는데 이제는 컴퓨터, 휴대전화, 이런 이동수단을 통해서도 방송서비스를 받는 환경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거죠.

박인규 : 한 마디로 독점시대에서 95년 케이블TV 이래 여러 가지 미디어가 나오면서 독점이 무너지고 있다. 지금 방송통신융합이란 얘기들이 많이 나오고 통신 쪽에서는 통신방송융합이라고도 그래요. 지금 방송통신융합에 관해서, 물론 이것이 수용자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서 좋은 거라고 볼 수 있겠지만, 그런 방송통신융합이 공익성을 확보해야 된다는 요구들도 있고. 일부에서는 수익성이 중요한 게 아니냐는 말도 있고.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방송통신융합논의, 제대로 돼 가고 있는 것 같습니까?

▲ ⓒ프레시안

김영호 :
지금 그러니까 방송, 통신이 하나의 수신망과 단말기를 통해 제공되지 않습니까? 방송과 통신의 영역구분이 모호해지는 거죠. 또 방송과 통신의 산업경계도 무너지고, 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거죠. 융합이 되니까. 지금 현재 방송위원회가 있고 정보통신부가 있지 않습니까. 이걸 기능을 통합해야 되지 않느냐. 그래서 방송통신 통합논의는 한 10년 동안 진척돼 왔어요. 작년 7월에 국무총리실 산하에 방송통신융합 추진위원회를 만들어서 거기서 위원들을 각계에서 추천받았는지 해서 법안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런데 봤더니 그 뒤에 보면 내용을 보면 통신이 방송을 흡수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요. 방송의 공공성, 공익성을 담보하지도 못하고, 또 위원회를 보면 방송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도 어렵게 돼 있었습니다. 현업자 단체, 시민단체들이 반대하고 그러다 보니 유야무야됐는데 이제 새로운 정권이 출범하면 이 논의가 다시 되겠죠. 어쨌든 통합기구의 설립은 시급하다. 그런데 중요한 건 방송은 철학과 가치의 문제입니다. 통신은 효용과 수익의 문제고. 그러니까 이 문제를 잘 조화시켜야 됩니다. 그런데 자꾸 통신 중심으로 통합하려는 산업론자랄까요, 시장론자들의 주장이 지금 우세하다고 봐야 되겠죠.

박인규 : 그 말씀은 방송이라는 것이 공익성과 수익성이 균형과 조화를 이뤄야 되는데 지금의 논의에서는 공익성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수익성이 강조되고 있다. 어떻습니까, 지금 수익성... 예전에 지상파가 있을 때는 방송사가 돈벌이보다는 공공의 문화향상을 위해서 있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통신이 막 커지면서 수익성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김영호 : 그러니까 지금 TV시청자 입장에서는 케이블TV나 또는 위성TV를 통해서 보는 시청자가 전체의 한 80% 정도가 돼요. 그러니까 채널들이 수십, 수백 개로 늘어나지 않습니까. 거기 들어가서 보다 보니까 지상파 방송도 거기 들어가서 보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같이 경쟁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케이블TV나 위성TV, DMB도 방송서비스를 하니까 공적재원으로 운영할 수는 없죠. 하긴 하지만도. 그러니까 결국 유료가입자를 받고 광고도 받는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같이 경쟁하다 보니 결국 지상파방송 입장에선 시청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시청률이 떨어지면 광고수입이 줄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러니까 수익성이 악화된다고 봐야 되죠.

박인규 : 예전에는 방송이 여론을 주도하거나 통합하는, 이른바 계몽적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그게 필요 없다. 정보 전달만 하면 되는 거 아니냐. 그런 의미에서 방송의 공공성이나 공익성이 꼭 필요하겠느냐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방송의 공익성은 과연 필요한 겁니까?

김영호 : 그러니까 더 공익성 이야기가 나옵니다. 전파는 국민의 재산이거든요. 그래서 지상파 방송은 사적 이익의 추구수단이 될 수 없습니다. 또 돼선 안 되고요. 그래서 다시 말씀드리면 지상파 방송은 공익을 위해서, 사회이익을 위해 봉사해야 됩니다. 그리고 사회구성원의 다양한 의견과 관심을 균형있게 전달해야 됩니다. 그런데 공영방송이 없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러면 전부 오락과 연예, 이것밖에, 선정성 밖에 남는 게 없거든요. 그럼 방송을 우리는 선정성만 위해서 본다면 사회가 얼마나 천박해지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공익방송이 중요한 거죠. 또 공익방송은 정치적, 경제적으로도 독립성을 유지, 보장하도록 그런 제도적 장치가 앞으로도 더 강화돼야 됩니다.

박인규 : 방송의 공익성, 공영성이 중요하다고 지적하셨는데 실제로 공영방송에서도 그런 수익성 문제가 생기다 보니까 시청률에 연연하고, 사실 실제로는 선정적이고 흥미 위주의 방송을 많이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요.

김영호 : KBS를 우리가 예로 들면 국가기관방송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공영방송은 MBC나 EBS도 있습니다만 저는 공영방송은, 특히 KBS는 국가기관방송이니까 수신료만으로 운영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봅니다. 왜냐 하면 방송광고를 통해 재원을 조달하면 자본으로부터 독립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정치적인 독립도 중요하지만 경제적인 독립도 중요하거든요. 그걸 우리가 신문의 예를 통해 본다면 신문의 보도내용을 누가 통제합니까, 광고주입니다. 사주보다는 광고주가 1번이라고 봐야 되거든요. 그럼 광고주의 영향력을 방송에서도 벗어날 수 없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신료라는 게 중요한 거죠. 우리가 공영방송 하면 영국의 BBC를 모범처럼 말하는데, BBC의 수신료가 대단히 비싸요. 환율이 좀 차이가 있지만 우리 돈으로 20만원 조금 넘는다고 봐야지요. 물론 소득차이를 고려한다고 해도 한 8배 정도 많다고 봐야 되는 거죠.

박인규 : 20만원이라면 연간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김영호 : 그렇죠. 우리는 월 2500원이니까. 그러니까 공영성 담보가 되는 겁니다. 그런데 어차피 수신료 문제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이야기를 좀 하면 지금 KBS가 수신료를 올려야 될 입장이고 올리고 싶은데... 지난 27년 동안 2500원으로 묶여 있었으니까. 그런데 그게 참 쉽지는 않은 거죠.

박인규 : 수신료 문제를 사실 제가 질문하려고 했는데, 그 전에 최근에 한미FTA협상이 체결되면서 방송시장이 개방이 될 거 아닙니까 앞으로. 이것이 우리나라 방송에도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칠 거라는 예측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김영호 대표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김영호 : 미국이 처음 FTA를 할 때에는 방송사의 소유지분을 철폐하고 방송광고시장을 개방하라고 압박했습니다. 그런데 협상과정에서 방송마저 반대로 돌아서면 부분을 얻으려다 전체를 잃지 않느냐 이런 판단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상파방송 쪽에서는 크게 될 건 별로 없다. 다만 PP소유지분을 지금 49%인데 국내 법인을 통하면 자유롭게 진출할 수 있게. 또 비지상파 부분에, 국내제작영화 편성쿼터를 지금 25%인데 20%, 애니메이션이 35%인데 30%로 줄이고, 또 수입방송물에 대한 1개국 쿼터 제한을 현행 60%에서 80%로 늘렸습니다. 문제는 미국은 그동안 방송시장개방을 한미FTA와는 별개의 문제로 통상압력을 넣어 왔어요. 방송시장이 지금 독점체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코바코라는, 방송광고공사의 독점체제인데 경쟁체제로 가야 되는 거 아니냐, 미국의 주장인데 여기에 동조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아요. 모든 게 다 경쟁체제인데 왜 독점체제로 가야 되느냐. 그런데 문제는 공공성을 지켜야 되는 방송사가 광고주를 상대로 해서 광고를 수주할 경우 광고주한테 광고내용에 대한 직접적인 압력을 받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시청률을 올려야 되니까 결국 선정성 경쟁을 벌이게 되고 그러다 보면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서 오락과 연예 쪽으로 치중할 수밖에 없게 되는 문제가 발생되죠. 그래서 저는 광고시장도 지금 현재의 방송광고공사... 시장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보는 거죠.

▲ ⓒ프레시안

박인규 :
방송의 공익성을 위해서는 현 체제가 유지돼야 한다. 다시 수신료 문제로 돌아가서 김영호 대표께서는 공영방송의 공영성을 위해서는 수신료만으로 운영되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하셨는데 실제로 그렇지는 않습니다. 현재 27년째 묶여져 있는 수신료를 올리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언론과 관련된 대표적인 시민단체의 대표로서 KBS의 수신료 인상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십니까?

김영호 : 원칙의 문제는 동의합니다만, 문제는 국민의 거부반응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그게 관건이죠. KBS는 KBS 구성원의 소유물이 아니라고 생각해야 됩니다. KBS는 수신료를 부담하는 시청자가 운영의 주체가 되고, 또 KBS는 수신료를 납부하는 국민에게 공적인 책임을 진다는 자세를 견지하지 않았지 않느냐. 그러다 보니 시청자민 국민과 괴리되게 움직여 왔다. 이 점을 지적할 수 있겠고. 또, 정치세력들은 방송을 장악하고 싶어합니다. 정보의 유통경로를 장악하면 권력을 장악한다고 믿고. 그러니 KBS는 늘 정치세력의 공격대상이 돼온 거죠. 보도내용, 논평 내용하고 유관하긴 합니다만 필요 이상으로 공격해서 정치적 이득을 갖는 세력들이 있는 거죠. 그러다 보니 많은 국민들이 KBS의 위상을 실제 위상과 달리 생각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어쨌든 결과적인 현상이지만 KBS가 국민과 호흡을 같이하는 자세로 나가야 된다. 시청자가 운영주체라고 늘 생각하는 자세가 있어야지요.

박인규 : KBS가 진정 국민을 위해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KBS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합니까?

김영호 : 지금 디지털화하는 자금만 해도 한 8천억 정도 소요돼요. 그러니까 올려야 되는데, KBS도 일종의 국영기업 같이 국민들한테는 비칩니다. 국영기업의 공통점은 뭐냐, 경영구조가 방만하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경영을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되지 않느냐. 제가 인력감축을 하라는 말은 아니고, 내가 인력구조를 모르니까. 그렇지만 비용절약을 하는 자세를 보여야 되지 않느냐. 그리고 수신료는 공공성을 유지하는 데에만 써야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지금 KBS의 경우는 수신료와 일반 수익, 그러니까 광고료 이런 것과 같이 통합해서 운영하는데 그렇게 해선 안 된다. 수신료만 별도로 하는, 별도회계를 하고 공공성 유지에만 썼다는 걸 공개해야 됩니다. 그런 노력들을 그동안 안 해온 게 아니냐. 그러니까 국민들은 잘 모르니까 왜 올리냐. 또 문제가 되는 건 수신료라는 단어에도 문제가 있어요. 내가 케이블TV 들어가서 보고 위성TV 들어가서 보면서 가입료 다 내는데 왜 내가 수신료를 내야 되느냐...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수신료라는 단어도 좀 문제가 있지 않느냐. 지혜를 짜서....

박인규 : 적당한 단어가 있습니까?

김영호 : 글쎄요. KBS라는 공영방송을 유지하는 비용이라는 이런 식의 단어를 만들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옛날에 시청료라고 했다가 거부운동을 하니까 수신료라고 바꿨는데 그 뜻이나 그 뜻이나 비슷한 전달력을 갖지 않느냐 생각도 듭니다. 실제 수신한다고, 시청한다고 돈 내는 건 아니거든요. 공영방송 유지를 위한 비용이거든요.

박인규 : 명칭이 어찌됐건 수신료라는 건 방송의 공익성을 위한 국민들의 혈세인 만큼 공익성을 위해서만 쓰는 구조가 필요하다. 지금 공영방송의 공공성, 공익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인식들이 많은데 KBS수신료 인상 외에 시민단체 대표로서 공영방송의 공익성이나 공영성을 높이기 위해서 적어도 이런 조치는 필요하다고 보시는 게 있습니까?

김영호 : 글쎄요...그런 조치보다는

박인규 : 조치랄지, 공영방송에 계신 분들이 해야 될 역할이나

김영호 : 말로는 하기 쉽죠. 수익구조가 지금 대단히 열악하기 때문에 TV프로그램을 보면 KBS1은 좀 덜하지만 2를 보면 지나치게 오락, 연예 위주로 가고 있어요. 그건 딴 방송, 상업방송이 해도 충분한 역할을 해낼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좀 줄여야 되지 않느냐.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만 광고수입에 의존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참 그건 말로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박인규 : 방송의 공익성을 올리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수신료를 올려야 하지만 또 수신료를 올리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송의 콘텐츠라든가 운영상에서도 KBS가 보여줘야 될 점이 많다.
저희가 라디오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사실 라디오는 방송 중에서 가장 올드미디어인데, TV에 비하면 오래됐죠. 어떻습니까... 라디오가 갖고 있는 강점이랄지, 또 요즘 같은 뉴미디어시대에 가장 올드미디어라고 할 수 있는 라디오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뭐가 필요한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십니까?

김영호 : TV 나올 때 라디오가 소멸될 거라고들 이야기했는데 요즘 승용차 보급대수가 늘어나면서 운전자들이 라디오를 사랑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의외로 생각보다는 라디오가 지닌 사회적 영향력은 크다. 그것도, 자가운전자들의 경우에는 소득이나 교육수준을 봐서 사회여론주도계층 아니겠습니까, 크다고 봐야겠고요. 제가 라디오에 대해서 한 마디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우리 사회는 고령화사회를 지나서 고령사회로 가고 있는데 고령자들은 시력이 약해서 활자매체를 피하게 됩니다. 그래서 라디오를 경청하는 경향이 많거든요. 그래서 고령자를 위한 프로그램들, 건강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좀 많이 해야 되는데 KBS라디오 1은 그렇지 않은데 다른 라디오들 보면 매일 코미디언들 나와서 안 해도 좋은 소리들만 늘어놓고 있지 않느냐. 그런데 노령자들은 그런 소리 별로 안 좋아해요. 그래서 그런 고민이 좀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박인규 : 실버세대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대선이 4개월도 안 남았는데 대선 때만 되면 이른바 방송의 공정성에 대한 논란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방송의 보도를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프레시안

김영호 :
방송의 공정성, 그것도 정치적인 공세를 당하는 경우가 많아요. 선거법에 의해서 선거 개시 120일 전부터 방송위원회에다가 선거방송 심의위원회를 두고 있습니다. 거기서 모든 방송내용을 전부 심의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멋대로 하기가 어려워요. 노골적인 편파, 왜곡보도가 실질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신문의 경우는 방송보다 훨씬 더 정파성이 강합니다. 강해서 선거 때에는 그 정파성이 아주 노골적으로 드러나거든요. 그래서 방송은 보다 더 정확한 보도를 신속하게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용을 올바르게 해석 비판해서 유권자들이 올바르게 판단하도록 해줬으면. 신문의 정파성이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니까. 그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인규 : 균형 잡히고 정확한 보도를 해주는 것이 방송의 역할이다. 언론개혁시민연대에서도 이번 대선보도와 관련해서 나름대로 모니터활동을 하고 계시죠? 소개 좀 해주시죠.

김영호 : 지난 21일에 참여단체들 중심으로 해서 대선미디어연대를 띄웠습니다. 좀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한국의 일부 언론들이 정파성에 매몰돼 있어서, 편파 왜곡보도를 통해서 거의 노골적이죠. 대통령을 만든다. 이런 쪽으로 나오고 있는데 국민을 오도하고 있는 거죠. 우리가 이런 것을 언론행위라고 볼 수 있느냐. 저는 이건 선동정치 아니냐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래서 언론이 정확한 정보를 신속히 전달하고 올바르게 해석하고 비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감시견 역할을 하겠다. 그래서 참여단체들로부터 활동가를 모아서 지금 분석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그 분들이 방송이나 신문 인터넷 매체에 대한 것을 분석하시면 그걸 정기적으로 발표하시나요?

김영호 : 예. 정기적으로 발표도 하고 선거가 끝난 다음에 활동을 마감하면 백서도 발간할 계획입니다.

박인규 : 시민들의 감시가 언론의 대선보도 질을 향상시키는 데에 좀 기여를 했으면 좋겠다는 느낌이 듭니다.
아까도 말씀하셨습니다만 95년도에 케이블TV가 나오면서 굉장히 많은 미디어가 나오고 있고 앞으로도 나오고 있고. 그러다 보니 언론들의 공익성보다는 수익성 부분에 대한 관심들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고. 이런 가운데 공영방송을 비롯한 언론들이 공익성을 어떻게 지키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이런 매체환경 변화 속에서 언론의, 방송을 포함해서 공익성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가 어떤 것이 필요한지

김영호 : 다채널 다매체 시대라고 하지 않습니까? 결국 다양한 매체, 다양한 채널이 등장하면서 방송의 공공성이 지금 도전을 받고 있다고 봐야겠죠. 그래서 탈피구를 찾아야 되는데, 결국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겁니다. 그런데 광고에 의존하다 보면 오히려 또 광고주에 얽매이게 되고. 그래서 수신료 인상이 필수적이긴 합니다. 그런 환경 속에서지만도 공영방송은 시청률을 의식하는 상업방송과는 차별화되는 방송프로그램을 제작해야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의견의 다양성, 문화의 다양성을 구현하도록 노력하고 탐사보도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또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을 늘려야 된다. 무엇보다도 한국사회는 많은 갈등으로 사회적인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거든요. 그래서 사회통합기능을 발휘해 나가야 된다. 그래야만 공영방송을 지킬 수 있고 그래야만 수신료만으로 운영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겠죠. 특히 KBS의 경우는

박인규 : 공영방송이 제대로 공영방송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수신료만으로 움직이는 게 가장 바람직한데

김영호 : 그렇습니다. 뭐 BBC가 따로 있습니까? 우리 늘 이야기할 때 공영방송의 모범은 BBC라고 이야기하지 않습니까.

박인규 : 또 그렇게 말씀하시면서도 지금 당장 올려주기에는 KBS의 변화노력이 부족해 보인다.

김영호 : 그동안 너무 안 보였어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수신료를 낸다고 하면 시청자가 운영주체가 될 수 있는데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이라든지 시청자와 호흡하는 경영 모습을 보이질 않았던 게 사실이거든요.

박인규 : 앞으로, 물론 공영방송 KBS의 공익성을 위해서 시민단체라든가, 많이 도와줘야겠지만 KBS 자체로서도 시청자와 국민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영호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제 44회 방송의 날을 맞아 언론개혁시민연대 김영호 대표를 초대해 우리 방송계의 현안들과 대선을 앞둔 요즘 방송의 역할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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