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지난해 가을은 무더웠다. 지난해 9~11월 평균기온은 15.4도로 1975년(15.5도)에 이어 두 번째로 더웠다. 즉, 지난해 더위가 길게 이어졌다.
12월도 더웠다. 이 때문에 눈보다 비가 주로 내려 12월 적설량이 역대 최저를 기록한 지역이 많았다. 시베리아 고기압 세력이 약했고, 열대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1도 내외로 높아 한반도 남동쪽에 따뜻하고 습한 고기압이 강도를 유지, 찬 공기를 막은 결과다.
이 같은 기후 변화로 인해 지난해 총 29개의 태풍 중 7개가 10월 초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다. 이는 1904년 근대 기상업무 시작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태풍이 이처럼 잦았던 이유는 필리핀 동쪽 해상의 해수면 온도가 29도를 기록할 정도로 올라가 상승기류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북서쪽으로 확장해 한국이 태풍의 길목에 위치하게 됐다"고 밝혔다.
기후 변화의 여파가 확연히 드러난 한 해로 요약된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지난해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기상기록이 많이 나타났고, 변동이 큰 해였다"며 "앞으로도 극한 기상은 더 빈번하게, 불확실성은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세계 역시 한반도 운명과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전 세계 평균기온은 2016년보다 0.04도 낮았고, 평년보다 0.6도 높아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특히 지난해 7월 지구는 역대 가장 무더웠다. 지난해 8월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전 세계 평균 기온은 20세기 7월 평균 기온보다 0.95도 높은 16.75도에 달했다.
특히 북극권에 속한 스웨덴 최북단 마을 마르쿠스빈사의 7월 평균기온은 무려 34.8도까지 올라 기상 관측이 시작된 1880년 이후 가장 더웠다. 이 때문에 지난해 7월 북극 빙하는 평균치보다 20% 가까이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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