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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 부활 꿈꾼 윤석열, 박정희·전두환 잇는 최악의 미치광이 독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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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 부활 꿈꾼 윤석열, 박정희·전두환 잇는 최악의 미치광이 독재자"

[윤석열 탄핵심판을 말하다] ③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대장정이 두 달 만에 마무리되며 이제 헌법재판소의 판단만이 남았다. 헌재는 과연 12.3 비상계엄의 위헌·위법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그리고 이번 탄핵심판이 우리 사회에 남긴 것은 무엇일까. 헌법과 법률 전문가 네 명으로부터 지난 열 한 차례의 탄핵심판 과정을 돌아봤다.

<프레시안>과의 대화 세 번째 주인공인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안을 전원 일치로 인용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40~50년 전으로 후퇴시킨 장기 독재·집권을 꿈꾼 망상가"이자 "유신시대 부활을 꿈꾸며 내란을 획책한, 박정희·전두환의 계보를 잇는 최악의 미치광이 독재자"라고 평가했다.

서 교수는 또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와 관련해 "윤석열의 계엄 선포는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었"으며 "무장 군인의 동원은 내란죄의 '폭동'에 해당"할 뿐 아니라 "'계엄은 대통령의 통치행위'라고 할지라도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사법심사 대상이 된다"며 내란죄 기수(旣遂) 가능성을 높게 봤다.

노무현 정부 시절 사법개혁에 참여했던 서 교수는 윤석열 정부의 검찰에 대해 "윤석열과 김건희의 정책 실패·비리를 조직의 사활을 걸고 감추고 덮었다. '권력의 개'라는 세간의 비판과 조롱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면서 조기 대선 전 지금이 검찰개혁의 적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청 폐지 및 공소청(기소와 공소유지 및 영장발부 등을 주 업무 소관으로 하는 기관) 신설을 주장했다.

서 교수는 여야 정치권의 '4년 중임제' 또는 '의원내각제'와 같은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위한 핑계"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여야 간, 행정부와 입법부 간 타협하고 협조하는 정치문화를 만들고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교수와는 지난 5일과 6일 이틀간 이메일을 통해 나눈 대화 전문이다.

▲ 헌법재판소. ⓒ연합뉴스

"헌재, 尹 탄핵안 기각? '독재의 문' 열어주는 꼴"

프레시안 :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만을 남겨두고 있다. 어떻게 예상하나?

서보학 : 지난해 12월 3일 전국에 생방송 된 군인들의 국회 침탈 장면을 두 눈으로 생생하게 목격한 다수의 국민들은 윤석열이 위헌적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무장 군인들을 동원해 민주 체제의 전복을 시도한 내란죄의 수괴라는 사실에 대해 일말의 의문을 품지 않고 있다. 헌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파면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한다.

프레시안 : 윤 대통령의 탄핵 사유를 꼽는다면?

서보학 : 윤석열의 계엄은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실체적·절차적 요건을 전혀 충족하지 못한, 명백한 위헌 행위다. 전시, 사변, 그에 준하는 비상사태가 아님에도 비상계엄을 발동했다. 비상계엄 발동 전 국무회의도 정상적으로 개최되지 않았으며 발동 후 국회 통고 절차도 생략됐다.

윤석열은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를 방해하기 위해 무장 군인들을 국회에 진입시켰다. 비상계엄이 발동되더라도 대통령은 헌법기관인 국회에 대해서는 비상조치를 취할 수 있는 헌법상의 권한이 없다. 대통령의 명을 받은 무장 군인들이 국회에 진입한 순간 윤석열은 심각한 헌법파괴 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윤석열은 선거관리위원회에도 군인들을 진입시킴으로써 또 다른 헌법파괴 행위를 저질렀다. 이상의 사유로 대통령 파면 사유는 100% 충족된 것으로 생각한다.

만약 헌재가 윤석열에 대해 파면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면, 이는 대통령이 언제든지 비상대권을 발동해 헌법기관을 전복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제약할 수 있다는 '독재의 문'을 열어 주는 꼴이 된다. 헌법수호 의무를 가진 헌재가 기각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망상가 윤석열, 박정희·전두환 계보 잇는 최악의 미치광이 독재자"

프레시안 : 윤 대통령은 총 11차례 진행된 탄핵심판 중 8차례 출석해 의견진술을 했다. 어떻게 봤나?

서보학 : 참으로 비겁하고 찌질한 지도자의 모습이었다. 윤석열은 "계엄 선포와 관련해 법적·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12월 7일 대국민담화)고 공언했지만, 실제 변론에서는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내란'을 가리키는 명백한 물적 증거와 부하들의 증언 앞에서도 '호수 위 달그림자' 운운하며 뻔뻔하게 범죄를 부인했다.

윤석열은 '국민을 계몽하기 위해 계엄을 선포했다'는 황당한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주권자인 국민을 미몽에 빠져 있는 어리석은 자들로 보는 오만한 권력자의 시선을 그대로 드러낸 주장이다. 최후 진술에서도 자신의 잘못에 대한 사과나 국민통합을 위한 메시지를 전혀 내놓지 않았고 설득력 없는 변명으로 일관했다.

윤석열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40~50년 전으로 후퇴시켜 유신시대의 부활과 장기 독재·집권을 꿈꾼 망상가다. 유신시대는 민주주의·법치주의·인권이 압살되고 공포 정치가 지배한 시대였다. 자신의 정치적 무능과 실정, 영부인 김건희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 유신시대 부활을 꿈꾸며 내란을 획책한 윤석열은 박정희·전두환의 계보를 잇는 최악의 미치광이 독재자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전시 계엄령을 선포하기 위해 북한을 자극해서 전쟁 발발을 유도하였다는 정황 앞에서는 분노를 감출 수가 없다. 국가 안보와 국민 생명을 담보로 외환유치를 시도한 윤석열은 매국노 이상의 국민 배신자라고 평가해도 무색하지 않다.

▲ 다큐멘터리 영화 <힘내라 대한민국> 예고편 갈무리.

프레시안 : 헌재가 피청구인 방어권을 보장하지 않아 재판이 공정하지 않았다는 윤 대통령 측 주장은 어떻게 생각하나?

서보학 : 노무현 전 대통령 때는 7차례 변론기일이 열렸고,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17차례 변론기일이 열렸다. 노무현 사건은 대통령의 발언이 선거중립의무에 위반되었는지 여부를 다룬 것이었기 때문에 사안이 비교적 경미한 것이었다. 반면 박근혜 사건은 최순실 등 비선조직의 국정농단 외에도 뇌물수수 등 형사법 위반, 세월호 참사로 인한 생명권 보호의무 위반, 언론탄압을 위한 권한 남용 등 쟁점이 많았다.

그러나 윤석열의 탄핵심판은 계엄 발동으로 인한 헌법 파괴가 유일한 쟁점이기 때문에 명확하고 단순하다. 11차례의 변론기일을 열어 증거를 조사하고 증인을 심문하고 반론의 기회를 준 것으로 충분하다.

프레시안 : 윤 대통령이 헌재 심판정에 서기까지,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되고, 대통령은 경호 인력을 동원해 영장 집행을 무력화하는 등 초유의 사태가 잇달아 벌어졌다. 헌법에 명시된 영장주의를 부정한 것인데….

서보학 : 모든 대통령은 대통령에 취임할 때 헌법 질서와 법질서를 지키겠다고 서약한다. 국민 앞에서 하는 엄중한 서약이다. 그런데 윤석열은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경호처로 하여금 영장 집행을 방해하도록 하였다. 또한 지지자들을 부추겨서 법질서에 저항하도록 했다. 이런 행동은 헌법질서·국법질서 유지의 책임이 있는 대통령이 취할 태도가 전혀 아니다.

헌재는 이에 대해서도 윤석열이 헌법과 법 질서를 수호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대통령직 파면 결정의 중요 사유 중 하나로 삼을 것이라고 본다.

"국민의힘, 尹 파면 불복? 주권자의 냉혹한 심판 받을 것"

프레시안 : 여권 일각의 헌재 선고 불복 주장,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서보학 : 매우 무책임하다. 헌법상 대통령의 파면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 헌재다. 단심이고 불복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헌재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것은 결국 폭력으로 사법체계와 민주주의를 뒤집겠다는 주장이나 다름 없다.

윤석열과 국민의힘의 국론 분열 언행으로, 나라가 매우 심각한 혼란 상태에 빠져 있다. 법원이 폭도들에 의해 공격당한 사상 초유의 일도 벌어졌다. 이 같은 혼란을 하루빨리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헌재가 신속하게 결정을 내리는 것이고, 정치권이 헌재의 결정을 승복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혼란과 위기를 조장하는 일부 여당 정치인들은 강한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이들의 무책임한 언동은 역사에 기록될 것이고, 차기 대선과 총선에서 주권자들의 냉혹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프레시안 : 헌재가 탄핵 인용 결정을 내린다면, 대한민국에 어떤 교훈을 남길 것이라고 보나.

서보학 : 헌재의 파면 결정에는 미치광이 지도자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국민들의 확고한 뜻이 반영된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윤석열 계엄 사태로 한국 민주주의가 허약한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은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지켜냈고 헌법과 법에 정해진 절차에 의해 민주주의 위협 세력이 배제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한국 민주주의는 더욱 굳건해 질 것으로 생각한다.

▲ 2월 1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국민의힘 윤상현, 나경원, 김기현 의원을 비롯한 여당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최소한 방어권 보장 촉구 및 불공정성 규탄과 관련해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을 면담했다. ⓒ연합뉴스

"尹, '2시간짜리 내란'?…한 지방의 평온 해하는 위력이었다"

프레시안 :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에 대한 형사재판도 지난달 20일을 기해 시작됐다. 헌재의 탄핵심판정이 형사재판정으로 바뀌게 될 텐데, 내란 혐의의 핵심은?

서보학 : 형법 제87조의 내란죄는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경우에 성립한다. 계엄이 내란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윤석열에게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있는지와 무장 군인을 동원한 것이 '폭동'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검토되어야 한다.

첫째, 무장 군인을 통해 국회장악을 시도한 윤석열에게는 '국헌문란의 목적'이 인정된다. 형법 제91조 2호는 국헌문란의 목적을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하여 전복 또는 그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라고 개념 정의하고 있다. 이 조항은 1952년 이승만이 대통령직 연임을 위해 계엄령을 발동한 뒤 당시 여소야대였던 국회를 군인과 경찰로 포위한 상태에서 직선제를 내용으로 하는 발췌개헌안을 통과시켰고 뒤이어 선거에서 대통령 연임에 성공한 사례를 교훈 삼아 1953년 형법 제정 때 특별히 삽입된 조항이다. 대통령에 의한 친위 쿠데타를 막기 위한 조항이다.

지난해 12월 3일 밤 윤석열 지휘하에 움직였던 내란 중요임무 종사자들도 윤석열의 국헌문란 목적을 수사기관과 국회, 헌재 등에서 증언했다. 예컨대 무장병력을 동원했던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윤석열에게 "아직 국회의사당에서 의결정족수가 충족되지 않았으니 문을 부수고 진입하여 국회의원들을 밖으로 끌어내라"는 지시를 직접 받았다는 사실을 증언했고,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역시 "계엄 당시 대통령과 수차례 통화하였으며, (국회의) 계엄 해제가 의결될 즈음엔 화를 내면서 (의원들) 왜 못 끌어내느냐고 말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호 경찰청장 역시 "계엄 당일 대통령이 의원들 다 잡아들여라. 계엄법 위반이니 체포해"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법원은 헌법기관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한다'라고 하는 것은 그 기관을 제도적으로 영구히 폐지하는 경우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고 사실상 상당기간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을 포함한다고 해석한 바 있다(대법원 1997. 4. 17. 선고 96도3376 전원합의체 판결). 계엄 선포 전 과천 군부대 지하시설에 수백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지하벙커를 사전에 점검했다는 정황, 국회에 진입한 무장 군인들이 의원들의 체포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한 점, 계엄사령부가 발령한 포고문 제1호가 '국회의 정치활동을 전면 금지한다'고 선언한 점 등을 고려하면, 윤석열은 상당기간 국회 및 의원의 권능행사를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들려는 계획을 세웠을 것이라고 합리적인 추론이 가능하다.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윤석열의 계엄 선포는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었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비상계엄 발동이 거대 야당에게 경고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윤석열의 주장은 정말 터무니없는 것이다.

둘째, 계엄 사태에서 무장 군인의 동원은 내란죄의 '폭동'에 해당한다. 내란죄의 폭동이란, 다수인이 결합하여 폭행·협박하는 것으로서 적어도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것이어야 하고, 폭동의 내용인 폭행·협박은 최광의의 것으로서 사람 또는 물건에 대한 것이냐를 불문하며 내란목적 달성에 필요한 일체의 수단·방법을 포함한다(통설).

대법원도 같은 입장에서 "내란죄의 구성요건인 폭동의 내용으로서의 폭행 또는 협박은 일체의 유형력의 행사나 외포심을 생기게 하는 해악의 고지를 의미하는 최광의의 폭행·협박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를 준비하거나 보조하는 행위를 전체적으로 파악한 개념이며, 그 정도가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위력이 있음을 요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1997. 4. 17. 선고 96도3376 전원합의체 판결). 또한 같은 판결에서 대법원은 "국헌문란의 목적을 가진 자에 의하여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는 경우에는 비상계엄의 전국 확대 조치가 내란죄의 구성요건인 폭동의 내용으로서의 협박 행위가 되므로 이는 내란죄의 폭동에 해당"한다고 했다.

계엄 발동 수개월 전부터 체포조 운용·수감장소 준비 및 기갑여단 출동 등에 대한 모의·준비가 있었던 사실, 계엄 선포 당일 밤 실탄 1만 발 이상을 지참한 군인 1500명이 107대의 군용 차량과 헬기 12대로 동원된 사실, 군인의 국회의사당 접수 시도 및 의원 체포 시도 정황, 군의 국회 진입에 저항하는 시민들과 대치하며 위협한 사실, 그리고 계엄령과 포고령 선포로 인해 전 국민들이 충격과 공포를 경험한 사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무장 군인들에 의해 전국, 적어도 한 지방(서울)의 평온을 해칠 정도의 위력이 행사되었다고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

윤석열 측에서는 무장 군인의 국회 장악이 실패했으며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가 있은 뒤 곧 바로 철수했다며 내란죄 폭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통설과 판례가 지적하고 있듯이 계엄군이 실제 국헌문란의 목적 달성에 성공했는지 여부는 내란죄의 기수 성립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게다가 비상계엄 발동을 위해 이미 수개월 전부터 군지휘관들에 의해 내란 모의와 예비가 진행되었다는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수개월 전부터 준비되고 실행된 내란이지 모의부터 실행까지 2시간밖에 걸리지 않은 급조된 소란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윤석열이 언급했듯 '2시간짜리 내란은 성립할 수 없다'는 주장은 내란죄의 성립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12월 3일 저녁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군인들이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레시안 : 윤 대통령이 지난 12월 12일 담화문에서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권 행사는 사면권 행사, 외교권 행사와 같은 사법 심사 대상이 되지 않는 통치행위"라고 강변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서보학 : 계엄이 대통령의 통치 행위라고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 내에서 행하여져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헌재는 대통령의 통치행위라 할지라도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당연히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른바 통치행위를 포함하여 ​모든 국가작용은 국민의 기본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한계를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고, (…) 고도의 정치적 결단에 의하여 행해지는 국가작용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이 국민의 기본권 침해와 직접 관련되는 경우에는 당연히 헌재의 심판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일 뿐만 아니라, 긴급재정경제명령은 법률의 효력을 갖는 것이므로 마땅히 헌법에 기속되어야 할 것이다."(헌재 1996.2.29. 선고 93헌마186 결정).

대법원도 1997년의 판결에서 "비상계엄의 선포나 확대가 국헌문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행해진 경우 법원은 그 자체가 범죄행위에 해당하는지 심사할 수 있다"라고 명확히 밝혔다(대법원 1997. 4. 17. 선고 96도3376 전원합의체 판결).

"헌재의 尹 파면 결정, 검찰에 대한 파면"

프레시안 :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일으킨 내란이자 친위 쿠데타다. 어떻게 봐야 할까.

서보학 : 국민들은 지난 3년간 최악의 검찰공화국을 경험했다. 지난 3년간 무도(無道)한 윤석열 정권의 든든한 행동대장은 검찰이었다. 과거 정부들에서 집권 세력의 하수인에 머물렀던 검찰은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의 대통령 즉위와 동시에 지배세력의 핵으로 자리 잡았다. 검사 출신들이 정·관·경제계의 중요 자리를 차지하면서 사회를 지배하기 시작했고, 수사권·기소권을 앞세운 검찰이 돌격대장으로 나서서 정권에 비판적인 세력의 소탕에 앞장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뿐 아니 문재인 정권 인사들이 다수 기소돼 법정에 섰으며, 노조·시민 세력도 검찰의 칼날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사법부·언론·경제계·학계 등 온 사회가 검찰의 위세 앞에 숨을 죽이고 엎드려있었다.

반면 검찰은 집권세력의 부패와 치부를 감추는 일에는 견마지로(犬馬之勞)의 충성을 아끼지 않았다. '이·채·양·명·주·공'(이태원 참사, 고(故) 채수근 상병 사건, 양평고속도로 비리, 명품백 수수 논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공천 개입 의혹)으로 대표되는 윤석열과 김건희의 정책 실패·비리는 조직의 사활을 걸고 감추고 덮었다. '권력의 개'라는 세간의 비판과 조롱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윤석열이 그토록 방약무인(傍若無人)하게 법과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있었던 것은 검찰의 전적인 충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윤석열이 계엄으로 내란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것도 총·칼을 동원할 수 있는 군대뿐만 아니라 법을 장악한 검찰을 철석같이 믿었기 때문이다. 윤석열과 검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공동체이다.

따라서 헌재의 윤석열 파면 결정은 동시에 검찰에 대한 파면 결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검찰은 설립 이래 지난 70여 년간 수없이 많은 잘못을 저질러 왔다. 사건 조작과 억울한 기소는 일상사였다. 같은 편의 부패 앞에 눈을 감는 것도 일상사였다. 강자에게는 한없이 약하고 약자에게는 한없이 강한 검찰, 같은 편에 대해서는 무한정 관대하고 반대편에 대해서는 무한정 잔인한 것이 검찰이었다. 헌재의 윤석열 파면 결정은 이런 검찰에게도 역사의 무대에서 퇴장할 것은 명령하는 준엄한 결정으로 보아야 한다.

▲ 검찰청. ⓒ연합뉴스

프레시안 : 문재인 전 대통령도 윤석열의 총장 임명을 후회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문재인 정부가 윤석열 정부 탄생에 일조했다는 일각의 지적도 있는데….

서보학 :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람을 잘 못 보고 잘못된 인사를 한 대표적인 사례로 남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 국민들이 요구한 개혁대상 1호가 검찰이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검찰에 적폐청산 수사를 맡기면서 실기(失期)했다. 뒤늦게 검찰 개혁에 나섰지만, 이미 힘이 많이 빠진 상태였고 검찰에 중대범죄 수사권을 남겨 둠으로써 검찰은 특수수사권과 기소독점권을 가진 권력기관으로 존재할 수 있게 했다. 윤석열 검찰 정권의 탄생은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철저하지 못한 검찰 개혁에서 잉태됐다고 평가해도 무방할 것이다.

프레시안 : 20년 전 참여정부의 사법개혁에 참여했다. 당시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제도 도입, 검찰동일체원칙 아닌 이의제기권을 마련하는 등 검찰 조직을 개혁했지만, 이후에도 모든 정권이 검찰 조직의 문제를 지적했다. '검찰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비대해진 검찰 조직, 어떻게 개혁해야 할까.

서보학 : 검찰은 이제 고쳐 쓸 수 없는 수준에 와있다. 검찰청을 폐지하고 수사권을 완전히 배제해야 하며, 기소권만을 행사하는 공소청을 새로 설립해야 한다. 검찰개혁의 완성은 완전한 수사·기소 분리에 있다.

검찰개혁 적기는 조기 대선 이후 새 정부 출범 직후가 아니다. 바로 지금이다. 즉, 헌재에 의해 윤석열이 파면되고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 두 달이다. 이미 국회에는 조국혁신당이 발의한 검찰청 폐지 법안 및 공소청 설립을 위한 법안이 제출되어 있다. 민주당도 이에 상응하는 법안을 준비해 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 헌재의 윤석열 파면 결정 직후 국회는 즉시 이 법안들을 통과시켜 검찰청을 폐지해야 한다.

야당은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한 손에 쥔 현재의 검찰이 존속하는 한 최후의 승자는 항상 검찰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검사들은 정권은 유한하지만 검찰 조직은 영원하다는 믿음 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점을 잊으면 반드시 검사들에 의해 다시 보복을 당하게 된다.

영어로 검사를 Prosecutor, 검찰을 Prosecutor's Office로 표현하는데 이는 공소관, 공소청이라는 뜻이다. 향후 공소청 소속 검사들은 기소권으로 수사기관의 수사권 남용을 감시·견제하고 법원의 재판권 남용을 감시·견제하는 역할에만 충실하도록 해야 한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은 '검찰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라고 말했다. 아니다. 이제는 검찰이 죽어야 나라가 살 것이다.

"'4년 중임제' 등 권력구조 개편보다 타협·협조하는 정치문화 만드는 게 중요"

프레시안 : 한덕수 국무총리에 이어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대통령 권한대행들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거부가 이어지고 있다. 내란 행위 공모자이자 사실상 내란세력에게 정권 운영을 맡겨야 한다는 데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서보학 : 윤석열에 대한 헌재의 파면 결정이 내려지면 정국은 급속히 대선정국으로 빠져들 것이다. 최대 60일간 대선정국을 관리할 대통령 직무대행의 역할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차기 대선에서 정권교체의 여론이 높고 온 국민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공정한 선거관리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에서 직무대행이 모종의 농간을 부릴 여지 또한 크지 않다. 큰 불안감을 갖지 않아도 될 것으로 생각한다.

프레시안 : 여야 할 것 없이 권력구조 개편의 필요성을 얘기하고 있다. 권력분립을 통한 견제와 균형이 실질화될 수 있으려면?

서보학 : 권력구조와 관련해 현 '87년 헌법' 체제에 큰 문제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소수 의견일지는 모르겠지만, 최고의 헌법 조항은 '대통령 5년 단임제'라고 생각한다. 계엄 사태가 없었을 경우, 윤석열의 8년 재임 가능성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8년 재임에 대해서도 찬성하지 않을 국민이 다수일 것이다.

행정부와 국회가 대립하고, 여야가 극한으로 대립하고, 협상과 타협의 정치 문화가 자리 잡지 못한 한국 정치에서는 누가 어느 쪽이 집권하더라도 성공한 대통령이 나오기는 힘들다. 또 '4년 중임제' 하에서는 집권하게 되면 대통령은 전반기 4년 동안 온갖 권력을 동원하고 정책과 재정을 동원하여 2기 당선에만 몰두할 가능성이 크다. 결론적으로 권력구조 개편을 빙자해 대통령에게 8년의 집권 가능성을 보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이다.

국민이 '대통령제'를 선호하기 때문에 '내각책임제'로 전환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독일과 일본의 예에서 보듯이 내각책임제는 합법적으로 장기집권과 장기독재를 허용하는 제도이다. 게다가 국회가 행정권도 장악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삼권분립이 붕괴한다. 지금 국회의원들의 수준과 정치 현실을 보면 이들에게 행정권과 입법권을 다 맡기는 것은 국가의 운명을 건 도박에 가깝다.

여야 정치세력이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권력구조 개편을 핑계 삼고 있다. 오늘날 후진적 정치문화를 만들어낸 일등공신인 전현직 정치인들이 모든 문제를 '87년 헌법'과 권력구조에만 돌리는 것은 매우 몰염치하고 무책임한 행태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여야 간, 행정부와 입법부 간 타협하고 협조하는 정치문화를 만들고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헌은 차기 정부에서 정치권뿐만 아니라 학계, 경제계, 문화계, 시민사회 등이 모두 참여하여 신중하게 논의한 뒤 이루어져야 한다.

▲ 서보학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서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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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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