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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막말 논란·박진 장관 해임안에 외교부 국감 두 번이나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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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막말 논란·박진 장관 해임안에 외교부 국감 두 번이나 파행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인플레이션 법·윤석열 막말...외교 '참사' 지적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논란과 이에 따른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국회 통과 등으로 여야 간 갈등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외교부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가 박진 장관의 출석 및 윤 대통령의 발언을 회의 중에 들어보는 문제로 두 번이나 정회되는 등 진통이 이어졌다.

4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이재정 의원을 비롯해 야당 의원들은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만큼 박 장관의 감사장 퇴장을 요구했다. 여당은 해임건의안 자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맞섰고 결국 이날 오전 내내 국정감사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후 오후에 여야 간 합의로 다시 감사가 재개됐으나 이번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청취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김홍걸 무소속 의원이 본인의 질의 시간에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당시 문제가 됐던 발언을 감사장에 틀겠다고 하자 국민의힘 소속인 윤재옥 위원장이 여야 간 합의가 필요하다며 제동을 걸었다.

또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30일 영국 공영방송 <BBC>의 시사 코미디 프로그램인 '해브 아이 갓 뉴스 포 유(Have I Got News for You)'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을 지적했다며 이를 방영하려고 하자 윤 위원장은 이에 대해서도 여야 간 합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미 공개된 발언을 다시 듣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위원장이 이를 통제하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나왔다. 이 때문에 다시 감사가 중지됐고 이날 오후 4시 정도가 되어야 감사의 첫 질의가 시작됐다.

이날 감사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에 대한 조문 문제, 미 인플레이션법(IRA)의 한국산 전기차 보조금 지급 철폐 사안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대응, 유엔 총회 계기 한미‧한일 회담 및 윤 대통령의 논란 발언 등에 대한 지적이 주로 제기됐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대해 장례식 전 조문을 하지 못한 것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윤 대통령이 영국으로 출발하기 3일 전, 영국 도착 당일 현지 시간으로 15시(오후 3시) 이전에 도착하지 않으면 조문하지 못한다는 것을 이미 한국 측에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당시 저희가 언제 출발할 수 있는지 내부적으로 협의를 많이 했다"면서도 "(윤호중 의원이 주장하는) 그 자료는 제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나루히토 일본 국왕의 경우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주최하는 리셉션이 끝난 이후에 조문을 했는데 윤 대통령은 왜 그 때도 가지 않았냐며, 윤 대통령이 식사를 해야했기 때문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자 박 장관은 "장거리 비행에 여러 가지가 좀"이라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았다.

미 IRA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주미 한국대사관으로부터 한국시간으로 4일 새벽 관련 자료를 받았는데 당일 윤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간 통화가 예정돼 있었는데도 대응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4일에 대사관에서 외교부로 전문이 들어왔는데 그 때는 제가 캄보디아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있었다"며 "다녀와서 중국 출장 중에 보좌관으로부터 보고 받고 11일 양자경제국으로부터 서면 보고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은 외교부가 해당 법률안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시했지만 주미대사가 7월 21일부터 법안이 통과되기까지 미 상‧하원 의원을 3명밖에 안만났고 법안과 관련해 핵심적 역할을 했던 조 맨친 미 민주당 상원의원도 만나지 않았다며, 외교부가 해당 법안에 대해 중요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이 방송에 나오면서 한미 동맹에 어떤 문제가 생겼냐는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의 질문에 박 장관은 "미측에서 오해할 수 있다. 미국 의회 인사들이나 행정부 인사들 중에 정말 한국 대통령이 미국 비난했냐고 물어보는 분들이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그러면 한국 국회의원들은 '이 XX' 소리 들어도 되는 거냐"라며 "앞으로도 대통령은 계속 중얼거리면서 'XX', '쪽팔려' 이런 말 쓸 것인가? 그런 말 쓰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윤 대통령이 나토(NATO) 순방을 다녀오면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했는데 이번에는 이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성과가 있다고 자신했으면 왜 안했겠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지난 9월 15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양측이 흔쾌히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이후 일본이 다른 입장을 보이면서 회담 직전까지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던 사안과 관련, 대통령실의 성급한 발표가 문제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김태효 차장이 한일 정상회담 일정을 공개했을 때 외교부 장관과 이 사안을 상의했냐고 물었고 이에 대해 박 장관은 "뭐, 저하고 특별히 상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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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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