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800조 원 규모 서남권 반도체 투자 계획에서 전북이 사실상 제외되며 지역사회에 충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같은 날 취임한 전북도지사와 부산시장의 첫 행보가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1일 별도의 취임식을 열지 않고 민생 현장을 찾았다. 전 시장은 이날 오전 충렬사 참배를 마친 뒤 부산시청 집무실에서 취임 선서와 인수·인계 서명만으로 공식 취임 절차를 마무리했다. 역대 시장들의 관행이던 기념식수도 하지 않았다.
그는 "특별한 의미가 없는 형식적·권위적인 행사는 앞으로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곧바로 택배 노동자들과 골목상인들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반면 같은 날 오후,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전북도청 공연장에서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내외빈 1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개최했다.
이 지사는 취임식에 앞서 배포한 자료를 통해 정부의 서남권 반도체 투자 계획과 관련해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는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삼중소외를 겪어온 전북이 또다시 비껴나거나 들러리가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새만금과 전북이 국가 반도체 전략의 한 축이 될 수 있도록 호남권 내 분산배치와 전북의 실질적 참여를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불과 이틀 전인 지난달 29일 발표된 정부의 국가 첨단산업 투자 청사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백조 원 규모 반도체 투자 계획이 광주·전남을 중심으로 제시됐지만 전북은 핵심 투자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전북도민들의 충격은 컸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시 "대한민국은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미래를 맞이하고 있다. 오늘이 그 첫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전북에서는 미래 첨단산업 지도에서 지역이 또다시 빠졌다는 허탈감이 확산됐다.
지역사회에서는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민주당 소속 전북도지사와 14개 시·군 단체장들이 취임식을 축소하거나 생략하고 정부를 향해 '전북 소외' 문제를 강하게 제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새로 취임한 도지사와 14개 시군단체장이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상황에서 전북 정치권이 이번 결과를 막기 위해 어떤 역할을 했는 지에 대한 책임론도 함께 제기됐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전북도지사가 대규모 취임식을 가진 반면, 부산시장은 형식적인 취임행사를 생략하고 민생 현장을 첫 일정으로 선택하면서 두 광역단체장의 첫날 행보는 자연스럽게 비교되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반도체 산업에서 사실상 소외됐다는 위기감이 그 어느 때보다 컸던 만큼, 취임 첫날 만큼은 형식적인 행사보다 정부를 향한 분명한 메시지와 지역 민심을 다독이는 행보가 더 절실했던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