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효과적 재정지출로 서민살림 해결해야"

경제관련 부처 업무보고…"아직 서민은 경기회복 체감 못해"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좀 더 박차를 가해서 재정지출도 제때 효과적으로 집행해 서민 살림살이를 하나라도 빨리 당겨서 해결해 주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공정위원회, 금융위원회 공동 업무보고에서 "아직 서민은 경기회복 체감을 할 듯 말 듯 하고 아직 못하는 곳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4대강 사업 등 대규모 국책사업을 중심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확장적 재정지출'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이같은 기조가 곧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것이라는 인식을 여러 차례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4대강 사업예산의 삭감을 요구하며 싸늘한 대치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야당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이날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이 심의조차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 확정을 전제로 각 부처의 업무보고를 받는 것은 국회에 정부에서 편성한 예산은 그대로 심의, 확정하라는 압박의 메시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이것은 삼권분립을 위반하고 국회 무시하는 제왕적 대통령의 행태기 때문에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이명박 대통령이 16일 열린 경제부처 업무보고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일자리 보장돼 있는 공직자는 모르겠지만…"

이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세계경제에 어떤 문제가 생겨서 악영향을 끼칠지 모르지만 지금으로서는 대한민국이 내년은 훨씬 더 나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면서 "서민들도 내년 하반기 가면 조금 나아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경제가 지수상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국가로 칭송받고 평가받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서민에게는 체감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아직 일자리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며 "당초 일자리가 25만 개 줄 것이라고 했지만 8만 개가 줄었다. 예상보다 덜 줄어서 좋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일자리가 줄었다고 하는 것은 젊은 사람들에게는 큰 문제"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는 자리가 보장돼 있어 일자리 창출에 대한 체감에 거리감이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은 매우 심각하게 좌절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내년 11월로 예정된 G20 금융정상회의 등을 언급하면서 "2010년에는 국가적으로 큰 행사가 많다"면서 "경제도 살리고, 미래도 준비하면서, 국가의 품격을 높이고, 국제사회에서 우리 위상에 걸맞는 책임을 다하는 일까지 우리가 할 일이 많다"고 당부했다.

또 이 대통령은 영리병원 도입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최근 수석비서관 회의를 통해 "서민 입장에서 볼 때 가진 사람이 더 혜택을 받는 것처럼 오해하는 일이 없도록 부처간에 협의를 잘하고 여론수렴을 더 하라"면서 "민감한 사안이니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영리병원 도입에 적극적인 기획재정부를 향해 '속도 조절'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