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회사가 조흥은행의 우선협상자로 최종선정됐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3일 오전 서울예금보험공사 15층 대회의실에서 제34차 전체회의를 열고 2시간동안의 토론끝에 표결을 통해 신한지주를 조흥은행의 우선협상자로 확정했다. 표결 결과는 6대 1로 매각에 찬성하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6대1의 압도적 표차로 신한지주 선정돼**
전철환 공자위원장은 회의가 끝난 뒤 "지난 1월16일 매각소위 심사를 토대로 인수가격 인수후 경영계획 등에서 신한지주가 보다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며 "공자위는 예금보험공사가 세부협상을 함에 있어서 매각가격을 최대한 상향조정하고 추후손실 보전 문제 등 기타 인수조건도 개선토록 지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또 "추후 합병이 대등하고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과 '조흥'이라는 브랜드를 계속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매각가격과 관련한 논란이 없도록 세부협상 과정에서 기존에 가치평가를 맡았던 미국의 모건 스탠리외의 제3자에게 기업가치 평가를 의뢰하고 그 결과를 최종가격결정에 최대한 활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위원장은 본계약 시기와 관련해선 "2월25일 이전에 하기로 했다는 얘기는 없었으며 말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따라 앞으로 예보는 신한지주와 세부인수조건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게 되며, 그 결과를 공자위에 보고한 후 본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신한측은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조흥은행 지분(80.04%)을 모두 인수하되 절반은 주당가격 6천150원에, 나머지 절반은 신한주식대 조흥주식의 비율을 1:0.3428의 비율로 쳐 신한 주식으로 지불하겠다고 제시했다. 또 향후 2년간은 자회사로 운영하다 합병하겠다는 경영의사를 밝혔다.
그동안 정치권의 개입으로 매각협상이 지연되자 초조해하던 신한측은 공장위의 결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신한의 한 관계자는 "더이상 시간을 끌지 않고 결론이 나서 다행"이라며 "가급적 세부협상을 신속히 진행해 가능한 한 현 정부하에서 본계약을 체결토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격협상과 관련해서도 "협상을 신속히 매듭지으려면 일정 부분 조정이 불가피하지 않겠냐"고 말해 일정 액을 상향조정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외국투자가 압력이 결정적 작용**
이같은 결정에는 외국투자가들이 가한 유무형의 압력이 큰 작용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예로 홍콩에서 발행되는 아시안월스트리저널(AWSJ)의 경우 공자위 전체회의가 열리는 23일 아침 기사에서 "외국투자가들은 16억달러로 역대 최대의 공기업 민영화가 될 조흥은행 매각이야말로 차기 한국정권의 경제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여기고 있다"며 "이들은 조흥은행 매각건이 향후 한국투자 과정에 지속적으로 직면할 도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AWSJ는 "지난 몇 주일 동안 현 정권이 이 문제를 매듭지으려 했지만 정치적 논쟁 등으로 연기를 거듭하고 있다"며 "심지어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측의 일부 인사는 조흥은행 노조와 경영진의 격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데 대한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노 당선자측의 일부 인사는 또 다음달에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자는 입장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조흥은행 매각건은 국회에서 논의될 문제가 아니라는 현 정권의 입장과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신문은 이어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의 브라이언 오크 아시아 금융기관 담당 전무의 말을 빌어 "한국 국영은행들의 민영화 작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전제하고 "조흥은행 매각작업이 차기 정권의 우려로 실패로 돌아간다는 것은 현 정권의 금융정책이 차기 정권에서 반드시 지속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무디스도 최근 국가신용등급 평가차 인수위를 방문한 자리에서 조흥은행 처리와 관련한 노 당선자측의 견해를 물었다.
이같은 압력이 계속되자 한때 조흥은행 문제를 국회로 끌고 들어가 차기정부에 처리하려 했던 민주당의 정세균 의원 등은 '매각 불가피론'으로 입장을 바뀌었고, 결국 마지막 장애물을 넘어선 공자위는 이날 표결로 이 문제를 매듭짓기에 이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으로 최종결정이 나기까지에는 조흥은행 노조의 반발 등 적잖은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나, 조흥노조도 일단 전산망 마비 등 극한행동은 자제한다는 입장이어서 조흥은행 매각건은 현 정부 임기내에 매듭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계의 대체적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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