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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앞두고 돈 풀리는 건 이젠 기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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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선거 앞두고 돈 풀리는 건 이젠 기대 말아야"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2/05]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경태 원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2007년 올해 우리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 바로 경제일 텐데요. 하지만 올해 우리 경제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습니다.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5%대에서 올해는 4%대로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고.. 국제적으로는 미국경제의 침체와 환율 하락이 우리 경제에 위험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수출 증가율이 호조세를 보여.. 우리 경제에 위안이 되고 있습니다만.. 무역수지 흑자폭은 갈수록 낮아져 우려의 목소리가 높고, 한미 FTA에 대한 논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경태 원장을 초대해.. 우리 경제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우리 경제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경태 원장입니다! 이경태 원장은 1947년 부산출생으로.. 1970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83년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산업연구원에서 연구원을 거쳐.. 부원장을 역임했고.. 98년부터 2001년까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을 지냈습니다. 2001년 OECD 대표부 대사로 프랑스에서 근무했고 2005년부터 다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언제부턴가 우리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것 같아요. 아직도 우려의 목소리가 많고, 현재 우리 경제의 위상, 위치를 어떻게 보십니까?

이경태 : 금년도 경제성장전망은 대체적으로 4%대 중반으로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우리 경제의 현재 잠재성장률이 어느 수준인지 정확한 숫자를 말씀드리기는 쉽지 않지만 대체적으로 4.5% 정도일 거라고 얘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경제가 4~5% 사이에서 움직이는 건 그 성장률 수준 자체만으로는 별로 문제가 없는 거죠. 그래서 금년도 성장률이 작년에 비해서 좀 낮아진다는 숫자에 대해서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우리가 문제의식을 가져야 될 부분은 외환위기 이후에 우리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이 추세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대체적으로 이렇게 보고 있거든요. 그러면 지금 4.5%라는 수준이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냐.. 더 떨어지면 심각해지는 거죠. 4%로 떨어진다든가 또는 그 밑으로 떨어지게 되면 문제가 심각해지기 때문에 금년도 한해 성장률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추세적인 잠재성장률에 초점을 맞춰서 앞으로 잠재성장률이 더 떨어지는 걸 예방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것이 다시 올라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뭘 해야 할 것인가에 관심을 기울이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박인규 : 경제학자들이나 경제전문가들 입장에서는 잠재적 성장역량을 키우자는 게 중요하겠지만 서민들 입장에서는 우리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이냐가 제일 큰 관심사일 것 같은데, 올해 서민경제는 좀 좋아질 수 있을까요?

이경태 : 우선 최근 2,3년 동안 국제적인 고유가 때문에 우리 교역조건이 많이 나빠졌고 그게 바로 우리가 수출에서 번 돈보다도 수입하기 위해서 쓰는 돈이 더 많으니까, 국민들의 체감경기는 우리 경제성장률 숫자보다도 훨씬 더 못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체감경기가 나빴던 이유는 수출은 비교적 잘 되지만 최근 수출산업이 외국에서 수입하는 부품이나 원자재 의존도가 더 높아지고 있고 우리의 수출구조가 점점 첨단산업화 되고 있으니까요. 그 다음에 수출산업이 수출증가에 비해서 설비투자를 그렇게 많이 늘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수출은 잘 되지만 그것이 국내 타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예전만 못하고. 또 수출산업에서 일자리가 과거보다 많이 생기는 것도 아니죠. 그리고 국내 내수가 최근 몇 년 동안 약하지 않습니까. 소비도 부진하고 투자도 그리 활발하지 않고. 자영업을 하시는 국민들 이런 분들의 생활과 직결되는 건 내수 부분인데, 수출산업은 수출이 따로 놀고 내수는 약하고 유가가 계속 올라가고, 이런 여러 이유 때문에 국민들의 체감경기가 낮다..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박인규 : 대통령 선거든 국회의원 선거든 선거가 있으면 선거특수라고 해서 돈이 좀 풀리니까 살만하다.. 이런 게 있었는데, 올해 대선이 서민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이경태 : 저는 대선과 서민경제 또는 국민경제와의 연관관계 면에서는.. 소위 돈이 풀린다 하는 면에서는 이제 많이 달라졌다고 봅니다. 지난 번 대선.. 물론 추세적으로 대선에 투입되는 자금규모가 점점 줄어들어 왔고, 특히 지난 대선을 계기로 그것이 굉장히 많이 줄어들었거든요. 그래서 이제는 대선 때 돈이 많이 풀리기 때문에 경제가 반짝 좋아진다 하는 기대는 이제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대선 때 표를 얻기 위해서 인기 영합적인 소위 파퓰리즘이라고 하는, 인위적인 경기부양이라든가 건설경기를 부양한다든가 이런 방법을 통해서 국민들의 표를 모으는 상황도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점점 더 없어져 가고 있다고 봅니다.

박인규 : 경제가 정치의 영향을 받지 않는 건 좋긴 하지만 그래도 서민경제에 조금 보탬이 될 거라는 기대가 있었던 것 같은데, 역시 힘들군요. 무엇보다도 우리 경제가 그나마 힘을 쓰는 게 수출인데... 작년 말부터 환율하락 문제.. 달러도 엔화도 그렇고 굉장히 걱정이 많았어요. 환율하락추세는 진정된 것으로 보십니까?

이경태 : 최근에 와서는 진정국면에 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작년 연말경 환율이 굉장히 가파른 속도로 하락하고 달러도 거의 900원대 초반까지 떨어지고, 900원대가 깨지지 않느냐는 걱정도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와서는 거의 안정 단계에 들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작년 연말에 가파른 우리 원화 절상세는 시장의 펀드멘탈은 벗어난 거거든요. 우리나라가 그동안 한 2,3년 동안 엔화나 중국의 위안화보다 훨씬 더 절상이 많이 됐거든요. 원화는 이미 충분히 올랐다는 거죠. 그런데 작년에 원화가 더 절상될 지도 모른다는 시장의 기대심리가 굉장히 강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일본에서 엔화도 많이 들어오고, 소위 말하는 '엔캐리'도 많이 들어오고. 또 우리 조선업을 비롯한 수출하시는 분들이 수출대금을 조기매도하려고 하고. 이런 시장기대심리 때문에 엔화가 가파른 속도가 절상됐습니다만 이제는 그런 시장심리가 많이 안정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우선 금년도 경사흑자가 많이 줄어들 것이고 경상흑자가 심지어는 적자로 갈지도 모른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또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도 많이 줄고 있거든요. 외국인 직접투자도 과거보다는 둔화되고 있고. 반면에 우리 내국인들이 해외에 투자하는 것은 그동안 해외투자자유화 시책에 힘입어서 최근에 많이 늘고 있거든요. 그래서 자본수지에서도 흑자가 많이 줄고 있습니다. 금년도에 기본적으로 외환시장에서 수급상황이 원화의 절상을 진정시키는 쪽으로 이뤄질 거라는 전망이 시장에서 퍼져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일부 분석가들은 70년대 이후에 달러가 강세면 엔화가 약세가 되고, 달러가 약세면 엔화가 강세가 되는데 최근에는 달러도 약세, 엔화도 약세다. 이게 우리 경제에 오히려 심상치 않다는 말씀을 하시는 분도 계세요. 새로운 현상인가요 이게?

이경태 : 최근 수년 동안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 기조하에서 엔화, 위안화, 우리 원화가 동반 강세로 가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작년 말 금년 초 들어서 엔화가 달러에 비해 오히려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아마 지난 연초에 일본 중앙은행이 일본의 정책금리를 0.25%에서 0.5%로 올릴 것으로 시장에서는 다들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리지를 않았거든요. 거기에 대한 시장의 실망을 반영한 게 아닌가 이렇게 보여지고. 그럼 일본 중앙은행이 앞으로 금리를 언제 올릴 것인가 하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 중앙은행이 아마 조만간 금리를 올릴 거라는 추측도 있고. 또 한쪽에서는 비록 일본 경제가 지금 계속 회복국면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도 디플레로부터 완전히 탈출한 게 아니다. 일본의 소비자 물가지수가 에너지 가격이나 농산물 가격을 빼고 나면 아직도 떨어지고 있다는 거거든요. 아직도 디플레를 완전히 벗어난 게 아니기 때문에 일본 중앙은행이 그리 쉽게 금리를 올리기 힘들 거라는 두 가지 전망이 맞서고 있어서, 언제쯤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이 있을지 지금 확실히 말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일본 같은 경우는 국제무역시장에서 경쟁상대기도 하고 우리가 부품이나 소재를 많이 들여오기도 하는데, 이런 식으로 '엔저'가 계속되면 상당히 우리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닙니까?

이경태 :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와 일본이 지금 세계시장에서 경합하고 있는 산업이 많고 서로 겹치거든요. 그리고 말씀하신 바와 같이 부품, 소재의 일본의존도가 대단히 높은데, 엔화가 약세가 되면 수입이 늘어날 뿐 아니라 우리의 산업구조를 고도화 하는 데 있어서 오랜 과제인 부품, 소재의 국산화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 같구요. 또 최근에 우리 한국 관광객들이 일본으로 많이 가고 있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우리 원화와 엔화의 환율이 지금처럼 770원, 780원인 수준은 빨리 벗어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쉽진 않을 것 같아요. 일본이 금리를 인상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일단은 일본의 금리 인상을 기대하는 수밖에 없겠군요.

이경태 : 현재로서는 그런 것 같습니다.

박인규 : 걱정되는 건 중국 위안화가 작년에도 미국에 대해서 2500억 달러인가요? 엄청난 흑자를 기록하고, 지금 절상 압력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은데.. 중국 위안화가 절상되면 우리 원화도 또 절상된다. 그래서 환율부분에서 엄청난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이런 말을 하는데 위안화의 절상 가능성은 어느 정도입니까?

이경태 : 위안화는 해마다 절상을 계속해 오고 있거든요. 그렇지만 그 절상 폭이 그리 크지는 않다는 게 특징입니다. 한 3,4%. 많아 봐야 5% 미만. 그래서 금년도에도 5% 미만의 점진적 절상이 이뤄질 거라는 전망인데 조금 전 말씀하셨다시피 중국 위안화는 절상이 되어야지요. 그런데 그런 경우 우리 원화까지 동반 절상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들이 있는데, 이 점에 대해서 확실히 해줘야 될 부분이, 그동안 우리 원화가 중국 위안화나 엔화에 비해 아주 많이 절상됐기 때문에 이제는 엔화나 위안화의 절상과 연계해서 우리 원화의 절상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가 사라졌다는 겁니다. 저희 연구원도 그렇고 정부도 그렇고 이 점을 국제사회에 대해서 계속 납득시키고 있거든요. 그런데 저는, 미국의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이 되지 않았습니까? 중국 대중무역적자에 대해서 미국 의회가 앞으로 강경한 입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구요. 며칠 전 미국이 중국에 대해서 보조금을 가지고 WTO에 제소하지 않았습니까? 앞으로 원화에 대해서도 아마 미국 의회가 좀 더 강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구요. 중국 정부는 여기에 대해서 위안화의 대폭적 절상은 하지 않겠다는 정책입니다. 중국은 수출산업에 충격을 주는 정책은 절대 쓰지 않겠다는 거거든요. 중국은 위안화를 절상하는 대신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외환 보유고를 가지고 해외에 투자를 하고 ,중국 국민들이 해외에 좀 더 자유스레 투자할 수 있게 규제를 완화해 주고 이런 정책을 통해서 위안화 절상 압력을 경감해 보겠다는 입장입니다.

박인규 : 돈을 외국으로 풀겠다. 지난 1월달 우리 수출이 작년 1월에 비해서 20%나 늘어서 아직 그래도 우리가 수출여력은 있구나 하는 안도감이 있는 반면에 무역수지흑자폭은 오히려 계속 줄어들고 있고 대일적자도 가장 최저치가 되고 있고. 대중무역흑자가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고. 말하자면 숫자는 늘고 있지만 질적으로 수출이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떨어지고 있는 거 아니냐는 관측도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수출여력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영향, 이런 면에서...

이경태 : 아까 말씀드렸지만 수출이 경제 여타 부문과 갖는 연관관계가 과거만 못한 것 확실한데요, 조금 전 말씀하신 것 중에서 대일적자는 조금 늘고 대중흑자는 줄어든다는 숫자가 갖는 의미가 뭐냐에 대해서 우리가 앞으로 고민을 더 해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일본 기업들이 10년 동안의 구조조정을 거치고 소위 말하는 3대 과잉을 해소했습니다. 과잉채무, 과잉설비, 과잉고용. 적극적인 설비투자, 연구개발투자를 통해서 공격경영으로 나서고 있다는 거거든요. 우리 한국기업들이 어떻게 보면 지난 잃어버린 10년 동안 세계적인 기업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우리 기업의 직접적인 경쟁자인 일본 기업이 그동안 좀 주춤하고 있었다 하는 반사이익도 전혀 없었다고 볼 순 없거든요. 일본 기업이 이제 그렇게 공격적으로 나오고 있고. 중국 정부의 신경제정책의 주요 내용 중에서 중국이 앞으로 자주기술을 개발하고, 또 중국의 자기 브랜드를 개발해서 지금 외자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산업구조를 중국기업 중심으로 바꾸겠다. 그 정책의 중심에는 중국이 지금 우리나라나 일본으로부터 대부분 수입하고 있는 원자재나 부품, 중간재를 중국에서 수입 대체하겠다. 소위 중화학공업을 고도화 하겠다는 거죠. 중국정부의 이런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간도 좀 많이 걸릴 것이고 여러 가지 전제가 필요하겠지만, 우리는 거기에 대해서 경계심을 가져야 합니다. 중국 기업이 우리를 쫓아오고 있지 않습니까? 또 일본은 달아나고 있고. 우리가 움직이는 속도를 더 가속화 하지 않으면 정말 한국은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샌드위치로 전락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순 없습니다.

박인규 : 일본은 달아나고 중국은 쫓아오는 상태에서 우리 수출기업들이 해야 될 것은 어떤 게 있습니까? 어떤 일을 해야 샌드위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이경태 : 첫 째는 우리가 지금 수출주력산업인 자동차나 IT산업 분야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응용해서 고도화 해나가야 되는 거죠. 자동차 산업은 소위 말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이미 산업화 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경쟁에서 우리 자동차 산업이 뛰어들어서 그 부문에서도 앞장설 수 있어야 되고, 소위 앞으로 에너지.. 소위 말하는 석유에 의존을 덜 하는 새로운 형태의 자동차 경쟁에서 우리가 낙오돼서는 안 되는 거죠. 계속해서 우리가 발전해 나가야 되구요. 또 한 가지는 우리가 미래에 먹고 살 새로운 성장동력을 빨리 발견하고 투자를 빨리 해서 선점해야지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이제 제조만 가지고는 수출이나 국민들의 민생경제를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고 이제는 서비스업으로 나가야 됩니다. 그런데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금 제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한국의 대기업들이 이제 제조업에만 집착하지 말고 서비스업으로 다원화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 지금 국내 대기업들이 서비스업으로 진출하는데 여러 가지 규제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금융산업으로 진출하는 데도 규제가 있고 교육, 의료, 아주 규제가 많거든요. 이런 규제 시스템을 좀 개혁해서 국내 재벌들이 자금과 인력과 능력을 갖춘 국내 대기업들이 이제 새로운 한국의 먹거리가 될 서비스업으로 자유롭게 진출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조성해 주는 작업을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봅니다.

박인규 : 자본과 양질의 기술력을 가진 국내 대기업들이 서비스업으로 진출해야 한다. 한미FTA... 굉장히 논란이 많긴 합니다만 정부에서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라고 주장하고 일부에서는 양극화를 심화시킨다고 하는데 일단 6차 협상이 마무리 됐고, 오는 11일이면 7차 협상이 미국에서 있습니다. 타결 전망을 낙관하십니까?

이경태 : 낙관하기에는 좀 이릅니다만, 반드시 타결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상품시장 접근분야나 금융분야 등 일부 분야에서는 좀 진전이 있지만 대부분의 주요 쟁점 분야에서는 아직까지도 양측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태거든요. 그런데 저는 이런 답보상태를 돌파하는 데 가장 중요한 건 한미 양국이 모두(정치 지도자를 포함해서) 한미FTA라는 게 양국의 전략적인 이익을 위해서 대단히 중요하다. 이게 만약 결렬되면 양국 모두 상당한 타격을 받을 거라는 인식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한국과의 FTA협상을 성공 못 시키면 아시아 지역에서 앞으로 미국이 다른 나라와 FTA를 맺기 상당히 힘들어질 겁니다. 그러면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고 미국의 전략적인 이익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거든요. 또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한미FTA를 통해서 우리 경제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키겠다는 정책의지, 효과를 볼 수 있는 계기를 상실하게 되는 그런 비용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미FAT를 꼭 성공시켜야겠다는 의지가 더 강화돼야 되구요, 그런 의지를 바탕으로 해서 협상자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 양쪽이 타협할 수 있는 접점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한미FTA를 통해서 한미가 경제적으로 이익을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국내 정치적 장애도 큰 것 같아요. 국내에서는 한미FTA를 하면 미국의 불공정행위에 대해서 한국이 우회적인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주장을 했던 것으로 알고. 반면 미국에서는 미국 국내법을 고치는 식의 협상은 못하겠다고 해서 굉장히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데, 그런 국내 정치적인 장애를 넘어갈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까?

이경태 : 지금 말씀하시는 부분이 아마 반덤핑 관련된 건데요 미국의 국내법을 고치는 협상을 양자협상에서는 하지 않겠다는 것은 미국의 통상정책의 하나의 원칙이랄까요. 그동안 쭉 견지해 온 미국의 입장입니다. 그런데 이 반덤핑 분야에서는 미국의 국내법을 고쳐야 될 부분도 있고, 또 미국의 국내법을 크게 고치지 않고도 우리의 요구를 관철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부분이 있거든요. 예를 들어 우리가 미국에 대해서 요구하고 있는 6가지 항목을 우리가 100% 다 미국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려고 하는 협상목표와... 협상이라는 건 주고 받는 건데 우리가 반덤핑에서 한 서너 가지 정도 일부를 얻고 또 다른 쪽. 미국이 요구하는 것에서 일부를 내주고 하는 주고받기 식의 협상과정을 통해서 나중에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만 여하튼 미국도 국내법을 고치는 협상은 한 발짝도 양보할 수 없다는 경직된 입장에서 벗어나서 좀 더 유연한 입장을 보이는 게 생산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인규 : 4월 2일까지 일단 협상이 타결돼야 하는 건데 일부 비관적인 분들은 미국이 양보하는 거 봤냐. 우리가 4월 2일 타결에 너무 목매다 보면 우리가 양보하는 거 아니냐 하는 걱정을 하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요.

이경태 : 우리가 4월 2일이라는 시점을 너무 절대적인 시한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을 것 같구요. 미국이 과거에 호주, 싱가포르 등과 협상을 한 것을 보면 미국도 양보할 분야에서는 양보도 하고 호주나 싱가포르 입장에서는 꼭 지켜야 될 부분에서는 그런 나라들의 입장을 이해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물론 미국과의 협상이 대단히 힘들고 쉽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우리가 최선을 다해야 되구요, 우리가 이 시점에서 한 가지 상기해야 될 부분이 있습니다. 그건 우리가 당초 미국과 한미FTA 협상을 하려고 할 때 기본적으로 두 가지 목표가 있었습니다. 한 가지는 미국에 시장개방을 통한 우리의 상업적 이익을 도모하는 것. 또 한 가지는 우리 시장을 더 개방해서 미국의 선진화 된 제도나 기술, 산업의 노하우를 받아들이겠다. 배우는 것. 두 가지가 있었거든요. 이 두 가지 목표가 다 중요하기 때문에 그 점을 다시 한 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마지막으로 IMF위기를 거치면서 우리가 경제운영에 대한 자신감을 많이 일어버렸다고 하는데, 그래서 경제패러다임을 새롭게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도 하는데.. 오랫동안 우리 경제를 연구해 오신 입장에서 앞으로 우리 경제가 나아갈 방향이 크게 봐서 어느 쪽이 됐으면 좋겠다.. 그런 말씀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이경태 : IMF외환위기 이후에 제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정부의 대단히 고위 정책당국자가 공개적으로 한 얘기였는데요, 제가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IMF외환위기를 가져온 이유 중 하나는 우리 한국 재벌기업들의 방만한 투자 때문이어서 이제는 한국의 재벌기업을 소위 길들여서 투자를 합리적으로 하도록 해야겠다. 그런데 지금 어떤 시각에서 보면 우리 재벌기업들이 너무 길이 들여져서 너무 보수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는 면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앞으로 재벌들의 투자의욕과 기업가 정신을 좀 더 북돋워 주기 위한 배려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박인규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경태 원장과 함께.. 우리 경제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우리 경제 해법에 대한 얘기 나눠 봤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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