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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태권도는 한민족이 세계에 준 선물"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6/15]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대한민국 하면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태권돕니다. 특히 태권도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시작으로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4회 연속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스포츠로 자리잡았는데요. 하지만, 요즘 태권도 종주국의 위상이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달에 있었던 베이징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우리 선수들이 남녀 종합우승을 차지했지만.. 역대 최악의 성적을 기록해 태권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세계태권도연맹 조정원 총재를 초대해 최근 태권도의 위기로 지적되고 있는 문제점들은 무엇인지 또, 앞으로 태권도가 세계적인 스포츠로 자리잡기 위해선 어떤 대안들이 필요한지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세계태권도연맹 조정원 총재입니다.

조정원 총재는 1947년 서울 출생으로 70년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84년 벨기에 루뱅대학교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87년부터 97년까지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근무했고 이후 제10대, 11대 경희대학교 총장을 지냈습니다. 아시아태평양 대학협의회 회장을 비롯해.. 대한체육회 부회장과 태평양아시아협회 이사장을 역임했고 지난 2004년부터 세계태권도연맹 총재를 맡고 있으며 현재 대한 올림픽위원회 고문과 한국 페어플레이 위원회 초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아마 외국인들이 아는 한국말을 꼽으라면 김치 아니면 태권도일 것 같은데요. 태권도를 하는 회원국은 몇 나라나 됩니까?

조정원 : 현재 지난 북경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네 나라가 더 추가돼서 184개국의 회원국을 갖고 있고요. 우리 추산으론 약 6500만 명에서 7천만 명이 전 세계에서 태권도를 즐기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7천만 명이면 거의 한민족 숫자와 맞먹네요. 그 숫자에는 한국 내의 태권도 인구도 포함되는 겁니까? 한국은 어느 정도 됩니까?

조정원 : 물론이죠. 한국은 한 60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굉장히 많은 나라에서 하고 있다는 얘기로군요,

조정원 : 그렇죠. 184개국이면 아마 우리가 이름 댈 수 있는 나라는 모두 포함된다고 할 수 있고요. 또 UN가맹국가가 193개국이기 때문에 조금만 노력하면 UN가맹국 전 국가를 다 태권도를 즐기는 나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총재님이 계신 세계태권도연맹은 언제 생겨났고 어떤 일을 하는 단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조정원 : 세계태권도연맹은 1973년에 만들어졌습니다. 만들어진 이후에 우리 세계태권도연맹이 노력해서, 잘 아시는 것처럼 1994년에 정식종목으로 채택이 됩니다. 그래서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내년에 있을 북경올림픽, 또 2012년에 있을 런던올림픽까지 4회 연속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위치하게 됩니다. 세계태권도연맹은 국제올림픽위원회가 공식 인정하는 세계 태권도를 관장하는 국제경기연맹이라고 볼 수 있고요. 또 각국 올림픽위원회가 승인한 국가태권도협회를 회원국으로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올림픽에서 하는 태권도 경기라든가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이런 것들을 다 주관하시는 거군요...

조정원 : 그렇습니다. 세계태권도연맹이 주관하는 주요 대회가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와 세계주니어태권도선수권대회, 그 다음 세계 품새선수권대회, 월드컵팀선수권대회, 이렇게 네 개 대회를 직접 주관해서 태권도 보급과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제가 알기로는 한 60년대부터 우리나라의 태권도 사범님들이 거의 그야 말로 홀홀단신으로 미국이나 유럽 가셔서 퍼뜨리고, 많이 알려진 걸로 알고 있는데... 단순히 스포츠라기보다는 정신교육도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태권도가 184개국까지 퍼지게 된 원인이랄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조정원 : 저는 사실 늘 해외에서 어려운 시기에 고생하신 사범들한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분들의 노력과 희생이 없었으면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하는 데도 여러 가지 장애가 많았겠죠. 저는 태권도가 세계인 속에서 사랑받고 있는 건 단순한 무도스포츠가 아니라 거기에 한국적이고 동양적인 정신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실례로 해외에서 태권도를 소개하고 가르칠 때 사범들이 우선 예의범절을 가르칩니다. 그래서 웃어른에 대한 공경심이라든가 또는 국가에 대한 충성심, 또 자기수련, 수양 등을 통해서 자기를 발전시키는 걸 목표로 가르치다 보면 부모들이 우선 좋아합니다. 태권도 도장에 다녀온 자녀들이 예의가 발라지고 바른 학교생활을 하고, 이런 모습을 보면서 더 많이 부모들이 권장하는 스포츠로서 자리매김을 하게 됩니다.

박인규 : 단순한 스포츠보다는 인격도야까지 되는 측면. 지난달 베이징에서 18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열렸는데 남녀종합우승을 하긴 했지만 남자 같은 경우는 8개 종목 중에서 금메달 겨우 한 개. 태권도 종주국인데 흔들리는 거 아니냐는 걱정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총재께서는 이번 대회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프레시안

조정원 :
저는 크게 우려할 바는 아니라고 봅니다. 오히려 더 많은 나라에서 태권도 실력이 이렇게 향상됐구나 하는 것을 기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태권도는 우리나라 국기고 종주국이라고 늘 자랑합니다만 태권도는 이제는 더 이상 우리나라만의 것이 아니라 한국이 세계인들에게 준 선물입니다. 그래서 올림픽 스포츠로 돼 있고, 하기 때문에 우리도 물론 더 노력해서 많은 태권도에서 많은 메달을 따려고 노력해야겠습니다만 이번 세계대회에서 나타난 것처럼 26개 나라가 메달을 획득했는데요.. 그만큼, 26개국 또는 전후로 해서는 태권도 수준이 상당히 보편화 되고, 그런 측면에선 상당히 기뻐해야 할 일 아닌가, 오히려 생각을 해봅니다.

박인규 : 태권도 하면 한국이 다 싹쓸이하는 것보다는 다른 나라들도 나가서 딸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게 좋다.

조정원 : 꿈과 희망을 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고. 이번 7월 IOC총회에서 결정됩니다만 IOC에서 유스올림픽을 창설할 생각입니다. 청소년 올림픽.. 만 14세에서 18세 청소년이 참가하는 유스올림픽게임을 2010년도에 첫선을 보이게 됩니다. 그건 구기종목 아닌, 단체종목이 아닌 개인종목 중심으로 해서 만들어질 예정이고 태권도가 거기 포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더 많은 유소년들, 청소년들이 태권도에 대한 애정을 갖고, 또 각 국가에 더 활성화되게 보급되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을 해보고 있습니다.

박인규 : 원래 인격도야로서, 정신교육으로서의 무도가 스포츠가 되다 보니 심판을 어떻게 보느냐, 채점을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가 되는데 이번 대회에서도 오심소동도 많았고, 어떻게 판정시비를 해소할 수 없을까요?

조정원 : 잘 아시는 것처럼 기록경기가 아닐 경우에는 항상 심판이 있을 때는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도 할 수 있고 그런 문제점이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번 북경세계선수권대회는 다른 어떤 선수권대회보다 심판판정에 대한 오심도 줄었고 항의하는 부분도 상당히 적었습니다.

박인규 : 아, 총재가 보시기엔 오히려 줄었다. 저희는 언론보도만 봐서는 늘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군요?

조정원 : 기록으로 우리가 늘 보는데, 왜냐하면 심판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소청을 하게 됩니다. 소청 건수가 있는데, 소청건수가 다른 세계대회에 비해선 많이 줄었고 또 전반적으로 각 국가협회회장이나 코치 감독들한테 의견을 수렴한 결과 과거 어떤 대회보다 더 공정하게 경기가 치러졌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 부분은 앞으로 많이 개선을 해나가야겠죠.

박인규 : 한국 선수가 말하자면 오심의 피해자였기 때문에 크게 보도해선가요, 많이들 이번에 오심피해가 많았다고 하던데...

조정원 : 그런 국내보도는 있지 않겠냐 하는 생각인데요, 외국 선수들이나 코치, 감독들이 얘기하는 것은 과거 어떤 대회보다 줄었다는 것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내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오심이 큰 문제가 될 거라고는 보지 않으시는군요.

조정원 : 전 그렇게 생각을 안 하구요, 또 저희 세계태권도연맹에서는 이번 8월에 300명의 국제경험이 있는 심판들을 선발해서 집중교육을 서울에서 할 예정입니다. 그렇게 해서 50명을 선발하고, 그 선발된 50명이 각 세계예선대회, 지역예선대회를 심판을 보게 됩니다. 그 중에서 자격이 미달한 심판들을 또 가려내서 최종 29명의 올림픽 심판을 선정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또 공정한 심판제도를 확립하기 위한 노력, 또 교육을 통해서 아마 내년 북경올림픽에서는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오심 문제는 생각보다 큰 문제가 아니라고 말씀하셨고, 저도 아테네올림픽 이런 때 태권도 경기를 보는데... 우리나라 선수가 나오니까 보긴 하지만 어떤 때는 지루하다, 재미없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왜 그럴까요?

조정원 : 저도 태권도연맹 총재직에 당선된 이후 많은 친지들을 만나면 제발 좀 재밌는 경기를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는 주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나 올림픽 경기종목이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많은 걸 바꿀 수가 없습니다. 왜냐면 전 세계에 보급된 방식이 있기 때문에 큰 틀에서 변화를 가질 순 없기 때문에 지금부터 기술위원회에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다른 모습의 태권도 경기가 선보이게 될 거고 그것이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재밌는 태권도스포츠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태권도 경기를 보면 점수를 주는데, 많이 가봐야 5점을 안 넘는 것 같은데요. 예를 들면 복싱이나 펜싱 같은 경우는 15점까지도 가고, 유도 같은 경우도 유효다 효과다, 절반이다 한판이다 해서 여러 가지 점수가 큰 점수가 나고 하는데... 그런 식으로 다양하게 구성할 수 없나요?

조정원 : 물론 그걸 포함해서 하고 있고 경기장도 지금의 사각에서 원형경기장으로 바꾸는 것까지 포함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고난도 기술을 통한 가격을 했을 경우에 가산점을 준다든가, 또는 경기를 재밌게 하기 위해서 지금은 서로 견제하는 시간이 길거든요. 이것을 어떻게 하면 바꿀 것이냐. 선공격을 할 경우 가산점을 준다든가, 또는 10초 이상 서로 공격을 안 할 경우 경고를 한다든가, 이런 걸 통해서 활성화된 경기를 하기 위해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는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정확한 판정을 위한 문제 중 하나가 전자호구 문제.. 아직은 기술적 문제가 좀 있는 것 같다고 보도가 나오던데, 어떻습니까?

조정원 : 그렇습니다. 저희가 2005년에 전자호구 도입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해서 준비를 쭉 해오고 있습니다. 지금 많이 개발이 돼서 몸통 부분의 전자호구는 상당히 가능성이 있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작은 문제점들이 있어서 그것이 만들어진 것을 바로 세계대회에 내놓을 순 없거든요. 국내대회나 지역대회를 통해서 보완할 점이 없는가 면밀히 검토해서 100% 자신이 있을 경우에만 내놓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99% 가능성이 있다 해도 그 1% 때문에 국제경기에서 또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100% 자신있을 경우에 우리가 내놓을 예정이고. 내년 5월에 있게 되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때는 아마 결론을 낼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박인규 : 하긴, 시범경기는 88년부터 했지만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게 2000년이라고 보면 너무 일찍부터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태권도의 1단, 2단, 단증은 우리나라 국기원이 발급하는 거죠? 최근에 세계태권도연맹 산하에 있는 유럽태권도연맹에서 자체단증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고 해요. 그럼 국기원에 대한 불만이 있는 거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데 왜 그런 겁니까?

▲ ⓒ프레시안

조정원 :
유럽태권도연맹에서 많은 단을 원하는 사람들한테 국기원을 통해 단증을 발급받고 있는데, 단 심사비가 대륙연맹으로 돌아오는 몫이 적다고 생각을 하는 겁니다. 그런 데에 불만을 갖고 추진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것 또한 국기원과 세계태권도연맹, 대륙연맹들과 같이 특별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그걸 합리적으로 개선해 나가기 위한... 몇 차례 모였고 지금 거의 결론이 난 상태기 때문에 그 문제는 더 이상 거론이 없을 거고, 또 지난번 5월에 있었던 총회에서도 각 대륙연맹회장, 또 사무총장들이 와서 세계태권도연맹이 생각하는 대로 우리는 따르겠다는 얘기를 분명히 했기 때문에 더 이상 문제의 소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그 말씀은 국기원에서 하는 쪽으로, 자체단증이 나오지 않고

조정원 : 그럼요. 그러나 분배문제에서 개선이 있게 되는 거죠.

박인규 : 단증 심사비가 대체 얼마나 되기에... 궁금하긴 하네요. 말하자면 올림픽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가 태권도인데, 매 4년마다 새로 심사하는 거 아닙니까. 제가 알기론 야구 같은 게 빠지기도 하던데...

조정원 : 야구와 소프트볼이 2005년 싱가포르 IOC총회에서 빠졌죠. IOC에서 그걸 정했습니다. 모두 28 종목을 넘지 않는다는 종목수 제한을 했고 이벤트는 301개 이벤트. 금메달 301개를 가지고 경기한다. 선수는 10500명을 넘지 못한다는 제한규정이 있습니다. 지금 국제스포츠연맹에 가입한 단체가 100개 단체가 넘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올림픽 종목으로 살아있는 건 현재로선 35개 종목입니다. 28개 하계올림픽, 7개 동계올림픽 종목에서 35개 종목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럼 아까 100개 종목에서 나머지 70여 개 종목은 계속 들어오고 싶어 하는 겁니다.

박인규 : 거의 3대 1 내지 4대 1의 경쟁률이군요.

조정원 : 그러니까 IOC입장에서는 이밸류에이션(evaluation)페이퍼를 만들어서 매 4년마다 평가를 합니다. 그 갖고 있는 종목이 이러이러한 항목에서는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를 평가해서, 그 평가기준에 미달하거나 문제 있는 경기는 빠지게 되고, 그럼 나머지 자리를 다른 종목 중에서 경쟁하고. 이것이 2005년에 있었는데요, 그래서 아시는 것처럼 야구와 소프트볼이 빠졌고 태권도는 잔류하게 됐습니다만, 그 다음에 빠진 그 두 자리를 들어가려고 IOC가 인정한 종목이 5개가 있는데요 거기 가라테, 럭비, 골프, 롤러스포츠라고 인라인스케이트, 그 다음 스쿼시라는 종목... 그 종목들이 들어가는데, 두 종목을 뺐지만 다섯 종목에서 어느 종목을 둘 집어넣을 거냐 하는 부분에서는 다섯 종목 다 3분의 2 찬성을 받지 못해서 못 들어갔습니다만 IOC에서 다시 규정을 바꿨어요. 이제는 빠진 종목에 들어가는 걸 그냥 과반수로 하겠다. 그래서 들어가려고 하는 종목들이 더 들어가기 쉬워진 거죠. 그래서 내후년에 또 결정하게 됩니다만, 그때 우리가 정말 열심히 준비하지 않으면 또 한 번 어려움을 겪을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박인규 : 태권도가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는 정식종목으로 가는데 2016년 올림픽까지는 갈지 안 갈지는 알 수 없다.

조정원 : 그렇습니다. 22016년에 어디를 올림픽도시로 할 거냐는 결정과, 그 다음 26개 종목 중에서 어느 종목이 또 빠질 것이냐 하는 부분을 2009년에 평가하게 되죠.

박인규 : 2016년 이후에도 계속 정식 올림픽 종목으로 태권도가 살아남기 위해서 어떤 나름대로의 비장의 대책 같은 게 있으면 말씀해 주시죠.

조정원 : 우리가 지난 2005년 싱가포르 IOC총회에서 처음 평가를 당했습니다만,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 했던 것이 개혁위원회입니다. 세계스포츠연맹과 같은 국제, 인터내셔널 스탠더드에 맞는 국제스포츠기구로 만들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바로 그것이 IOC에서 요구하는 바이기도 하구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가맹국가 숫자는 정말 육상연맹 다음으로 많을 정도로 풍족합니다. 또 태권도를 즐기는 인구도 많고 또 해외에선 상당히 인기도 많아요. 그런데 정작 국내에선 그렇지 못한 걸 보면 참 아쉽게 생각되는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투명한 행정과 공정한 심판제도가 도입돼야 합니다. 또 재밌는 경기로 바꿔나가야 되고, 이런 것들을 해나간다면 저는 크게 우려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세계인으로부터 신뢰받고 사랑받는 스포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도 태권도를 하는데 남한과는 다르다는 얘기를 들었고, 지금 조정원 총재가 계신 곳은 WTF.. 세계태권도연맹이고 또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이라고 있다고 해요. 도 최근에 북한의 장웅 IOC위원 겸 국제태권도연맹총재가 오셔서 남북태권도를 통합해야 되는 거 아니냐는 말씀도 하셨다는데, 남측과 북측의 태권도는 어떤 점에서 많이 다른 겁니까?

조정원 : 처음에는 같은 뿌리입니다. 하나로 시작했던 것이, 아시다시피 최홍희씨가 캐나다를 경유해 평양으로 가서 북한에 태권도를 보급하게 되죠. 사실 태권도라는 용어 자체도 이승만 박사 때 처음 태권도라는 세 글자를 만들어서 인정을 받고 해서 시작된 겁니다. 그것이, 평양은 평양대로 태권도가.. 아무래도 서로 단절되다 보면 변하지 않겠습니까? 그쪽 방식으로 변하고 우린 우리대로 세계보급형으로 변해서 지금 품새나 겨루기 방식이 전혀 다릅니다. 그래서 우선 통합을 논의한다면 우선 달라진 품새나 겨루기 방식을 하나로 통일해야 되지 않겠느냐. 해서 그런 방향으로 먼저 추진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아까도 잠깐 말씀하셨지만 외국에서는 태권도가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인격도야, 정신수련 차원에서 환영받고 있다고 들었는데 오히려 우리나라에서는 어린이들이 태권도 열기가 떨어진 것 같아요. 왜 그럴까요?

조정원 : 저도 상당히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이거든요. 오히려 우리나라 초등학교에 있는 태권도가 정식 교과목으로 안 들어가 있는데, 아시는 것처럼 중국의 쓰촨성이나 허난성 같은 경우 두 성이 다 인구가 약 1억씩 됩니다. 그럼 대개 초등학교 인구를 8, 9%로 보면 약 천만씩 약2천만의 초등학생들이 두 개 성에서 태권도를 정식 교과목으로 배운다는 겁니다. 참 무서운 얘기에요. 그래서 그것이 시간이 지나면 매 해 3백만씩 늘어난다는 얘기거든요. 그럼 아까 초기에 세계태권도인구 6500만 가량 추산하고 있다고 얘기했습니다만, 이제 아마 중국이 저런 속도로 간다면 곧 태권도 인구 1억, 2억 시대가 도래하지 않겠느냐.

하나 부끄러운 것이, 우리는 정작 태권도를 초등학교 정식 교과목으로 못 갖고 있는데 다른 나라에서는 갖고 있다든가, 이런 걸 보면서 참 안타깝게 생각하고. 또 저도 해외여행을 자주 합니다만 인천공항에 내렸을 대 태권도와 연관된, '태권도의 고장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하는 식의 문구와 사진이 있다면 얼마나 외국 사람들이 '태권도' 하면 '코리아'.. 바로 그것이 되지 않겠느냐. 지금 서울에도 송파구에 올림픽 종목의 하나기 때문에 태권도 동상이 테헤란로에 위치하고 있습니다만, 예를 들어 시청앞 광장에 태권도 동상이 만들어져서 태권도를 하든 안 하든 외국인들이 왔을 때 그 앞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면, 그야 말로 태권도가 한국 것이다, 또 한국이 태권도를 대표한다는 것을 서양에, 해외에 알리는 좋은 계기도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고.

박인규 : 하긴 제가 언론보도를 보니까 국기원이라는 게 말하자면 태권도의 성지 같은 덴데 너무 그런 것을 알릴 수 있는 것들이 부족하다는 말씀도 하더라구요.

조정원 : 그렇습니다. 그래서 정부에서도 무주에 태권도공원을 만들 구상을 갖고 있고 또 그걸 준비해서 태권도진흥재단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것보다 우선 쉽게 할 수 있는... 말씀드렸듯이 인천공항에 태권도와 관련된 사진이나 문구가 있고, 시청앞 광장에 태권도 동상이 설 수 있다면 좋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도 해보구요. 또 하나는 우리도 하루 속히 초등학교에 태권도가 정식 교과목으로 들어가서 초등학교를 마칠 때는 전부 유단자가 돼서 졸업한다, 하면 시간이 지나면 전 국민이 다 유단자가 될 수 있거든요. 그렇게 될 때 명실상부하게 우리가 태권도의 종주국이고 우리나라 국기는 태권도다 하는 얘기를 할 수 있지 않겠느냐 생각해 봅니다.

박인규 : 해방 이후 태권도의 세계화라고 할까요?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계속 상승곡선을 그려온.. 올림픽 정식종목도 되고, 그런데 아마 지금쯤 그 상승곡선이 계속 가느냐 안 가느냐, 그런 갈림길이라는 느낌이 드는데 그런 측면에서 세계태권도연맹 총재를 맡고 계신 조 총재님 역할이 크실 것 같은데, 앞으로의 활동계획에 관해서 마지막으로 말씀해 주시죠.

조정원 : 저도 박인규 선생님 말씀처럼 정말 정점에 와 있다고 봅니다. 이걸 한 단계 도약해서 정말 세계인 모두가 즐기는 스포츠로 발전시키느냐 못하느냐는 우리나라 정부도 좀 관심을 갖고 지원하셔야 될 거고. 또 우리 국민들도 태권도라는 종목에 그냥 늘 가까이, 함께 있으니까 우리 것이라는 생각보다는 좀 더 관심을 갖고, 태권도를 즐기려는, 또 하려는 나라를 위해서 뭔가 우리가 지원을 해야 됩니다. 지금 아프리카 같은 경우는 도복이 없어서 저희한테 헌 도복도 좋으니까 보내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그래서 저희가 지금 일선 도장을 중심으로 해서 도복을 받을 수 있도록 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국민적 관심이 더 있어야 될 것 같고. 우리 정부에서도 태권도를 통한 우리나라 세계화 전략을 다시 한 번 재정립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입니다.

184개국에 태권도가 보급됐다는 것은 한국의 우호세력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겁니다. 그리고 수출, 우리가 해외상품으로 많이 내보내고 있습니다만 그런 것이 결국 태권도로 통한다면 우리나라의 상품수출경쟁력도 태권도를 통해서 만들어낼 수 있지 않겠느냐. 우리 경제발전과도 같이 갈 수 있는 부분이고 하기 때문에, 이제는 그냥 태권도는 우리나라꺼, 이렇게 하지 말고 우리가 세계인들한테 준 선물이다, 이렇게 생각하시고 태권도를 통한 우리나라의 국제화 전략을 좀 더 다양하게 전개해 나간다면 우리 발전을 위해서 더없이 중요하지 않겠냐는 생각입니다.

박인규 : 태권도는 우리가 세계에 준 선물이다. 참 좋은 지적이신 것 같구요. 태권도로 우리가 세계를 지배한다... 이런 것보다는 태권도를 세계인이 사랑하고 좋아하는 스포츠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쪽으로 많은 역할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조정원 :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세계태권도연맹 조정원 총재를 초대해 앞으로 태권도가 세계적인 스포츠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어떤 대안들이 필요한지에 대해 말씀 나눠봤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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