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 친한(親한동훈)계에 속하는 김혜란 당 대변인이 SNS에 자신의 가족사 관련 글을 올린 것이 '대통령 부부 조롱' 논란으로 비화한 데 대해, 친윤계인 추경호 원내대표가 "언행에 각별히 신중해야 한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추 원내대표는 20일 기자간담회에서 "특별히 김 대변인과 관련해서라기보다는 포괄적인 말"이라고 전제하면서 "정치인들의 말의 무게는 천금과 같다. 원내·외 무관하게 당의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인사는 공적인 일을 수행하는 사람이기에 언행에 각별히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 원내대표는 "더구나 지금은 안보·민생에서 엄중한 시기"라며 "당내 갈등·분열을 유발할 수 있는 언행은 민주당 등 야당만 좋아하고 박수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원외든 원내든 모두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신중해야 한다"고 재강조했다.
추 원내대표는 자신의 이같은 주의 당부가 원외인 한동훈 대표에 대한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질문에 "당 대표는 전반적인 정국 상황에서 당 입장을 말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그 외의 의원들이나 원외 인사들, 특히 당직을 갖고 있는 인사들의 언행에 대해 지금 우리 지지자들이나 국민들이 굉장히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했다.
지난 7.23 전당대회 이후 당 신주류로 부상했다는 평을 듣고 있는 친한계 인사들, 특히 당 지도부에 속한 최고위원·사무총장·대변인단에 속한 이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최고위원단 내에서는 장동혁·김종혁 최고위원이, 사무총장단은 서범수 총장과 신지호(전략기획)·정성국(조직) 부총장 등이 친한계로 분류된다.
앞서 김혜란 대변인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결혼 20주년을 맞이한 소회를 올렸는데, 이 게시글에서 배우자를 '오빠'로 지칭하며 "이때 오빠는 우리 집에서 20년째 뒹굴거리는 배 나온 오빠"라고 했다.
최근 정치권 논란의 핵인 명태균 씨가 대통령 영부인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면서 해당 대화 중 나오는 '오빠'라는 표현에 대해 대통령실이 '친오빠'라고 해명하는 등의 논란이 일었던 상황인 만큼, 현직 여당 대변인이 대통령 부부를 조롱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지지자들의 반발이 일었다.
일부 친윤계 의원들은 당 소속 의원들의 단체 대화방에서 김 대변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당직 사퇴를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