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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경부운하, 생태적 재앙 불러올 것"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6/05] 안병옥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우리 세대의 가장 심각한 문제 10가지를 꼽았는데요. 그 가운데 첫 번째로 꼽힌 문제가 바로 지구온난화였습니다. 또, 유엔 역시 관련 보고서를 통해 온난화로 인한 대재앙을 강력하게 경고했는데요. 이런 기후변화에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특히 우리 나라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세계 9위이고 에너지 소비는 세계 10위를 차지하고 있어 무엇보다 신재생 에너지 개발 등 대안 마련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입장입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운동연합 안병옥 사무총장을 초대해 전세계적인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지구 온난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또, 경부 운하 등 국내 환경 관련 현안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지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안병옥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입니다. 안병옥 사무총장은 1963년 전남 순천 출생으로 1984년 서울대 해양학과를 졸업했고 독일 에센대학 생태학부에서 디플롬 및 이학박사 학위를 받은 후 2002년까지 독일 에센-뒤스부르크대학 생태연구소 연구원으로 근무했습니다. 환경운동연합 부설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과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 자연환경분과 간사위원을 역임했고. 올해 3월부터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을 맡고 있습니다.

박인규 : 오늘이 환경의 날이라고 하는데, 환경의 날은 어떤 날이고 오늘 같은 날은 무엇을 해야 되는지 좀 말씀해 주시죠.

안병옥 : 환경의 날은 유엔에서 정한 날이구요, 1972년 스톡홀름에서 세계정상회담이 열렸는데 환경문제가 워낙 심각해서 이대로 가면 지구의 미래가 없다는 인식을 가지고 환경의 날을 정해서, 세계시민들이 환경문제에 대해서 좀 더 인식을 철저하게 하고 실천하게 만들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날입니다.

박인규 : 이대로 가서는 지구의 미래가 없다는 생각에서 35년 전에 환경의 날을 만들었는데 환경문제는 더 악화되고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유엔에서 최근 나온 보고서를 보면 지구온난화로 인해서 여러 가지 큰 재앙이 올 것이다. 이번 유엔 보고서 내용을 간단히 소개해 주시죠.

안병옥 : 유엔 보고서가 그동안 세 차례 발표됐고 이번에 네 번째 보고서거든요. 앞에 발표된 세 번째까지의 보고서가 잠을 깨우는 전화벨 정도였다면 이 4차 보고서는 절규에 가까운 사이렌이라고 할 정도로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먼저 이 보고서가 얘기하고 있는 것 중 중요한 게 기후변화가 천재냐 인재냐 하는 논란이 있었거든요. 이 논란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기후변화 원인의 90%는 명확하게 인류가 만들어낸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구요. 지금처럼 온난화가 계속될 경우에는 21세기 말 정도 되면 1900년에 대비해서 6.4도 정도 기온이 올라간다고 하거든요. 그러면 해수면도 상승하게 되는데 한 59cm 정도 상승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는 거죠.

예를 들면 홍수나 집중호우가 증가하는 지역도 있고, 반대로 가뭄이 극심해져서 물부족에 시달리기도 하고, 그래서 전 세계에서 32억 명 정도가 먹을 물이 없는 물부족사태에 직면할 거라는 얘기가 있구요. 그 다음 생물 종들이 멸종하게 되거든요. 특히 개구리나 두꺼비처럼 양서류 같은 경우는 온도나 습도에 굉장히 민감한 피부를 갖고 있는데, 온도가 올라가면 이런 양서류들이 먼저 멸종하고 거기에 따라서 먹이연쇄가 파괴되면서 다른 종들도 멸종하기 때문에, 2100년쯤 되면 이대로 갈 경우 40% 정도의 생물들이 멸종할 것이다. 아주 상상하기 힘든 예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박인규 : 100년이라면 길다면 길지만 어떻게 보면 짧은 기간인데 2100년도에 지구 기온이 40도 정도 올라간다.. 우리나라를 보면 기온상승이 세계평균보다 높다고 해요. 그걸 보면 우리나라가 지구온난화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실제로 그렇습니까?

안병옥 : 그렇습니다. 지난 20세기에 전 세계에서 온도가 올라간 게 평균 0.76도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1.5도가 상승했기 때문에 정확하게 두 배 증가했는데요, 그건 우리가 처한 아시아 대륙에 인접해 있는 지리적 조건도 영향이 있을 거고, 또 우리나라에서 최근에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에너지를 굉장히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걸 증명하는 일로 볼 수 있구요. 우리나라가 지금 지구온난화가 사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천천히 진행되고 있어서 일반 시민들이 느끼지 못하고 있는데 지난 겨울만 해도 우리가 기상관측 이래 가장 따뜻한 겨울이었거든요.

1992년 이래로 한강에서 얼음이 얼지 않은 겨울이었고, 또 우리나라에서 최근에 태풍 루사라든가 매미라든가 태풍에 의한 피해가 집약적으로 나타나고 있고, 비가 내리는 강수일수라고 하죠. 비가 내리는 날의 숫자는 줄어들고 있는데 집중호우가 내리는 날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집중호우는 하루에 80mm 이상 내리는 날이거든요. 그런데 작년만 해도 강원도에서 하루에 800mm가 온 곳이 있었고. 그래서 올해는 하루에 1000mm가 내리는 슈퍼태풍이 올 수 있다는 경고를 기상학자들이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우리나라가 지구온난화의 피해를 어떻게 보면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크게, 미리 받고 있는 셈인데.... 모두에 소개했지만 우리나라가 이산화탄소라고 합니까? 온실가스 배출량이 10위면 굉장히 많은데요, 그런데 탄산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교토의정서에서 온실가스 의무감축국가가 아니라고 해요. 그렇게 많이 배출하는데 의무감축국가가 왜 아니죠 우리나라가?

안병옥 : 교툐의정서가 채택된 게 1997년인데요, 그 당시 우리나라가 IMF로 경제위기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그땐 면제를 받았던 거죠. 그런데 2005년에 교토의정서가 발효되면서 1차로 의무적으로 감축해야 되는 나라들을 정했는데 그때 빠져 있던 거구요. 2013년부터 줄여야 되는 나라들은 곧 정하게 됩니다. 여기에는 지금 우리나라 경제가 회복됐기 때문에 2013년부터는 우리나라도 의무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줄여야 되는 나라로 아마 분류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우리나라가 온실가스 의무감축국가에 들어가지 않은 게 좋은 겁니까 나쁜 겁니까? 환경운동하시는 입장에선 나쁘다고 하실 수도 있겠는데...

안병옥 : 저는 나쁜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외국의 경우 보면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해서 벌이는 전 사회적 노력이 경제효과로도 반영되고 있거든요. 산업이 에너지를 많이 쓰는 에너지 다소비형산업구조에서 뭔가 절약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경제구조로 바뀌면서 오히려 외국에 기술을 판매하기도 하고 하면서 경제적 이득을 누리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그런 기회를 일찍 갖고 준비를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상실했다는 점에선 안타까운 일이죠.

박인규 : 말하자면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에너지절약형 여러 가지 기회도 나올 수 있는데 우리는 오히려 그런 부분에서는 의무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

안병옥 : 대단히 뒤처져 있는 거죠.

박인규 : 실제로 안 사무총장 보시기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워낙 법적으로 의무가 정해져 있지 않은데, 잘 하고 있습니까?

▲ ⓒ프레시안

안병옥 :
저는 아직 미흡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일부 기업들은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데요, 대부분의 기업들이 어떻게 하면 의무적으로 감축하는 나라에 포함되는 것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고, 아직 우리나라 경제상황으로 보면 이산화탄소 감축이 시기상조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기업들이 시기상조라고 한다고 해서 국제사회에서 그걸 인정해 주는 건 아니거든요. 우리나라 경제규모가 이미 세계적으로 책임을 져야 될 위치에 있기 때문에, 2013년을 피해갈 수 있다는 생각은 굉장히 안이한 생각이고 오히려 그런 생각을 갖고 준비를 안 하는 기업들은 2013년에 가면 훨씬 더 경영이 어려워지는 사태를 맞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안 총장은 2013년에 가면 교토의정서에 의한 온실가스 의무감축국가에 우리나라가 반드시 들어갈 것이다.

안병옥 :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박인규 : 기업이 그렇다면 정부에서라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해야 될 텐데 정부의 노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안병옥 : 정부에서도 나름대로 노력한다고 하고 있는데, 가장 큰 문제가... 우리가 달리기를 하려고 해도 어느 방향으로 가야될지 목표를 정하고 달리는 게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그런데 이산화탄소를 어느 정도 줄여야겠다는 목표가 없습니다. 외국의 경우는, 특히 유럽의 경우는 2010년까지 몇 퍼센트, 2020년까지 몇 퍼센트를 줄이겠다.. 각자 나라의 상황에 따라서 수치로 목표를 정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목표가 없는 거죠. 그러다 보니 기업들도 굉장히 안이한 생각을 갖고 있는 거고. 국가목표도 있어야 되지만 수송부문, 특히 자동차 부문을 어떻게 줄이겠다. 가정부분, 산업부분은 어떻게 줄이겠다. 발전은 어떻게 하겠다.. 이런 각 분야별로 목표를 정하고 거기에 따라서 실천전략을 만들어야 되거든요. 그런데 목표가 없다 보니 구체적인 실천내용이 없는 거죠.

박인규 : 우리나라가 온실가스 감축에 대해서 그다지 열의를 보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제 생각이긴 합니다만 미국이 교토의정서 비준을 2001년부터 거부하고 있잖아요. 그러면서 지구온난화가 온실가스 때문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가 없다. 과학적 근거가 없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그런 데서 영향을 받는 거 아닙니까? 미국이 열심히 나서지 않으니까...

안병옥 : 그런 측면이 없다고 볼 순 없겠습니다. 그리고 몇 년 전에 미국이 교토의정서를 탈퇴하면서 한국을 포함해서 몇 개 나라들로 교토의정서 체제에 들어가지 말고 별도로... 주로 기술개발 위주로 온난화 문제에 대처해 보자는 제안을 할 정도로 국제사회 흐름과는 조금 동떨어진 태도를 보여 왔거든요. 그래서 우리나라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미국과 연관이 많기 때문에 미국의 태도가 영향이 없었다고는 볼 수 없겠습니다.

박인규 : 지난 주말에 부시대통령이 또다시 G8정상회담을 앞두고, 자신의 임기 안에 세계의 선진15개 국가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한 번 세워보자고 제안을 했어요. 그래서, 아니 교토의정서가 있는데 왜 미국에서 따로 그런 걸 해야 되느냐, 설왕설래가 많던데... 그런 평가가 있는가 하면 인정한 건 또 미국에서 온실가스 감축이 중요하다고 인정한 건 또 획기적인 발전이라는 평가도 있고. 부시대통령의 이번 제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안병옥 : 온실가스 감축 문제가 경제 문제와 아주 직결돼 있기 때문에 각 나라들이 판단할 때 경쟁국가라든가 경쟁 경제블록의 태도를 고려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거든요. 온실가스 감축 문제는 세계적으로 보면 유럽이 굉장히 강한 나라들입니다. 오랫동안 준비해 왔고 기술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준비가 잘 돼 있거든요. 그러니까 미국 같은 경우는 교토의정서에 들어가면 유럽의 영향에 미국이 꼼짝달싹할 수 없는 상황으로 갈 수 있다는 정치적 판단과 경제적 판단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이번에 부시가 그런 생각을 한 것은, 임기가 다해가기 때문에... 주로 비판자들은 부시가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해 소극적인 이유가 이 사람이 주로 정치자금을 석유재벌로부터 받고 있었거든요. 그 영향력 때문에 과감한 정책을 내놓지 못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많았는데, 이제 임기를 다해가고 있기 때문에 좀 자유로운 상태에서 전향적인 생각을 한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박인규 : 지금까지의 추세를 보면 교토의정서에 의한 것이든 미국의 주도에 의한 것이든 온실가스를 의무적으로 감축해야 되는 건 거의 우리도 피할 수 없을 것 같은데,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우리나라의 지금까지의 대응이 미흡하다고 말씀하셨어요. 예를 들면 태양광이라든가 풍력발전이라든가 신재생에너지도 상당히 의외로 약하다고 하는데, 독일에서 오래 공부하신 안 총장님이 보시기에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개발실태랄까 정부의 지원이랄까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프레시안

안병옥 :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려면 크게 보면 세 가지가 필요하거든요. 에너지 효율을 높여야 됩니다. 우리가 전구라든가 이런 것들 고효율기기들이 있거든요. 그런 것들을 사용해서 우리가 생활의 질은 어느 정도 보장하면서도 에너지는 적게 쓰는 방식으로 가야 되구요. 그 다음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겠죠. 자동차를 타기보다는 자전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든가 이런 실천이 필요하고. 그 다음 재생에너지를 사용해서 화석에너지 사용을 대체해 나가는 거거든요. 우리나라는 지금 정부가 이 부분은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2011년까지 신재생에너지를 전체 에너지의 5% 정도 비율로 가져가겠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데 2005년에 2.1퍼센트였기 때문에 5%까지 갈수 있을지 저희들은 회의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5%라는 수치는 있는데 구체적인 방법이 결여돼 있습니다. 인력양성을 한다든가, 재생가능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한다든가 이런 게 굉장히 중요한데, 특히 신재생에너지도 결국 사업이기 때문에 그 사업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게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외국 같은 경우, 특히 독일이나 유럽 같은 경우는 은행에서... 신재생에너지사업을 한다고 하면 대출할 때도 굉장히 저리로, 파격적인 저금리로 빌려주는 정책을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게 부족하기 때문에 5% 달성이 가능할지 조금 의문시되고 있죠.

박인규 : 지금 총장님 말씀을 들어보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해야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말씀의 우선순위로 봐서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게 가장 급하다... 이렇게 봐도 되나요?

안병옥 : 그렇진 않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게 중요하구요,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은 경제문제와 연관돼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요. 우리가 경제성장을 일년에 4,5%씩 하면서도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 시대에 와 있는데, 우리가 성장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논쟁보다는 어떤 성장을 할 것이냐가 중요한데,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식의 경제성장이 가능하다는 세계 석학들의 발언들이 지금 쏟아지고 있거든요.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 지금보다 에너지를 절반 정도로 쓰면서 생활의 질은 두 배 정도로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죠.

박인규 : 지구온난화가 사실 먼 훗날의 일이 아니고 당장 우리 정부나 개인 차원에서도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시도해 봐야겠습니다. 경부운하 문제가 환경문제라기보다는 거의 대선의 쟁점이 돼버렸는데요, 안 총장님이나 대부분 환경단체에서는 경부운하를 반대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유는 어떤 겁니까?

안병옥 : 저희는 환경단체여서, 환경의 측면에서 이게 굉장히 큰 생태적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반대하고 있는데요, 그것뿐만이 아니고 우리가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봤을 아무리 뜯어봐도 도저히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납득이 가지 않는 사업이기 때문에 이 사업은 하면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서는 절대로 안 되겠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거죠.

박인규 : 경제적으로나 생태적으로나 문제가 많은 사업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또 경부운하를 추진하는 쪽에서는 생태계 개선사업이다, 하천 방재효과를 높이고 수로의 저수능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또 물공급도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거든요.

안병옥 : 생태계 개선사업이라고 하는 것은 그분들이 이유를 드는 것은... 낙동강이 상대적으로 한강에 비해서 좀 오염돼 있거든요. 오염수준이 심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낙동강 하류에는 강바닥에 퇴적물들이 있는데 그 퇴적물들이 오염돼 있거든요. 그래서 그 오염물들을 준설해서 긁어내면 물이 깨끗해지는 게 아니냐고 주장하시는 거거든요. 그런데 낙동강 오염의 실제적 원인은, 낙동강 중상류... 구미나 대구권에 산업단지가 굉장히 많이 있는데 거기서 나오는 산업폐수하고 낙동강 주변에 있는 여러 가지 도시들이나 농촌의 하수처리율이 높지가 않습니다. 한 70% 정도 되는데요, 거기서 흘러나오는 하수, 농경지에서 사용하는 비료나 농약 같은 게 들어오는 것들이기 때문에 낙동강물을 개선하겠다는 사람이라면 가장 먼저 해야 되는 것은 그 원인을 제거하거나 오염을 막아야 되는 거죠.

박인규 : 준설은 한 번 정도지..

안병옥 : 준설은, 자갈이나 모래는 결과인 거죠. 오염의 결과기 때문에 그건 한 번 한다고 해도 그 다음에는 다시 홍수가 와서 오염물질이 쌓이면 다시 또 긁어내야 되고,

박인규 : 물공급을 늘릴 수 있다는 말에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안병옥 : 물공급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은, 지금 이 분들이 생각하시는 건 낙동강 물이 부족하기 때문에 한강에서 물을 끌어오겠다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걸 가둬놓기 때문에 물의 양을 늘릴 수 있다. 이건 맞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환경운동 하는 저희 입장에서는 물부족 문제 같은 경우도 물을 가둬 놓고 우리가 더 많이 쓸 수 있다는 공급 위주의 정책이라는 게 지금까지 우리나라 하천들을 망가뜨려 왔거든요. 댐을 짓고 보를 만들고, 그래서 부작용이 굉장히 심각하기 때문에 물 문제도 먼저 우리가 좀 줄여서 쓰는 쪽으로 정책역량을 집중하고 시민들도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거죠.

박인규 : 경제적으로도 재앙이라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안병옥 : 경제적인 면에서는 지금 추진하는 분들이 14조 1천억 원 정도 들 거라고 말씀하시는데, 제가 이명박 전 시장 캠프를 돕고 있는 경부운하 설계 면에서 돕고 있는 엔지니어링 회사들 얘기를 들어보면 그건 공식적 얘기일 뿐이고 실제로는 40에서 120조 정도 든다고 얘길 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생각해도 이명박 시장 측에서, 어떤 걸 비판하면 그건 공학적으로 다 해결할 수 있다. 또 환경 문제를 애기해도 그건 다 해결할 수 있다. 그런 걸 다 모아보면 14조 얼마 가지고 될 수 있는 일이 아니거든요. 그런 점에서 보면 어제도 신문기사에 나왔습니다만 경부운하 사업은 100원을 투자해서 10원을 벌어들일 수 있는 사업이 될 지 20원을 벌어들일 수 있는 사업이 될지는 따져봐야겠지만 결코 경제성이 있을 수 없습니다.

박인규 : 제가 알기로는 유럽이 상당히 운하교통이 발달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유럽의 추세는 어떻습니까

▲ ⓒ프레시안

안병옥 :
유럽은 한 200, 300년 전부터 운하를 만들었거든요. 그때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철도가 발달하지 않았고 지금처럼 도로망이 깔려있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양의 화물을 실어 나르는 데는 운하가 좋은 교통수단이거든요. 철도가 없을 때는 운하가 굉장히 필요했고 경제적으로도 기여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철도가 등장하고, 철도 다음에 도로가 등장하면서부터는 운하의 효용성이 굉장히 떨어졌죠. 그리고 운하는 석탄이라 시멘트처럼 부가가치는 낮은데 양은 많은 걸 장거리로 수송하는 데 맞는 수단이거든요.

예전에 산업구조가 그런 방식으로 돼 있을 때는 운하가 필요했는데 지금은 전자, 기계 쪽으로 산업구조가 바뀌게 되면서 물류운송수단 중에서 도로 쪽으로.. 철도도 빼앗기고 있지만 운하도 많이 빼앗기도 있어요. 그래서 유럽에서도 지금 운하는 사양산업으로 분류되고 있고, 매년 정부에서 보조금을 몇천 억씩 집어넣고 있는데 그게 중단되면 거의 하루도 버티지 못할 정도인 것으로, 제가 본 통계에서는 그렇게 파악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경부운하 문제에서도 드러나지만 사실은 환경 문제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하면서도 정치 쟁점에서는 환경 문제라기보다는 개발 문제로 제기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것과 관련해서 국내 환경운동과 관련해서 그런 지적들이 있던데, 환경 대 개발이냐 라는 쪽으로 자꾸만 쟁점을 만들어가면서... 특히 호남지역 이런 데서는 개발에 대한 욕구가 분명 있는데, 새만금 사업도 마찬가지고. 환경운동 하시는 분들이 너무 현재 우리나라 국민들의 욕구를 무시하는 게 아니냐. 말하자면 주민들의 현실적 욕구를 무시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안병옥 : 그런 오해를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저희들 생각은 .모든 개발을 하지 말자는 건 아니거든요. 개발은 더 하더라도 어떤 방식으로 개발할 것이냐. 지역이 더 발전해 나가야 되는데 어떤 발전을 해나갈 거냐는 것이죠. 19세기 방식대로 공사판을 벌여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방식만 택할 건지, 조금 더 앞서서 경제발전을 경험했던 나라들이 취하고 있듯이 환경을 보존하면서도 관광이라든가 이런 것들로,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방법을 택하고 있는데, 우리도 그런 방법으로 갈 건지, 그런 정도의 인식의 차이지 환경운동 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모든 개발은 안 된다... 그런 건 아닙니다.

박인규 : 특히 노무현 정부 이후에 환경운동을 비롯한 시민운동이 상당히 벽에 부딪혔다는 평가도 나오고.. 환경운동연합은 우리나라 최대의 시민운동단체인데, 사무총장 맡으신 지 석달쯤 되셨죠. 앞으로 하실 일이 많을 것 같은데 앞으로 환경운동을 어떻게 끌고 갈 수 있을 것인지 마지막으로 말씀해 주시죠.

안병옥 : 그동안 환경운동이 동강댐 건설반대운동이라든가 새만금 간척사업반대운동, 이런 쪽의 활동을 주로 해왔는데요, 사실 그 활동들이 주로 언론을 통해서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환경단체 하면 국민들께서 그렇게 생각하시거든요. 그런데 저희들이 그런 일만 해온 건 아닙니다. 시민들과 가깝게 가서 시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생활 속에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또 우리 아이들이 화학물질 없는 세상에러 살려면 어떤 게 필요한지 이런 것도 다 해왔거든요. 그런 것들이 언론에서 보도가 잘 안 되는 거죠. 그건 일상적인 활동이기 때문에.. 그래서 조금 환경단체의 활동이 비판을 위한 비판, 경제를 발목잡는 운동, 이런 식의 이미지가 만들어져 있는데 그런 점을 저희들이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좀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운동방식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환경보존이라는 것도 알고 보면 인간답게 잘 살기 위한 것인데, 어쨌든 새로 환경운동연합을 잘 이끌어서 우리나라의 환경보존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많은 역할을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안병옥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운동연합 안병옥 사무총장을 초대해 전세계적인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지구 온난화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또, 경부 운하 등 국내 환경 관련 현안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지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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