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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난 정동기, 이젠 최중경·정병국이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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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물러난 정동기, 이젠 최중경·정병국이 떨고 있다?

시간은 벌었지만…'투기 의혹' 넘을 수 있을까

이제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는 '버린 카드'가 됐다. 미련과 고집으로 손에 꼭 쥐고 있지만 들고 있을수록 손해인 '패'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고 있었다. '12.31 개각'이라는 전체 판을 보건데, 이미 상처가 날대로 난 정동기 후보자의 다른 이용가치라도 최대한 살려야하기 때문이다. 잔인한 해석일지도 모르지만 '피도 눈물도 없다'는 게 권력의 생리라고 하지 않나. "내가 그렇게 잘못한 게 뭐냐"는 정 후보자의 억울한 심정과 청와대의 이런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을 수도 있다.

12.31 개각에서 드러난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은 '내 사람 내 곁에'다. 신뢰가 있는 소수의 사람을 '돌려막기'하는 식이다. 인사가 갖는 '정치적 성격'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 자체가 바뀌지 않는 한 '가용 인재 풀(pool)' 자체가 확장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정동기 후보자의 자진 사퇴시기를 최대한 미뤄온 청와대와 다른 '계산'이 보인다. '좁은 인재풀'을 감안할 때 정동기 후보자도 아까운 사람이지만, 함께 발탁된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와 정병국 문화관광체육부 장관 후보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건져야 한다. 이들마저 낙마할 경우 사태는 더 수습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정동기 후보자는 '방패'인 셈이다. 단 며칠이라도 최중경 후보와 정병국 후보에게 쏟아질 '뭇매'를 막아줄 '방패'.

두 사람에게 이미 제기된 의혹의 무게를 보면 알 수 있다. 특히 최중경 지경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해 8월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낙마한 이재훈 전 지경부 장관 후보자의 '닮은 꼴'이다. 국민들이 제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중 하나가 '부동산 투기 의혹'이다. 이 전 후보자는 부인의 '쪽방 투기 의혹' 한방에 날아갔다. 20억 원대의 고액 자산가인 최 후보자도 배우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졌다. 민주당 조정식 의원에 따르면, 최 후보자 부인은 지난 1998년 부친과 함께 그린벨트 내에 위치해 있던 대전 유성구 복룡동의 밭 850㎡를 샀다. 이 중 최 후보자 부인이 소유한 밭이 대전시 택지개발사업에 포함돼 매입돼 15배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비슷한 시기 최 후보자의 장모는 복룡동 밭과 인접한 일대의 농가와 대지 1276㎡를 구입했고, 이를 2005년 최 후보자의 부인에게 상속했다. 조 의원은 "이 땅의 싯가는 7억8000만 원으로 추정된다"며 "후보자 측은 '장인과 장모의 노후대비용'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노후대비용 농가와 대지를 딸에게 다시 상속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중경 후보자는 강만수 대통령 특보의 '오른 팔'이다. 강 특보가 현 정부의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있을 때, 바로 밑에서 차관을 했다.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에 대한 대응 실패의 책임을 지고 당시 강 장관 대신 '대리경질'됐다. 하지만 이후 필리핀 대사, 청와대 경제수석 등 다시 요직에 기용됐다가 이번에 장관 후보자로 낙점됐다. 최 후보자의 이런 '승승장구'에 "역시 강만수"라는 말이 나왔다.

이처럼 현 정부와 '특수관계'에 있는 최 후보자가 반드시 지경부 장관으로 가야할 이유가 또 하나 있다. 현재 지경부 차관은 박영준 차관이다. 박 차관은 이명박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영포라인'의 핵심 인물이다. 산업정책 전문가라고 볼 수 없는 그가 국무총리실에서 하필 지경부로 간 것에 대해 일각에선 이상득 의원이 '자원외교'에 집중하고 있는 사실을 지적한다. 박 차관을 뒷받침해줄 믿을만한 사람이 지경부 장관으로 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정병국 문화부 장관 후보자 역시 부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 정 후보자가 2008년 경기도 양평군 소재 임야 800㎡에 대한 보상을 받으면서 공시지가보다 6배나 높은 가격으로 보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버티는' 정동기 후보자에게 여론의 관심이 쏟아지는 시간만큼 남은 두 후보자는 여론의 관심에서 한발 벗어나 있을 수 있었다.

정 후보자는 12일 오전 11시 30분 결국 여론에 굴복해 기자회견을 갖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최중경, 정병국 두 후보자에겐 '방패'가 사라진 셈이다. 정병국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17일, 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18일 예정돼 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다음은 최중경 후보자"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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