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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재해복구보다 예방 및 피해최소화에 힘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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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재해복구보다 예방 및 피해최소화에 힘써야"

박인규의 집중인터뷰[11/09] 소방방재청 방재교육전문가 장준호 계명대 교수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오늘은 마흔네번째 맞는 소방의 날입니다.

서울시 소방방재본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19 신고전화는 하루 평균 6,672건으로 13초마다 한건씩 걸려왔다고 하는데요..

이 중에서 86% 정도는 장난이나 잘못 걸린 전화여서 문제가 되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크고 작은 화재와 사고, 재해가 일어난다고 합니다.

특히 예전에는 화재예방과 진압이 소방업무의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지구온난화 등 기상이변으로 인해 홍수와 국지성 폭우 등 자연재해 관련업무로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방재교육이나 효과적인 방재시스템이 미흡하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방재교육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계명대 토목공학과 장준호 교수를 초대해서 국내 소방방재시스템의 현황을 짚어보고 이미 일어난 재해를 복구하기보다 재해를 사전에 방지하고 재해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시스템이 필요한지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계명대 토목공학과 장준호 교숩니다. 장준호 교수는 1968년 대구출생으로 계명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경북대학교 대학원 토목공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교에서 포스닥을 하면서, 대학 내 지진연구소 내진설계분야 연구원을 지냈고 2002년부터 계명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를 맡고 있습니다. 또한 건설교통부 지정 첨단건설재료센터 부센터장, 소방방재청 방재교육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늘 인터뷰는 KBS대구방송충국에 나와 있는 장준호 교수와 이원생방송으로 진행합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지난 9월에 소방방재교육전문가로 지정되셨는데, 전문가로 지정되시고 처음으로 소방의 날을 맞게 되셔서 다른 때보다 어깨가 무거우실 것 같습니다.

장준호 : 현재 여러 가지로 우리나라에 재난이 발생하고 있고 또한 그런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 굉장히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노력의 일환으로 제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벌써 겨울이 오면서 이번달부터 소방방재청 업무가 바빠진다고 하던데요 소개를 좀 해주시죠.

장준호 : 11월에 본격적으로 추위가 시작되면서 화재예방 및 대형화재사고경계 등으로 바빠진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형화재사고특별경계령을 발령하고 여러 가지 준비를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인규 : 겨울에는 화재 예방이 가장 중요합니다만 올겨울은 좀 이상했던 것 같아요. 역대 기상관측 이래로 10월 기온이 제일 높았다는 말도 있었고, 최근에는 경북 쪽에서 우박피해도 있었고 강릉에서는 엄청난 국지성 호우도 있었고, 이게 왜 그렇죠? 기상이변입니까?

장준호 :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가 맞고 있는 기후변화 때문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게 전 세계적 고민 중 하나인데 예를 들어 우리나라 대구 이남쪽은 현재 기후가 온난성이 아니라 아열대 기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27일 강릉을 보면 시간당 60M.. 하루에 400M 정도 왔다고 합니다. 사실 그 정도 비가 10월에 내린 적이 없거든요. 또한 요즘 남부지역 바다를 보면 필리핀 앞바다에서 잡히는 고래상어가 잡힌 적도 있습니다. 이게 필리핀 쪽에 사는 고기인데 온난화 되면서 우리 쪽으로 올라왔다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박인규 : 이런 식으로 예전과 다른 기상패턴을 보인다면 소방방재청이 기상이변에 의한 천재지변을 막는 등 할 일이 상당히 많아질 것 같아요.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장준호 : 기상이변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사실 제 개인적으로 그 표현을 이제는 안 썼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기록을 보고 예상 추세에서 5% 정도 벗어나면 이변이라고 얘기합니다. 그런데 현재 2000년 이후 우리나라의 기후는 5% 정도 항상 벗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특수하게 한 해에 벌어지는 현상이 아니라 우리나라 기후 트렌드가 바뀐 겁니다. 그래서 지난 기록만 보고 예측하기는 우리나라가 여러 가지로 기상변화가 어려운 점이 많아졌습니다. 새로운 변화에 맞춰 대비하고 준비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대구 이남은 이제 온대성이 아니라 아열대 기후라고 말씀하셨는데, 최근의 변화는 원래의 정상에서 이탈한 게 아니라 기후 자체가 완전히 다른 패턴으로 변하고 있다. 그렇다면 예전에 이맘때쯤엔 어떤 일이 생기고 그런 식으로 예측 가능했던 것과는 달리 새로운 기상재해 등 변화가 많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네요?

장준호 : 그렇습니다. 앞의 히스토리를 보고 평균을 예측해서 대비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앞의 자료와 달리 최근 5,6년간의 자료들을 볼 때 많이 벗어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시스템을 갖춰야 된다고 생각하고. 사실 재난이란 말을 쓰는데 재난이란 말의 정의를 먼저 내리고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크게 재해라고도 얘기하는데, 이걸 크게 보면 자연재해, 인적재해, 시회적 재해로 크게 나눠볼 수 있습니다. 자연적 재해는 말 그대로 자연에서 발생되는 태풍, 홍수 지진 등이 되겠고. 인적재해는 시설물재해라고도 하는데 보통 사람을 통해서 각종 시설물에 발생되는 재해, 사회적 재해는 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한 테러 같은 것입니다. 자연재해도 최근 10년간 볼 때 100회 이상의 자연재난이 계속 발생해서 증가하는 추세고, 요즘 인적 재해와 사회적 재해의 증가추세도 있는데, 예를 들어서 얼마 전에 보면 누가 라이터 불로 광케이블을 끊어서 그쪽 일대의 서버와 인터넷 마비되고 관공서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는 식의 소프트테러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에 대해서 시스템적으로 예방하고 긴급복구하는 시스템들이 갖춰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이라는 사람이 현대사회는 위험사회다..라는 말을 했는데, 우리나라도 위험사회가 된 모양이죠?

장준호 : 그렇죠. 옛날에는 없었던 종류의 재해들이 발생하고 있고, 이런 것들이 요즘 심리적으로 사람들이 어떤 패턴으로 바뀌는지 심리적인 접근도 요즘 이뤄지고 있습니다.

박인규 : 소방방재청 하면 예전에는 소방서라고 해서 불 끄는 게 주업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화재 뿐 아니라 홍수나 지진 등 자연재해, 또 인적 재해, 사회적 재해까지도 다 담당해야 된다는 건가요?

장준호 : 2004년도에 소방방재청이 개원해서 행정자치부 산하기관으로 있는데 크게 두 파트로 나눠진 걸로 압니다. 하나는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 그리고 여러 가지 재난을 막는 방재팀으로 크게 그 두 축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장교수님이 보시기에, 물론 소방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방재 분야가 굉장히 일이 많아질 것 같은데 현재 우리나라 소방방재청의 방재시스템이나 역량은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장준호 : 2004년도에 개원해서 현재 방재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방재라는 건 다른 사업과는 달리 이익을 추구하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 관이 주도가 돼서 우리나라 전체 국민들을 보호하고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되는 차원이라 관의 주도로 사실 많이 이뤄져야 되고, 관이 주도하다 보면 여러 가지 네트워킹을 이뤄서 발전해야 되는데.. 미국에는 페마(FEMA)라는 재난관리국이 있습니다. 그런 걸 벤치마킹해서 지금 막 발전해가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박인규 : 소방방재청이 발족된 지 아직은 3년이 채 안됐는데, 그동안 소방방재청에서 재난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소개를 해주실 수 있을까요?

장준호 : 지금까지는 주로 복구에 중심을 많이 뒀습니다. 그래서 재난이 일어나고 난 다음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복구할 것이냐에 초점을 많이 뒀는데 지금은 예방 중심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트렌드가 재난이 일어나기 전에 시스템적으로 잘 막아보자. 이런 걸 중심으로 두고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나라도 사전재해영향성 평가라고 해서 어떤 개발을 할 때 미리 재해의 위험성에 노출돼 있진 않은지 계획단계에서 미리 검토하는 시스템도 있고, 재해가 일어났다면 이걸 미리 알리는 조기경보시스템도 있고. 또 우리나라에 피해가 많은 게 풍수해입니다. 홍수나 갑자기 비가 많이 오는 폭우 등 이런 풍수해에 대해서 비상대책계획을 수립하고 있고. 또 각 자방자치단체마다 자기 지역에 맞는 풍수해 종합계획 등을 수립하고 시행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박인규 : 외국의 예로 미국의 페마를 예로 드셨는데 사실 페마도 작년인가요, 카트리나 태풍 피해가 있을 때 대응을 잘못했다고 엄청 비판을 받은 걸로 기억합니다. 물론 우리나라보다는 재난방지시스템이 잘 돼 있을 거라고 생각은 하는데...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 선진국에서의 재해예방시스템에서 우리가 배울 만한 것들이 많지 않을까요?

장준호 : 아무래도 역사가 우리보다 오래되고 많은 재해를 통해서 제도나 조직 등이 잘 정비돼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현재 우리 소방방재청도 그런 선진문화를 도입하기 위해서 많이 벤치마킹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예를 들어서 많은 사람이 모이는 대규모 시설에는 EAP(Emergency action plan)라는 비상대책계획 등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상황이 발생된다면 긴급대피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런 것을 어떻게 잘 복구하느냐, 긴급복구 시나리오를 만들어서 이런 것을 사람들에게 교육을 시켜서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대처할 수 있도록 계속 훈련하고. 또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교육을 시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박인규 :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그런 것들이 구체적으로 마련이 안 되고 있는 모양이죠?

장준호 : 현재 이런 관련법들을 만들고 있고 어떤 법들은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박인규 : 장교수께서는 내진전문가신데요, 대부분 사람들은 우리나라가 지진안전지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최근에 몇 번 크고 작은 지진이 일어났어요. 장교수님 보시기에 우리나라의 지진피해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장준호 : 한 마디로 말씀드리면 우리나라의 지진횟수가 점점 증가하고 있어서 지진에 대한 대비가 잘 갖춰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지진을 판이론을 근간으로 해석하는데 전 세계에 10개 정도 판이 있다고 합니다. 일본 같은 경우에는 그 판 중에 유라시아, 필리핀, 태평양, 이렇게 세 판의 경계부위기 때문에 지진이 많이 일어나고 우리나라는 유라시아판의 내부에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지진이 잘 안 일어나는 지역이라고 그동안 생각했는데 요즘은 내륙형 지진이라고 해서 판 안에도 지진이 자꾸 일어나고. 2년 전인가 후쿠오카 앞에 진도 7정도의 큰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이 후쿠오카 지역도 같은 유라시아판 내부에 있거든요. 이런 걸 볼 때 우리나라도 계속 지진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여지구요. 그리고 기록 등을 볼 때도 유감지진이라는 것이 지진규모 3.0 이상을 얘기하는데 이게 90년대 이후에 1년에 한 10회 정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연평균 42회 중에 9회 정도는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지진이 발생한다는 겁니다.

박인규 : 말씀을 들어보면 우리도 지진으로부터 절대적으로 안전하지는 않다는 건데 지진에 대한 예방이나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대비라는 측면에서 우리나라가 부족하거나 필요한 건 어떤 거라고 보십니까?

장준호 : 이런 것들이 법적인 조치들이 뒷받침 돼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데, 건축물인 경우에는 88년부터 건축물내진설계법이 시행되고 있고, 교량 같은 토목구조물은 92년부터 도로 및 교량표준시방서라는 시방서를 통해 내진설계를 하게끔 돼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신설하는 교량들은 대부분 내진설계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전에 지어진 교량들인데 이런 것도 계속 꾸준히 내진에 대한 보수보강이 이뤄지고 있고, 예를 들어 도로공사 같은 경우 작년부터 1년에 100개소 정도 내진보수보강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여기서 하나 코멘트를 한다면 지진재해경감계획이 외국에는 법제화 돼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법제화도 뒷받침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리고 내진설계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가 규모로 결정돼 있거든요. 저번에 파키스탄에 지진이 초등학교에 나서 많은 어린이가 다치고 죽었습니다. 그래서 용도에 맞게, 예를 들어 학생들이 공부하는 건물은 규모가 작더라도 반드시 내진설계를 해서 만일에 일어날 수 있는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시스템도 도입하면 어떨까 저는 생각합니다.

박인규 : 지금부터는 방재교육전문가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또 방재교육이란 무엇인지 질문해 보겠습니다. 장준호 교수께서는 지난 9월에 방재교육전문가로 뽑히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방재교육은 일반시민들도 재난방지에 대해서 많이 알아야겠다는 취지인 것 같은데요, 방재교육전문가는 지금 몇 분이나 계시고 하시는 일이 뭔지 말씀해 주시죠.

장준호 : 제가 방재교육전문가 2기로 선발됐고 1기와 합쳐서 약 20명 정도 선발된 것으로 압니다. 분야는 저처럼 지진전문가도 있고 물을 연구하시는 전문가, 산사태 방지 등을 연구하는 토질분야전문가도 있고 2기를 보면 IT전문가도 있습니다. 요즘은 컴퓨터 시대기 때문에 우리나라 정부기관을 누가 해킹을 해도 큰 재난이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모시고 있고. 또한 교육전문가가 하는 일은 우리나라의 방재관련 공무원만 해도 만여 명 정도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관련공무원들과 많은 민간인들. 미국 같은 경우 어느 규모 이상의 기관은 다 방재담당자를 두고 있습니다. 학교면 학교, 회사면 회사 다 방재담당자를 두고 있는데 이런 사람들을 앞으로 교육시키고 전문화 시키는 데에 필요한 일종의 교관의 역할입니다.

박인규 : 우리나라의 방재관련 업무를 하시는 공무원이 만 명 정도 계시지만 이 분들이 방재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실력은 좀 부족한 것 같다. 그래서 방재교육전문가를 위촉해서 이 분들이 좀 전문성 있는 교육을 해보자는 취지로 이해가 되는데요, 장교수님 같은 2기 분들도 지금도 방재교육에 대해서 아직 배우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장준호 : 교육전문가가.. 물론 지금 하고 계시는 분들이 사실 관련공무원들은 굉장히 전문가십니다. 그런데 아까 말했듯이 방재의 분야가 굉장히 넓거든요. IT, 자연재해, 인적 재해 등 많으니까 전반적인 것을 커버하기 위해서 저희들 교육전문가들을 둔 것 같고, 현재 저도 국내교육을 마치고 겨울에 미국 쪽에 가서 미국의 재난관리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해서 그쪽의 선진방재시스템을 배워오도록 계획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방재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 차근차근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장교수님은 미국에 가서 더 조직적이고 선진적인 시스템을 배워 오시면 방재관련공무원들을 가르치실 거 아닙니까. 혹시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방재교육도 계획돼 있나요?

장준호 : 제가 구체적인 자료는 없습니다만, 제가 미국의 경우를 얘기했지만 어느 규모 이상이 되면 방재담당자를 둬서 자기 기관은 자기가 지킬 수 있도록 그런 시스템이 갖춰져 있습니다. 그런 분들도 아마 제가 보기에는 곧 우리나라도 법제화를 통해서 기관별로 이런 분들을 둬야 된다고 생각하고, 그분들도 또한 이런 트레이닝프로그램을 통해서 훈련받고. 최근에는 어떤 재해가 있고 어떻게 해야 잘 막을 수 있는지. 그리고 EAP같은 플랜들도 짤 수 있도록 계속 훈련이 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20여 명 되는 방재교육전문가가 앞으로 좀 더 확대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몇 분까지 확대할 계획입니까?

장준호 : 방재청의 얘기를 빌자면 일단 50여 명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인규 : 50여 명의 방재전문가가 있고 만여 명의 관련공무원이 있다고 해도 일반 시민들이 재난에 대한 인식이나 재난이 닥쳤을 때의 행동요령을 잘 모르면 결국 문제가 되는 거 아닙니까? 일반 시민들이 그런 걸 잘 알아야 되는데.. 이런 얘기도 있어요. 대구지하철참사 때 참 끔찍했죠. 물론 기본적으로 사고를 방재하지 못한 지하철 쪽도 문제가 있지만 그 사고가 났을 때 시민들이 행동요령을 잘 알았더라면 피해를 조금을 줄일 수 있었던 게 아니냐는 말도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장준호 : 그렇습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방재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기 생명을 지킬 수 있고 우리 가정과 회사를 지킬 수 있는 겁니다. 제가 외국출장을 갔을 때 일본의 후쿠오카나 고베 같은 데는 방재센터라고 해서 일반시민들에게 교육도 시키고 체험도 할 수 있는 시설이 있습니다. 서울에도 대공원 앞에 한 군데 있는데... 거기 가보면 고베 같은 곳은 지진이 일어나는 상황을 재연한 영화도 보여주고 구호물자도 전시해 놓고, 또 이런 것도 있습니다. 지진을 체험할 수 있는 지진체험대, 큰 선풍기를 틀어서 태풍을 체험할 수 있는 곳도 있고.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화재가 났을 때 미로를 탈출하는 체험공간이 있었습니다. 가짜로 연기를 뿜고 굉장히 어두운 미로를 만들어 놓고 어떻게 하면 거기서 요령있게 탈출할 수 있는가. 들어가기 전에 굉장히 낮은 자세에서 손수건 등으로 입을 막고 비상구 사인을 보면서 탈출하라. 손잡이를 잡을 때도 절대 한꺼번에 잡지 말고 화재가 나서 뜨거울 수 있으니까 손가락으로 미리 터치한 다음에 잡아라. 이렇게 구체적으로 한 10분에서 15분 정도 체험하는 게 있었는데, 보니까 초등학생들도 많이 와서 하더라구요. 그래서 아마 평소에 이런 학생들.. 아니면 성인들이라도 체험하고 교육받으면 앞으로 우리도 재난이 발생했을 때 많은 인명을 살리고 재산을 보호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시민들이 실제와 비슷한 위기상황을 경험해 봄으로써 만약 그런 일이 닥쳤을 때 훨씬 대처를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거군요. 정부가 주도해서 재난방지를 위한 여러 가지 시스템과 교육을 해야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정부만의 힘으로는 좀 부족한 거 아닐까요? 예를 들어 언론이나 대기업도 나름대로 재난방지, 재난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할수 있는 역할들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장준호 : 말씀드렸듯이 관이 주도해서 법제화 하면서 시스템을 잘 갖춰야 되지만, 유관기관들의 네트워킹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피해가 났을 때 간호사협회나 의사협회 같은 데서도 자원봉사 식으로 참여해서 긴급히 복구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네트워킹 시스템이 잘 구축돼야 됩니다. 미국 카트리나 났을 때도 보면 정부관계자만 나가는 게 아니라 관련된 민간기관에서도 많이 나가서 그걸 복구하는 시스템을 봤을 때, 우리나라도 이런 재난관리 시스템에 민간적인 네트워크도 빨리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긴급상황이 닥쳤을 때 즉각적으로 필요한 역량들을 모아낼 수 있는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9월에 방재교육전문가가 되셨으니까 얼마 안되셨는데,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실 건지 마무리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장준호 : 저도 미국 버클리대학 연구원 시절에 선진방재시스템을 보고 사실 많은 것을 보고 느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방재시스템을 구축하고 교육하는 데 미약하지만 능동적으로 참여해서 방재교육에 일익을 담당하고 싶습니다.

박인규 :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지만, 소 잃기 전에 외양간을 잘 정비해서 앞으로 귀중한 인명이나 재산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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