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원(院)구성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단독으로 제출한 뒤 국회의장단 선출과 상임위 구성 등을 진행하겠다고 밝히며 국민의힘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원 구성 조건으로 내건 사개특위 구성과 검수완박 입법 관련 헌법재판소 제소 취하 불가 입장을 재차 밝혔다. 여기에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필리핀행까지 겹쳐 여야 간 원구성 협상이 장기화될 태세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늘 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하고 국회 정상화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겠다"며 "6월까지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여당을 설득하는 협상에 성실히 임하겠다. 그 사이 여당이 전향적인 양보안을 제시하길 간곡히 바란다"고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권 원내대표가 필리핀 대통령 취임식 특사 자격으로 출국하는 데 대해서도 "협상 상대를 무시한 것도 모자라 대화 자체를 포기한 무책임한 협상 농단"이라고 날을 세웠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원구성 관련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오 대변인은 "원내수석부대표 간 연락과 말씀을 나누는 것 같은데 진척을 보지 못한 채 빠른 시간 내 결렬된 것으로 전해들었다"며 "(임시국회 소집 예정일인) 7월 1일 전날 오후 3시에 의원총회를 개최해 그간의 협상 결과를 보고하고 의원들의 의견을 더욱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7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국회 의사과에 제출할 예정이다.
오 원내대변인은 다만 "마지막 순간까지 협상의 끈을 놓지 않으려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권성동 "사개특위 구성, 검수완박 관련 소 취하 수용 못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7월 임시국회 단독 소집 방침에 강하게 반발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지금은 국회의장 공석인 상황으로 의사일정을 작성할 주체가 없고, 국회법상 본회의 개의 근거 규정 역시 없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국회가 개원한 이래 여야 합의 없는 일방적 본회의 소집은 한 차례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국회 본회의를 시작하는 건 입법독재의 신호탄"이라며 "민주당은 이성을 찾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은 협치를 원한다"며 "국민에게 박수받은 2021년 7월 23일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주기로 한) 여야 합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권 원내대표는 협상 과정에 대해 "원내수석 간 접촉에서 민주당이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과 (국민의힘이 이른바 '검수완박법'에 대해 낸) 헌법재판소 제소를 취하하라는 두 가지 조건을 걸었다. 두 조건을 수용하지 못하면 연락도 하지 말라고 저쪽(민주당)에서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필리핀 출국 전 야당과 원 구성 협상에 나설 것이냐는 질문에 권 원내대표는 "자신들의 요구조건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만난다고 하면 '쇼 한다'고 뭐라고 할 것"이라며 "타결 가능성이 전혀 없기 때문에 만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그는 민주당이 자신의 필리핀 출국을 비판하는데 대해 "제가 특사로 가기로 한 건 3주 전에 결정됐고 일주일 전에 공개됐다"고 반박한 뒤 "야당 원내대표의 부재를 틈타 국회를 독단적, 일방적으로 운영하는 건 기본적인 정치 도의가 아니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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