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부터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는 2006 세계도서관정보대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올해로 72 번째 열리는 이번 대회는 해마다 각국을 돌며 여는 대규모의 국제행사로 '도서관 올림픽' 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오는 24일까지 닷새 동안 진행되는 대회기간 중에 215개에 이르는 각종 회의와 학술발표회를 통해 도서관 이용 활성화와 정보활용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기회가 마련된다고 하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2006 세계도서관정보대회 한상완 집행위원장을 초대해서,
세계도서관정보대회의 행사내용과 의미는 무엇인지, 정보화 시대에 도서관의 기능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또, 국내 도서관의 이용실태와 문제점, 과제는 무엇인지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2006 세계도서관정보대회 한상완 집행위원장입니다.
한상완 위원장은 1966년 연세대학교 도서관학과를 졸업했고, 1976년에는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도서관학석사를 받았습니다. 이후 산업연구원 수석연구원, 전남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 한국문헌정보학회 회장,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부총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1991년부터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직을 맡고 있으며 작년부터는 한국도서관협회 회장과 세계도서관협회연맹 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지금 대회 기간중이죠? 세계도서관정보대회를 흔히 도서관 올림픽이라고 한다는데 왜 그런지, 대회의 성격을 설명해 주시죠.
한상완 : 도서관에 관계되는 전문가, 학자, IT전문가들이 세계에서 5천명 이상 모이는 대회라서, 도서관 올림픽 혹은 문화올림픽이라고, 또 지식올림픽이라고도 별칭으로 불립니다.
박인규 : 세계도서관협회연맹. IFLA가 어떤 단체입니까?
한상완 : 1928년, 지금으로부터 80년 전에 창설된 비영리 민간국제기구입니다. 세계 각국의 도서관장, 국가도서관장, 전문가들이 모여서 해마다 각국을 돌면서 도서관에 당면한 문제, 도서관이 국민과 나라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 또 기술발전을 기해서 어떻게 도서관이 업그레이드 돼서 봉사활동의 질과 양을 늘릴 것인가 하는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고 협의하는 대규모 국제기구입니다.
박인규 : 이번 대회에는 몇 개 나라에서 몇 분의 전문가들이 참석했습니까?
한상완 : 150개 나라에서 5천6백 명 정도 참석한 것으로 잠정집계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대개 그런 큰 국제대회는 2년이나 4년의 터울이 있는데, 매년 하는 걸 봐서 이 도서관 분야는 변화가 빠른가 보죠?
한상완 :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도서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이용률도 저조한 편인데, 사실 선진국이라는 것은 얼마나 좋은 도서관을 갖고 있고 그걸 어떻게 국민들이 잘 이용하느냐를 가지고 평가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각국 도서관이 그 나라에 기여하는 정도가 높습니다. 문화수준을 높이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필수적인 기관이거든요.
박인규 : 이번 대회가 아시아에서는 일본 도쿄와 중국 베이징 태국 방콕에 이어서 네 번째입니다. 사실 30년 전에 서울에서 한 번 하려다가 안 됐다고 들었는데 어떤 이유가 있었습니까?
한상완 : 그때는 냉전 이데올로기가 세계를 판치던 시대였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신청을 했는데 공산권에서 우리나라 개최를 반대해서 반쪽 대회 비슷하게, 월드와이드세미나 형식으로 워커힐에서 한 천 명 정도 모여서 대회를 하고, 이번에 숙원을 이룬 셈입니다.
박인규 : 신청을 했는데 공산권이 참가를 안 해서 제대로 된 도서관 올림픽이 못 됐군요. 이번 세계도서관정보대회의 주제는 어떤 겁니까?
한상완 : 도서관이 지식정보기반사회의 역동적인 엔진이다. 그런 제목을 달았습니다. 도서관이 한낱 한가로운 기관이 아니고 시민과 학생들과 아주 역동적으로 작용하고 돕고 서비스해서 학습의 질을 높이고, 또는 생활의 품위를 높이고 지식을 얻는 기관으로.. 필수품적인 기관으로 거듭나고 국민에게 파고들자는 뜻에서 그런 제목을 마련하고, 그런 제목 밑에서 215개 주제를 대략 연결해서 학술발표를 하고 토론하고 대안까지 내서, 이런 경우 이렇게 하는 게 좋겠다. 이렇게 하는 대회입니다.
박인규 : 도서관이 지식정보 사회를 이끄는 선도자가 돼야겠다는 생각으로 학술발표도 하시고.. 그 외의 활동은 어떤 게 있습니까?
한상완 : 그 외에도 150여 개의 대규모 부스를 차려서 도서관, 정보의 활용과 전달, 소통, 새로운 기술, 도서관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기자재나 기술에 대한 대규모 전시회도 겸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도서관이 주로 책을 보는 곳이었지만, 지금은 컴퓨터나 인터넷을 활용해서 도서관이 정보사회를 앞당기는 데 역할을 하자. 거기에 필요한 장비나 시설을 보여준다는 말씀이시죠?
한상완 : 그렇습니다. 그 외에도, 우리나라 도서관이 과거 좀 낙후된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IT강국으로서 그것을 접목하면서 요즘은 상당히 빠르게 발전하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박인규 : 150개 부스에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의 도서관에서도 참여를 하고 있는 거죠?
한상완 : 거의 대부분은 외국의 유수한 업체, 소프트웨어개발기관, 기자재업체들이 와 있고, 국내 IT업계도 같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혹시 한 위원장께서, 요즘 도서관은 이렇게 달라지고 있다. 150개 부스에 나온 것들 중에서 특징적이랄까 기억에 남는, 소개할 만한 게 있습니까?
한상완 : 도서관은 정보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우선. 지식을 이용하고 찾는 곳이고, 그런 문제에 대해서 시공을 초월해서 잘 정보와 자료를 얻을 수 있어야겠구요, 그 일 말고도 도서관은 생활과 예술과 감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도서관에 가는 것이 불편하면 집에서 인터넷이라든지, IT기술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정보검색을 할 수 있지만, 도서관에 가면 쾌적하고 문화를 즐길 수 있고 영화와 비디오도 볼 수 있고, 좋은 세미나라든지 생활에 관계된 집회에도 같이 참여할 수 있고, 이런 종합적인 삶의 질을 높이는 공간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생활필수품으로 아주 아끼고 사랑받고 시민에게 꼭 필요한 기관으로 거듭나는 모습의 도서관이 이상적인 도서관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IT기술과 커뮤니케이션 기술, 네트워크 환경, 그리고 도서관이 갖고 있던 고유의 아날로그적, 정서적, 예술적인 것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공간이며, 사이버공간인 동시에 실질적인 리얼공간으로서 역할을 해준다면 우리 국민에게 훨씬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봅니다.
박인규 : 24일까지 강남 코엑스에 가면 앞으로의 도서관은 이런 모습이라는 걸 많이 보실 수 있겠군요. 한상환: 예. 전시부스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일반 시민들이야 그런 데 관심이 있겠지만, 사실 세계도서관정보대회의 핵심은 215개의 학술발표를 하는 세미나가 가장 주라고 알고 있는데 이번 학술발표에서는 어떤 주제들이 많이 다뤄지고 있습니까?
한상완 :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몇 가지만 추려서 얘기하면, 아까 말씀드린 대로 도서관이 지식정보사회의 역동적 엔진이란 말씀을 드렸는데, 우리나라 도서관 문제를 세계 각국에 알리는 기회가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시민단체..NGO 운동이 상당히 활발해졌습니다. 학교도서관 살리기 국민연대의 활동이라든지, 책읽는 사회 만들기 국민운동을 통해 기적의 도서관을 만들었다든지, 작은 도서관운동을 펼쳐서 파고들고, 또 상대적으로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운 시민들에게 앞장서서 들어간다든지 하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우리가 11개 단체, 문화시민단체 7개가 합동해서 지난 4,5년간 운동을 했습니다. 그래서 운동의 결과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시민들의 독서에 대한 열기가 고조됐고 도서관에 대한 사랑과 관심도 많이 갖게 됐습니다. 이런 걸 통해서 우리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NGO와 정부가 시민과 합쳐서 어떻게 도서관 문제를 발전시키고 시민의 사랑을 받는 도서관을 만들 수 있는가 하는, 소위 그런 모델을 창출했다고 봅니다. 국제도서관협회연맹본부에서, 우리가 그런 운동을 했고 상당히 성과가 좋으니까 발표를 해다오. 그런 게 하나 있고. 신문도서관 문제. 신문과 도서관이 연결이 안 되는 것 같지만 그것도 상당히 중요한 도서관의 과제 중 하나입니다. 어떤 의미인가, 신문을 잘 모으고 갈무리했다가 필요한 분들에게. 정보사회에서 새로운 신문도 필요하지만 과거의 사건이나 역사적인 사실에 대해서도 알고자 하는 시민들이 많습니다. 신문을 잘 보관해서 잘 인터넷화 해서 볼 수 있게 한다면 그것도 아주 중요한 정보소스가 될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신문을 중심으로 한 도서관.. 그게 국내에서 되고 있습니까?
한상완 : 있습니다. 일부 되고 있습니다. 하여튼 그런 문제.. 특히 디지털 신문, 한국의 가족독서정책이라든지, 희귀문서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독도문서 같은 건 역사적 사실을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근거자료가 될 수 있거든요. 또 어린이청소년도서관과 독서의 문제, 그리고 과학기술도서관 문제는 우리의 새로운 화두인데, 이런 문제.. 하여튼 포괄적인, 도서관과 시민과 도서관의 기술발전을 종합적으로 토론하는 주제들이 발표되겠습니다.
박인규 : 전 세계적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게 대한민국은 IT강국이라는 점이거든요. 우리나라 도서관이 IT기술과의 접목이나 활용 면에서도 강국인지 궁금하네요.
한상완 : 과거 책을 중심으로 한 아날로그 시대의 도서관은 우리가 뒤졌습니다. 그건 인정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나 우린 IT강국이기 때문에 이것을 아날로그 도서관과 잘 접목해서 정말로 시공을 초월한 서비스 환경, 질 높고 양적으로도 잘 해줄 수 있는, 접목된 모습을 구현한다면 우리는 새로운 한국의 도서관상,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런 시대에 앞서갈 수 있는 기틀이 지금 마련되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도서관도 세계수준의... IT, 디지털 도서관을 구현하고 있는 과정에 있습니다.
박인규 : IT, 디지털기술이 발전하면서 '디지털 디바이드'. 정보의 빈부격차가 일어난다는 말씀도 많이 하거든요. 국내적으로도 인터넷강국이긴 하지만 형편이 어려우신 분들은 인터넷에 대한 접근이 어려울 수도 있는데, 그런 것들, 이른바 디지털정보 접근의 격차를 도서관이 좁혀주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상완 : 옳으신 말씀입니다. 그런데 유감스러운 것은, 지금 우리 국민 9만9천 명이 공공도서관 한 개를 이용하는 수준입니다. OECD국가에서 최하 수준입니다. 그래서 정부와 시민단체가 도서관이 정보격차를 해소해서 평등하게 정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공공도서관이 시급히 확충되고 도서관다운 도서관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열망을 시민들이 갖고 있는 것입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지금 정부가 상당히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연차적으로 공공도서관을 설립하고, 지자체에서도.. 이번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도 많은 시장들이 공공도서관을 개설해서 국민의 알권리, 문화적인 것을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이것은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상당히 중요한 변화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노력을 통해서 우리는 정보격차 문제, 상대적으로 낙후되고 어려운 입장의 시민들도 평등하게 정보에 접근하고 이용하고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줄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국민 9만9천 명당 도서관 한 개를 이용하는 우리나라, OECD국가들 중 최하위라고 하셨는데, 혹시 OECD국가 평균은 어떻게 되는지 아십니까?
한상완 : 약 4만 명 정도입니다. 우리는 그 절반 수준에 못 미치죠.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세계도서관정보대회 한상완 집행위원장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국내 도서관의 현황은 어떤지, 해야 될 게 무엇인지 질문 드려보겠습니다. 이번 세계도서관정보대회에 참석하신 외국의 많은 도서관 전문가들이 국내 도서관을 방문하고 실태를 파악하는 행사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한상완 : 그렇습니다. 국내 각급 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이라든지 국회도서관, 어린이도서관, 공공도서관, 대학도서관, 전문도서관, 장애인도서관 등 37개의 도서관을 저희가 엄선했다고 할까요? 그렇게 해서 그 분들을 맞아서 방문하고 질의응답 하는 프로그램을 갖고 있습니다.
박인규 : 방문은 아직 안 한 겁니까?
한상완 : 오늘부터 시작해서 내일모레까지 이어집니다.
박인규 : 오늘부터 시작이니까, 우리나라 도서관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하는 그 분들의 말씀을 듣기는 그렇겠네요. 한상완 위원장께서 보시기에 숫자라는 측면에서 우리가 OECD 평균에 못 미치는 이유는 뭘까요? 너무 갑자기 성장을 해서 그런 걸까요?
한상완 : 근본 원인은 교육에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우리 교육은 지난 광복 후 60여 년간 거의 주입식 입시위주 교육을 해온 게 사실입니다. 요즘은 바뀌고는 있지만 교육이라는 것이, 선진국의 경우 학교도서관을 제외하고는 생각하지 못합니다. 국어를 다섯 시간 배우면 한 시간은 학생들을 데리고 도서관에 가서 다섯 시간 배운 것을 자유롭게 찾아보고 자료를 확인하고 비디오를 보고 사전이나 관련자료도 찾으면서 스스로 자학자습할 기회를 꼭 갖습니다. 그러니 교실, 선생님과 칠판과 학생 외에 도서관이라는 정말 교육에 꼭 필요한 기관을 학생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때까지 이어가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거기서 소위 평생교육이라든지 도서관의 필요성이 아주 절감되는 상황인데 우리는 칠판과 선생과 학생밖에 없는 주입식 교육을 쭉 해왔기 때문에 도서관이 있다고 해도 자물쇠 채워져 있는 형태로 계속돼 온 게 사실입니다. 학교도서관부터 이것을 타파하고 창의적 교육을 하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학생들에게 마련해 줘야 자라나서 시민들이 공공도서관을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고 평생교육 차원에서 계속 문화적 향수를 누릴 수 있는데, 우리는 대학만 들어가면 끝이기 때문에 정부의 인식도 없고 정책도 없고 투자도 안 되고, 이것이 공공도서관의 부재 내지는 도서관 발전의 저해요인이 됐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달라지고 있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시민들로부터 어린이도서관, 청소년도서관, 공공도서관이 시민사회에 꼭 필요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필수적 기관이라는 인식이 점차 국민 전체에 확산되고 있고 정부도 정신을 좀 차리기 시작했습니다.
박인규 : 물론 공공도서관을 확충하고 새로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지 않습니까? 그리고 옛날만 해도 도서관에 쓸 만한 책이 별로 없었고 아직도 그렇게 알고 있는데, 그런 초중등학교의 도서관들을 확충하고 내실있게 하고 IT교육가지 할 수 있게 되기 위해서 지역사회나 국가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요?
한상완 : 지난 4,5년간 저는 학교도서관 살리기 국민연대 상임대표로 11개 시민단체와 학교도서관 살리기 운동을 했습니다. 아주 맹렬히 했습니다. 그래서 교육인적자원부가 이 문제에 참여해서 5개년 계획으로 3000억 원 예산을 투자했습니다. 지금 3년째인데 3600개의 초중고등학교 도서관을 새로 만들거나 리모델링했습니다. 그래서 내용도, 말씀하신 대로 신간들을 그때그때 제시해주고, 뿐만 아니라 IT도 접목시켜서 컴퓨터를 이용하고 인터넷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들을 해왔습니다. 그것은 우리나라 교육사상 획기적인 겁니다. 그렇게 해서 공교육을 제대로 살리는 아주 중요한 방편으로 학교도서관을 활성화하면 사교육에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고 교육이 정상화 할 수 있다. 이런 분위기가 되고 있는 것은 불행 중 다행입니다. 한편으로 문화관광부에서는 공공도서관을 확충하는 데 지금 사실 아주 전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박인규 : 최근에 국립어린이도서관 관장님을 모신 적이 있습니다. 강남에 있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그런 말씀을 드렸어요. 지방에 있는 분들은 부러워하겠다. 그런 좋은 도서관은 왜 강남에만 있느냐.. 지방에서도 어린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도서관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한상완 : 옳으신 말씀입니다. 또 하나의 NGO가 있는데, 책읽는 사회 만들기 국민운동을 전개했습니다. 도정일 교수와 저와 몇 분이 해왔는데, 그 결과로 소위 어린이도서관이 9개가 문을 열었습니다. 이름이 기적의 도서관인데 제 1호가 순천이고. 기적의 도서관은 어린이를 위한 전문도서관인데, 물론 학부모들도 같이 와서 이용할 수 있고, 공공도서관 성격입니다. 그런데 하루에 수천 명씩 몰려듭니다. 우리 어린이들이 독서를 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환경을 갖춰주고 읽을거리를 주고 어른들과 정부가 나서주면 얼마든지 어린이들도 즐기고 어려서부터 독서습관을 기르고 도서관이 얼마나 필요한 기관인지를 인식할 수 있는 배움의 기회도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도서관이 지금 전국에 9개 있지만 아주 형편없이 부족합니다. 그러나 이 문제도 차차 정책적 뒷받침을 받아서 나아지지 않겠나. 많이 만들고 다가가는 어린이 청소년 도서관을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인구의 10%가 장애인이라고 하는데, 이동이 어려우신 분이나 시청각장애인들에게는 특별한 교재가 필요하거든요. 그런 부분도 나름대로 내실을 기하고 만들어가는 움직임이 있습니까?
한상완 : 움직임이 있습니다. 이번 도서관법을 개정하는 개정안이 국회 문화관광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그 법이 통과되면 지체부자유, 시각청각장애인을 위한 도서관 문제도 규정해서 인권적 차원에서도 좀 더 개발하고 많이 만들고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평등의 기회를 줄 계획을 갖고 있구요, 일부 장애인도서관들이 연합해서 어렵지만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말씀 듣고 보니까 도서관을 제대로 만들어야겠다는 움직임이 이제 막 일어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평생을 도서관 문제를 가지고 활동해 오신 전문가로서 도서관이라는 건 이렇게 좋은 것이다. 시민들이 도서관을 활용할 수 있도록 권해주시는 말씀을 마무리로 부탁드리겠습니다.
한상완 : 도서관은 참 아름다운 곳입니다. 오랜 지적 자원이 숨쉬고 있고 찾아가는 사람에게 열려 있습니다. 문화가 있습니다. 책만 있는 게 아니라 세계를 향한 창도 열려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세계 여러 나라 도서관과 정보를 검색해서 실시간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정보의 창이고, 내 삶을 누리고 향유하는 아주 좋은 기관입니다. 우리 도서관을 국민 여러분이 생활필수품처럼 생각하시고 도서관을 사랑하고 이용하시고 또 요구하신다면 우리 도서관 수준은 한 단계씩 높아질 것이고 머지않아 선진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사랑과 관심이 아주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이번 세계도서관정보대회를 계기로 우리나라 도서관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고 학생이나 어린이, 장애인, 시골에 계신 분들 할 것 없이 많은 분들이 정보와 문화의 혜택을 좀 더 누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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