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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연동형 비례제 담판하자" 야3당 배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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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文대통령, 연동형 비례제 담판하자" 야3당 배수진

의원정수 확대 공식화, 예산안 연계 가능성도 시사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자유한국당을 뺀 야3당이 25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대통령과 5당 대표의 담판 회동을 긴급 요청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미온적인 태도로 돌아서 선거제도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손학규 미래당·정동영 평화당·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김관영·장병완·윤소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은 계산할 때가 아니라 결단할 때"라며 "야 3당은 올해 안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반드시 완수해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선거제도 개혁의 방향은 이미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국민적 합의를 이뤘다"며 "우리 시대 최고의 정치개혁은 선거제도 개혁이며, 이는 촛불정신의 완성이자 정치개혁을 바라는 국민적 여망"이라고 말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당 득표율만큼 의석수를 확보하지 못한 정당에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해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 비율을 맞춰주는 제도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국민 여론도 우호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3일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전국 성인 1001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절반 가까운 42%가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찬성 의사를, 29%가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현재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운영되고 있지만, 거대 양당의 무책임과 방관이 계속되고 있다"며 "비례성이 낮은 선거제도로 자신들의 지지도보다 더 많은 의석수를 가지려는 욕심이 개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무능과 무책임을 강력히 규탄... 한국당도 마찬가지"

이들은 특히 민주당을 향해 "민주당의 무능과 무책임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두 번의 대선공약과 당론을 번복하는 발언들이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에게 묻는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개혁은 민주당이 국민께 드린 약속이었던 만큼, 더 이상 이 약속을 회피하지 말고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문 대통령과 이해찬 대표가 책임있는 답변을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민주당이 공약한 것은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다. 연동형이라는 것은 연계한다는 것이지 독자적인 법칙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며 "소수정당에 100% 비례대표로 몰아준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 : 이해찬 '연동형 비례제' 논란 해명 "양보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지난 금요일 이해찬 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뜬금없는 말씀을 또다시 내놨다"며 "원래부터 민주당의 공약이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아니라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였다는 이해찬 대표 해명은 매우 궁색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연동형과 권역별은 다르다는 이 난데없는 주장은 집권정당이 정채개혁의 바램을 꺾겠다는 의도가 아니고서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야기"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가 사실상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약속으로 받아들여졌던 만큼, 민주당 비례대표 몫을 확보하기 위해 100% 순수 연동형 비례제에 반대한다는 이 대표의 발언을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지난 9월 19일 평양에서 이정미 대표와 이해찬 대표의 만남을 언급하며 "(이해찬 대표는) 연동형 비례제로 개혁하면 선거제 개혁하면 민주당 의석을 많이 손해 보지만 한국 사회의 개혁을 위해 너무 기울어진 운동장 편향을 바로잡기 위해 선거제도 개혁 필요하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최근 민주당 지도부와 대변인 등을 통해 나오는 얘기는 기억에 대한 배반"이라고 지적했다.

손학규 미래당 대표도 "지금 여당은 대통령이 제안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당히 꾸물거리며 숨기려고 하고 있고 근래에 드러났다"며 "여당은 떳떳하게 국민의 뜻인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받아들여서 우리 정치를 합리적으로 개편하는 데에 앞장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유한국당을 향해서도 "제1야당이 책임있는 자세를 갖고 선거제도 개혁에 나서겠다고 밝혔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의원 정수 확대에 대해서도 "특권을 줄이는 것을 담보로 정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의 가장 큰 쟁점인 의원정수 확대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정동영 대표는 "국민이 준 표만큼 비례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하는 것이고 이를 관철하기 위해서 국회의원의 특권을 줄이는 것을 담보로 정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왜 국회의원을 늘리려 하냐'는 국민들의 거부 정서가 강하고 국회에 대한 신뢰가 바닥인 상황에서 분명한 건 우리 목표는 의원을 늘리는 데 있지 않고 국회 개혁에 있다"며 "그러나 정치는 현실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시한 안처럼) 현재 지역구가 253명인 의석을 200으로 줄이는 안은 국회 통과 가능성이 0%"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서여의도점 앞에서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민중당, 노동당, 녹색당, 우리미래 등 원·내외 7개 정당과 정치개혁공동행동이 개최한 선거제도 개정 촉구 유권자 서명 캠페인에서 시민들이 서명하고 있다.ⓒ연합뉴스

손학규 대표도 "(국회의원의 수를 현행 300명에서) 360명으로, 60명을 더 늘리자는 제안은 국회에서 나온 제안이 아니라 비례대표 선거를 전문으로 연구하고 운동을 전개한 시민단체의 제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들이 국회의원의 수를 늘리는 데에 거부감을 이해 하지만 단순히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현행 운영예산 범위내에서 세비 혹은 보좌진을 줄인다든지 총액을 동결하는 범위안에서 국회의원을 늘리겠다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의원들이 늘어나면 특권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미 대표는 "좋은 제도를 가져와서 그 속에서 열심히 일할 의원이 늘어나고 그만큼 특권을 약화하면 반대할 국민이 없을 것이라 본다"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안에서도 국민이 납득할만한 과감한 특권 내려놓기, 과감한 정치개혁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또한 민주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절충형 비례대표제'(비례대표 수를 100석가량으로 늘려 이 중 절반을 연동형으로 운영토록 하는 방안)에 대해서 이정미 대표는 "지금 민주당에선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기본 원칙 자체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며 "민주당이 이야기해왔던 것처럼 연동형이 원칙이기 때문에 그속에서 합의를 하자고 하면 5당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지만, 그 자체가 우리가 주장한 안이 아니었다고 하면 완전히 다른 얘기가 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야3당은 선거제도 개편과 내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를 연계할 수 있는 가능성도 시사했다. 장병완 평화당 원내대표는 "국민생활에 직결된 예산을 선거제도 개혁과 연계시키고 싶지 않으나, 국민이 이렇게 원하고 시대적 과제에 계속 지금처럼 무시하는 자세로 나간다면 그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가 협조할 수 없게 된다"며 "그러면 당연히 예산안이 정부·여당이 원하는대로 처리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관영 미래당 원내대표도 "저희는 그런 상황이 발생되지 않도록 협상이 진척되기를 원하는데, 또 그런 상황이 된다고 하면 우리가 공동행동을 한다는 취지에 따라서 당내 의견을 한번 모아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관련한 갤럽 여론조사는 응답률은 7575명 중 1001명이 응답을 완료해 13%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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