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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800만 원' 약값 감당하며 '산재인정' 기다리던 삼성 하청노동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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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800만 원' 약값 감당하며 '산재인정' 기다리던 삼성 하청노동자 사망

반올림, '추모성명' 발표…"산재보험 선보장 제도 입법해야" 호소도

삼성 반도체 공장 등에서 일하다 폐암에 걸린 뒤 생활고 속에서 산재 인정을 기다리던 하청노동자가 숨졌다. 노동계는 추모의 뜻을 밝히며 산재보상과 관련한 개선을 촉구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은 18일 추모성명에서 "지난 17일 새벽 6시경 박종성 님(63세)이 폐암으로 투병 끝에 숨을 거뒀다"며 "고통스런 투병 중에도 유쾌한 농담으로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셨던 분, 과거 삼성코닝에서 민주노조를 만들고자 노력했던 노동자, 아픈 몸에도 삼성반도체 하청노동자의 열악한 처지와 유해환경에 대해 알리고자 최선을 다했던 박종성 님을 우리는 결코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올림에 따르면, 박종성 씨는 과거 특수유리를 만드는 기업인 삼섬코닝에서 독성물질인 비소를 입힌 유리를 만드는 일을 했다. 삼성잔자 반도체 기흥·화성 공장에서 폐기물 처리, 배관 및 분진 청소 일을 하기도 했다.

2022년 폐암을 진단받은 박 씨는 생전 한 달 약값으로만 800만 원이 드는 표적항암제를 써야 했다. 반올림은 "하청노동자로 가난하게 살던 그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큰 금액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 씨는 독성화학물질, 폐분진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며 일한 점을 근거로 지난 9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를 신청했다.

반올림은 "산재신청을 하며 그는 '근로복지공단 여러분 제발 살려 주십시오'라고 호소하고 신속한 산재인정을 바랐지만, 아직 역학조사를 시작하는 단계밖에 진전되지 않았고, 현장 역학조사 참여는 끝내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반올림은 생전 박 씨가 산재보험 "'선보장'을 촉구했다"며 "절박한 치료비만큼은 우선 보장해 달라는 것이 그의 호소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보장 제도 도입은 국정과제에도 포함된 과제지만 아직 아무런 진전이 없다"고 지적했다.

산재보험 선보장은 산재 판단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질환에 대해 국가가 먼저 요양급여와 휴업급여를 지급해 노동자의 치료와 생계를 돕고, 사후 심사로 산재 여부를 확정하게 하는 제도다.

반올림은 "결국 그는 선보장도, 산재인정도 아무것도 보장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가장 필요한 순간에 산재보험은 그를 지켜주지 못했다"며 "다시는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선보장 제도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또 "반도체 산업의 빛에 가려진 하청노동자의 노동환경과 근로조건, 위험의 외주화 문제에 대해 기업과 정부에 대책을 촉구한다"며 "'노동자들이 걸어가는 길이 안전하고 언제나 평화롭기를, 꽃길만을 걷기를 기원한다'고 했던 박종성 님의 발언처럼 노동자의 생명과 인권이 기업의 이윤보다 우선되는 세상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고생 많으셨다. 고인의 영면을 빈다"고 밝혔다.

▲ 고 박종성 씨의 영정사진. ⓒ반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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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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