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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60년만 최악 폭염·가뭄…폭스콘·폭스바겐 공장 가동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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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60년만 최악 폭염·가뭄…폭스콘·폭스바겐 공장 가동 중단

더위 피해 '벙커'로 …온난화 배후 지목 중 석탄 발전 늘리며 '악순환'

중국이 60년만의 폭염과 가뭄에 신음하고 있다. 남서부 쓰촨성에선 가뭄으로 수력발전량이 줄며 산업용 전기 공급을 제한해 이 지역에 위치한 애플 위탁생산공장 폭스콘·폭스바겐 등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공장이 줄줄이 가동을 멈췄다. 농작물 생산량 감소도 우려된다. 폭염의 배후로 지구온난화가 지목되지만 당장의 공급난 해소를 위해 석탄 발전을 늘리는 악순환도 빚어지고 있다. 폭염에 지친 주민들은 무더위 쉼터로 개방된 전시 피난용 벙커로 몰렸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3일(현지시각) 중국 남서부 쓰촨성 다저우시의 기온이 43도까지 오르며 1953년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쓰촨뿐 아니라 인근 충칭직할시, 남동부 저장성 및 상하이, 북서부 산시성에 이르기까지 중국 전역 200여 관측소에서 8월 40도가 넘는 기온이 관측됐다. 선샤오 중국 기상과학원 선임연구원은 이 매체에 이번 폭염은 중국이 1961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강하고 길게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를 포함해 최소 17개성, 9억명 이상이 이번 폭염의 영향 아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폭염은 이 달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폭염 뿐 아니라 가뭄도 심각한 상황이다. 동부 장쑤성 난징시와 남동부 장시성 난창시를 포함한 일부 도시에는 8월 한 달 간 비가 한 번도 내리지 않았다. 중국 수자원부 관계자는 <글로벌타임스>에 지난주 양쯔강(창장) 유역 강우량이 60년만에 가장 적었다고 말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양쯔강 수위가 1865년 기록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양쯔강 가뭄으로 4억명 이상의 식수 공급이 위협받고 물류와 수력발전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상황이다. 가뭄이 지속되며 장시성에 위치한 중국 최대 담수호인 포양호의 면적도 5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선 연구원은 양쯔강 유역의 가뭄 상황이 폭염과 강우량 부족으로 인해 적어도 이 달 말까지는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뭄으로 주요 강과 저수지의 수위가 떨어지며 수력발전에 비상이 걸렸다. 전력의 80% 가량을 수력발전으로 공급하는 쓰촨의 일일 수력발전량은 통상의 절반으로 감소했다. 전력 부족에 직면한 쓰촨은 지난 15일부터 산업용 전력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당초 20일까지로 예정됐던 이 조치는 25일까지로 한 차례 연장된 상태다. 충칭도 17일부터 24일까지 주거용 전기 사용을 보장하기 위해 일부 산업용 전력 공급을 중단했다.

산업용 전력 공급이 제한되자 이 지역에 위치한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 공장이 줄줄이 가동을 멈추는 사태가 빚어졌다. 영국 BBC 방송은 22일 쓰촨성 성도인 청두에 위치한 독일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 공장, 미국 애플의 위탁 생산업체인 폭스콘 공장이 여전히 가동이 가동이 중단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다만 폭스콘 쪽은 현재까지는 가동 중단이 생산량에 큰 타격을 주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폭스바겐 쪽은 차량 인도가 약간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역시 청두에 공장을 둔 일본 자동차 업체 도요타의 경우 내부 발전 시설을 통해 생산을 점진적으로 재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규모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로 테슬라 공급업체인 CATL(닝더스다이) 청두 공장도 폐쇄됐다.

충칭은 전기 절약을 위해 쇼핑몰 영업 시간을 오후 4~9시로 제한했고 상하이는 대표적 야경 명소인 와이탄 지역의 조명을 22~23일 소등하기도 했다. 

폭염과 가뭄의 배후로 지구온난화가 지목되지만 당장의 전력 부족 탓에 석탄 화력발전소의 발전량을 늘리는 악순환이 빚어지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22일 쓰촨성 내 67곳 화력 발전소가 모두 가동돼 발전용량이 1275만kw에 달하며 이 지역 발전용량의 25%를 충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통상 발전용량의 16% 가량을 담당하던 이 지역 화력 발전소들이 이번 가뭄 탓에 비상 모드에 돌입해 설계 용량의 150%를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뭄이 농작물 수확량에도 악영항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사회과학원의 리구오샹 연구원은 23일 <글로벌타임스>에 현재 폭염의 영향을 받는 지역은 중국의 주요 쌀 생산지로 벼의 80~90%가 중국 남부에서 파종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작지 3300만 곳 가량이 가뭄의 영향 아래 놓인 상황이다. 선 연구원은 8월 중하순은 양쯔강 중하류 유역 가을 작물 생장에 중요한 시기로 폭염과 가뭄의 지속이 옥수수나 대두의 수확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폭염과 가뭄이 겹치며 충칭시의 최소 4개 구역에서 산불이 발생해 1500명이 대피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진화에 소방관 5000여명이 동원됐다. 지난 18일 충칭 일부 지역에선 기온은 45도까지 치솟았고 66개 강, 25곳 저수지가 말라 붙으며 27만명 가량이 식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폭염과 전력난에 봉착한 주민들은 전시 대피용 벙커에서 몸을 식히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3일 최고기온이 43도까지 치솟은 다저우에서 많은 주민들이 무더위를 피해 벙커로 향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폭염 탓에 지난달 벙커의 용도가 더위 쉼터로 변경됐고 전력 공급이 제한된 지난주부터 이용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24일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폭염으로 쓰촨성 청두 주민들의 인삿말이 "안녕하세요"에서 "너무 덥죠"로 바뀌었을 정도라고 전하기도 했다. 

▲23일(현지시각)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중국 양쯔강 바닥에 배가 한 척 놓여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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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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