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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경쟁의 도가니' 일제고사 폐지법안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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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경쟁의 도가니' 일제고사 폐지법안 발의

전교조 26일, '일제고사 폐지 촉구 결의대회' 예고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를 하루 앞둔 25일, 통합진보당 정진후 의원, 민주통합당 유기홍·유은혜 의원이 일제고사 폐지를 목적으로 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들이 발의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의 목적이 교육정책 수립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명문화하고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5% 표집평가로 전환할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정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문제풀이식 수업이 일상화되고 0교시나 7교시, 심지어는 공휴일에도 강제등교를 시켜 지도하는 사례까지 나타나는 등 교육과정 파행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일제고사를 실시하던 미국이나 영국, 일본의 경우도 그 폐해를 인정하고 주별로 자율화하거나 표집평가로 전환했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장석웅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위원장도 서울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마디로 일제고사는 교육이 아니다"라며 "일제고사는 국·영·수 시험과목 중심의 편식교육과정이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교조는 "결과에 따른 시도교육청, 시군교육청, 학교별 서열화와 이에 따른 차등예산지원이 학생과 교사들을 잔혹한 무한경쟁의 도가니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전교조는 조합원들에게 26일인 일제고사 당일 행동 지침을 발표했다. 조합원 모두가 검은 옷을 입고, 일제고사 반대 표지판을 책상에 부착하는 등 자발적으로 일제고사 폐지 의사를 밝힌다는 계획이다. 또 이들은 퇴근 후, 교육과학기술부와 시도교육청 앞에서 일제고사 폐지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일제고사 폐지·농산어촌 소규모학교 통폐합 반대 의견'에 대한 학부모와 교사의 서명 서류를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해당 시교육청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학생들을 위한 일제고사 대체 체험학습도 열린다.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시민모임' 주관으로 서울은 북촌 8경과 동양문화박물관을 둘러보며, 전남은 장흥군 우산지렁이생태학습장을 체험한다.

교사 10명 중 9명 '일제고사 폐지'

전교조는 지난 24일 '일제고사 방식의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한 교사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사 10명 중 9명이 현행 일제고사가 폐지 또는 표집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일제고사를 폐지 의견은 49.6%로, 표집으로 실시하자는 의견(46.0%)보다 0.36% 많아 오차범위 내 의견차를 보였다.

전교조 참교육연구소가 지난 7일부터 18일까지 전국 초중고 교사 944명을 대상으로 일제고사에 대한 생각을 물었으며, 참가자의 74.8%가 '전국 단위의 국사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교육과정 정상화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93.2%에 달했다.

이명박 정부가 '기초학력 미달 0(제로)플랜'을 수립해 10년 만에 전국 일제고사를 부활시켰지만, 교사 87.8% '학력격차 해소에 도움이 안 된다'고 응답했다. 또 '학생 학습능력향상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의견도 84.5%로 나타났다.

교육 3주체 모두 일제고사를 부담스러워했다. 79.2%의 교사와 84.8%의 학생이 이로 인해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답했으며, 84.8%의 학부모는 사교육비가 늘어났다고 토로했다.

그 외 설문에 참여한 교사 절반 이상이 강제 보충수업, 야간 자율학습, 성적 독려 보상책 제시 등 교육 과정에 파행이 일어나고 있다고 인정했다.

▲ 일제고사 방식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관련 교육과정 파행 사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

보다 구체적인 파행 사례는 다음과 같다.

일제고사 대상자인 초등학교 6학년을 토요일에도 등교시켜 일제고사에 대비하게 했으며, 7,8교시 수업도 수시로 진행했다. 모 초등학교는 거의 매일 일제고사 대비 모의고사를 실시하며, 답안지(OMR 카드) 표기 요령과 찍기 기술을 반복적으로 가르쳤다. 다른 초등학교에서는 사교육 출판사가 만든 일제고사 기출문제집 일괄 구입해 전체 학생에게 배포했다.

모 중학교는 성적 독려용으로 롯데월드 이용권을 지급하는 데에만 175만 원을 썼으며, 스물 두 차례에 걸친 초스피드 암기전략에 242만 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그 외 학급별로 최고 20만 원에서 최저 1만 원 권의 상품권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지역 장학사들은 학교 컨설팅 등의 명목으로 학교를 방문해 일제고사 성적을 압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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