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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힘, 강하지만 이에 대한 반감도 엄청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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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힘, 강하지만 이에 대한 반감도 엄청나구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7/1] '참언론 실천 시사기자단' 문정우 단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최단 시간 10만 정기구독자 돌파'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국내 최고의 시사잡지로 자리매김했던 시사저널. 회사 측의 '삼성기자 삭제'사건으로 1년 넘게 끌어온 시사저널 사태가 최근 막을 내렸습니다. 기자 22명 전원이 일괄 사표를 제출하고 '참언론실천 시사기자단'이란 이름으로.. 새로운 매체 창간을 선포했는데요. 편집권의 독립이 보장되는 독립 언론의 꽃을 피우겠다는 각오로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습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참언론실천 시사기자단' 문정우 단장을 초대해 시사저널 사태를 통해 편집권 독립 등 우리 언론의 현주소를 되짚어보고 앞으로 창간될 새 매체와 우리 사회 참언론과 참기자정신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참언론실천 시사기자단' 문정우 단장입니다. 문정우 단장은 1959년 충남 당진 출생으로 85년 한양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기자협회보 기자로 활동을 했습니다. 이후 1989년 시사저널 창간 멤버로 입사해 사회부와 정치부 기자로 근무했고, 편집장을 거쳐 대기자를 역임했습니다. 지난해 시사저널 사측의 '삼성기자 삭제' 사건으로 1년 넘게 파업을 계속해오다 지난달 26일 회사 쪽에 결별을 선언하고 지난 2일.. '참언론실천 시사기자단' 출범과 함께 새 매체 창간을 알리는 선포식을 열었습니다.

박인규 : 지난 2일인가요 1년 넘게 계속돼 온 파업을 마무리했고 참언론실천 시사기자단이라는 이름으로 매체를 창간하겠다는 선포식을 가졌습니다. 흔히 하는 말로 만감이 교차하셨겠습니다.

문정우 : 전 생전 처음 파업이라는 걸 해봤는데요 파업하면 전 그냥 노는 건 줄 알았어요. 노조 집행부가 어찌나 많은 일을 시키는지 정말 6개월 동안 어떻게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지냈습니다.

박인규 : 파업 중에 가장 힘들었던 건 어떤 겁니까?

문정우 : 정희상 위원장과 김은남 사무국장하고 후배들이 심상규 회장 집앞에서 단식할 때였어요. 참 그 친구들이 그 집앞에서 그러고 있어선 안 되는 사람들인데 그러고 있으니까 너무 가슴아프더라구요. 그래서 단식하는 친구들한테 막 욕을 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미안하더라구요.

박인규 : 굉장히 땡볕 아래서 고생했다는 얘긴 저도 들었습니다.

문정우 : 아스팔트가 지글지글 끓었어요. 유난히 덥더라구요.

박인규 : 파업이 노는 줄 아는데 아니더란 말씀을 하셨는데 파업 중에도 기자들이 특종기사를 냈다고 들었습니다.

문정우 : 인터넷 블로그에 거리편집국이란 이름으로 올리고 계속 취재를 하더라구요 이 친구들이. 봉급도 못 받으면서 자기 돈 써가면서 중국에도 가고, 취재해서 몇 건 특종을 했죠.

박인규 : 한 건이 아니고 몇 건입니까?

문정우 : JU사건... 그 후속보도도 계속 했고. JMS 정명석씨가 중국에서 체포됐고 여러 일본이나 동남아에서도 그 사람을 추적하고 있고 이런 기사들 특종을 했죠.

박인규 : 파업 중에도 기사를 썼다는 건 우리는 계속 기자로 활동하고 싶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시라고 할 수도 있는데, 결국은 사태가 일어난 지 1년 만에 파업에 들어간 지 6개월 만에 사표를 내고 결국 회사와 결별하신 건데, 일부에서는 노사가 원만히 타협해서 원상복귀 됐으면 좋았을 텐데.. 하고 아쉬워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아요. 결별하시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 ⓒ프레시안

문정우 :
기자들 입장에서 보면, 첫 번째 기자들이 굉장히 충격을 받았던 건 이른바 짝퉁이라고 하죠. 대체인력을 투입해서 만든 시사저널이란 이름의 잡지를 보고 나서입니다. 여러 가지 그쪽도 사정이 안 좋으니까 질이 좋을 수 있으리라고는 기대 안 하는데 논조가 거의 시사저널 18년 역사를 완전히 부정하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지면인지 광고면인지 구분하지 못할 정도의 지면들이 많더라구요. 그걸 보고서, 아.. 우리 경영진이 저런 식으로 책을 만들려고 해왔구나. 우리와 너무나 생각의 차이가 있었구나 이걸 느끼고 충격을 받았죠. 그리고 두 번째는 우리 독자들이 시사저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모임을 만들어서 저희 기자들 후원도 해주고 격려도 해주고 그랬었거든요. 그런데 거기 운영위원들을 회사측이 고소를 했어요. 그런데 노사가 협상을 하는데 회사측에서는 그 독자들에 대한 고소를 절대 취하할 생각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어요. 저희들로서는 독자를 고소하는 언론사, 또 그 경영진... 두 번째로 또 충격을 받았죠.

박인규 : 회사측에서는 기자 전원이 파업 중이니까 나름대로는 잡지를 내기 위해 노력했는데 결국 그 논조나 독자에 대한 태도를 보고는 도저히 같이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말씀이시군요.

문정우 : 저희가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돌아가도 이 사람들과 잘 일할 수 있을까 그런 걱정이 들었다는 거구요. 많은 분들이 시사저널 노사를 다시 이어주시려고 지금 겉으로 드러난 것 이상의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요. 그런데 저는 무슨 불가항력 같은 걸 느끼겠더라구요. 시장에서 정기구독자가 거의 반토막이 나고, 저희가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정말 매체를 잘 살릴 수 있을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망가졌는데도 기자들이 거의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을 계속 내놓더라구요. 예를 들어 명예퇴직 하겠다는 각서를 5장 받아오라든가. 저희 기자들이 그렇게 하고 들어갈 순 없잖아요.

박인규 : 언론에서는 시사저널 사태를 모르는 분이 거의 없는데 의외로 최근에 여론조사를 보니까 시사저널 사태가 뭔지 잘 모르겠다, 처음 들어본다. 그런 분이 한 60% 되고, 특히 20대 중에서는 한 80% 정도가 모르겠다고 대답을 해요. 일단 청취자들 중에 모르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이른바 시사저널 사태가 왜 발생했으며 기자들과 회사가 왜 결별할 수밖에 없었는지 간단하게 설명을 좀 해주시죠.

문정우 : 1년이 넘었죠. 지난해 6월경에 저희 경제팀 기자가 삼성의 제 2인자인 이학수 회장의 힘이 너무 세져서 자기가 관여하지 않아야 될 인사에까지 다 관여해서 삼성 전체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 그런 내부의 목소리를 담은 세 쪽짜리 기사를 썼어요. 그런데 금창태 사장이 회사 경영진이 계속 그 기사를 싣지 말자고 종용하다가 끝내는 편집국장도 모르게 인쇄소에서 밤에 빼버렸어요. 편집국에선 아무도 몰랐어요. 거기에 대한 항의표시로 편집국장이 사표를 냈는데 단 하루만에 수리해 버렸고 기자들이 거기에 또 항의하자 세 명이 무기정직을 당했고 기자직 24명 중에 17명이 크고 작은 징계... 징계폭탄을 맞았죠. 그래서 결국 노사 간에 굉장히 대립이 격화됐고 올해 1월에 파업에 들어갔다가 결국 7월 2일 완전히 결별하게 된 겁니다.

박인규 : 사장 되시는 분이 삼성 관련기사를 편집국장, 편집국원들도 모르게 무단으로 뺐다는 말씀이신데... 회사측에서는 편집권 독립이 중요하긴 하지만 경영권보다 위일 수는 없지 않느냐. 회사 입장에서는 회사의 필요에 의해서 뺄 수도 있는 거 아니냐. 과연 편집권이라는 게 사장이 참여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것이냐, 이런 말씀도 하시는 것 같은데 그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문정우 : 편집권이라는 게 어느 쪽에 있다고 단정할 순 없을 겁니다. 그런데 회사의 역사와 문화와 이건 관련있는 거거든요. 저희는 89년 창간할 때 편집과 경영을 완전 분리했습니다. 그래서 경영이 절대 편집권에 간섭 안 하는 것이 전통과 문화로 굳어져 왔거든요. 물론 그 전에도 간섭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있었죠. 그럴 때마다 편집국장이 몸을 던져서 사표를 내서 이렇게 막고 그런 방식이었는데, 그러면서 고비를 넘겨왔었죠.

박인규 : 지금까지 그런 기사를 빼거나 그런 사태가 한 번도 없었다는 말씀이신가요?

문정우 : 없었죠. 그런 일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박인규 : 또 한 가지... 다른 목소리라고 할까요? 시사저널 편집장도 지내신 작가 김훈씨가 말씀하신 것 중에 문제가 된 그 기사가 기사로서는 썩 완전하지는 않은 것 같다. 사실과 의견이 혼합돼 있고. 그래서 사측이나 기자도 좀 서로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서로의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 화해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하시던데요

▲ ⓒ프레시안

문정우 :
기사를 보는, 기사의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건 데스크마다 다 다를 겁니다. 그 기사는 저희 편집국장이 주재하는 팀장 회의에서 충분히 논의를 거쳐서 가치 있다고 판단해서 넣은 것이구요. 저도 편집장을 지냈지만 저도 편집장이었다면 그 기사를 넣었을 겁니다. 저는 굉장히 앞서서 그런 것을 지적한 기사였다고 생각하구요. 그런데 이게 사실은 노사대립이 격화된 게 기사의 가치를 두고 논쟁을 벌이다가 그렇게 대립이 격화된 게 아니거든요. 금창태 사장께서 이 기사를 보시기도 전에 이걸 빼달라고 요청해서, 그건 사실 기사를 보기도 전에 그렇게 말하는 건 안 되거든요. 이렇게까지 했기 때문에 이건 저희 시사저널의 전통과 역사에 굉장히 어긋난다. 그래서 저희 기자들이 반발을 했던 거거든요.

박인규 :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오래 전부터 많이 나온 지적이었지만, 예전에는 언론자유의 가장 큰 적이 독재권력이다. 그런데 요즘은 독재권력보다는 어떤 자본, 대기업의 눈치를 언론들이 보고 있다고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이번 시사저널 사태도 이런 사례 중 하나라는 얘길 하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문정우 : 저희는 비교적... 저는 자본권력이라는 말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데 대기업들의 눈치를 보지 않으면서 기사를 써왔어요. 그런데 이런 사태가 나서 밖에 나와 보니까 정말 우리 사회가 돈의 위력에 찌들어 있더라구요.

박인규 : 시사저널 기자들의 파업투쟁이 한창 막바지에 이르렀던 6월이었던가요? 정부에서 기자실 통폐합을 들고 나오면서 일부 주류 언론들이 언론자유를 해치는 거다. 그래서 굉장히 큰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과연 그게 언론자유의 문제냐... 오히려 시사저널 사태가 더 언론자유의 본질을 해치는 게 아니냐라고 지적도 하고 있구요. 실제로 시사저널 사태는 이른바 주류언론에 많이 보도가 안됐어요. 언론계에서 시사저널을 바라보는 시각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문정우 : 주류언론이란 표현은 저는 쓰고 싶지 않은데요, 많이 파는 종이신문들은 굉장히 외면했죠. 그런데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편집권은 그 언론사의 역사와 문화와 관련있는 거고, 그 신문사들의 역사와 문화를 볼 때 저희 문제를 다루기 힘들었을 거라고 저는 이해합니다.

박인규 : 왜 그렇게 보시죠?

문정우 :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이미 74년 조선투위, 동아투위 기자들의 거리로 내쫓으면서 편집국의 정기가 완전히 끊겨 버렸고, 삼성이 만든 중앙일보는 또 더 말할 나위가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거기 계신 분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하시겠지만.

박인규 : 사실은 시사저널 사태를 일반인들이 60%가 모르게 된 것도 거기에 약간 원인이있지 않았을까요? 보도가 많이 안 된 측면들...

문정우 : 그렇습니다. 여러 매체들 나름대로의 사정들이 있었을 거고 아마 삼성의 힘도 크게 작용했을 거라..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는 데 크게 작용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프레시안

박인규 :
네. 과연 우리시대 언론자유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한 번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1년 간의 어려운 싸움 끝에 결국 편집국 기자 전원이 일괄 사표라는 선택을 했고 7월 초데 새 매체를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시사저널에 있는 기자들 전원이 하는 건가요?

문정우 : 시사저널 기자직 24명 중에 23명이 파업에 동참했고 7월 2일 신매체 창간을 선포할 때는 22명이 함께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창간을 할 때는,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한두 명은 빠질 수 있을지 모르는데 대다수가 같이 갈 겁니다. 그리고 그동안 짝퉁이라고 불렸던 시사저널을 만드는 게 가 있었던 비기자직, 비정규직, 노조가 보호할 수 없었던 그분들도 지난주 금요일 기자들이 사표를 내는 것과 동시에 같이 다 사표를 냈습니다. 그래서 7명이 신매체에 또 합류할 거구요. 그래서 지금 사실상 인원은 29명입니다.

박인규 : 기자들이 어떤 자본이나 권력의 간섭을 받지 않는 독립적인 언론을 만들겠다고 하면 많은 분들이 뜻은 가상하다고 보면서도 이게 주간지긴 하지만 상당히 돈이 많이 들어갈 텐데 그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걱정들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말하자면 새 매체 창간에 필요한 재원에 관한 준비들은 잘 되고 있습니까?

문정우 : 과거에 대기업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비판하고 기사를 쓸 수 있었던 건 정기독자의 비율이 굉장히 높았기 때문입니다. 광고수입에 비해 정기독자의 수입이 굉장히 높았습니다. 그리고 그 비율이 높았을 때가 저희 예전의 시사저널이 가장 바른 목소리를 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 새 매체를 창간하면서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은, 정기독자를 미리.. 미래의 독자를 미리 약정받는 일입니다. 그 부분에 굉장히 주력을 하고 있구요. 그 다음에 50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의 소액주주들을 모집하고 있구요. 그리고 기자들 퇴직금이 있습니다. 기자들부터 몸을 던져야 투자하시는 분들도 안심하고 투자하실 거라고 생각해서 6개월 동안 저희 기자들이 봉급을 못 받았지만 저희들이 받은 퇴직금을 상당 부분 투자할 겁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좀 큰 덩어리의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7월 2일 신매체 창간을 선포하고 불과 사흘 만에.. 지금 일주일 정도 됐죠. 사흘 만에 2억을 돌파했구요,

박인규 : 말하자면 일반 시민들이 보내주신...

문정우 : 그렇습니다. 큰 투자자들이 아니고 지금 한 3억 정도.. 2만원 3만원 보내주신 것들이 한 3억 정도 돌파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투자자들에 대한 접촉도 굉장히 순조롭습니다. 의외로 굉장히 잘 진행되고 있어서 저희 기자들은 정말 요즘 밥을 안 먹어도 배부른 상탭니다.

박인규 : 어떤 독립적 정신을 가진 언론에 대한 갈증이 또 상당히 이 사회에 있다고 봐도 되겠군요, 그렇다면.

문정우 : 그렇습니다. 저희들이 이렇게 밖에 나와서 두 가지를 느꼈는데요, 첫째는 자본의 힘이 엄청나게 강하구나. 정말 우리가 기자를 할 때 안에서 느꼈던 것보다 훨씬 강하고, 그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도 너무나 많구나. 그 다음에 그것에 대한 반감도 엄청나구나. 그래서 제가 돈에 너무 짓눌려 숨을 못 쉬고 있다. 잘못돼 가고 있다고 많은 분들이 느끼고 있구나. 그런 분들의 생각이 시사저널 사태를 계기로 분출되고 있구나 이런 걸 느꼈습니다.

박인규 : 새 매체를 창간하기 위해서는 물론 기본적으로 적정한 규모의 자본이 필요하겠지만 그건 필요조건일 수 있고, 결국은 새 매체에 어떤 기사를 담을 것이냐. 새 매체가 지향하는 바가 뭐냐, 그런 부분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아요. 물론 시사저널의 전통을 이어가겠다는 것이 기본이 되겠지만,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새 매체에는 이런 기사가 들어가야 되겠다. 나름대로 기자들 사이에 공유되는 문제의식이랄까, 그런 게 있을 것 같은데요..

문정우 : 저희는 언론의 기본이 요즘 너무 무너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언론의 기본을 강화하는 것이 상품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뭐냐면 정말 아무 조건 생각지 않고 뉴스가치만 생각하면서 안건을 정하고 그 안건을 기자가 맡아서 성실하게 취재하고 그걸 정확하게 독자에게 전달하는 것. 기자들이 편집국 내부에서 합리적인 토론을 거쳐서 결정하는 것들, 그런 이성적 판단 앞에서 모든 것이 굴복하는 체제, 일단 그런 체제를 만든다는 생각을 갖고 있구요. 그리고 인쇄매체의 강점을 살린다. 인쇄매체라는 건, 지금 속보성이나 이런 걸 갖고 다른 매체와 경쟁할 수는 없고 깊이있게 다뤄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구요.

박인규 : 인쇄매체가 사실은 조금 어렵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는데...

문정우 : 인쇄매체의 강점이라는 건 우리말과 글을 잘 쓰는 것. 지금 우리말과 글이 굉장히 흐트러져 있거든요. 신문사에서조차도, 개탄스러운 건 교열기자가 사라지고 있다는 겁니다. 이건 비용을 절감한다고 하는 짓인데 이건 너무 야만합니다.

박인규 : 제대로 된 한국말을 쓰겠다. 창간 목표일이 언제인가요?

문정우 : 9월 중에 창간하려고 생각을 합니다.

박인규 : 두 달밖에 안 남았는데 가능하겠습니까?

문정우 : 사실 저희 인력을 볼 때는 내일이라도 낼 수 있습니다.

박인규 : 하긴 파업 중에도 기사를 쓰셨다고 하니까... 제호는 어떻게 됩니까? 시사저널이라는 제호를 회사가 갖고 있는데, 제호를 새로 공모 중이라던데요?

▲ ⓒ프레시안

문정우 :
지금 시사제이닷컴(www.sisaj.com)이라고 시사기자단 홈페이지를 열었거든요. 그 홈페이지를 통해서 제호를 공모 중입니다. 좋은 이름들을 많이 지은 회사들이 있더라구요. 그분들이 거의 무료로 도와주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고 해서, 굉장히 이름을 잘 지어야 될 텐데,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어차피 공중파를 타셨으니까 혹시 시사저널의 제호를 공모한다든가 시사저널, 새로운 독립매체를 만드는 데 나름대로 힘을 보태고 싶다. 그런 분들은... 인터넷 사이트가 있다고 하던데요 어딥니까?

문정우 : sisaj.com이라는 홈페이지를 열었구요. 거기 들어오시면 미래 독자도 되실 수 있고 주주도 되실 수 있고. 그동안 저희 기자들을 둘러싸고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거기에 대해서 많은 관심있는 분들이 어떤 의견을 표하셨는지 다 자세하게 아실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언론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또 실망도 크고, 그것 때문에 88년도 한겨레신문부터 시작해서 새로운 실험들이 되고 있는데 아직도 전반적으로 언론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치는 충족되지 않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기자들만으로 독립적 언론을 새로 만드는 장정에 나섰는데 지금까지 못다 하신 말씀 있으시면 국민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문정우 : 세계화의 덫이라고도 하는데요, 제국주의도 그랬고 군사독재도 그랬고, 가장 먼저 하는 짓이 언론을 휘어잡고 문화를 말살하는 겁니다. 지금 그런데 정말로 제국주의시대나 군부독재시대에 있을 법한 일들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어요. 눈에 그렇게 띄지는 않지만 우리 문화가 엄청나게 후퇴하고 있습니다. 사회가 경제적 풍요를 누리면서도 문화적으로는 굉장히 황폐화되고 있거든요. 이 출판, 출판이 죽어가는 것은 가장 대표적인 예입니다. 저는 정말 우리 출판이 죽으면 나라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정말 죽어라고 열심히 책을 만들 테니까 좀 국민 여러분께서 책을 좀 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박인규 : 2000년 이후 인터넷 신문이다 각종 무료신문이다 해서 언론의 가짓수는 굉장히 많이 늘어났는데 실제로 국민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제대로 된 언론은 또 상대적으로 적다는 느낌도 듭니다. 기자들끼리 만드는 시사잡지, 제대로 된 언론의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참언론실천 시사기자단' 문정우 단장을 초대해 시사저널 사태를 되짚어보고, 앞으로 창간될 새 매체와 우리 사회 참언론과 참기자정신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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