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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세종시 대안은 총리가 아니라 대통령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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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세종시 대안은 총리가 아니라 대통령 책임"

"나도 선거 때 정치적으로 발언…속으로는 부끄러웠다"

정부의 세종시 대안 발표가 다음 달 11일로 다가온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대안을 만들자고 하는 것은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면서 "총리에게 책임이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전에서 열린 교육·과학·문화분야 업무보고 직후 대전시 유성구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열린 충청권 인사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총리는 지시를 받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세종시 논란과 관련한 이 대통령 본인의 '무한 책임론'을 공식화하는 한편 대안에 대한 자신감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발언으로 풀이된다.

"나는 정치로 출발한 사람이 아니고, 정치를 다시 할 사람도 아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은 세종시 논란을 정치권에 의한, 정치적 산물로 규정한 의식적 '거리두기'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충청도민이 언제 부탁을 했나. 가만히 있는데 정치인들이 수도를 옮긴다, 또 반쪽만 옮긴다, 이명박 대통령 들어와서는 그것도 안 된다고 하면서 충청도민들이 속상하고 기분 나쁘다는 생각을 할 것 같다"며 "충분히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나는 아시다시피 정치로 출발한 사람이 아니다"면서 "정치적으로 생각하고, 정치적으로 판단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너무 정치적이면 나라도, 지역도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을 평소에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어떤 때는 너무 정치적이 아니어서 개인적으로 손해를 볼 때가 많다"면서 "지난 대선에서 충청도에서 표를 많이 얻었는데, 국민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정말 일꾼으로서 일을 열심히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새만금 사업과 관련해 감사편지를 보낸 김완주 전북지사, 최근 4대강 사업 영산강 기공식에 참석한 민주당 소속 자치단체당 등이 정치적인 논란에 휩쓸린 대목을 언급하면서 "이런 것을 보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전북지사가 고맙다는 편지를 보냈고, 대통령에게 고맙다는 얘기를 너무 하니까 공천에 지장이 있다는 보도도 나왔더라"면서 "영산강 기공식에도 시도지사, 시도의회 의장 모두가 나와서 열렬히 환영했는데 정치적으로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강태봉 충남도의회 의장이 "충청인의 자긍심과 민심이 매우 상해 있고, '대통령과의 대화' 이후에도 원안추진 목소리는 지역에서 조금도 누그러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한 대목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농담조로 "선거로 뽑힌 분들은 다 그러는데, 의장도 오늘 발언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나는 정치를 다시 할 사람이 아니다"면서 "나는 아무 욕심이 없다. 대통령을 한 번 하고 나서 나라가 잘 되는 쪽으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 하려고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무엇이 정말 나라를 위한 일이고, 국민의 삶의 질이 나아지고, 서민들이 일자리를 얻고 편안하게 살까…, 그 생각밖에 없다"면서 "오로지 그것을 보고 물러나면 그 다음 대통령부터는 승승장구 일을 할 수 있도록 기초를 닦는 게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 22일 대전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충청권 인사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세종시 논란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 때는 나도 정치적으로 발언…속으로는 부끄럽더라"

지난 대선 당시의 입장을 번복하고 세종시 수정을 추진하게 된 배경도 재차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 이야기를 안 하고 그냥 지나가면 정치적으로 도움이 될 텐데'하고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충청도민의 입장에서 생각을 많이 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나도 선거 때까지 정치적으로 발언했다"면서 "그때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부끄럽더라. '이렇게 말해도 되나'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래서 1년 이상 고민을 한 것"이라면서 "자기 전에는 '에이, 뭐 좋은 게 좋은 것이다. 다음 대통령 때 할 거니까'하고 생각했다가 또 자고 나면 '국민들이 적당히 하라고 나를 대통령으로 뽑아 줬을까'를 생각하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고 소개했다.

"정부가 정말 성의껏 안을 내놔야 한다"

충청권의 이해와 협조도 적극적으로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나는 충청도가 국가관이 있는 지역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헌신하신 분이 역사적으로 얼마나 많냐"고 했다.

이 대통령은 "도민들의 자긍심도 대단하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나도 나라를 위해 일하면 이해해 주지 않을까하고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렇다면 내가 그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면서 "(세종시에) 이러저러한 것을 만든다고 하는데 그것은 앞서 나가는 것이고, 나는 정부가 정말 성의껏, 열의껏 해서 안을 내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오찬 간담회 이후에는 지역 언론사 사장단과 간담회를 갖는 등 '세종시 여론전'을 이어 갔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행보는 정부가 세종시 대안을 발표할 다음 달 11일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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