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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대학교육도 국제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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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젠 대학교육도 국제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7/21] 어윤대 고려대 총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최근 교육부가는 "경쟁력없는 대학에 정부의 재정지원은 중단되고, 대학 구조개혁 차원에서 2009년까지 국립대와 사립대 정원을 감축하겠다"며 대학 측에 강도 높은 구조개혁을 요구했습니다.

대학 구조조정 개혁안에 따르면, 2009년까지 감축되는 정원은 5만 명이 넘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렇게, 대학의 지배구조개선을 요구하는 한편, 국내 6개 대학에 경영전문대학원 설치를 인가하면서 대학이 경쟁적으로 MBA 신입생 유치를 하고 있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고려대학교 어윤대 총장을 초대했습니다.

성공한 CEO 총장으로 불리는 그가 주장하는 경쟁력 있는 대학은 어떤 것인가? 또 국내 대학의 지배구조는 어떻게 개선돼야 하는가? 경쟁적으로 생기고 있는 한국형 MBA의 정착은 가능한가?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고려대학교 어윤대 총장입니다.

어윤대 총장은 1945년 경남 진해출신으로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 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를 받았습니다.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위원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객원교수를 지냈고 한국경영학회, 한국금융학회 회장을 지냈습니다. 92년부터 95년까지 3년간 한국은행 금융통화운영위원회 위원으로 국내 금리정책을 관할하는 중책을 맡기도 했습니다. 이후, 기업경영연구소 소장, 한국조세연구원 비상임이사, 국제금융센터 초대소장 관리위원, 교육인적자원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2003년부터 고려대학교 총장으로, 현재는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어총장께서 고려대 총장을 맡으시면서 고려대가 대단히 많이 바뀌었다는 평가가 많은 것 같아요. 총장 맡으신 지 4년째 돼 가시는데 교수하실 때와는 일이 많이 다르죠?

어윤대 : 힘들죠. 스트레스 속에 살고 있습니다. 강의할 때는 강의걱정만 하는데 학교행정을 맡으니까 24시간 학교생각만 하니까 총장직이 좋은 직업은 아닌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참고로 고려대 학생이 몇 명이고 교수분들이 몇 분입니까?

어윤대 : 학생이 34000, 교수님들이 1250명. 꽤 많습니다.

박인규 : 본인이 평가하시려면 쑥스러우시겠지만, 어총장이 고려대총장을 맡으신 이후로 고려대가 변화했다면 어떤 걸 꼽을 수 있을까요?

어윤대 : 학교를 보는 관리가 될까, 미션 자체가요.. 저희들이 국제경쟁력이라는 큰 주제를 갖고 학교를 경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내의 다른 대학이 아니라 세계적인 대학에 비해서, 교육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국제경쟁력이 있어야겠다는 측면에서 목표를 삼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가 고대설립 100주년을 맞았는데 100주년의 가장 역점을 둔 것은 하드웨어, 건물을 짓는 게 아니라 소프트웨어, 시스템 측면에서 국제경쟁력이 있는 대학을 만들려고 생각했고, 이런 결과로 인해서 고려대학교가 세계적인 대학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영국에서 나오는 Thje Times에서 세계 184위가 됐는데 특히 주목할 만한 사실은 일본을 포함해서 아시아에 있는 국립대가 아닌 사립대 중에 유일한, 200대 대학이 됐습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고려대학의 교육서비스의 국제경쟁력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말씀이군요. 그렇지만 어총장이 처음 총장이 되시면서, 강의를 영어로 하라든가 여러 가지 새로운 실험을 많이 하셨는데 그 당시 학내에서 반발도 좀 있었던 것 같아요.

어윤대 : 조직구성원들, 특히 교수님들이 반대하는 분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당연히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대학이라는 건 항상 비판의식을 가진 사회가 돼야 되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고려대는 민족대학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항상 달고 다니던 대학이기 때문에 고대에서 어떻게 영어로 가르치냐는 비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또 다른 각도에서 보면 교육이라는 건 결과적으로 우리 졸업생들이 사회에 나가서 여러 가지 서비스를 하게 되는데 직장에서 기업체에서 원하는 유형의 리더십을 보면 일에 대한 열정, 팀워크, 독창성을 요구하고. 추가해서 국제적인 의사전달능력을 중요시하는데 이 넷 중에서 영어를 가장 선호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옛날 우리나라는 경제규모도 기업도 작았습니다. 재미있게도 40년 전 우리나라 전체 GNP가 작년의 삼성전자의 전체 이익보다도 적었습니다. 역으로 얘기하면 우리나라 경제가 굉장히 커진 거죠. 그리고 미국의 가장 큰 증권회사인 골드만삭스에서 최근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5년에 1인당 국민소득이, 지금으로 봐서 5만 불이 된다고 합니다. 5만 불 수준은 세계3위로, 미국 일본 다음 한국이 세 번째입니다. 다르게 말씀드리면 유럽에 있는 영국 불란서 독일보다도 국민소득이 높아지게 되거든요. 그럼 20년 지나고 나서 지금 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세계의 리더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고대출신, 서울대, 혹은 한양대 출신은.. 마치 파리의 소르본느 출신이 되든 옥스포드 출신이 되든.. 그런 권위와 자질을 갖춰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국제적인 감각,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영어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반발은 있습니다만 많은 사람들이 이해를 하고 있고, 저 재밌는 것은 학생들의 거부가 적습니다.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나 생각합니다.

박인규 : 그래선지 몰라도 옛날에 고려대 하면 막걸리대학이라는 인상이 많았는데, 요즘은 와인대학으로 바뀌었다고 얘기하던데요?
▲ 어윤대 고려대 총장.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어윤대 : 저는 막걸리대학이 갖고 있는 이미지를 더 선호합니다. 토속적, 민속적이고 응집력이 높고. 그래서 좋아하는데, 다르게 생각해보면 막걸리는 오래 보관을 못하죠, 국제적으로 통용이 안 되죠. 그래서 심볼릭하게 와인이라는 것을 결정해서 100주년 사업에 썼습니다. 그게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면서 심볼릭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습니다. 마치 88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을 통해서 한국의 위상이 달라지는 식으로 이제는 고려대 하면 세계적인 대학으로 이미지가 연결되는 역할을 했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박인규 : 어윤대 총장께서 고려대학을 맡으시면서 또 상당히 역점을 두신 게 세계의 유명한 대학들과 자매결연을 많이 맺었다고 들었습니다.

어윤대 : 예. 우선 국제화를 먼저 해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구요. 제가 총장이 됐을 때 외국대학과 교환계획을 맺은 대학의 숫자가 한 200개였습니다. 지금은 500개가 넘었어요. 3년 동안 300개가 늘었으니까요.. 그러니까 1주일에 2개 대학과 자매결연했다는 얘기가 됩니다.

박인규 :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얼핏 생각하면 자매결연만 많이 맺었지 실익이랄까, 고려대학의 경쟁력, 학문적 질을 높이는 데에 어떻게 기여하게 되는 건지..

어윤대 : 익스체인지 프로그램을 맺으면 그 속에 연구나 학생교환이 있습니다만 제일 첫 번째 목적은 학생교환이 되죠. 쌍방주의에서 우리가 한 명 보내면 한 명 오는 식으로 돼있는데요, 우리나라에 있는 학생들이 유럽이나 미국에 유학가는 것은 다 선호하는데 문제는 미국의 대학생들이 한국에 오지 않습니다. 예컨대 펜실베니아대학 학생과 고대학생 3명이 교환돼 있는데, 고대학생은 가고 싶어하는데 그쪽에서는 옥스포드로 가고 싶어하고 아시아쪽으로 오더라도 북경대학이나 청화대학, 혹은 와세다대학으로 가고 싶어하거든요. 한국에 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 단점, 문제가 있는데 요새는 굉장히 지명도가 높아졌죠. 거기다 영어로 강의를 하고 있으니까 한국말을 모르는 외국학생이 고려대학교에 유학을 왔다고 해도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3,4개월 동안 재밌는 현상은 그 동안 익스체인지 프로그램이 없던 공경대학이나 러시아의 국립대학, 또 파리4대학 등과 익스체인지 프로그램이 되고 있고 많은 학생들이 오고 있거든요. 어떤 면에서 국제화에 큰 역할을 했구요. 그리고 국제화의 스피드가 생각보다 빨리 달성됐습니다. 4년 걸릴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 2년 만에 완성됐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계속해 나가고 있습니다만, 지금은 자연계에 대한 투자를 엄청나게 많이 하고 있습니다. 공과, 이과, 생명대학, 정통대학 쪽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고. 이번 가을학기부터는 고대 자연계 캠퍼스가 이렇게 달라졌는가 하고 세상이 깜짝 놀랄 일이 많습니다. 시설도 많이 늘었고, 이번에 BK코리아 공과대학교 사업단 7개가 지원을 해서 7개가 다 정부의 국비를 받게 됐습니다.

박인규 : 자연대 얘길 하셨는데 사실 요즘 젊은 학생들은 기업인들이 하도 우상이다 보니까 경영대학원, MBA에 상당히 관심이 많은 것 같더라구요. 최근에 우리나라에도 MBA 과정이 개설됐는데, 종류가 상당히 다양하더라구요. 저희는 하나의 과정인 줄 알았는데 여섯 가지인가...

어윤대 : 원체 MBA라고 하면 한 가지죠. 미국의 큰 대학교들에도 다 하난데, 편법으로 만드는 거죠. 워튼 같은 경우 글로벌 NBA로 만들어서 외국학생들을 받거든요. 우리나라에서는 왜 이런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생겼냐 하면, 두 가지입니다. 한 가지는 주로 기업체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이 영어에 능통해야 하는데 그 동안 MBA프로그램에서는 전부 우리말로 가르쳤습니다. 그런데 글로벌MBA라는 걸 만들어서 100% 영어로 강의합니다. 그리고 대충 반 정도의 교수님들을 외국교수님들을 모셔와서 강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강의프로그램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기존에 있는 일반대학원의 석사과정과 차별화하기 위해서 MBA라는 말, 글로벌이란 말을 쓰고 있습니다. 그와 같은 MBA과정 중에서도 마케팅이나 회계학도 중요하지만 현대사회, 특히 한국에서는 금융쪽에 굉장히 관심이 많기 때문에 금융종사자를 위한, 전문가 양성을 위한 금융MBA과정 이런 것을 만들다 보니 가짓수가 많아졌습니다.

박인규 : 굳이 외국의 유명한 MBA에 가지 않아도 국내에서 똑같이 배울 수 있게 한다는 취지죠?

어윤대 : 그렇죠. 중요한 것은 교육수준이 미국의 일류와 같느냐 하는 게 이슈가 되는데 지금 정부에서 허용한 전문대학원의 경우에는 그 대학이 성균관대가 되든 카이스트, 연세대, 고대가 되는 다 수준이 높습니다. 예컨대 고려대학의 경우에는 미국의 MBA과정에서 인정하는 공인기구가 있습니다. AACSB라고 하는데, 그리고 유럽에서 하고 있는 EQUIS라는 게 있는데 여기에 공인이 다 됐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일류대학과 동일한 교육수준으로 강의를 하고 있는데 그걸 다르게 말씀드리면 전임교수님들이 강의하고 있는 비율이라든지 강의내용, 시설, 모든 면에서 미국의 일류 MBA과정과 하등 차이가 없는 과정을 만들게 된 거죠.

박인규 : 그런데 등록금이 일 년에 삼,사천만원 된다는데.. 유학보다는 싸긴 하지만 너무 비싸다는 말이 많은 것 같아요.

어윤대 : 쇼킹하죠. 서울대가 30만원 받으니까. 국립대 1년 등록금이 지금 한 500만원 되는데 6배니까 대단한 겁니다. 그런데 차이가 있다면 일반적으로 MBA과정은 2년 프로그램인데 지금은 1년 내지 1년 6개월이니까, 굉장히 응축돼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3000만원 받는다고 해도 실제로는, 1년으로 따지면 2000만원 받는 과정이 되겠구요. 둘째는 조금 전 말씀드렸듯이 국내 교수 뿐 아니라 외국교수가 와서 가르칩니다. 예컨대 예일대 교수를 모셨다고 할 때, 예일대에 가면 1년에 3만불 이상 드는데 그 분들이 와서 강의를 하니까 인건비. 교육비가 많이 드는 것도 있구요. 그리고 많은 대학의 경우에는 외국대학과 듀얼프로그램이라고 해서 학위를 동시에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고대의 경우는 인턴십 프로그램, 외국의 유명한 큰 기업에서 인턴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돼 있습니다. 그래서 비싸긴 하지만 외국의 MBA보다는 싸다.

박인규 : 말하자면, 등록금 낸 만큼은 가르쳐 준다?

어윤대 : 이상으로 가르치죠. 그리고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미국 갈때 비행기 타고 가는데... 보통 일반석에서부터 퍼스트클래스가 있는데, 가격이 네 배거든요. 그리니까 같은 비행기를 타고 가지만 서비스, 교육내용에서 차등화 될 수 있죠.

박인규 : 말씀 듣고 보니까 삼천만원 받을 수밖에 없다는 느낌이 들기는 하는데요, 그렇지만 최근에 일반대학교 등록금도 연간 1000만원 시대다 보니까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등록금 부담에 대한 불만들. 힘든 것들이 많은 것 같더라구요.

어윤대 : 당연하죠. 많을 수밖에 없죠. 그와 같은 현상이 왜 생겼는지를 보면, 특히 유럽의 경우.. 독일이나 불란서 같은 나라는 대학교육도 일종의 공공재죠. 정부에서 세금을 받아서 무상으로 해주고 있구요. 얼마 전 아테네대학 총장님이 오셨습니다. 등록금이 얼마냐고 하니까 마이너스 10만원...

박인규 : 말하자면 돈을 줘가면서 가르친다는 거죠? 어른대: 책을 사서까지 주니까. 등록금을 받지 않고. 그런데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이 마이너스냐 하면 그건 아니죠. 전부 다 정부에서 예산으로 오고 있죠. 그런데 한국의 경우는 지금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예산이 다른 OECD국가의 반 밖에 되지 않습니다. 거기다 대학 숫자는 많기 때문에 한 대학에 지원되는 금액은 미국의 사립대학, 하버드만 하더라도 24조의 기금을 갖고 있죠. 그런 대학에 대해서도 정부에서 자기 예산의 17% 정도를 주고 있는데 한국은 3% 수준입니다. 그러니까, 정부의 절대적인 지원이 있어야겠고 그와 같은 지원이 많이 생기면 등록금이 오른다 해도 가정이 경제적으로 빈약한 쪽에게는 장학금이 주어져야겠죠. 정부에서 최근에 그와 같은 장학금을 늘리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리고 지원이 있습니다만, 획기적으로 높아진다면 큰 문제는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인규 : 앞으로 대학 총장님들이 정부에 고등교육에 대한 예산지원 요구를 계속 하셔야겠네요.
▲ 어윤대 고려대 총장.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어윤대 : 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얘기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고려대학교 어윤대 총장과 말씀 나누고 있습니다.

박인규 : 지금부터는 대학총장의 역할, 대학의 지배구조 개선방안은 어떻게 되는지 질문해 보겠습니다. 저희가 작년 가을에 서강대 손병두 총장을 인터뷰했는데, 인터뷰한 이유가 여태까지는 대학의 총장은 학식과 덕망이 높은 선비형 인물이 돼야 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기업에 계시던 분이 되셨기 때문이거든요. 요즘 보면 상당히 학식과 덕망 쪽 보다는 경영능력. 대학에서도 그걸 많이 요구하는 것 같은데 어총장님도 스스로 좀 CEO형이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어윤대 : 지금도 제 생각에는 선비형의 총장이 꼭 필요합니다. 선비라고 하면 학문적인 지조가 필요하고, 청렴성, 요새는 투명성이란 말을 많이 씁니다만 그런 분들 중에서 관리능력이 있는 분들이 필요하겠죠. 왜냐하면 학교예산을 보면 1년에 의과대학, 병원을 포함해서 1조입니다. 1조라는 예산은 웬만한 대기업 수준이 되는데 만약에 그와 같은 걸 관리하는 분이 감가상각이 뭐냐, 재무제표 중에서 대변 차변이 뭐냐.. 이런 걸 모르고 관리한다면 얼마나 낭비가 많겠습니까. 그래서 옛날에 비해서는 해야 될 의사결정이 복잡해지고 급해지고, 국제화가 되니까. 그러다 보니 관리형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고 학교재정을 보면 고대의 경우 병원을 제외하면 6000억 정도 되는데, 그 중에서 등록금의 비중은 3000억 밖에 안 됩니다. 절반이죠. 나머지 3000억은 밖에서 들어와야 됩니다. 재단에서 돈을 주기도 하고, 특히 최근에는 공대나 이과대, 의대 교수님들이 정부로부터 연구비를 많이 가져옵니다. 고대의 경우 나머지 3000억 중에서 1700, 1800억원 정도는 연구비에서 가져오는 부분이 되고 나머지는 모금을 해야 되거든요. 그래서 총장의 역할이 미국과 마찬가지로 기금을 모으는 역할이 굉장히 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작년에 고대가 100주년 기념을 했기 때문에 다행히도, 우리 고대생졸업생들은 학교에 대한 애교심이 굉장히 큽니다. 그래서 많은 돈을 줘서 지난 3년 반 동안 한 3500억을 모았으니까 굉장히 많이 모았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박인규 : 사실 총장님 하시는 일이 돈 끌어오는 것과 유능한 학생이나 교수를 모아오는 거라고 하던데, 어총장님이 고대를 맡으신 이후로 교수들 사이에도 경쟁을 시켜서 교수분들이 좀 피곤해 하신다는 말도 있던데요?

어윤대 : 그건 제가 볼때 고대보다도 다른 대학이 더 피곤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고대도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만 같은 입장이구요.

박인규 : IMF위기 즈음해서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된다는 사회적 요구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대학도 개선돼야 된다는 말이 많은 것 같아요. 대학에서의 지배구조란 어떤 것이고 현재 지배구조에 어떤 문제가 있길래 바꿔야 되는 겁니까?

어윤대 : 지배구조의 정의는, 권한과 책임이 어떻게 분배돼 있는가 하는 상호작용을 얘기하는 겁니다.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는 한 7,8년 전만 해도 대두되지 않았고 최근에 대두되고 있는 현상입니다. 그래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 지배구조 문제가 굉장히 많이 얘기가 되고 있는데, 마찬가지로 대학의 지배구조 문제도 최근 일본이나 미국에서도 논의가 많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최근에 사학에 대한 법률문제가 새로 개정되는 과정에서 이사회, 법인의 책임, 권한에 대한 이슈가 부각되면서 지배구조가 얘기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것보다는 도리어 학장님의 임기같은 측면에서 계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구조적인 것을 갖고 있느냐. 지금 전 세계에서 학장 임기가 2년밖에 안 되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을 겁니다.

박인규 : 다른 나라는 학장 임기가 우리나라보다 긴가보죠?

어윤대 : 그렇죠. 5년 하는 데, 7년 하는 데가 있는데 5년 하는 데서 중임하면 10년을 하게 됩니다.

박인규 : 지배구조 개선 얘기가 나오면, 제가 보기에는 학생들도 목소리를 내고 싶다고 얘기할 것 같아요.

어윤대 : 당연히 학생도 구성원이고 이해집단이기 때문에 의견도 반영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한국은 옛날에 민주화 되는 과정에서 주장만 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해서 올바르지 않은 요구도 굉장히 많이 이뤄지고 있죠. 그런 면에서는 옳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가능한 한 교육을 받는 수요자 입장에서 이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을 할 수 있는 방안들을 강구하고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총장이 되고 나서 기쁜 일 중 한 가지가, 생산성본부와 조선일보, 그리고 미시건대학교가 공동으로 '소비자 고객만족도' 서베이를 매년 하고 있습니다. 대학 뿐 아니라 병원 등 서비스기관 전체에 하고 있는데요, 고대가 15등 하던게 작년에 2등을 했습니다. 학생들의 만족도가 급격히 올라가고 있고. 이런 것이 반영됐다고 생각됩니다만, 고대에 대한 지원율, 시험률이 한국에서는 최고니까요

박인규 : 고려대를 비롯해서 우리나라 대학의 경쟁력이 아주 높아져서, 유학갈 필요도 없고 오히려 외국에서 많은 학생들이 유학을 왔으면 좋겠습니다.

어윤대 : 이번에... 고대에 여름학기에 학점을 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미국대학생이 800명 유학을 왔습니다. 이건 아마 아시아에서 제일 많은 숫자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박인규 : 앞으로 그런 추세가 계속 이어지길 바랍니다.

어윤대 : 노력하겠습니다.

박인규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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