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보] '얼굴없는 천사' 돈 갖고 튄 이유는...'사업확장'

사회 선후배가 사전공모, 답사, 잠복까지...그런데 시민 제보에 덜미

'얼굴없는 천사'의 성금 상자를 훔쳐 달아난 30대 남성 2명이 충남에서 압송돼 전주완산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프레시안

'전주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가 놓고간 돈 상자를 훔쳐간 30대 남성 2명은 사회 선후배 사이로 컴퓨터 수리점을 하나 더 내기 위해 범행을 저지렀지만, 이들이 타고 있던 차량을 수상히 여긴 주민의 제보가 결정적으로 이들의 덜미를 잡았다.

30일 전북 전주완산경찰서에 따르면 충남지역에서 컴퓨터 수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A모(35) 씨와 B모(34) 씨는 범행을 공모해 사전 답사까지하며 범행에 나섰다.

이들은 경찰에서 "컴퓨터 수리점을 추가로 한 곳 더 운영하기 위해 돈이 필요했다"며 범행 동기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얼굴없는 천사'가 매년 전주 노송동 주민센터에 돈상자를 놓고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이들은 최근 주민센터 인근 차량 안에서 잠복 등을 하며 '얼굴없는 천사'가 등장하기를 기다렸다는 것.

지난 26일부터 '얼굴없는 천사'의 행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이들은 이날 오전 10시 3분께 돈상자를 놓고 가는 것을 확인한 뒤 곧바로 돈상자를 가지고 달아났다.

SUV 차량을 이용해 현장을 빠져 나간 이들은 차량을 특정해 수배를 내린 경찰의 추적 끝에 잡혔다.

경찰이 이들의 차량을 특정할 수 있었던 것에는 주민센터 인근에 거주하는 한 시민이 번호판이 가려져 있던 차량의 번호를 적어놓았고, 때마침 탐문수사를 하던 경찰에게 이를 넘겨주면서 범인 검거가 급물살을 탔다.

경찰에 의해 수배차량알림시스템에 등록된 이들의 차량은 충남경찰의 공조수사로 논산 등에서 도주 4시간여 만에 붙잡혔다.

검거 당시 이들의 차량 안에는 '얼굴없는 천사'의 성금 6000여만 원이 든 돈상자가 실려 있었고, 다행히 전액이 회수됐다.

이들은 검거 후 충남 논산경찰서에서 1차 조사를 받은 뒤 이날 오후 7시 전주로 압송됐다.

한편 경찰은 이들을 상대혐의로 추가조사를 벌인 뒤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