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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엔 20명이었던 마술사가 이젠 2,3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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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엔 20명이었던 마술사가 이젠 2,3천명"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8/30] '월드챔피언십 제네랄매직 부문 1위' 마술사 이은결씨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현재, 국내 마술인구는 200만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인터넷 마술카페가 수천 개, 마술을 특별활동 과목으로 둔 초,중,고등학교가 서울에만 200개나 됩니다. 또, 대학 마술동아리가 수십 개에 달하고, 대학에 마술학과까지 생겼는데요

이렇게 마술이 대중화 될 수 있었던 데는 스물 여섯 살의 마술사 이은결씨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

10여년 전 자신의 소심한 성격을 고쳐보고자 마술을 시작했던 이은결씨.. 그가 최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세계마술사연맹 주최 월드챔피언십 대회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하다는 제너럴 매직 부문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한국인 마술사의 예술성과 실력을 세계적으로 공인받게 된 건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마술사 이은결씨를 초대해서 월드 챔피언십 대회를 제패하기 위한 지난 7년의 연습과정에 대해 들어보고 현재 국내에 일고있는 마술열풍 등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마술사 이은결씨입니다.

이은결씨는 1981년 서울 출생으로 현대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경운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재학중입니다. 1996년 부모의 권유로 마술을 배우기 시작했고, 마술에 대한 탁월한 감각과 재능으로, 그가 펼치는 스토리 마술은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수상경력으로는 일본 UGM 세계 매직 대회 그랑프리, 2003년 미국 매지션 협회 매직대회 100주년에서 기념상과 관객상 1등상을, 같은 해 세계마술사연맹 FISM (피즘) 주최 월드 챔피언 십에서 매니플레이션 부문 2위를 차지했고 올해는 같은 대회에서 제너럴매직부문 1위와 라스베가스 특별상을 수상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이은결씨가 워낙 바쁘셔서 저희가 하남에 있는 스튜디오까지 왔습니다. 여기가 주로 연습하는 곳인가 보죠?

이은결 : 예. 공기 좋고 맑은.. 그래도 서울과 조금 떨어져 있으면서도 가까운 곳에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박인규 : 여기서 연습을 매일 하십니까?

이은결 : 네. 매일 하구요, 일요일 토요일 없이 시시 때때로 합니다.

박인규 : 우선 이달 초 세계마술사연맹 월드 챔피언십 2006에서 제너럴 매직 부문 1등, 그리고 라스베가스 특별상. 말하자면 2관왕이 되신 건데, 축하드리구요, 기분 좋으시겠어요?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이은결 : 감사합니다. 너무 좋죠. 이번에 또 이걸 하기 앞서서 굉장히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어요. 사실 이번에 많은 준비를 못했는데, 이거랑 같이 행사하는 게 있어서 같이 하다 보니 정신이 없었는데 친구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제가 좋은 상을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박인규 : 마술 좋아하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세계마술사연맹 월드 챔피언십 대회라는 게 어느 정도 권위있는 대회인지 설명을 좀 해주시죠.

이은결 : 일명 FISM이라고 부르는 대회구요, 마술월드컵 및 올림픽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떻게 보면 마술 대회 중에서 가장 큰 대회 중 하나구요. 가장 권위 있으면서 누구나 마술사라면 한 번쯤 꿈꿔볼 만한 대회라고 할 수 있죠.

박인규 : 세계의 내로라하는 마술사들은 한 번씩 다 도전하는..

이은결 : 그렇죠. 그리고 지금 엄청나게 유명한 분들은 다 한 번쯤 거쳐간 대회죠.

박인규 : 이번 대회에 참가한 마술사들은 몇 분이나 됐나요?

이은결 : 160명 정도 참가했습니다. 원래는 더 많았는데 어느 정도 커트가 되고 160명 정도가 일주일 내내 대회를 펼쳤죠.

박인규 : 이은결씨가 2003년 이 대회에서는 매니플레이션 대회에서 2등을 했고 이번에는 제너럴 매직 부문 1등을 하셨는데, 경쟁부문이 많은가 봐요?

이은결 : 간단하게 나눠서, 객석.. 관객의 기준으로 나눠서,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는 것. 동전이나 카드로 찾거나 하는 마술을 클로즈업 마술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무대에서 펼쳐지는 비둘기가 나타난다든가 불을 이용한다든가 지팡이가 나타난다든가 하는 걸 스테이지 마술. 그리고 사람을 자르거나 공중부양하거나 하는 마술을 일루전 마술이라고 하는데, 참가할 때는 일루전 마술도 스테이지 부문에 섞어서 스테이지 일루전이라는 부문이 또 있고. 제너럴 부문은 스테이지 마술 중에 통틀어서, 스토리 마술이 있기도 하고 큰 마술이 있기도 하고 새로운 마술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또 많이 참여하기 때문에 제너럴 부문은 스테이지 분야에서 다른 분야에서도 참가할 수 있는 광범위한 마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제너럴 부문이 제일 경쟁이 치열하다고 하던데요.

이은결 : 왜냐면 워낙 광범위하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걸 시도하기 때문에 사실 누가 나올 지 모르는 부문이죠. 항상 그랬지만 이번에도 제너럴 부문이 가장 경쟁률이 치열했죠.

박인규 : 어떤 마술을 선보여서 1등까지 하게 됐나요?

이은결 : 많은 분들이 도대체 어떤 마술이었냐고 물어보셔서 이 마술입니다 하고 말씀을 드리면 '뭐 그런 걸로 탔지?' 이런 생각을 하시는데, 이번에 했던 건 비둘기와 카드 마술이에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기본적인 마술인데, 저도 처음에는 마술사의 기본이라는 생각으로 했는데, 어떻게 보니까 욕심이 나고 좀 더 잘 하고 싶고. 이 대회가 또 많은 분들이 유럽대회라고 말씀하세요. 유럽마술에서 굉장한 마술사들이 많은데 그 마술사들의 특징이 굉장히 여유로운 마술을 펼칩니다. 제가 이번에 한 비둘기와 카드 마술은 굉장히 클래식한 마술인데 이걸 저만의 색깔로, 스피디하고 파워풀한 것들을 많이 첨가하고 특수효과도 많이 넣고 그래서 많은 분들이 큰 인상을 받았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박인규 : 원래 기본이 중요하죠. 라스베가스 특별상도 받으셨는데, 이건 어떤 상입니까?

이은결 : 이 상은 케빈 제임스라는 마술계의 거장인데, 그 분이 수상해 주셨구요. 지금 그 분께서 월드 그레이티스트 매직이라는 쇼를 라스베가스에서 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마술이라고 하는데, 세계에서 엄청난 각 분야의 마술사들을 모셔다가 대여섯 명이 쭉 쇼를 하는 건데, 거기서 2주 동안 공연할 수 있는.. 이 상의 의미는 라스베가스에서 공연해도 손색이 없다는 보증표인 동시에 초청장 같은.

박인규 : 그러면 라스베가스에 곧 가실 계획이 있습니까?

이은결 : 일단 그쪽 분들과 스케줄을 상의해 봐야 되는데, 문제는 지금 한국 스케줄이 더 많아서 더 얘길 해 봐야 됩니다.

박인규 : 그런데 상을 두 개나 받고도 아쉬워했다는 말이 있어요.

이은결 : 아무래도, 그랑프리가 있었는데.. 스테이지 분야의 그랑프리가 있고 클로즈업 분야의 그랑프리가 있었는데, 제가 파이널까지 올라갔어요. 파이널에서 결정을 하는데 아쉽게도 놓치는 바람에..

박인규 : 그랑프리라면 대상. 그럼 다음 대회에는 그랑프리를 노리시겠네요.

이은결 : 그럴 수도 있겠죠.

박인규 : 기대를 해보겠습니다. 이은결씨가 하는 마술을 보고 대단하다, 환상적이라고 말하지만 거기까지 가려면 연습을 엄청나게 많이 해야 된다던데 어떻습니까?

이은결 : 이번 대회에서 한 게 8분 정도 되는 마술인데 6~7년 동안 계속 발전시키고 다시 만들고 살을 또 붙이고 계속 연습하고. 그래서 정말 제가 제일 애착이 가는 마술이기도 하면서, 그 정도로 많은 시간과 많은 무대경험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마술은 좋지만 무대에서 보여주는 프레젠테이션 능력이 떨어지면 점수가 반영이 많이 안 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죠.

박인규 : 하루에 보통 몇 시간 연습하십니까?

이은결 : 글쎄요. 몸으로 하는 연습은 하루에 틈틈이 계속 하는데, 지금은 새로운 마술에 대한 연구나 스케줄 아니면 앞으로 할 마술에 대한 구상을 많이 하기 때문에.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TV를 볼 때도 항상 마술이라는 걸 생각하면서 보기 때문에 그게 하나의 연습이라고.

박인규 :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내는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는 말씀이시죠?

이은결 : 그렇죠. 아이디어도 더 많이 뽑아야 되고 새로운 마술도 탐구해야 되기 때문에

박인규 : 최고의 마술사가 된 데는 신체적으로 유리한 것도 작용했다, 손가락이 굉장히 길다, 사람드링 이런 말도 하던데 어떻습니까?

이은결 : 어떤 인터넷 사이트에서 보니까 제 손가락 길이까지 재보셨던데, 그건 정확히 재봐야 될 것 같아요. 아무래도 손가락이 길고 키도 크다 보면, 무대에서 펼쳐지는 공연예술이기 때문에 유리하죠. 하지만 꼭 손이 크거나 키가 커야지 마술을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열심히 하면 누구나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박인규 : 어쨌든 손가락이 길면 마술사로서 유리한 조건인 것만은 사실이죠?

이은결 : 아무래도 그렇죠. 저는 천직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연습을 하도 많이 해서 손가락에 관절염이 생겼다는 얘기가 있던데, 손가락에도 관절염이 생깁니까?

이은결 : 사실 이번에 이런 얘기가 많이 나왔는데, 제가 열심히 연습을 한참 하고 무리한 다음 날에는 꼭 손가락이 빨개지고 관절 사이사이가 붓는 현상이 일어나요. 그래서 항상 필수품이 소염제가 됐어요. 해외 나갈 때도 소염제를 갖고 다니고, 하루종일 서서 공연하다 보면 발가락이 부을 때도 있고.

박인규 : 관절염까지는 아니고 좀 무리를 하는 건가보죠? 관절염이 생기면 사실은 못 움직이는 거 아니에요.

이은결 : 못 움직일 정도로 굉장히 아파요. 소염제를 먹고 몇 시간이 지나야 그나마 움직일 수 있는 정도인데 저도 정확한 병명은 모르기 때문에..

박인규 : 누가 보더라도 손가락은 마술사의 생명인데, 보험 같은 거 하나 들어 놓으셔야 되는 거 아닙니까?

이은결 : 보험까지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이은결씨의 마술이 대중들한테 사랑받는 이유로, 기본적으로 실력이 있지만 상당히 상상력을 자극하고 기발한 데가 있다. 그걸 스토리 마술이라는 개념으로도 말하던데, 스토리 마술은 어떤 걸 말하는 겁니까?

이은결 : 일반적으로 마술이라고 하면 그냥 신기하다는 걸로 많이 끝났어요. 한 마디로, 사라졌다 나타났다 잘랐다 붙였다 정도로만 생각하셨는데, 사실 저도 거기서 끝나는 게 아쉽기도 하고 관객 분들도 그 다음을 많이 생각하세요. 그래서 없어진다 나타난다라는 개념에서, 어떤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어떻게 하다가 없어졌는데 그 다음에 어떻게 하다가 추억 속에서 나타났다. 이런 식으로 스토리와 그 안의 구성을 좀 더 만들고 해서 사람들로 하여금 마술에 어떤 내용이 묻어나게끔, 그리고 금방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게 시도를 해 봤는데 많이 좋아하시더라구요.

박인규 : 실력도 실력이지만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상당히 중요하겠군요?

이은결 : 그렇죠. 그래서 사실 저도 많은 시도를 해보고 있어요. 캠페인적인 마술도 해본 적이 있구요, 금연을 하자는 마술이었는데, 예를 들어서 아이가 있는 남자분을 모셔서 아이 분장을 시키는 거예요. 기저귀도 채우고 해서 젖병에 담배연기가 들어가는, 자녀분에게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간접흡연이 심각하다. 그런 메시지를 주는 마술도 해본 적이 있고, 앞으로도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해볼까 생각중이에요.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최근 세계마술사연맹 주최로 스페인에서 열린 월드 챔피언십에서 제너럴 부문 1위를 차지한 마술사 이은결 씨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지금부터는 개인적인 질문을 좀 해보겠습니다. 마술을 배운 지 한 10년쯤 됐다고 들었고 처음에는 성격을 고쳐보려고 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처음에 어떻게 마술과 인연을 맺게 됐나요?

이은결 : 제가 경기도 평택에서 태어나서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지 있다가 3학년 때 서울로 이사왔는데 서울에서 적응을 잘 못했어요. 시골소년이 상경했는데, 제가 평택에 있을 때는 자연과 어우러져서 많이 살았거든요. 자연소년이었습니다. 그런 부분 때문에도 나름대로 소심해지거나 내성적인 성격이 되더라구요. 또 중학교때 부모님께서 사업에 실패하시고 여러 가지로 집안 사정이 많이 안 좋아져서 그런 부분이 더 심각해졌어요. 그때 부모님께서 많이 안타까워 하셨거든요. 부모님 때문에 그렇게 됐다고 생각하셔서. 그런데 어느 날 신문에서 에디슨 월드매직이라는 학원 광고를 보시고는 저한테 가보라고 권유를 먼저 하시더라구요. 저는 마술이라는 걸 배울 수 있는 건지는 몰랐어요. 그 때까지는 마술사가 초능력자인 줄 알았고, 처음에 갔을 때 마술을 보여주시더라구요. 그런데 너무 신기했어요. 바로 가르쳐 주셨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간단했어요. 재밌더라구요. 그래서 집에 가자마자 형과 누나한테 보여줬는데 신기해하는 거예요. 저는 당연히 알 줄 알았는데. 그래서 새로운 재미가 있다. 뭔가 제 안에서 끓어 올라오면서, 재밌더라구요. 그리고 나서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스트리트 매직. 길거리에서 무조건 사람들을 모셔놓고...

박인규 : 처음 배운 건 중 3때, 첫 눈에 반하신 거군요.

이은결 : 그렇죠. 그러다 보니까 계속 배워 보겠다. 원래는 3개월 과정을 끊었는데 제가 청소도 하고...

박인규 : 고2때는 드디어 길거리 마술을, 그런데 왜 길거리로 나갈 생각을 했어요?

이은결 : 무대경험을 쌓아보자. 그때 당시는 학생이니까 불러주는 공연도 없고, 한 번 무대경험이라든가, 어쨌든 경험을 쌓아 보자는 생각에서.

박인규 : 내가 이렇게 실력이 있는데 왜 이렇게 안 알아주나..그런 생각도 했겠네요?

이은결 : 거기까진 아니었구요, 그 당시에는 저도 잘 한다고 생각은 못 했어요. 일단 해보자는 생각으로 사람들을 무작정 불러놓고 했는데 사실 5분간은 덜덜 떨었어요. 그런데 5분 뒤에는 제가 스스로 즐기고 있는 걸 느꼈어요. 또 거기 계셨던 많은 분들께서 박수를 다 쳐주시고 즐겨 주셔서 그때 마음 먹었죠. 내가 마술사가 돼야겠다는 생각으로 고3때 졸업을 하자마자 바로 프로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박인규 : 그 당시에 대학은 그래서 안 가시기로 했던 겁니까?

이은결 : 아니요. 그때 제가 동아방송대학을 00학번으로 들어갔어요. 그것도 사실 마술로, 거기서는 특기로 보더라구요. 방송연예과를 갔는데, 마술을 했더니 교수님께서 저를 한 번 TV에서 보신 적이 있으시다고, 재밌게 봤다고 말씀하셨지만 속으로는 '아싸'

박인규 : 이은결씨가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린 게 이번에 상 받은 그 대회에서 2003년에 2등을 하면서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은결 : 예. 그때 나가고 또 방송에서 매주마다 5분씩 보여드리는 코너가 있었어요. 그냥 마술을 보여드린 게 아니라 나름대로 이야기를 만들어서 주제를 잡고 했더니 굉장히 생소해 하시고 재밌어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더욱 더 많은 분들이 알아 주셨죠.

박인규 : 사실은 우리나라 마술의 대중화랄지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데 이은결씨가 상당히 역할을 많이 했어요. 이은결씨가 처음 마술을 배울 때와 지금의 마술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잖아요.

이은결 : 예. 지금은 정말 많이 바뀌었구요, 사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마술이 하나의 문화의 일부로, 또 마술이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구요. 그리고 많은 분들이 쇼의 개념으로 많이 생각해 주고 계세요. 그런데 제가 처음 할 때는,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많은 분들께서 마술을 서커스의 일부분으로 생각하셨어요. 사실 이제 서커스도 예술의 분야로 발전했고, 태양의 서커스라는 유명한 단체가 생기면서, 또 라스베가스에서 가장 손꼽히는 쇼로 발전했는데 유독 마술은 그렇게들 생각하시더라구요.

박인규 : 제가 처음에 마술인구 200만이라고 말씀 드렸는데 적은 숫자가 아니거든요. 어떤 분들을 두고 200만이라고 말하고 있는 거죠?

이은결 : 마술을 어느 정도 한 번쯤은 배워 보시고 관심을 가지셔서 인터넷 카페나 동호회에서 활동하시는 분들, 그리고 한 번쯤 오셔서 마술에 관심을 가지신 분들을 총 합쳐서. 마술애호인구, 마술인도 있구요.

박인규 : 프로라고 할까요, 전문적으로 마술사 일을 하시는 분이 지금은 몇 분이나 되십니까?

이은결 : 제가 처음 시작할 때는 한 20명 정도 있었어요. 제가 '어느 분이 마술사이십니까?' 돌아다니면서 물어보고 다녔는데, 그때는 딱 손꼽히더라구요. 그런데 지금은 한 2천 명에서 3천 명 정도 된다고 어느 인터넷 카페에서 발표를 했어요.

박인규 : 그럼 10년 사이에 100배가 늘어난 거네요.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이은결 : 네. 그래서 사실은 저도 지금 어떤 분이 마술사인지 잘 알 수가 없습니다. 갑자기 어떤 분이 마술을 하면 깜짝 놀라기도 하고.

박인규 : 마술이란 게 기본적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것인데, 그것 말고 마술을 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심리적, 정서적, 교육적 효과 같은 게 있을까요?

이은결 : 마술을 배우면 아이들한테 특히 좋고. 물론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문화구요. 또 아이들한테 좋다고 말씀 드린 이유가 마술을 하게 되면 프레젠테이션 능력이 발달돼요. 마술이란 건 보여주는 거니까. 그냥 발표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쇼를 해야 되기 때문에, 똑같은 발표를 해도 설득력 있게. 그리고 마술은 굉장히 논리적이에요. 배우신 분들은 알겠지만 어떤 과정으로 인해서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굉장히 논리적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논리적인 사고도 할 수 있고. 또 어른들은 비즈니스 하시는 분들이나 의사 선생님들이 많이 배우시는데 좀 썰렁한 분위기에서 마술을 하나 보여주면 굉장히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되고, 멀리서 보시다가도 마술을 보여주면 사람들이 굉장히 가까워지고 쉽게 친해질 수 있는..

박인규 : 이제는 굉장히 바빠지셨고 귀하신 몸이 됐는데, 길거리 공연은 계속 하겠다고 생각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이은결 : 길거리 공연을 꼭 하고 싶은데 사실 요즘에 제가 길거리 공연을 하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까봐. 쉽게 제가 마음대로 펼칠 수 없는 마술들이 있을까봐 다른 식으로 해볼까 많이 생각중입니다.

박인규 : 공개할 만한 게 있으면 잠깐 말씀해 주시죠.

이은결 : 사실 제가 비밀리에 하고 싶었는데, 몰래 분장하거나 마스크 같은 걸 쓰고. 어쨌든 딱 봤을 때 마술사다라는 느낌이 아니라 그냥 거리 퍼포먼스 하는 사람인 척 하다가 마술을 딱 보여주는. 옛날 초심으로 돌아가는 느낌을 다시 한 번 받고 싶습니다.

박인규 : 좀 이르긴 하지만 상당한 마술실력을 쌓았기 때문에 이른바 후진양성 같은 것도 생각할 것 같아요

이은결 : 사실 제가 몇 번 가르쳐도 봤는데 저한테는 가르치는 능력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사실 공연을 더 많이 하고 싶고, 나중에는 저도 스스로 공부를 많이 해서, 지금은 저도 공부하는 시기기 때문에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이 더 많이 되면 그때 가서 그런 부분을 할 생각입니다.

박인규 : 일단 최고의 마술사로 자리를 잡았고 한국에서 마술의 위상과 인기를 높였고. 하지만 나이가 20대 중반이기 때문에 앞으로 하시고 싶은 일이 많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앞으로 이 일은 꼭 해보고 싶은게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이은결 : 제가 이번에 10주년이기 때문에 12월에 10주년 콘서트를 열 생각이구요, 그동안의 베스트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구요, 또 새로운 마술도 같이 해서 하고 싶고. 갔다 와서는 한국적인 마술을 개발하고 싶어요. 계속 연구중인데 가장 힘든 게 그거더라구요. 많은 분들이 요구하고 있지만, 제가 한복을 입고 나와서 마술을 한다고 했더니 어떤 분들은 웃으시는데, 그만큼 한국문화에 대한 고정관념이 많으세요. 오히려 우리나라 분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그래서 고정관념이 없는 한국문화를 많이 찾고 있는 중이에요. 그래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또 제대로 만들어서 한국적인 마술을 보여드리고 싶기도 하구요. 또 마술을 다음 단계인 예술의 분야로 올리기 위해서, 지금은 아직 관객 여러분들이 좋아하시는 마술 위주로 보여드리고 있지만 나중에는 '이건 예술이다' 하는 경지의 마술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기대해 주십시오.

박인규 :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고 하더라구요. 한국적 마술로 세계적인 마술사가 되시고, 예술같은 마술도 개발하시기를 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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