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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기후변화는 이미 진행 중...서둘러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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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한반도 기후변화는 이미 진행 중...서둘러 대비해야"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8/31] 기상청 윤원태 기후예측과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요즘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해지면서 더위가 한풀 꺾이고 가을이 성큼 다가온 듯한데요 하지만 올여름 폭염도 정말 대단했고 특히 장마때보다도 그 이후에 더 많은 비가 내려 우리나라도 아열대 기후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우리 나라가 금세기 안에 1년의 절반은 여름이 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이 나왔는데요 어제 있었던 제5차 기후변화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내용입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기상청 기후예측과 윤원태 박사와 함께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한반도에 기후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또, 이런 기후 변화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기상청 윤원태 기후예측과장입니다. 윤원태 과장은 1958년 전남 고흥 출생으로 89년 독일 쾰른대 기상학과를 졸업했고 95년 같은 대학에서 기상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96년부터 2년간 기상청 기상연구소에서 근무했고 대구대 교수와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 객원연구원를 역임했습니다. 현재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으로 일하면서 세계기상기구 기후예측 전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올 여름 정말 대단했는데요 지난 수요일부턴가요, 갑자기 더위가 팍 꺾였어요. 더위가 간 건가 싶기도 하고, 앞으로 안 더울까요?

윤원태 : 그렇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고 있는데요, 현재 북태평양고기압이 점차 남쪽으로 수축하면서 우리나라에서 나타나고 있는 무더위현상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이른바 노염이라고 해서 뒤늦게 더워질 수가 있는데 9월에도 한 차례 더 더워질 수 있다든가 그런 전망은 없습니까?

윤원태 : 저희들 분석으로는 9월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으면서 일사량이 많아질 수 있거든요. 그러면서 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조금 덥긴 하겠군요. 이맘때면 아직 태풍이 끝나지는 않았는데 태풍이 올 가능성은 없습니까?

▲ ⓒ프레시안

윤원태 :
보통 여름철에 8월 말까지는 북태평양상에서 14개 정도가 발생하게 됩니다. 헌데 현재 태풍이 9개가 발생한 상태로서 아직까지는 평년보다도 적게 발생했다고 볼 수 있겠고. 그리고 올 가을철에는 한 개정도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박인규 : 아직도 태풍피해에 대해서는 경계를 해야겠군요. 어제 기후변화학술대회라는 게 열렸습니다. 어떤 자리였습니까?

윤원태 : 국내 기후변화에 관한 전문가들이 모여서 학술적인 의견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자리였습니다. 우리나라 기후변화의 현주소가 과연 어디에 와 있는가를 분석하는 자리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이 자리에서 나온 예측 중 가장 충격적인 게, 2090년... 앞으로 80년쯤 지나면 수도권 이북을 빼고는 한반도에서 겨울이 없어질 것이다. 이건 아열대기후가 된다는 말 같기도 하고 어떤 근거입니까?

윤원태 : 현재 아시는 것처럼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전 세계적, 그리고 지역적으로 악기상이나 이상기상현상들이 자주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들은 바로 예전에 나타났던 현상들보다도 강도면에서 굉장히 커지고 있거든요. 그리고 우리나라 같은 경우를 본다면 기온이 상승하면서 현재 제주도를 포함한 남부 일부지역 같은 경우 아열대화 되어 가고 있는 중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무엇보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이 가장 크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그걸 느껴요. 대개 우리나라 특징이 장마가 끝나면 더위가 시작된다는 거였는데, 올해 같은 경우 장마가 끝났다고 기상청이 말하자면 선언했는데도 오히려 그 후에 비가 더 많이 온 것 같아요. 이게 최근 현상입니까?

윤원태 : 최근에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현상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고요. 이게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지구온난화가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되면서 우리나라에 나타나고 있는 현상 중 하나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강수량을 보시면 강수형태가 예전에 비해서 변하고 있습니다. 특히 1930, 40년 이후로 우리나라의 강수형태가 변하고 있는데, 연중 강수량을 살펴보면 강수량 자체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비가 오는 날의 일수는 예전에 비해서 약간 감소하고 있거든요. 다시 말하면 비가 한 번 내렸다 하면 예전에 비해서 강도가 굉장히 커진다고 볼 수 있고요. 특히 우리나라 강수량이 여름철에 집중돼 있는데 여름철 강수형태가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전 같으면 보통 우리 일반 국민들이 생각하기에는, 장마 기간 동안에... 장마 기간이라면 우리나라에서는 6월 하순에서부터 보통 7월 하순까지입니다. 이 기간에 우리나라에 대부분의 많은 비가 내리게 되고 이후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데요, 요즘 같은 경우에는 강수형태가 변하면서 장마 기간 동안에서 비가 많이 오지만 오히려 장마가 종료된 후인 8월에 오히려 강수량이 많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우리나라에서 나타나고 있는 지구온난화 현상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장마가 끝나면 대개 사람들은 8월에 거의 비가 안 올 거라고 생각하는데 요즘에는 더 많은 비가 온다. 그런 기후변화... 패턴이 바뀐 게 대략 언제부텁니까?

윤원태 : 통계적으로 분석해 보면 1930년대 이후로부터 8월달 강수량이 점차, 선형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걸 볼 수 있고요. 국민들이 일반적으로 느끼실 수 있는 것은 최근, 90년대 이후로는 이런 강도가 더 세지면서 피부로 느끼실 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오히려 시작된 건 오래됐군요. 30년대라면. 아까 말씀하신 중에 강수량은 늘었지만 일수는 적어졌고, 이에 따라서 한 번 비가 오면 많이 온다. 일부 사람들은 요즘 비오는 게 꼭 열대지방의 스콜 같다고 말씀하시면서 우리나라가 아열대 기후가 되는 거 아니냐는 말씀들을 하시는데 맞는 얘깁니까?

윤원태 : 특별히 아열대화라고 하면 강수형태와는 그렇게 상관이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강수형태가 바뀌었다고 해서 그게 아열대와 직결되는 건 아니고요. 아열대화라고 하면 월평균기온이 10도 이상인 개월이 8개월 이상 지속될 때를 아열대기후라고 표현하거든요. 그래서 우리나라 같은 경우 제주도라든지 남부 일부지역들이 이미 이런 카테고리에 들어간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이미 제주도나 남부해안지역은 아열대기후로 들어간 것이다. 그 아열대화가 어제 한 학술대회에 따르면 계속 북상할 가능성이 있다.

윤원태 : 네. 그렇습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지구온난화가 계속될 경우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로 기온상승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 이러한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인규 : 장마가 끝난 뒤에도 그런 게릴라성 폭우, 국지성 호우가 늘어난 이유는 규명이 됩니까?

윤원태 : 두 가지로 원인을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국지적으로 본다면 북태평양고기압이 변화하면서 올해 같은 경우 특히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쪽으로 북상하지 못하면서 우리나라가 그 가장자리에 놓이게 되고, 그 북태령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서 다습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강수량이 많아지고 무더운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보면 지구온난화로 인해서 우리나라 같은 경우 대기중의 수증기가 증가하게 됩니다. 그럼으로써 이러한 강수량이 예전에 비해서 더 많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일부에서는 말이죠, 기상청에서 장마 끝이라고 선언해도 오히려 그 뒤에 비가 많이 온다면 장마라는 걸 굳이 나눌 필요가 있겠느냐. 아예 7, 8월을 우기로 표현하는 게 더 정확한 거 아니냐고 지적하시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프레시안

윤원태 :
여름철에 우리나라의 강수형태가 변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인데요 일부 학자들의 의견이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여름철 강수형태가 예전 같으면 7월에 집중돼서 장마 기간에 집중돼서 나타나고. 그 다음 8월 상순, 중순까지는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다시 2차적으로 강수량이 많아지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보통 2차 장마라고 표현했는데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우기라 하면 보통 6월 25일에서 9월 상순까지를 우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그 우기 안에 장마 기간은 6월 하순에서 7월 하순까지. 그리고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다시 2차 장마 기간이 있는데 이 뒤에 형태를 보면 6월이나 7월에 오는 비는 장마전선상에 내리는 비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 그 다음에 2차 장마 기간이라고 표현하는 시기에 오는 비의 형태를 보면 대기불안정이나 이런 지형적인 영향으로 오는 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원인이야 다르겠지만 6월 25일부터 9월 하순까지 비가 계속 내린다면 그걸 그냥 우기로 표현하면 되는 거 아니겠느냐, 이게 일반인들은 오히려 편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데 기상청에선 어떤 입장입니까?

윤원태 : 이런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에, 그리고 장마라는 개념을 우리가 조선시대 때부터 아주 오래 전부터 우리가 사용해온 사회적인 개념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장마라는 예보를 기상청에서 하고 있는데, 새로운 개념... 예를 들어 우기라는 개념을 도입하게 되면 사회적으로 상당히 큰 혼란이 오게 됩니다. 그래서 먼저 학문적으로 이러한 개념을 검증하고 그 다음에 사회적으로 여론수렴을 거쳐서 정책적으로 우기의 개념도입을 하는 것을 결정해야 될 것으로 봅니다.

박인규 : 사회적 혼란이라면 어떤 혼란이 생길까요?

윤원태 : 장마라는 시기에는 비가 많이 온다고 생각들을 하고 계십니다. 6월 하순에서 7월 하순까지가 되겠는데요, 이러한 장마라는 개념에다가 수자원 공급이라든지 농수산업이라든지 이러한 모든 게 그 장마라는 개념, 우기에 오리엔트가 돼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개념들을 바꾸게 될 경우에, 물론 자연적인 현상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개념 자체도 바뀌어야겠지만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 부차적으로 따르는 현상들이 많이 나타나게 될 겁니다.

박인규 : 우기냐 장마냐, 또는 우기 건기를 나누잖아요. 우기라는 개념이 말하자면 아열대 기후의 특성입니까 그것도?

윤원태 : 아열대 기후의 특성이라면 물론 강수량이 많아지면서 나타나는 아열대 기후가 있고 이렇게 건조하면서 나타나는 아열대 기후가 따로 있습니다. 꼭 아열대 기후가 비가 많이 와서 아열대 기후라고는 정의내릴 수가 없구요. 그런데 아열대 기후에서, 특히 플로리다 이런 데서 나타나는 일중... 스콜이라고 해서 보통 오후 3시나 4시경 엄청나게 쏟아지는 비가 내리는 걸 스콜이라고 하거든요. 이런 스콜 현상이 아열대 기후에서 나타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같은 경우를 보면 아직까지도 많은 비가 오는 건 장마전선상에서 내리는 비고, 그 외에 집중호우성으로 내리는 건 보통 약간 메커니즘이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인규 : 2090년 정도 되면 우리나라 거의 중부지방 이남은 아열대 기후가 된다는 예측이 나왔는데 아열대 기후가 된다는 것, 기후가 바뀐다는 것이 생태계나 산업, 농업이나 수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겁니까?

윤원태 : 기후변화라는 건 사회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는 큰 요소입니다. 특히 농수산업이라든지 아니면 에너지, 사회, 경제, 문화 전반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생물의 북방한계선이 북쪽으로 진행한다거나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게 되면서 어종변화가 온다거나 하게 되면 어부들이 잡는 어종의 변화도 같이 와야겠고. 그 다음 농부들이 농작물의 선택도 다시 해야 되는 여러 가지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박인규 :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우리나라만 받지도 않을 테고 중국이나 일본 같은 우리랑 같은 지역에 있는 나라들에도 변화들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까?

윤원태 : 네.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보시면 되겠고요. 지역적으로 이러한 이상기상현상들이 다른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나 호주 같은 지역에서는 천 년 만이라고도 하는데요, 가뭄이 나타나고 있고. 이로 인해서 케냐 같은 지역에서는 인구이동이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속해 있는 동아시아 지역을 살펴보면 중국 같은 경우 남부 지역에서는 강수량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북부 지역 같은 경우 가뭄이 예전에 비해서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운동이 특히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해서 펼쳐지고 있는데. 이른바 지구촌에서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여러 가지 대비책들이 윤 박사가 보시기에는 제대로 돼가고 있는 것 같아요?

윤원태 : 여러 가지 다각적인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크게는 두 가지로 나눌 수가 있겠습니다. 물론 에너지전략이나 이런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서 온실가스의 방출을 줄여야 되는 게 급선무가 되겠고. 두 번째로는 이건 더 중요하다고 말씀드릴 수가 있겠는데요, 우리가 지금 현재 온실가스 방출을 바로 스톱을 한다고 해도 이미 대기중에는 많은 양의 온실가스가 방출돼 있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대해서 지구라는 시스템이 반응하는 기간은 앞으로 적어도 50년 내지는 100년까지 지금과 같은 상태가 지속될 거라고 하거든요. 다시 말씀드리면 이미 기왕에 나타나고 있는 기후변화에 적응해서 살아가는 그러한 지혜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인규 : 기후변화에 적응해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된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렇다면 지금 우리나라가 거의 아열대화, 온난화돼가고 있다면, 막을 수가 없다면 기상청이라든가 어떤 대비를 해야 되는 겁니까?

윤원태 : 저희들은 지구온난화라든지, 특히 우리나라에서 나타날 수 있는 온난화의 감시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그래서 모니터링을 하고 감시와 예측기능을 기상청에서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학적인 정보들을 관계기관이나 국민들에게 배포해서 여기에 보다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기상청에서는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일단 정부고 민간이고 우리나라 기후가 더워지고 있다. 아열대가 되고 있다. 이런 것은 어떻게 보면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준비를 많이 해야겠군요.

윤원태 : 네. 그렇습니다.

▲ ⓒ프레시안

박인규 :
윤 과장님 계신 기후예측과라는 데는 장기적인 기후변화를 다루는 데죠? 내일, 모레, 이런 단기적인 기상예측을 하시는 데는 아니죠?

윤원태 :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장기예측이라면 10일 이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10일 이상과 월별이나 계절별, 아니면 년별 기후변화 쪽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아직도 많은 분들은 기상청의 기상예측에 대해서, 왜 이렇게 안 맞는 거야.... 비가 조금 온다고 했는데 많이 왔다. 안 온다고 했는데 왔다. 그래서 불만들을 많이 제기하고 계신데 스스로 보시기에 우리 기상청의 기상예보능력...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윤원태 : 제가 말씀드리기에는 약간 쑥스러운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만, 우리나라 같은 경우 삼면이 바다에다가 산악지역이 많습니다. 그래서 기상변화가 굉장히 변화무쌍한 나라에 속하게 됩니다. 그래서 선진국들에 비교해서 어느 정도 우리나라의 예보능력은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선진국에 비해서 빠지지가 않는다. 일부 분들은 오히려 미국이나 일본보다 못한 것 같다는 평가들도 하시던데

윤원태 : 그렇습니다. 그런데 비교를 하게 되면 물론 미국이라는 나라는 엄청나게 큰 나라고 사막지역도 포함하고 있고 지형적으로 우리나라와 조건이 다릅니다. 일본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그러한 선진국과 비교를 해보면 우리나라가 약간 떨어지는 부분도 있고. 오히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예보관들의 수준은 오히려 낫지 않나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선진국들에 비해서 기상예보능력이 좀 떨어진 측면, 어떤 측면이 그런 겁니까?

윤원태 : 기술적인 면과 전문인력 면에서는 우리나라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서는 뒤떨어진다고 말씀드릴 수 있고요. 그렇지만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제가 사실은 80년대 중반, 한 20년 전에 기상청이 송월동에 있을 때 몇 년 출입을 했는데 그 당시에는 슈퍼컴퓨터가 없을 때였습니다. 그 당시 기상대였죠. 그곳 분들이 슈퍼컴만 들어오면 우리 기상예보능력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거라고 말씀하셨는데 지금 기상청에 슈퍼컴퓨터가 두 대 있던가요?

윤원태 : 지금 슈퍼컴퓨터 2호기가 들어와 있는데요, 슈퍼컴 2호기가 들어온 것으로 기상청의 예보능력이 많이 기술적으로 향상됐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특히, 슈퍼컴 하면 전 세계적으로 볼 때 53위 정도의 기능을 갖고 있는 컴퓨터입니다. 그래서 굉장히 고가의 장비이기도 하고 우리 기상청 예보모듈들을 돌리는 데 굉장히 도움을 주고 있는 도구인데요, 그렇지만 슈퍼컴이 들어온다고 해서 바로 예보의 향상에 바로 직결되는 건 아니고, 이러한 도구를 잘 활용해서 예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활용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슈퍼컴이 두 대 들어왔는데도 아직 제대로 활용이 안 되고 있다는 건가요? 그런 측면은 아니죠?

윤원태 : 그런 측면은 아니고요. 슈퍼컴이 들어오게 됨으로써 우리가 많은 위성데이터라든지 아니면 여러 가지 해양이나 위성, 고층, 여러 가지 관측데이터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데이터들이 슈퍼컴으로 들어가서 슈퍼컴에서의 모듈이 수행됨으로써 그 슈퍼컴은 많은 양의 계산을 빠른 시간 안에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러한 모듈들의 수행을 가능하게 하는 겁니다. 우리 예보관들은 슈퍼컴에서 나오는 방대한 양의 자료를 예전보다 더 많이, 많은 양의 정보를 갖게 되는 거죠. 그 많은 양의 정보를 가지고 분석해서 예보를 내게 되는 시스템이 되겠습니다.

박인규 : 지금 그 말씀은 슈퍼컴으로 굉장히 많은 자료를 처리하는 능력은 늘어났지만 예를 들면 위성정보라든가, 그런 1차 정보 자체의 수집이 부족하다고도 받아들일 수 있겠네요. 우리가 예를 들면 기상과 관련된 위성 같은 게 있습니까?

윤원태 : 전 세계적으로 기상청에서는 위성관측 데이터를 활용하게 돼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슈퍼컴이 들어왔다고 해서 국민들께서는 예전에 비해서 획기적으로 예측능력이 향상됐으면 하는 바람을 저희들도 이해는 합니다. 하지만 예측이라는 건 어찌 보면 굉장히 첨단과학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왜냐 하면 예측이라는 것은 위성데이터라든지, 항공이나 선박데이터들, 이렇게 첨단기술에서 나오는 정보들을 활용하게 돼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라든지 이런 것들은 기초과학... 물리나 수학, 화학에 기반을 둔 컴퓨터 모듈에 의해서 생산하게 됩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에서는 슈퍼컴을 우리가 활용하고 있고 그 다음 저희들이 하는 것은 전문인력이나 이러한 기술력을 향상시키는 게 굉장히 예측능력 향상에 도움이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현재 기상예보와 관련해서 활동하시는 기상청의 전문인력이 몇 분이나 되십니까?

윤원태 : 지금 기상청에 근무하고 계시는 분들은 총, 약 1300명 가량 됩니다.

박인규 : 그 중에서 현장에 계시는 분도 계실 테고 분석하고 예보하시는 분은 몇 분이나 계십니까?

▲ ⓒ프레시안

윤원태 :
수치예보센터라고 해서요, 약 40명 가량이 수치예보센터에서 근무하고 있고요. 이 분들을 전문가라고 보시면 될 것 같은데, 이런 전문가들이... 아까 선진국과 예측능력을 비교하셨는데요. 이러한 전문인력을 외국 선진국들과 비교해 볼 때는 굉장히 적은 수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이나 일본 같은 경우 그런 수치예보센터가 거기도 마찬가지로 있습니다. 보통 100명에서 200명 가량 근무하고 있고요. 가까운 중국만 하더라도 200여 명의 숫자가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40여 명이 수치예보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열악한 환경이라고도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박인규 : 슈퍼컴도 들어오고 했으니까 이제는 전문인력을 많이 확충하는 게 하나의 과제가 될 수 있겠네요.

윤원태 : 그렇습니다.

박인규 : 지난 봄에 기상청의 황사 전문가인 전영신 박사가 나오신 적이 있는데 황사 기간, 특히 장마 기간 때 예보가 좀 틀리면 엄청나게 많은 항의전화가 들어온다던데 실제로 그렇습니까?

윤원태 : 그렇습니다. 저희들이 아무래도 예보를 담당하는 기관이 기상청이고, 저희들의 예보가 보다 더 향상돼서 국민들에게 신뢰를 줘야 하는데 아무래도 예보는 예보기 때문에 100% 맞히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빗나간 예보를 하게 되면 굉장히 많은, 첫 번째로 항의성 전화를 받게 됩니다.

박인규 : 일부에서는 기상청에서.... 하도 언론이나 시민들로부터 항의를 많이 받으니까 말하자면 선제적으로 과장된 예보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예를 들어 비가 한 10mm올 것 같은데 나중에 더 많이 비가 왔을 경우 책임 같은 게 있으니까 과장하는 게 아니냐고 의심도 하는데 어떻습니까?

윤원태 : 전혀 그렇지 않구요. 잘 아시겠지만, 워낙 예보라는 게 예전에는 신의 영역이었습니다. 과학적인 예보가 발달하게 된 건 1960, 70년대 이후로 컴퓨터가 발달하면서 거의 예측능력도 같이 향상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게 과학능력이 향상됨으로써 예측능력도 같이 향상하게 됩니다. 그래서 기상청에서는 그런 것들 굉장히 조금 더 신뢰 있는 예보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리고 국민들께서는 조금 더 사랑을 가지고, 예보라는 건 100% 맞을 수 없습니다. 사랑의 매를 때리시는 것도 좋지만 먼저, 컴플레인 하기보다는 사랑을 갖고 관심을 기울여 주시면 저희들이 보다 나은 예보를 하는데 도움이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일반 시민들 입장에서는 오늘 내일, 모레, 이때의 날씨가 어떻게 변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할 수 있겠지만, 국가 차원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기후가 전체적으로 크게 봐서 어느 쪽으로 가고 있느냐를 제대로 예측하는 것이 여러 가지 산업활동에나... 중요할 것 같아요. 윤 박사님께서 하시는 일이 그쪽이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추이와 관련해서 우리가 어떤 대비가 필요하다라든가, 그런 못다 하신 말씀 있으시면 마지막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윤원태 : 말씀하신 것처럼 최근에 기후변화로 인해서 이상기상현상이나 악기상들이 굉장히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후변화 자체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입안이라든지 아니면 사회, 경제 전반에서 정책입안이나 적게는 작물의 선택에서부터, 아니면 에너지수급 공급계획 세우는 데라든지, 이러한 기후정보, 장기예측정보가 굉장히 필요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과학의 한계는 현재 10일에서 15일 정도까지 컴퓨터로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고 그 이후로는 불확실성이 굉장히 증가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희 기상학자들의 임무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줄이는 게... 그러한 노력을 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많은 과학적인, 그리고 예산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지구상 인류에게 앞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게 지구온난화인데, 또 지구촌에서 가장 준비가 안돼 있는 게 지구온난화라는 말도 있더라구요.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만이라도 지구온난화, 기후변화에 대한 장기적인 대비책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윤원태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기상청 기후예측과 윤원태 과장과 함께 지구 온난화로 인해 우리나라의 기후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이런 기후 변화가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자세한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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