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대안적 인터넷 매체를 육성해야 하는 이유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대안적 인터넷 매체를 육성해야 하는 이유

이효성의 언론마당 <29>

오늘날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공공의 문제에 관한 각종의 토론방이 존재한다. 이곳에서는 여러 사회적 현안들에 대한 열띤 토론이 벌어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부기관, 정당, 사회단체 등의 인터넷 사이트의 토론방에서도 열띤 논의들이 이루어진다. 인터넷 매체도 기사에 대한 의견 달기를 통해서 사회적 쟁점에 관한 활발한 토론을 매개한다. 이처럼 인터넷 토론방과 인터넷 매체는 관심을 가진 사회 성원들이 자유롭게 의견교환을 할 수 있는 매개체다.

그리고 이처럼 자유로운 의견교환이나 토론을 통해 형성되는 집단적 의견이라면 진정한 의미의 여론이라 부를 수 있다. 최근 인터넷 토론방이나 인터넷 매체에서 대북송금에 관한 특검 문제, 이라크 파병 문제 등과 같은 중요한 사회적 쟁점에 관한 열띤 의견교환에서 보듯이 오늘날 인터넷은 진정한 의미의 여론을 형성하는 공론장으로 역할하고 있다.

인터넷의 공론장으로서 역할은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대자보, 서프라이즈 등과 같은 독립 인터넷 매체에서 두드러진다. 이들은 기사를 통해 사회적 쟁점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기사에 대한 댓글 또는 댓글에 대한 댓글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사회적 쟁점에 대한 논의의 장도 제공하고 있다. 오마이뉴스와 같은 경우는 일반인이라도 시민기자로서 등록만 하면 누구나 자유롭게 기사를 써서 특정 쟁점에 대한 논의를 선도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들 독립 인터넷 매체에서는 직업, 신분, 지위, 재력, 학력, 나이, 성별, 출신지, 이념 등에 따른 아무런 차별이 없다. 말하자면, 이들 인터넷 매체는 모든 사람이 접근 가능하고 참여자 사이에 아무런 특권도 인정되지 않고 아무런 제약이 없이 거의 무제한의 자유로운 의견교환이 가능한 매우 이상적인 민주적 여론형성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여론은 사회 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활발하게 벌인 자유롭고 합리적인 논의의 결과로서 형성된 의견으로 정의된다. 따라서 성원들의 자유롭고 합리적 논의를 거치지 않은 개인적 의견은 정의상 여론이라고 부를 수 없다. 오늘날 신문에 제시되는 많은 의견들은 자유로운 논의를 거쳐 형성된 집단적 의견이 아니라 그저 논자의 개인적 의견일 뿐이라는 점에서 진정한 여론은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신문에 제시되는 의견들이 여론인 것처럼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분명 잘못된 인식이다.

우리 언론시장은 그 논조와 정치적 성향이 대동소이한 몇몇 대신문이 장악해 왔다. 이들 신문은 자유롭고 합리적인 토론의 장을 거의 마련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독단적인 사적 의견을 일방적으로 제시했고 그 의견이 우리 사회의 지배적인 여론으로 통용되어 왔다. 이들 언론들은 정치적 이념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들은 자신들의 것과 다른 정치적 이념이나 행위를 용납하지 않았다. 심지어 자기들과 정치적 이념이나 성향이 다른 사람들은 친북 좌경 인사로 낙인찍어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이들 신문은 자신들의 주장이 곧 여론이 되는 비정상적 상황에 도취되어 상이한 정치적 이념이나 성향의 사람들에게 자유롭고 합리적인 토론의 장을 제공해야 한다는 민주적 공론장으로서의 언론의 정상적인 역할을 도외시해왔다. 대신 자신들의 의견을 곧 여론으로 생각하고 그것을 선포하는 데만 익숙해졌다. 이들은 권력기구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들은 언론의 권력화의 덫에 걸린 나머지 민주적인 여론형성에 기여하기보다는 여론을 호령하는 반민주적인 언론으로 전락한 것이다.

이들 신문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의견은 진정한 의미의 여론이 아니다. 자유롭고 합리적인 논의를 거쳐 형성된 의견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신문시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일방적 의견이 우리 사회의 지배적인 여론으로 통용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는 우리 사회의 다원성과 민주주의를 해치는 매우 위험한 전체주의적 성향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미국 대법원이 사용했던 표현을 빌면, 사악한 경향(bad tendency)이라 할 수 있다.

말할 것도 없이, 우리 사회의 다원성과 민주적 발전을 위해서 이런 사악한 경향은 견제되어 마땅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과거 미국에서처럼, 그들의 언론활동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견제할 수는 없다. 그들의 여론으로 위장된 사적인 의견의 일방적 선포에 맞서 자유롭고 합리적 논의로 진정한 여론을 형성하고 그 여론을 정치에 반영시키는 대안적 언론활동으로 견제해야 한다. 다행히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면서 인터넷 토론방과 함께 인터넷 매체가 그런 대안적 언론활동을 행하고 있다.

그러나 대안적인 독립 인터넷 매체가 아직까지는 수적으로나 영향력으로나 열세다. 게다가 아직 수익모델도 제대로 창출하지 못한 취약한 존립기반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몇몇 지배적인 신문들의 사악한 경향을 더욱 확실히 견제하고 제어하기 위해서는 대안적인 독립 인터넷 매체를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위해서 독립 인터넷 매체를 육성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소이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기 위해서 정부와 정치권은 정간법, 방송법 등 관련법을 개정하여 독립 인터넷 매체를 언론으로 인정하여 오프라인 언론이 누릴 수 있는 각종 법적 혜택을 누리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 점은 인터넷 매체가 정보사회에서 중요한 콘텐츠 산업이기 때문에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는 차원에서 정부가 그 지원방안을 강구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그리고 수용자들은 이용자 부담 원칙에 따라 종이신문에 지대를 지불하듯이 인터넷 매체에게는 적정한 이용료를 지불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