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반도체 백혈병' 재판, 삼성 엔지니어들의 서로 엇갈린 진술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반도체 백혈병' 재판, 삼성 엔지니어들의 서로 엇갈린 진술

행정소송 4차 변론, 삼성 측 엔지니어 출석해 의혹 부인

삼성 반도체 '백혈병 의혹'을 둘러싸고 피해 노동자 및 유가족들이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불승인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의 4차 변론이 11일 서울 서초 행정법원에서 열렸다. 지난 3차 변론에서 피해 노동자 중 하나인 엔니지어 김 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한데 이어 이번 변론에는 원고의 보조 참고인인 삼성전자 측이 내세운 증인으로 엔지니어 이 모 씨가 나와 상반된 증언을 내놓았다.(☞관련 기사:"가스를 직접 봤나"…산재를 '스스로' 증명하라고?)

이 씨는 김 씨보다 1년 빠른 1995년 삼성전자 기흥공장에 입사해 6~7라인에서 주로 확산공정 엔지니어 일을 맡아왔다. 비슷한 경력을 가지고 있지만 이 씨가 증언한 반도체 공정의 모습은 확연히 달랐다.

김 씨가 수습 시절 웨이퍼를 직접 설비 안에 넣고 빼는 실습을 했다고 증언했지만 이 씨는 그랬던 적이 없었다고 답했다. 그는 "반도체 공정 안에서 냄새가 났을 때도 가스 누출이 아니라 설비 안에 있는 보드 자체에서 윤활유 부족 등의 원인으로 발생하는 경우였다"며 "2007년 큰 정전이 나서 생산직 노동자들이 대피했는데 점검을 위해 들어갔지만 냄새는 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유해물질 노출 원인 중 하나로 의심받는 '더미(dummy) 웨이퍼(양산형 웨이퍼가 아닌 검사용 반도체)'에 대해서도 이 씨는 "2000년 이전에는 웨이퍼에 붙어있는 런 시트(run sheet)와 전산으로 관리를 병행했고 2000년 이후에는 전산으로만 관리했다"며 "웨이퍼가 어느 공정에서 오는지 모니터에 다 기록될 뿐 아니라 감광제가 묻어있어도 배기장치로 배출되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이 씨는 "양산성 웨이퍼는 가격이 수백만 원으로 불량률을 줄이는 게 관건인데 비용 때문에 더미 웨이퍼를 기준 이상으로 여러 번 사용하는 일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삼성 측 변호인단의 질문에 수긍하면서 "더미 웨이퍼라고 해서 특히 더 유해한 건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이 씨는 잔류가스가 남은 상태에서도 정비 작업을 수행했다는 김 씨의 기존 증언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또한 반도체 설비의 초기 세트-업은 공급업체 직원이 담당해 엔지니어들은 접근하는 일이 없었고, 이에 따라 노동 강도가 강한 환경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원고 측 변호인의 반대심문에서도 그는 제기된 의혹 대부분을 "근무하면서 한 번도 겪어보지 않았던 일"이라며 부정했다.

어려운 반도체 용어와 복잡한 공정 설명이 이어졌던 탓에 재판부도 이 씨에게 별도로 질문하는 시간을 갖는 등 4차 변론도 3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재판부는 5월 23일 열릴 5차 변론에서 사건을 종결하겠다고 밝혔다.

- '공룡' 반도체 산업, 빛과 그림자
☞
흔들리는 반도체 신화, 한국 경제 '알몸' 드러나나? (上)
☞"반도체 산업, 언제까지 '아오지 탄광' 방식인가?" (中)
☞"IBM부터 폭스콘·삼성까지…'죽음의 행진'을 멈춰라" (下)
- '죽음의 반도체 공장' 피해자 열전
☞ "딸이 죽어가는데 500만 원, 귀싸대기를…"
☞ "뇌종양 수술 후, 사지가 묶여 있는 딸을 보고…"
☞ "맨손으로 만진 반도체, 그리고 어린이날 시한부 선고"
☞ "뽀얀 피부 예쁜 눈의 그녀, 마비된 손으로…"
☞ "'가까이 하면 고자 된다' 알면서도…"
☞ "하혈하고 생리 거르더니 백혈병"…우리가 정말 무식해서일까?
☞ "자식 잃은 부모 앞에서 삼성은 돈 이야기만 했죠"
☞ "삼성, 생리 끊어지고 구역질 나는데 '증거 있느냐고?'"
☞ "뼈가 녹는 느낌에 삼성에 문의했더니 답은…"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