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휴전으로 미국·이란 휴전 협상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이 이번 주말 재개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이하 현지시간) 이란과의 다음 대면 회담이 언제 열릴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마도 주말"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란과의 휴전 연장을 고려하고 있냐는 질문에 "그 전에 해결될 수도 있어 연장할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다"면서도 "필요하면 그렇게 하겠다"고 밝혔다. 또 "합의에 근접했다"며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팁에 대한 세금 감면' 행사 연설에서 이란 전쟁이 "꽤 곧 끝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열흘 휴전이 미국 동부시간 기준 16일 오후 5시(레바논 베이루트 시간 17일 0시) 발효되며 미국과 이란 종전 협상 타결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지난 7일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에 합의했지만, 이란은 레바논을 포함해 모든 전선에서의 전투 중단이 휴전에 포함돼 있다고 주장한 반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연계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의 전투는 휴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
16일 이란 국영 프레스TV를 보면 지난 주말 미국과의 협상에서 이란 대표단을 이끈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의장은 레바논 의회의장 나비 베리와의 통화에서 "레바논은 이번 포괄적 휴전의 필수적 부분이며 지역의 지속 가능 평화 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재확인했다.
이란은 레바논 휴전을 환영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을 보면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6일 성명을 통해 레바논 휴전은 미국과 이란 간 휴전 합의의 일환이라고 강조하며 이란이 지난 주말 이슬라마바드 회담 이후에도 레바논을 포함한 역내 모든 전선에서의 휴전을 진지하게 추진해 왔다고 설명했다. 또 이스라엘에 레바논 남부 점령 지역에서 완전히 철수하라고 촉구했다.
다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6일 영상연설을 통해 레바논 휴전을 알리고 "레바논과 역사적 평화 합의를 구축할 기회가 생겼다"면서도 레바논 영토에서 철군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헤즈볼라가 레바논 영토 전체에서 이스라엘군을 물릴 것을 요구했지만 이스라엘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고 레바논 영토 "10km 안쪽"까지 파고 들어간 이른바 "안보 완충지역"에서 "떠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철군에 대한 의견이 갈리는 데다 이번 휴전이 레바논 정부와 이스라엘 정부 간 합의로 이뤄져, 레바논 정부가 헤즈볼라를 통제할 수 있을지 우려되는 가운데 프레스TV를 보면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의 휴전이 레바논 시간 17일 자정부터 발효된다고 확인했다. 헤즈볼라 소속 레바논 의회의원 하산 파드랄라는 헤즈볼라의 휴전 준수 여부가 모든 적대 행위의 완전한 중단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헤즈볼라가 이 중요한 시기에 행동을 잘 하길 바란다. 그렇게 한다면 그들에게 정말 멋진 순간이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네타냐후 총리와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1983년 이후 처음으로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영국 BBC 방송은 헤즈볼라가 일단 휴전을 준수할 것으로 보이지만 레바논 휴전은 미·이란 휴전보다 "더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방송은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갈등은 뿌리가 깊으며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아주 작은 도발에도 휴전 협정을 파기할 유혹을 느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쟁 발발 뒤 레바논에서 2000명 이상이 숨졌다.
로이터 "미·이란, 휴전 만료 전 임시 합의 집중…호르무즈·고농축 우라늄 관련 일부 타협안도"
오는 21일 휴전 만료를 앞두고 미국과 이란이 일단 임시 합의에 집중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16일 <로이터> 통신은 이란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양국 협상단이 포괄적 평화협정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분쟁 재개를 막기 위한 임시 각서를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통신은 최대 쟁점인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 처리 관련 일부 타협 징후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통신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 허용 선박을 늘리는 대가로 미국이 이란 동결 자금 일부를 해제하는 내용을 각서에 포함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전날 이란 정부 소식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오만 쪽 해역을 선박들이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고농축 우라늄 관련해서도 이란 소식통은 통신에 이란이 모든 고농축 우라늄을 해외로 방출할 준비는 돼 있지 않지만 일부는 제 3국으로 내보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의료용 및 테헤란에 있는 연구용 원자로를 가동하는 데 일정량의 고농축 우라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해당 원자로엔 약 20% 농축 우라늄 소량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란은 60% 고농축 우라늄 440kg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로이터>는 이란 소식통들에 따르면 분쟁 중단 각서가 채택될 경우 양쪽은 최종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60일 협상 기간을 갖게 될 예정이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및 전문가들이 이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다만 이란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국은 이란의 핵농축 활동 중단 기간을 20년으로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이란은 3~5년만 가능하다는 입장이고 미국·유엔(UN)·유럽연합(EU)의 대이란 제재 해제 일정표 또한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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