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전처를 살해한 뒤 스스로 숨진 60대 남성이 과거 접근금지 명령을 어겨 구치소 유치까지 됐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가정폭력·스토킹 사건의 보호조치 종료 이후 관리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6일 울산 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울산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60대 남성 A씨가 전처 B씨를 살해한 뒤 112에 직접 신고했고 신고 직후 투신해 숨졌다.
A씨와 B씨의 갈등은 지난해 1월 가정폭력 신고로 처음 경찰에 접수됐다. 당시 경찰은 A씨에 대해 접근금지와 통신 차단 등을 포함한 가정폭력처벌법상 임시조치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씨는 임시조치 이후에도 B씨에게 다시 접근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를 임시조치 위반 혐의로 추가 입건했고 B씨 의사에 따라 민간 경호 인력을 대기시키는 보호조치도 진행했다.
접근이 반복되자 경찰은 사건을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전환했다. 법원은 접근금지와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구치소 유치 처분을 내렸고 두 사람은 한동안 강제 분리됐다.
구치소 유치 이후 A씨는 약 8개월 동안 별다른 위험 징후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를 스토킹 고위험 대상으로 분류해 매달 모니터링했으나 특이사항이 확인되지 않자 위험등급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지난 3월 이혼 소송을 통해 법적으로 남남이 됐다. 사건 전 경찰의 신변 확인 전화에서도 B씨는 위험 없이 지내고 있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비극은 이혼 이후 남은 재산 분할과 짐 정리 과정에서 발생했다. B씨는 지난 3일 관련 문제를 정리하기 위해 홀로 A씨의 아파트를 찾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B씨는 스마트워치를 반납한 상태였고 경찰에 별도 동행 요청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접근금지나 구치소 유치, 이혼 확정 등 법적 절차가 끝났다고 해서 관계성 범죄의 위험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가정폭력과 스토킹이 얽힌 사건에서는 재산 정리, 짐 회수, 마지막 대면 과정이 또 다른 위험 지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도 형식적 절차의 종료를 곧바로 안전한 관계 단절로 봐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물리적 분리가 완전히 이뤄지기 전까지는 대면 상황을 최소화하고 불가피한 만남에는 공적 동행이나 보호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찰은 A씨가 사망함에 따라 구체적인 범행 경위 조사를 마무리한 뒤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사건은 가정폭력·스토킹 사건에서 보호조치 종료 이후 위험 판단과 사후 관리 체계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라는 과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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