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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갈등 강정 마을...14년만에 상생화합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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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갈등 강정 마을...14년만에 상생화합 선언

제주도-도의회-강정마을 상생 화합 공동선언식 개최... 공동체회복 상생협약 합의

원희룡 지사가 제주 해군 기지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 과정에서 상처를 입은 강정마을에 상생협력과 갈등 해결을 위한 지원을 약속하며 사과 했다.

제주도는 31일 오전 10시 서귀포시 강정 크루즈 터미널서 강정마을의 완전한 갈등 해결을 위해 제주도 도의회 강정마을 공동으로 상생 화합 공동선언식을 열었다.

▲ 31일 오전 서귀포시 강정 크루즈 터미널서 강정마을의 완전한 갈등 해결을 위한 제주도-도의회-강정마을 상생 화합 공동선언식이 개최됐다.ⓒ프레시안(현창민)

이번 선언식에는 강정마을 주민들을 비롯해 원희룡 지사와 좌남수 도의장, 김태업 서귀포 시장 강정마을 강희봉 회장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 국회의원 중앙부처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공동선언식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 과정에 대한 반성과 상생 화합 선언을 통해 강정마을의 완전한 갈등 해결을 도모하기 위해 '다시 부는 상생 화합의 바람'을 주제로 강정마을회의 요청으로 개최됐다.

앞서 제주도는 강정마을회와 '강정마을 갈등치유 및 공동체회복을 위한 상생협약' 체결 동의안에 합의했다.

동의안에는 강정마을의 갈등해소와 공동체 회복 지원을 위해 '2021~2025년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따라 2025년까지 매년 50억원씩 총 250억원 규모의 강정지역 주민 공동체회복지원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또 기금 조성을 위해 크루즈선박 입항료 접안료의 일정액을 기금에 반영하고 강정마을 지역발전계획 사업 추진시 지역주민 우선 채용과 시설 운영에 대한 민간 위탁시 강정마을과 우선 협의하도록 했다.

원희룡 지사는 이날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입지 선정과 건설 과정에서 제주도정의 지난 과오에 대한 사과와 향후 강정마을과의 상생협력 협약 체결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원 지사는 이날 선언식에 참석해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입지 선정과 건설 과정에서 큰 상처를 입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또 “제주도정이 불공정하게 개입했고 주민의견 수렴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채 무리하게 추진한 일”이라며 잘못을 인정했다.

▲ 31일 오전 서귀포시 강정 크루즈 터미널서 강정마을의 완전한 갈등 해결을 위한 제주도-도의회-강정마을 상생 화합 공동선언식이 개최됐다.ⓒ프레시안(현창민)

원 지사는 이어 “제주도정의 지난 과오를 이해하고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자는 용단을 내려주신 마을주민 여러분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강정마을이 예전처럼 화목하고 풍요로운 마을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마을회와 상생협약을 맺어 마을주민의 아픔을 치유하고 보상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좌남수 의장은 제주도의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절대보전지역 변경 동의안 및 환경영향평가서 협의 내용 동의안에 대해 사과했다.

좌남수 의장은 “지난 2009년 12월 제주도의회 본회의에서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 사업 관련 동의안이 처리됐기 때문에 이와 연계된 여러 사안에 대해 도의회는 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며 “도의회 의장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강정마을 주민들께서는 그동안 쌓인 아픔과 한을 내려놓고 용서로서 희망찬 미래를 향해 큰 걸음을 내 딛고 계신다”며 “오늘 도와 도의회, 강정마을이 하나 된 ‘상생화합 공동선언식’을 계기로 그동안의 갈등과 대립은 막을 내리고 새로운 화해와 상생의 시대를 열어나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강정마을회 강희봉 회장은 이날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마을 공동체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을 강조했다.

강희봉 회장은 “더 없이 평화로웠던 강정마을에 2007년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해군기지 건설이 추진되면서 강정마을 공동체는 분열됐다. 삶의 터전을 지키고자 했던 많은 주민들은 범법자가 됐고 이로 인한 고통은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정마을의 생존권을 위해 해군기지 건설 반대투쟁을 했던 아픈 역사는 지금을 사는 우리도 기억해야 되고 다음 세대도 반드시 기억해야 될 것”이라며 “그러나 뿌리 깊게 내린 갈등과 반목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없다는 마음으로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의 사과를 받고 용서함으로써 미래로 나아가려 오늘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날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와 강정 평화네트워크 회원 등 20여명은 "기만적인 상생협약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프레시안(현창민)

한편 이날 행사장 주변에는 선언식이 개최되기 전부터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와 강정 평화네트워크 회원 등 20여명이 나와 "돈으로 하는 독사과는 필요없다"며 "기만적인 상생협약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진상규명이나 국가 폭력의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이 아니라 마을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둔갑한 허울 좋은 지역개발사업이라는 것이 문제"라면서 "돈으로 공동체의 회복을 말하는 것에 분노하며 우리는 돈으로 만들어진 사과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국가가 진정 사과하려면 진상규명을 통해 해군기지의 진실이 드러나야 한다"며 "450년 강정 마을공동체 파괴의 진정한 사과는 해군기기 건설 진상규명"이라고 강조했다.

해군은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포구 앞 해상에 지난 2010년 1월 축구장 75개 넓이의 해군 함정 20여 척과 15만톤급 크루즈선 규모의 선박 2척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접안 시설 등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제주해군기지)을 만들면서 강정마을 주민들과 14년간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다. 2007년 해군기지 예정지로 선정된 이후 각종 시위로 253명의 주민과 활동가가 사법처리 되는 등 마을 공동체가 해체되는 사태를 맞았다.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제주 해군기지) 은 2016년 2월 26일 준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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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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