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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 운동'이 정당성을 얻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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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 운동'이 정당성을 얻기 위해서는…

〈프레시안후원회원 기고〉 농민 등과 광범위한 '반FTA 연대' 필요

요즘 뉴스를 보면 스크린쿼터문화연대의 집회나 시위가 한창이다. 이들의 움직임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TV나 영화에 자주 나오는 연예인들이 실제 거리에서 시위를 한다는 점과 스타를 집회현장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일 게다.

하지만 이 시위를 두고 지금 말이 많은 것이 사실이고 영화인들이 느끼는 것과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것 간에 간극이 있는 것 같아 그 간극을 스크린쿼터문화연대가 채웠으면 하는 바램에서 글을 올려본다.

***스크린쿼터의 쟁점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번 한미 FTA에는 많은 의제들(농업, 교육, 의료, 법률, 문화)이 있지만 그 중 농업과 관련한 부분이 가장 타격이 클 듯하다. 이유는 현재 미국 농업시장이 광우병 문제 등으로 인해 수출에 난항(일본에서는 검사 미달로 1월에 다시 무역금지조치를 내린 상태)을 겪고 있고 현재 위기의 미국경제에서 농업 부문의 이윤이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교육 등의 상품화를 통해 이윤을 확대하려는 것이 미국의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노무현 정부가 신자유주의 개혁을 압박받고 있는 상황에서 FTA를 통한 위기지연이라는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은 굳이 상기시키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 상황에서 스크린쿼터 제도도 여러 의제 중 한 가지로서 지금 영향력이 큰 배우와 감독들의 저항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FTA의 본질은 현시기 미국을 위시한 강대국들의 경제위기 속에서 이윤을 확보하기 위한 강대국들의 각개전투라는 점이다. 당연히 힘을 가진 측과 그렇지 않은 측의 협상에서 누가 이익을 볼지는 역사의 경험에서도 수십 번 배우지 않았던가?

여기서 FTA의 본질을 간과한 채 단지 스크린쿼터만을 들고 한국영화 살리기라는 애국주의로 싸운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까 하는 의문이 든다. 왜냐하면 지금 한국영화가 호황을 누리고 있고 헐리우드 영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한국영화가 경쟁력이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스타급 영화인들과 일반시민 사이의 간극**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억대의 출연료를 받고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영화스타들이 자기 밥그릇을 위해 싸우는데 우리가 왜 동의해야 하는가?" 라고.

영화인들 중에도 넓은 스펙트럼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말단 스탶에서 감독, 그리고 배우까지 존재하는데 여기서 일반 스탶과 감독이 동일하다고 생각하는 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 얼마전 영화스탶들이 노조를 만들었을 때 저명한 영화인들이 지지방문이라도 간 적이 있는가?

이 지점에서 시위를 하는 스타급 영화인들과 일반시민의 간극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나같은 일반시민도 한국영화가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램은 있지만 현재의 한국영화의 배급과 배우 출연을 보면 뭔가 씁쓸함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요즘의 한국영화가 그리 새롭고 대단하다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까지 든다(소재의 획일성과 내용의 진정성 상실 등이 그 이유겠지만 그 얘기는 미루자).

그 간극의 원인은 영화계 안에서도 일반사회의 계층적 스펙트럼이 고스란히 반복되고 있는 데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고, 이에 스탶의 존재에 해당하는 일반시민들이 간극을 느낀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싸우고 있는 스타급 배우들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 다만 그들이 얼마만큼 이번 FTA반대투쟁에 대해 심각히 고민하고 있느냐 라는 의문이 들고, 나아가 좀 더 치열하게 생각하고 싸움을 통해 좀 더 고민을 발전시켜 나가지 않으면 이번 싸움이 그리 만만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우려스러운 점은 이 기회를 타서 세확장을 노리는 기회주의적인 행동들에 대한 우려다. 연대의 계기가 아닌 이익의 장이 되어버리는 순간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운동'의 의미는 퇴색되어 버린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스크린쿼터가 지켜지면 FTA를 지금 이대로 끝내도 좋단 말인가? 문화침략은 저지하고 농수산물 개방은 괜찮다는 말인가? 만약 이런 식으로 정리된다면 집단이기주의라는 공격을 피할수 없고 다음 협상때 낼 카드가 소멸될 것이다.

***더 나아가기 위한 연대**

그렇다면 영화인들이 현재 FTA협상에서 스크린쿼터축소 반대투쟁의 정당성을 어떻게 획득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운동이 일반성을 획득하지 못할 때 그 운동은 이익집단의 운동이 되어버리는 것은 역사를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그 해답은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에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농민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부당한 한미 FTA에 대항하는 연대를 맺어야 한다. 사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스크린쿼터문화연대에 몇 명이 있을지 모르겠고 이것이 실현될수 있을 가능성도 그리 높지는 않다고 생각하지만, 농민들의 삶은 94년도 쌀개방 때부터 고초를 겪어 왔고 지금에 와서는 거의 길에 나앉을 지경에 놓여 있다. 게다가 얼마 전 농민 두 분이 시위 도중 경찰폭력에 의해 죽지까지 하지 않았는가?

비록 그 때는 연대를 하지 못했을지라도 지금 공동의 싸움의 목표를 가지고 함께 나아간다면 한미 FTA협상에도 능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평등적 연대의 계획과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는 스크린쿼터문화연대의 싸움은 점점 힘이 들 수밖에 없다. 아니면 정부는 한미 FTA협상반대운동을 잠재우기 위해 스크린쿼터에 대해서만 관대하게 대하고 다른 의제들을 조속히 처리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남는다.

이 지점이 영화인들이 더 고민해봐야 할 대목인 것이다. 더 넓은 시야, 더 깊이있는 고민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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